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와 다름없이 메신저에 로그인을 했다.
200여명이 넘는 등록인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딱히 할 말은 없는 역설적 상황을 마주하고 든 생각은
키보드로는 깊은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는 생각이었다.
당연하면서도 가슴 한켠이 싸했던 건 왜일까?
그런 쓸데없는 잡념이 침묵하듯 지날 때쯤
누군가 내게 말을 걸었다. 현정이었다.
현정이는 나와 중 고등학교를 같이 보낸 여동생이다.
재활학교의 특성상 다양한 연령대 그리고 다양한 종류의 장애를 가진 이들이 많다.
몸집이 작단 이유로 한글과 덧 뺄셈을 알고 학교에 갔지만 입학 면접에서 퇴짜 맞은터라
그 이듬해인 9살에 입학을 했기에 가능한 일이며 또 앞서 말했듯 참으로 다양한 연령대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정이는 또래 아이 보다는 사고가 어리다.
(나는 철이 안 났으면서 모르고 있다.)
그래서 감안하고 대화한다.
어쨌든 현정이는 오랜만에 내게 말을 건넸다.
오빠 나랑 놀자 얘기하고~
그래
[중략...]
오빠. 나 명훈이 보고 싶어...
하하. 그래 보게 될 거야
응? 언제?
곧...
명훈이 지금 몇살이지
음... 25살
그 때까지 난 현정이가 사실을 모르는지 알았다. 하지만
알려줄 필요를 못 느꼈다.
명훈이... 그도 역시 나와 함께 했던 동생이다. 그와 나는 둘도 없는 죽마고우였다.
[중략...]
얼마간의 정적이 있고 난 뒤 현정이가 다시 키보드를 두드렸다.
오빠!! 명훈이, 거기서 잘 지낼까?
거기?
하늘나라
뜨끔했다. 그리고 난 다시 말을 이어갔다.
그럼, 그 녀석 편히 우리 보고 있을 거야 응...
기분이 묘했다.
그가 떠난 지 4년이 되어 가는데 아직도 가슴이 먹먹하다.
그리고 현정이는 정말이지 순수했다.
그의 이름만 들어도 코끝이 시큰한 이유는 내가 그와 그만큼 아름다운 우정을 나눴기 때문 아닐까?
산다는 게 무언가
내일 모레면 20대 후반이 되는 적지만은 않은 나이지만
아직도 그건 잘 모르겠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삶은 무언가를 얻고 이기기 위해 혈안이 된 모습들이 많이 보인다.
오늘, 지금의 이 순간이 지나서야 과거가 된 오늘을 향수할 때가 많다.
내 삶을 사랑하지 않았던 것에 후회하고 이 세상을 오해한 것에 한숨 쉰다.
더 늦기 전에 내 자신을 사랑해야지
비교와 계산과 편견에 내 호흡을 낭비치 말고
이 순간을 즐기자. 재미있게 세상을 갖고 놀아보자!!
이토록 오랜 시간동안
접을 수 없는 아련한 추억을 선물해 준
내 친구!... 나중에 보자...
Written by Love.of.T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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