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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2/08/08 15:16:54
Name aDayInThe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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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반] 책 후기 - <지구 끝의 온실>

김초엽이라는 작가님을 알게 된 건 지인의 추천 때문이었습니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읽고서 굉장히 호평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묘하게도 저는 그 책을 읽으려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았습니다. 약간은 장르 소설에 대한 피로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 책에 대한 관점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흥미와 발상'에 있는 것 같습니다. 흥미로운 주제나 발상에서 시작해 그 아이디어를 몰고 나가는 걸 좋아합니다. 자연스럽게 호흡이 길어지고 작가의 문장력이나 구성이 중요한 장편 소설보다는 아이디어의 파괴력으로 승부를 볼 수 있는 단편선을 좋아하구요.


개인적으로 기대와 아쉬움이 공존하는 작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인류의 위기와 작은 공동체의 성장과 몰락이라는 측면이나 혹은 소설에서 묘사한 '무너져버렸으면 하는 세상을 끝끝내 지켜내는 마음'이 잘 드러났나? 싶으면 아쉬운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앞서 말한 '흥미와 발상'에 대해서는 저는 아쉬움이 조금 느껴졌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쩌면 제가 책을 읽으면서 <인터스텔라>의 모래폭풍 재난을 너무 쉽게 떠올려 버렸기 때문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지만, 이런 제 '흥미와 발상'에 대해서는 기시감이 느껴지면서 조금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하지만 구성에서는 데뷔 5년 차 작가 답지 않은 노련함이 느껴지는 소설이었습니다. 프롤로그와 3장 구성으로 되어 있는데요. '아미라'와 '나오미'의 이야기와 '아영'의 이야기가 교차되어 진행됩니다. '치밀하다'라는 표현을 쓰기엔 조금 아쉽지만 잘 구성되어 있다.는 인상을 주기 충분한 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별론으로, 저는 최근 장르 소설 쪽, 특히 SF가 떠오르는 장르가 된 것이 반갑기도 하면서, 동시에 아쉬움이 남긴 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저는 이야기의 흥미와 발상에 끌리는 독자인데, 때때로 주제 혹은 메시지에 매몰된 이야기를 읽게 되는 경우가 종종 존재하거든요. 개인적으로 이번 <지구 끝의 온실>은 아슬아슬하게 그 경계를 빗겨나간 것처럼 느껴집니다. 바꿔말하면, 어떤 분들은 이 이야기를 읽을 때 조금은 불편(?) 하실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저는 어떻게 생각하냐구요? 음... 저의 경우는 아무래도 김초엽 작가님의 몇 작품을 더 읽어보고 제 판단을 내려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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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츠
22/08/08 15:32
수정 아이콘
전 반대로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있다면> 은 읽었지만 <지구 끝의 온실>은 별로 흥미가 안 가는데 리뷰 잘 읽었습니다...!
근데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있다면> 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 + SF 소설 사이의 밸런스를 정말 잘 맞춘 소설집 같습니다.
읽는 내내 정말 담백하게 잘 쓴다고 감탄하며 읽었던 기억이 있어요
aDayInTheLife
22/08/08 15:43
수정 아이콘
안 그래도 지인이 추천해 줘서 사긴 했는데 이번에 한번 읽어봐야겠어요. 흐흐
여덟글자뭘로하지
22/08/08 15:42
수정 아이콘
"아이디어의 파괴력" 이라는 말이 참 공감가네요. SF 장르지만 주제의식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정작 "이거 굳이 SF여야 했나..?" 싶은 소설들을 몇 편 보고나니 더 그래요.
안그래도 월초에 리디포인트 충전해놨는데, 한 번 읽어봐야겠어요 흐흐
aDayInTheLife
22/08/08 15:44
수정 아이콘
물론 sf는 현실의 반영이긴 한데.. 너무 매몰된 작품은 조금 꺼려지더라구요. 이번 작품은 아슬아슬하게 경계선에 서 있는 느낌이긴 했습니다.
우주전쟁
22/08/08 15:53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에는 뭔가 "하드"한 전통(?) SF소설이 잘 없는 것 같아요...저도 본문의 책을 포함해서 우리나라 SF소설들 몇 권 읽어 봤는데 '이거다!"싶은 소설은 아직 없었던 것 같습니다...
aDayInTheLife
22/08/08 15:56
수정 아이콘
아무래도 하드 SF는 비주류에 비인기라…ㅠㅠ
가볍게 읽어보시기에는 저는 배명훈 작가님 좋아합니다만 원하시는 하드 SF류는 아니네요. 흐흐
두동동
22/08/08 23:07
수정 아이콘
예전에 교보문고에서 추천작으로 올려뒀길래 포인트 더 얻으려고 산 (5만원 넘기는 용도였죠 크크) 책이었는데, 그렇게 인상깊게 재밌지는 않았습니다. 뭐랄까... 읽은 시간이 아깝지는 않았다 정도? 좋아하는 작가 작품 읽고 연달아 읽은거라 그렇게 느낀 걸지도 모르겠지만요.
(이 다음은 스포일러입니다)


과거 인류를 재앙에서 구한 식물이 현재는 골칫거리 그 자체인 아이러니함 같은 게 더 부각됐으면 제 취향이었을지도 모르겠어요. 작중의 '과거'는 흔한 디스토피아 세계관 느낌이었고, 차별화 포인트가 그 '식물'의 탄생에 관여한 두 사람의 이야기(식물 이름 기억이 ㅠㅠ)였던 것 같은데 살짝 진부하게 느껴졌거든요.. 과거의 진실이 밝혀지고 다시 인정받는 과정이 너무 쉽게 풀리는 느낌도 있었고요.
그래도 작중 화자의 진실찾기 여행 과정이라던가 재앙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과거미화(...) 같은 소소한 장면들이 재밌었습니다. 다시 읽어보진 않을 것 같은데 작가 다음 작품이 궁금해지긴 해요.
aDayInTheLife
22/08/09 04:33
수정 아이콘
모스바나 였죠.
개인적으로 두 사람의 감정, 재조명, 갈등 등이 조금 더 조명 받았으면 하는 측면에 공감합니다. 조금 쉽게 쉽게 풀린 거 같은 느낌을 없잖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저는 아무래도 추천 많이 받은 전작 부터 읽어봐야겠어요.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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