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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04/22 19:06:42
Name 쿠릭
Subject [일반] 선진국의 경계 - 2009년



 



2009년은 명암의 경계가 뚜렷했던 때이다.



당시 2009년 이명박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2010년 한국 개최 유치 확정을 통해 "선진국의 경계를 진입"한다고 자랑스럽게 밝혔다.



2009년의 모습은 여러 면에서 세련되어졌고, 사람들은 열성적으로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국내 카페 프랜차이즈가 스타벅스와 커피빈 등의 영향력을 능가하여 확장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리먼 브라더스 사태의 여파로 2008~2009년은 경제가 그리 좋지 못했기 때문에 한가로이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즐기는 2000년대 중후반 "된장녀"라는 컨셉에 대한 적합한 해결책으로서 이디야 커피를 위시한 합리적인 소비 생활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2008~2009년의 경기 침체는 세계적인 수준의 위기였기 때문에 커피와 전혀 상관없던 맥도날드와 던킨 또한 저가 커피 업계에 뛰어들었다.



2009년은 2000년대 유행하던 "웰빙"이란 개념이 자취를 감추게되는 전환점이었으며,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지켜왔던 "1인당 GDP"의 성과를 2009년에는 지키지 못 하고 1만 9천불 선을 내어주게 된다.



사실 중대한 경제적 위기로 접어들 수 있는 시점이었으나, 잠잠하게 받아들이면서 희망과 우려가 반반쯤 섞인 사회의 모습이었다.



물가는 2008~2009년을 거치면서 전반적으로 크게 올랐으며 천원짜리 김밥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시점이었다. 동시에 추구하는 문화 생활과 가치관도 좀 더 고도화 되었다. 마치 2009년에 광화문 광장이 마침내 완성되고, 세종대왕 동상이 들어선 것과 맥을 같이 했다.



도심의 버스들은 "친환경"을 내세운 신형 CNG버스로 적극적으로 교체되었고, 서울과 인근 도시에서도 미세먼지 및 공해에 대한 전광판이 적극적으로 곳곳에 도입되는 시점이었다.



작은 업체들은 폐점하거나 프랜차이즈로 교체되는 경우가 잦았으며, 기존의 대형 프랜차이즈들은 해외 진출 및 전국 확장으로의 박차를 가하는 시점이기도 했다.



대화면 네비게이션과 대화면 PMP 등에 대한 수요가 컸으며, 1세대 차량용 블랙박스가 함께 대량으로 팔리던 첫 시기였다. 또한, 해외 사정에 대해 잘 알던 사람들은 아이폰 3GS 출시를 손꼽아 기다렸으며, 전지전능 옴니아에 대한 다양한 평가들이 신문을 뒤덮으며 많은 말들이 오갔다.



당시 국내의 전자기기업체들은 애플에 대한 우려와 감탄이 뒤섞인 미묘한 시점에 있었다. 아이리버와 같은 몇몇 업체는 점차 숨통이 조여지는 길로 접어들기도 했다.



소니와 노키아에서 만든 특이한 컨셉의 스마트폰들이 처음으로 들어오면서, 한국의 갇혀있던 각종 제도와 시각에 대해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2009년 개통하여 서울의 중심을 관통하는 9호선 골드라인 지하철은 마치 2009년의 상징과도 같았다. 세련되고 핵심 지역을 지나는 황금의 길이지만, 예산과 수요예측의 문제로 인하여 늘 콩나물 시루처럼 빽빽한 지옥철 경험을 선사하게 된다.



2009년은 당시 대통령의 말 처럼 어떤 경계에 있었다. 여러 면에서 좋은 성취도 있었고, 여전한 과거를 답습하거나 아이러니에 빠진 점도 많았다. 그러나 그것은 경계였기에 2008년과는 다른 분위기였다.



2009년 미디어법이 통과되는 시점은 자포자기 또는 분노 등으로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있었는가 하면, 그저 방송사가 몇 개 더 늘어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았다.



특히나, 미국의 오바마 취임 이후로 세계 정세에 대한 급격한 변화도 컸으며 한국 또한 이에 큰 영향을 받았다.



지금 2023년 모습의 상당 부분은 2009년과 꽤 닮아서 그리 먼 옛날같지 않은 지점이기도 하다. 



여러분들의 2009년은 어떠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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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군-
23/04/22 19:13
수정 아이콘
제가 그때쯤에 피쳐폰용 OS (WIPI)를 주력으로 하는 업체에서 일했죠(...)
자그만치 WIPI에서 게임폰용 3D 게임을 돌릴 수 있게 하는 뭐 그런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그 회사가 어떻게 됐을지는... 뭐,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 암튼, 인생이 바뀌어버렸죠. 흐흐흐...
23/04/22 20:28
수정 아이콘
그 당시 아이폰 등의 스마트폰 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한국 기업들이 절대 다수였죠. 스마트폰이 아니면서 게임폰인 경우가 한국에서는 상당히 잘 팔렸으니 당시로서는 나름 그럴 듯한 전략이었죠. 심지어 인터넷이 되는 터치스크린 피처폰을 스마트폰과 비교하는 경우도 더러 있던 걸로 기억합니다.
실제상황입니다
23/04/22 19:52
수정 아이콘
가끔 그런 생각이 듭니다. 나는 06~07년이 더 그리운 걸까 아니면 08~09년이 더 그리울까
23/04/22 20:30
수정 아이콘
전반적으로 세련되게 개선된 것들은 2008~2009년 이후에 많지만, 소위 "웰빙" 시대였던 2007년 이전이 더 활기 있던 걸로 기억합니다.
No.99 AaronJudge
23/04/22 20:38
수정 아이콘
우와…새록새록 생각나네요 크크크
제 기억의 초창기이지 읺나 싶습니다
2008년 2009년쯤부터는 꽤 생생하고 인상깊게 기억나는데 그 전은 잘 기억도 안나고 체감이 안 돼요..
23/04/22 22:54
수정 아이콘
확실히 2009년 무렵부터는 자료도 찾으면 여전히 많이 나올만큼 아주 옛날은 아니면서, 촌스럽다는 느낌이 그렇게 많이 들지않죠.
지구돌기
23/04/22 20:42
수정 아이콘
제 기억으로는 08년~12년까지는 좀 암울한 분위기가 많았던 거 같아요.
88만원 세대 이야기가 나온 것도 그즈음으로 기억하고, 회사 분위기도 2000년대 초반의 희망찬 분위기에서 좀 암울한 분위기로 바뀌어서 주변 동료, 후배들이 공무원, 공기업으로 대거 탈출하던 것도 그때였던 걸로 기억하고요.
나름 IT 대기업인데, 신입들 물어보면 공무원, 공기업 떨어지고 들어왔다는 경우도 많았고요.

뭔가 다들 불안에 떨었던 시기로 기억합니다.
-안군-
23/04/22 21:13
수정 아이콘
헬조선이라는 말이 본격 유행하기 시작한 시대였죠.
이공개기피 현상이 엄청 심하기도 했고요.
No.99 AaronJudge
23/04/22 22:22
수정 아이콘
참 2020년대의 고등학생~대학생 입장에서 보면 세상이 바뀌어도 이렇게 바뀔수가 있구나 싶습니다….
당시 썰 들으면 상상이 안 가더라구요
23/04/22 23:04
수정 아이콘
공무원 열풍의 시작점이 2010년 쯤 부터이고, 디테일하게 비관적인 사회과학 서적과 소설이 쏟아져나왔죠.

이 시점 무렵부터 20~30대가 희망을 찾기 힘든 시대가 되었기도 하고, 과거의 역사와는 다르게 40~60대가 뿌리를 내리는 모습이 시작되었죠.
manymaster
23/04/22 20:46
수정 아이콘
전 개인적으로 대한민국이 선진국이구나 하고 깨달았던 사건이 이로부터 한참 뒤에 있었습니다.
하나는 지금 이 글에서는 말하긴 뭐하고, 다른 하나는 코로나였죠.
라라 안티포바
23/04/22 20:57
수정 아이콘
아마 정치적 빅이벤트였나보군요..뭔지 알것같네요.
No.99 AaronJudge
23/04/22 22:22
수정 아이콘
앗 크크 저도 뭔지 알것같네요 그 사람믾이모였던그거
23/04/22 23:07
수정 아이콘
이 당시 G20 행사 개최를 진지하게 선진국의 발판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했고, 그래도 낙관적으로 보면 그래도 대한민국에서도 선진국이라는 개념을 공식적으로 언급해 볼 수 있는 시점이라고 하는게 더 적절하겠네요. 다음해 2010년에 G20 행사 때에는 여러가지 복잡한 진풍경이 있었죠.
맥스훼인
23/04/22 21:25
수정 아이콘
교환학생 갔다가 막 들어왔었는데 어떻게 외국에서 취직할수 없나를 엄청 찾아봤던 기억이 나네요.
한국에는 더 이상의 미래가 없다는 얘기들이 가득했던걸로..
23/04/22 23:11
수정 아이콘
오히려 IMF 때 보다도 대한민국에서 앞날의 희망이나 미래를 꿈꾸기 어렵다는 의견이 팽배하던 때가 2009년 아닌가 싶습니다. 2010년 넘어서는 더 그러했죠.
김재규열사
23/04/22 21:33
수정 아이콘
2009년이 끝나고 2010년부터는 스마트폰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죠. 제 기억으로는 한달 데이터량이 끽해야 2~3기가 수준이었던 것 같은데 유튜브가 활성화되기 전이라 충분히 어디서든 스마트폰 게임을 즐길 수도 있었죠.
23/04/22 23:13
수정 아이콘
유튜브도 그렇고 스마트폰 출시가 여러가지 인위적인 이유 때문에 한국에서는 몇 년이 트렌드가 늦은 감이 있었죠. 스마트폰 초기에는 데이터도 굉장히 보수적인 요금제만 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내년엔아마독수리
23/04/22 21:3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왕십리역 10번출구....과거의 나여... STAY...
23/04/22 21:48
수정 아이콘
저에게는 처음으로 스마트폰을 구입했던 시기로...(정확하게 09년은 아닐수도 있지만)
23/04/22 23:14
수정 아이콘
이 때 옴니아 샀다가 몇 개월 후에 아이폰으로 갈아타는 케이스도 정말 많이 봤네요.
리얼포스
23/04/22 21:56
수정 아이콘
기아우승 기아우승
한국에어비앤비
23/04/22 22:14
수정 아이콘
입대..
23/04/22 22:19
수정 아이콘
저도 입대...
23/04/22 22:52
수정 아이콘
당시 미국 대학교 다니던 중이였는데 환율이 치솟아서 우리 나라 망하는가 하고 걱정 했었네요.
23/04/22 23:06
수정 아이콘
그때 2008-2010년 제가보기에 사람들 돈 잘쓰고 재미있게 살고 형이상학적인 예술 문화가 소비되고 문화 공연들이 팍팍 성장하고 해서리…. 경제가 살아난다고 생각해서 경제가 살아났다 지금 잘 나가는 시기다. 라고 혼자 여기저기 떠들고 다녔는데 미친놈 취급 받았습니다.
항상 경제가 어렵단 이야기 하던 분들 심기를 건들였던거죠.
오늘도 어제도 아마도 내일도 경제는 많은 분들이 어렵다고 하겠죠.
제가보기에 말씀하신 그 시기는 대한민국에 다시 없는 호황기였습니다.
중국이 부상하던 시기였고 우리 문화가 성장하던 시기였고 거기서 자본이 강줄기로 바뀌던 시기였죠.
암튼 저는 그때 경제가 살아난다고 말하며 욕먹었습니다
여수낮바다
23/04/22 23:14
수정 아이콘
그 직전까지 미친듯이 부동산이 올라서 희망이 없나 이제 그랬는데
딱 2008-9 무렵부터 이도 잡히죠
이 시기부터 출산율도 반등하고, 집값도 잡히도, 악화되던 소득격차도 줄어듭니다
즉 객관적으론 오히려 살기 좋아지던 시대죠
23/04/22 23:24
수정 아이콘
리먼 사태 이후 다수 국가들이 타격을 받았고, 한국 또한 그 여파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그 정도가 제한적인 정도로만 작용한 것도 사실이죠. 특히나, 말씀하신 것 처럼 중국의 꾸준하고 폭발적인 성장(이미 200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이후로도)이 한국에게 엄청난 기회가 되면서 사업 방향을 완전히 중국 중심으로 펼친 분도 많이 계시죠.

이 당시 2009년은 한국 특유의 다름에 대한 위화감이라던가 동질주의가 조금씩 깨어지면서 각종 공연이나 사회 개발 등이 과거와는 다른 방향으로 나타났죠. 그 당시를 사시면서 그러한 점을 캐치하기는 힘드셨을텐데 상당히 예리한 안목을 갖고 계시네요.

말씀하신 바와 같이 경제에서 궁극적인 결과를 예상할 때는 다수와는 반대되는 의견이 오히려 정답일 때가 더 많다고 느껴지곤 합니다.
톤업선크림
23/04/23 13:19
수정 아이콘
물가 오지게 오르고 서민경제 박살났는데 뉴스에서 맨날 경제 살아난다 읊어서 욕 엄청 먹었었죠
톤업선크림
23/04/23 13:16
수정 아이콘
군대...월급 동결...ㅠㅠ
서린언니
23/04/24 00:19
수정 아이콘
2008년 일본유학중에 학비가 떨어져 이력서 쓰고 취직에 성공했고
입사 후 3개월 쯤 3년 비자가 나왔는데 정말 기뻤습니다.
그리고 3년 후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나는데...
23/04/24 12:23
수정 아이콘
이 당시 때만 해도 일본은 한국에 비해 확실히 잘 사는 나라였는데, 어느새 지금은 서로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가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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