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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11/27 21:51:17
Name Dark
Subject [일반] 영동세브란스 병원에서 축농증 수술을 받았습니다
비염 + 축농증을 10년 이상 앓아 오면서... 이번에 큰결심하고 수술하자 해서 영동 세브란스에서

3일 입원과 함께 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진료는 수술 4주전에 받았고 그날 피검사와 소변검사를 끝냈습니다.

결과를 언제 알려준다는 얘긴 없었구요, 혹시 수술에 이상이 있으면 그전 알려준다고만 얘길 하더군요.

저저번주 금요일 저녁 7시 조금 넘어선가(수술1주일전) 병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간호사 분이 말하길 피검사 결과,

간수치가 조금 나와서 검사를 해야하니 월요일 아침에 병원에 나오랍니다. 그래서 제가 그랬죠. 못간다고(저 회사원입니다 평범한 -_-;

금요일 저녁에 전화해서 월요일 아침에 나오라고 하면 넵 하고 나갈 형편이 안됩니다;).

그랬더니 수술에 꼭 필요한 절처라고 시간을 내라고 하더군요. 정말 답답했습니다. 피검사한지가 4주전이고 검사 결과는 훨씬 전에

나왔을텐데 수술 1주일 남겨두고 게다가 금요일 저녁에 꼭 연락을 하는 이유가 뭐냔 말입니까. 불쌍한 간호사분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만

제가 너무 어이가 없길래 이래저래 따졌더니 그냥 죄송하답니다. 그러더니 시간을 다시 알아봐 주겠다더군요. 조금 기다리니 다시 전화

옵니다. 화요일 늦은 저녁은 괜찮냐고 하더군요. 분명 "늦은 저녁"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늦은 저녁이면 괜찮다고 예약을 하려는 찰라

제가 혹시나 하고 그럼 대충 몇시나...? 하고 물으니까 4시 랍니다 -_- 4시가 늦은 저녁인가요? 그럼 빠른 저녁은 3시쯤 되는건가요?

점점 어이가 없어지지만 수술은 받아야 하고 불쌍한 간호가 괴롭혀 봐야 좋을것 없지요. 결국 회사가서 부장님께 비벼보기로 하고 예약

잡았습니다. 화요일 저녁 부장님 눈에서 나오는 레이져 맞으면서 외근으로 써놓고 실은 병운으로 퇴근 -_-); 했습니다. 정확히 4시 1분에

등록하고 진료실 앞에서 대기 했습니다. 10분...20분...30분...40분...50분...60분....-_-

네. 안부릅니다 제 이름을. 30분 지났을때 접수대 간호사분께 물었습니다. 왜이리 오래 글리냐고. 앞에 무슨 일이 생겨서 밀렸답니다.

아롸 그럼 말을 해주던가 5시에 마취과 마감시간이라 그전까지 마취과 까지 가야하는데 왜 아무말도 안해주고 사람들 줄 세워놨냐고

따졌더니 죄송하답니다. 오늘 마취과 가서 수술해도 괜찮은지 확인 못받으면 수술전에 한번 더 나와야 하고...그럼 저 부장님께 제대로

미운털 박힙니다. 화가 머리 끝까지 났지만 방법이 없길래 그후로 30분 더 기다렸고 결국 한시간 10분을 기다린 끝에 제 이름을 부릅니다.

저 들어가서 앉았습니다

의사 : 안녕하세요 수술 하셔야 하는데 간수치가 조금 있으시네요

저 : 아..네.. 그건 들었구요 수치가 몇이나..?

의사 : 72정도 나왔습니다. 수술을 스톱시킬 정도는 아닙니다. 혹시 술담배 하십니까?

저 : 담배는 안하고 술은 한달에 한두번 마십니다. 한병반정도 먹어요 소주로..

의사 : 그러시군요. 일단 수술 받으시고 12월 12일날 검사 잡아드릴테니까 그때 다시 나오세요.

저 : 네....

의사 :....

저 : ...

저 : 끝인가요..?

의사 : 네 들어가셔도 됩니다.

-_-

저 병원 왜 온건가요? 간수치 직접 말해주려고 불렀나요?  이럴거면 제가 왜 그 눈치 봐가면서 그렇게 열내면서 화요일 예약을 잡아서

온거란 말입니까. 게다가 마취과는 이미 문을 닫아서 안된답니다. 진료 끝-_-;내고 밖으로 나가서 간호사 한테 얘기 했더니.... 금요일

수술인데 입원은 목요일 저녁에 하니까 그날 마취과 가랍니다. 아 진짜 장난하는것도 아니고 이럴거면 결국 목욜날 입원하면서 다 할수

있는거 아닙니까. 대체 왜 불렀냐고요. 화가 잔뜩 나서 원무과 가서 진료비 나온거 결제 하러 갔더니 오늘 진찰한거 2만3천원. 12월 12일

검사 예약한거 미리 결제하려면 20만원 조금 넘게 내랍니다. 2만3천원만 결제 했지만 정말 억울 했습니다.

어째든 시간은 흘려 목욜 입원하고 금욜 수술하고 이틀후 일욜 오후에 퇴원 했습니다. 간호사 분들은 정말 친정하게 잘 해주시더군요.

설명도 잘 해주시고 환자를 위한다는게 느껴져서 참 기분 좋게 입원 하고 퇴원했습니다. 그게 4일전이네요.

후..좀 길죠. 근데 끝이 아닙니다. 이정도 였으면 제가 손아프고 눈아프고 머리도 아픈데 이렇게 글을 쓰진 않았을겁니다.

화요일 저녁에 자려고 자리에 누웠는데 머리 양쪽 관자노리 부근이 아프더군요. 수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 했는데 점심이후론

머리가 너무 아퍼서 눈을 제대로 뜨기 힘들정도였습니다. 약은 꼬박꼬박 먹고 있었구요. 전신 마취 수술후에 두통이 올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 그냥 참았습니다. 어제도 그렇게 참고. 오늘도 출근이후에도 계속 아퍼서 4시경에 병원에 전화를 했습니다. 인턴분이

전화 받으셔서 제 상황을 얘기 해줬습니다. 수술은 언제 했고 어디가 아프고 등등 그랬더니 선생님 수술 끝나면 연락 드린다고 하더군요.

6시 까지도 연락이 없어서 전화 다시 했습니다. 아까 그 인턴이 전화 받더니 아직 수술중이랍니다. 제가 머리가 너무 아퍼서 그런데 어떻게

하냐고 그랬더니 정확하지 않은 답변을 해드리긴 좀 그렇다고 곧 나오실테니 잠시 기다리랍니다. 어찌어찌 퇴근해서 집에서 8시 까지

기다렸는데 연락 없습니다. 다시 전화 했더니 아까 인턴분 말고 다른분이 받으십니다.

저 : 의사 선생님이세요?

의사 : 네

저 : 3번째 전화 드리는건데요...머리가 너무 아...

의사 : 아 예 들었습니다. 그 머리 아픈거는 코 수술 한거랑 아무 상환 없으니 여기로 전화 하지 마시고 신경정신과 병원이나 응급실 가서

두통 치료 받으세요.

저 : 네?;;;;

의사 : 근처 응급실 가시라구요. 코수술은 잘 됬고, 두통이랑은 아무 상관 없습니다.

저 : 아니 그게 아니고 그...어버버버;;;;

의사 : ......

저 : 아니 저기요. 머리가 너무 아퍼서 4시부터 전화 했는데 곧 나오신다던 선생님 연락은 왜 없었던 거죠?

의사 : 저 지금 나왔습니다 (지금 시각 저녁 8시 30분)

저 : ;;;;;;;;;; 아까 인턴분이 6시 조금 넘어서 연락 주신다고 하셨는데요; 그나마 처음엔 곧 전화 주신다고 하셨는데요

의사 : 저 6시 30분에 수술 끝내고 나와서 다시 중환자실 숨못쉬는 환자 발생해서 거기 바로 갔다가 지금 나왔습니다.

저 : 어버버버;;; 그럼 아까 인턴 바꿔주세요. 금방 연락 준다고 해서 계속 기다렸는데 그 인턴한테 따질께요

의사 : 인번분을 왜 바꿉니까. 그리고 인턴 선생님이죠.

저 : 아니 그분이 저한테 그러셨다니까요. 저 아플동안 그분말 믿고 계속 기다렸다가 아펐으니 그분 거짓말 한거 따져야 겠으니 바꾸세요.

의사 : 인턴분 거짓말 한거 없습니다.

저: 아 진짜 어이 없네요.

의사 : 저도 어이 없습니다. 아침부터 밥한끼 못먹고 이때까지 수술하고 나왔는데, 이 전화 제가 받아야 할 전화도 아닌데 왜 저한테 이러시죠. 여기서 치료 받고 가시면 무슨 왕입니까? 의사가 서비스업인가요?

저 : 네? 그럼 의사가 서비스 업이 아니고 뭔데요? 그리고 제가 언제 왕대우 해달랬나요? 아프면 전화하라고 안내 해줘서 전화했더니

수술이랑 상관 없으니까 딴 병원 가보라는 말듣고 흥분 안하게 생겼어요?

의사 : 아 그러니까요 머리 아프시데서 어떻게 하라고 다 말씀드렸잖아요. 신경정신과 찾아가시거니 응급실 가세요. 여기다 전화 하지

마시고.

저 : 좋습니다. 분명히 말씀하셨죠. 저 머리아픈건 수술이랑 아무 상관 없다고. 각오하세요 전화 끊습니다.



전화 내용을 100% 기억하진 못하지만 대충 맞습니다.

도저히 화가나고 억울해서 참을 수가 없습니다. 아는 마취과 의사 누님께 전화해서 자초지종을 말했더니 자기가 이비인후과 선생님이랑

통화해보고 연락준답니다. 조금있다 전화와서 들어보니 축농증 수술하고나면 원래 머리가 아픈데 눈까지 아픈정도면 조금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하네요. 그리고 일단 타이레놀 두알씩 먹으랍니다. 그리고 병원이랑 쌈나봐야 환자한테 좋을거 하나 없다고 걍 참으라네요.




피지알 분들께 뭐 어떻게 해달라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너무 억울하고 화도나고 어처구니가 없어서 글로 남깁니다. 내일 아침에 당장

전화해서 따지고 싶은데 어느 누구한테 따져야 할지도 모르겠고 당장 다음주 화요일 진료인데 가서 얼굴 어떻게 보면서 진료 받아야 하나

걱정도 되고 ...하아..... 정달 답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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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호
08/11/27 22:02
수정 아이콘
글쓴 분 내용만 봤을 때 의사가 상당히 4가지가 없네요. 수술 많아서 스트레스 받은 건 이해가 가는데 그걸 환자한테 풀다니요!!
서현♡
08/11/27 22:08
수정 아이콘
;;글내용과는 상관없지만.. 진짜 축농증은..걸린 사람만 그 고통을 안다는ㅠㅠ

길가다가 그냥 샛노란 콧물이 주루루 흘러내릴때의 그 심정..
아스트로비츠
08/11/27 22:10
수정 아이콘
제친구는 교통사고때문에 안산고대병원에 입원했는데, 갈비뼈랑 턱뼈랑 등등 부러져서 수술하고 퇴원했습니다. 근데 수술휴우증치고는 너무 아파서 x-ray를 살펴봤더니 (치과의사임) 쇄골이 부러져있었다는군요.. -_- 결국 자기가 찾아서 의사에게 보여주니, 쇄골 부러진거 맞다고.. ;
Lunatic Heaven
08/11/27 22:10
수정 아이콘
비록 치과만 가긴 했지만 대학병원에서 크게 의사들의 불친절을 느낀 적이 없는지라...
이런 글들 보면 제가 상당히 행운아였음을 다시금 느끼네요.
그래도 수술 후이시니 일단 몸 추스리시는 걸 우선적으로 권해드리고요,
담당의와 처음 전화받았던 인턴 등의 실명을 알아내서 게시판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사과를 요구하실 수도 있지만
크게 연줄이 없으시다면 제대로 된 사과는 받으실 수 없으실 지도....-_ㅠ
미친스머프
08/11/27 22:13
수정 아이콘
전 02년 고3때 오트리빈 달고 살다가 수능 끝나고
충농증 수술받을때 의사가 거품 물었습니다.
<오트리빈은 후감각을 제거하기때문에 쓰면 코를 망가뜨린다고...>

그리고... 신검장에서 수술받은 소견서 제출하자
검사관 왈 : 아... 수술받으셨네요? 그럼 지금 정상이겠군요. 정상...
이러고서 3급 나와 현역갔다왔습니다.
나나나
08/11/27 22:25
수정 아이콘
'저 병원 왜 온건가요? 간수치 직접 말해주려고 불렀나요?'
간에 대해 진료를 보신 선생님은 소화기내과 선생님일것입니다. 수술을 하려면 전신마취를 해야 하는데, 전신마취는 항상 위험이 따릅니다. 그래서 피검사, 소변검사, x-ray 등이 미리 필요한 것이구요. 모든 것이 다 정상이어야지 전신마취가 가능하고 수술이 가능합니다. 만약 x-ray에서 폐에 문제가 있다면 호흡기내과, 소변검사에서 이상이 있거나, 신장수치 등이 높으면 신장내과, 고혈압, 심장병 과거력이 있으면 심장내과, 피검사에서 당수치가 높으면 내분비내과 등의 진료를 봐서 전신마취에 문제가 없다는 전문의 선생님의 소견이 있어야만 마취과에서 전신마취를 할 수 있습니다. 만에 하나라도 일어날 수 있는 전신마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죠
소화기내과 선생님은 간수치를 직접 말해주려고 부른 것이 아니라 님에게 문진을 하고 진찰을 하려고 부른거죠. 이비인후과에서 소화기내과 선생님에게 간수치가 높은데 수술(전신마취)를 해도 되냐고 협진을 낸 것입니다. 그래서 소화기 내과 선생님은 간수치를 보고 님을 문진하신 후 마취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차트에 기록한 것입니다. 만약 님이 간수치가 좀 더 높거나, 문진상 더 특별한 것(b형, c형간염 보균자 혹은 심하게 뚱뚱해서 심한 지방간이 있어보이는 경우)이 있었다면 아마 수술을 연기하고 간에 대한 검사(초음파)를 먼저 하자고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선생님께서 여러가지 종합해 볼 때 수술을 연기할 정도는 아니고 일단 진행한 후 수술 끝나고 간에 대한 검사를 진행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한 것이죠.
나나나
08/11/27 22:33
수정 아이콘
'목욜날 입원하면서 다 할수있는거 아닙니까. 대체 왜 불렀냐고요'
결과론적인 이야기 입니다. 만약 목요일날 입원했는데, 소화기내과에서 간수치와 님의 과거력을 종합해 볼 때 지금 당장 마취하는 것은 문제가 있고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오면 입원했다가 아무것도 못하고 퇴원해야 합니다. 간에 대한 정밀 검사가 하루, 이틀 안에 예약 잡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또 하루 이틀안에 결과를 나올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만약 목요일에 입원했는데, 아무것도 못하고 퇴원하면 dark님께서 얼마나 화가 나시겠습니까? 그런 경우가 대학병원에서는 꽤 자주 있습니다. 따라서 입원 전에 외래에서 협진을 보게 하는 것입니다.
Zakk Wylde
08/11/27 22:33
수정 아이콘
저는 작년에 중대 갔다가 상당히 불쾌한적이 있습니다.

팔이 부러졌었는데 병원에서는 아무 이상 없다고 엄살 피우지 말라는겁니다.
지금 나이가 30을 바라 보고 있는데 엄살은 무슨 -_ -;;

일주일이 지나도 계속 아프길래 다른 병원 가서 다시 검사 받았죠.. 부러져 있더군요.. 할말을 잃었습니다.
중대 병원에선 8만원 넘게 나온걸로 알고 있는데 -_ -

확실히 대학병원 의사들은 친절하지 않고, 별로 마음에 안 듭니다. 물론 좋은 분들이 더 많겠지만..
요스트랄
08/11/27 22:38
수정 아이콘
일단 학생으로써 변명비스므레하게 하자면, 첫번째의 별 시덥잖은 일로 병원에 오시게 한건 어쩔수 없는 일일겁니다. 그건 절차거든요. 별이상이 없으셨으니까 그렇게 끝난거구요. 이상이 있었다면 추가 검사가 들어가거나 타과에 컨설트되거나 했겠죠. 마취과랑 뭔가 연계가 안되서 여러번 오시게 했다면 그건 분명히 잘못된거겠지만요.
그리고 한가지 말씀드리면 의사도 일하는 시간은 일반회사원분들과 같습니다. 저녁엔 퇴근해야죠..-.-;; 늦은 저녁에 예약이 4시라니 화나실수야 있겠죠. 그런데 그럼 밤에 진료할순없고 의사도 6시에 외래진료는 끝내야 그 다음에 수술준비니 뭐니 할수가 있으니 그건 이해를 좀 하셨으면 합니다. 하긴 병원 수익문제 때문에 예약을 넘치게 잡는게 다반사라 (지들이 잡을때 아예 환자 한사람당 2-3분으로 잡아놔요... 어의없죠 조금만 얘기듣다보면 7시8시크리뜹니다... 친절한 교수님일수록 실습같이 들어간 학생이나 같이 일하는 간호사 밑에 레지던트 샘들은 죽어납니다...)

그 뒤에 두통건은 인턴이 깜박했거나 인계가 안됐거나 등의 이유로 글쓴분의 일이 정확히 전달이 안됐을수도 있지만 사실 별거아닌일로 넘겨버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실제로 대형 종합병원의 경우 정말 중한 환자들(당장 처치가 급한 혹은 생명과 직결된)이 많고, 전화로 상담하거나 그런 일들은 별거아닌일로 휙 넘기는 일들이 많습니다. 예전에 선배한분이 그러시더군요. 정말로 심하거나 아파죽겠으면 전화하고 있겠냐 응급실에 왔겠지.... 응급실에 온 사람들만해도 바빠죽겠는데 누가 그런거 신경쓸일이 있겠냐....

글쓴분이 겪으신 일이 불합리하고 말도 안되는 일인건 사실이지만, 바뀌기도 힘든일일겁니다. 그렇게 일이 처리되야 응급실 인턴, 레지던트 주치의가 그래도 잠도 자고 응급실일도 하고 그럴수 있거든요. 아실지 모르겠지만 주당 몇시간 이상 근무하면 안되는 노동법에서 의사는 예외로 들어가더군요. 그래서 합법적으로 인턴들은(저의 모교병원의 경우) 1주에 84시간 근무가 정해져 있는걸로 압니다.( 일해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그 시간 닥하고 말수 없는 걸 아시죠... 하루 12시간 근무인데 14시간 근무만 시켜주면 참 좋겠다 그러더군요-.-) 그런 인턴들이 주치의들보구 불쌍하다 그러니 이게원... 사람을 치료해야 하는 의사가 불친절한것을 당연히 탓해고 그런 의사선배들을 욕하는게 당연한데 그러지 못하는 사정 좀 알아주세요. 사람인지라 힘들면 불친절합니다....
덧) 삼성이나 아산 병원처럼 재정이 빵빵한 병원일수록 의사수가 많아서 일이 편하고 더 친절하고... 지방병원이나 대학병원일수록 의사수는 적고 일은 힘들고 로딩은 심하고 그렇습니다. 대걔 불친절한 일을 당하신 분들과 친절한 경험을 하신분들보면 이게 대충 일치하더군요
나나나
08/11/27 22:45
수정 아이콘
'아까 인턴분이 6시 조금 넘어서 연락 주신다고 하셨는데요'
약속 지키지 못한 인턴선생님이 물론 잘못 하셨습니다. 하지만 이비인후과 인턴이 수술 들어갔는데, 나올 수 있는 시간이 바뀌는 건 인턴도 예상치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갑자기 수술이 힘들어지고, 환자가 안 좋아지는 상황 등이 오면 예정수술 시간을 몇 시간 넘기기는 예사입니다. 밥 한끼 못하고 하루종일 수술방에서 있는 상황이고, 중환자실까지 환자가 가는 상황이라서(다시 말하면 환자의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상황) 그 인턴 선생님께서 dark님께 실수를 했나 봅니다.
사실 의사란 집업이 TV 의학드라마와는 완전히 다르죠. 인턴, 레지던트 때 심하면 일주일에 140시간 일 할 수도 있습니다. 당연히 주7일 근무입니다. 일이 너무 많아 일주일에 평균 병원문 밖을 1~2번 나가는게 당연합니다. 한달에 1번 나갈 수 도 있습니다. 하루에 3~4시간씩 자면서 버터야 합니다. 의사는 노동법에 보호도 받지 못합니다. (물론 이렇게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의사에 대한 노동력 착취는 턱없이 낮은 의료수가때문이지만요)
그렇게 바쁜 상황에서 전화로 증상이 이렇다 하고 말하는 경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여 이렇게 실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인턴 선생님이 실수한 것 맞습니다. 다만 그 어떤 사람이라도 그런 상황에서는 실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dark님의 화나시는 것 충분히 이해합니다.
08/11/27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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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kk Wylde님// 저도 떨어져서 중대 병원 응급실갔다가 비슷한 경험했습니다....
처음엔 골절없다고 하다가...친구들한테 엄살핀다고 얘기듣다 한참 후에야 허리압박골절이라더군요..
그런데 다른 병원에서 옮긴 후 추가로 발도 골절이 생겼다는 걸 알았습니다...어쩐지 발도 아프더라...
08/11/27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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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스트랄님// 인턴, 레지던트 분들 힘든 것이야 주위에서 많이 들어서 익히 알고 있는 일이고 (직접 겪지 않아서 완전히 이해하기는 힘들겠지만), 사람이 바쁘고 정신이 없다보면 실수도 할 수 있는 일이겠지요. 여기까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을겁니다. 아마 요스트랄님이나 나나나님께서도 의료계에 종사하시는 것 같고, 그래서 병원측을 옹호하시는 것이겠습니다만..

Dark님이 화를 내시는 이유는 실수보다는 그 실수에 대한 상대방의 대처방식 때문이 아닐까요. 잘못이 있으면 잘못했다는 사과를 먼저해야지, 자기가 힘들고 바쁘다는 말을 늘어놓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치료받고 가면 왕이다' 라니 응급실에 난입해서 빨리 고쳐달라고 행패부린 것도 아니고 전화해서 문의한 것 가지고 저런 말을 환자가 들어야합니까? 저건 아무리봐도 의사 개인의 인격을 의심해볼 수 밖에 없습니다. 다른 건 이해하더라도 저런 행위까지 이해해줄 수는 없을 것 같네요.

기본적으로 사람을 대하는 직업에서는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기술도 중요하지만 인성 또한 중요한 것이고, 의예과 과정에서 예과 2년간 교양을 배우는 것이겠죠. 저분이 환자를 존중하고 있다는 느낌이 저한테는 전혀 와닿지 않습니다.


저같은 경우 궤양성대장염에 부가적으로 면역력 악화로 인해 이런저런 병으로 삼성서울병원의 거의 대부분의 과를 가봤는데, (확실히 대학병원보다는 전반적으로 친절합니다) 모든 과의 선생님들이 바쁘고 정신없으시겠지만 항상 생글생글 웃으시면서 친절하게 답변해주시는 선생님이 있는 반면, 항상 딱딱한 표정에 뭘 물어볼라치면 짜증내고 심지어는 증상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는데 피식 하면서 비웃음을 날려주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뭐 항상 웃는 얼굴을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여기 글을 보시는 의사 또는 간호사분들이 계시다면 (뭐 다 좋은 분들이시겠지만요.. ^^;) 힘들더라도 조금은 환자들이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신경써달라고 감히 말씀드려봅니다.


뭐 이건 글과 상관없이 갑자기 생각 나서 덧붙이는 것입니다만, pgr에서 가끔(아니 자주인가..) 벌어지는 토론이나 제 주위의 작은 다툼이라던가 이 글에서와 같은 불만사례등에서 보면 자신이 잘못했을 때 잘못을 스스로 인정하지 않고 괜히 자존심을 세우려다가 일이 커지는 경우가 많더군요. (뭐 의사의 경우엔 의료분쟁에 대한 의식적인 대처일 수 있겠습니다만..) 잘못했다는 것을 알면 바로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닐텐데 말이죠.
highheat
08/11/27 23:36
수정 아이콘
Dark님//지나치려다 그냥 대신 제가 사과드리고 싶네요. 일단 영동세브란스병원에도 CS팀이 있으니 병원에 공식적인 항의를 하고 싶다면 우선 그 쪽으로 불만을 접수해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의사분께는 다음 외래 때 말씀드려보시구요.

대부분의 종합병원이 서비스업의 행태를 띄긴했지만 구성원들(특히, 의사들)이 심리적으로 완연하게 서비스업이라고 여기지는 않고 있습니다. 이런 인식이 생긴 것도 기업 마인드를 가진 삼성, 아산병원의 주도하에 이루어진거라 아직 정착되지 않은 과도기입니다. 물론 대학병원들도 최근에 와서 노력하고 있지만 워낙 인력과 돈이 달리는 관계로 업무가 과중되다보니 불친절한 것이 사실입니다. 축농증 같은 간단한 질환이고, 좀 더 친절한 진료와 서비스를 원하신다면 개인 병원을 이용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몇 가지 상황에 대해 변명 아닌 변명을...

1. 진료 시간 관련 - 대부분 대학병원의 외래 진료시간이 9 to 5 에 잡혀있습니다. 입원 업무, 응급 업무를 제외하고는 은행이나 관공서와 똑같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2. 검사 결과 통보 - 보통 수술 전 3일~1주일 즈음에 환자의 수술을 위해 수술스케쥴을 챙기는데, 이 때 검사결과라든지 협진결과라든지 확인하고, 추가로 검사나 협진이 필요하면 이 때 환자분께 연락드리기도 하구요. 통념상 1주일이면 외과 계열에서는 꽤 여유를 두고 한 편입니다;; 이 과정이 마취에 필수적인 '절차'라는 건 다른 분께서 설명해주셨으니...

3. 외래 지연 - 시간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건 물론 병원 측의 잘못입니다. 종합병원이 워낙 환자가 많고 돌발상황이 많다보니 외래에서 이러한 일이 허다하게 일어난답니다;; 병원 많이 다니는 환자분들은 보통 2~40분 정도의 지연은 감안하고 다니시더군요.ㅜㅠ

4. 인턴 및 주치의 - 연락을 드리겠다고 하고 드리지 못한 것은 인턴의 잘못이지만, 그 과정에 거짓말이 있었던 건 아니라고 보입니다. dark님께서 연락을 늦게 받은 것은 실제로 집도의가 그 때서야 전화가 가능했기 때문일 겁니다.

"머리 아픈거는 수술 한거랑 상관 없으니 신경정신과 병원이나 응급실 가서 두통 치료 받으세요."
라는 부분에서 이미 사실 집도의가 할 수 있는 적절한 답변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후 의사분의 태도는 적절하지 못했으니 충분히 화날 만 하십니다.
08/11/27 23:52
수정 아이콘
병원이나 의사가 소비자 친화적이지 못한 것은 사실입니다.
예전보다 많이 개선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의사의 태도나 병원, 특히 대학병원의 시스템은 다분히 의사 중심적입니다.
글쓰신 분이 겪으신 상황은 사실 병원에서는 그다지 드물지 않게 겪을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의사 입장에서는 이 일에 등장하는 의사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개인으로서의 의사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다고 해도 환자를 지속적으로 불편하게 하는 병원 시스템을 옹호할 수는 없지요.
예컨대 말씀하신대로 간단한 절차를 위해 환자가 병원에 여러 번 방문해야 하는 문제라던가,
환자의 문의에 대한 응대 시스템, 그리고 응대자의 태도에 대한 문제 등은 한 명의 의사의 성격 혹은 인간성을 따질 문제가 아니라,
그 병원의 시스템의 효율성을 따질 문제입니다.
그 의사들은 주어진 시스템 내에서 자기 할 일이라고 여겨지는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 평범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별히 성격이 이상하거나 못되 먹은 사람이 아닐 거라는 거지요.

그리고 사실 지금의 이 사례에는 더 근본적으로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 내의 문제도 깔려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3단계 의뢰 시스템을 갖는 나라에서는 축농증은 대학병원(3차 의료 기관)에서 치료하는 질환이 아닙니다.
질환의 경중에 따른 단계별 의료 시스템이 바르게 적용되지 못하는 현실이 병원 시스템을 왜곡되게 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가 겪게 되는 불합리함이 있지요.
08/11/28 00:01
수정 아이콘
highheat님//
1. 그렇다고 하더라도 '늦은 저녁'이라고 표현한 것은 잘못이지요. 오해할만한 응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병원 측이 환자의 방문 횟수를 줄이는 방법을 좀 더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3. 돌발상황이 없어도 실제로 이행 불가능한 시간 약속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건 워낙 여러가지 문제가 얽혀 있어서 쉽게 병원 탓을 하기도 힘듭니다만...
4. 손쉽게 시간을 못박고 얘기한 것은 인턴 선생님의 미숙함일 겁니다. 예측하기 힘들다면 예측하기 힘들다고 응대를 해야 옳습니다.
nicewing
08/11/28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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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nosia님//

1.은 간호사가 좀 더 잘 답했으면 좋았을 문제고...
2.는 수술 하기 전에 필요한 최소한의 조치가 있는지라,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한 절차를 제대로 안 밟으면 수술 중 사고가 생기거나, 수술하러 입원 했다가 취소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3. 빡빡한 외래 진료는 의사가 잡는 게 아니고 병원이 잡는 것이라서... 박리다매 식인 우리나라에서 울며 겨자 먹기죠.
4. 인턴의 대응이 미숙하고, 주치의의 대응이 까칠하긴 했는데, 예측하기 힘들다고 응대했어도 상황을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짜증나기는 매 한가지였겠죠.
highheat
08/11/28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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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nosia님//
상황 설명에 이해를 구하는 것이지 잘못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간호사의 미숙한 응대, 인턴의 어리숙함, 집도의의 부적절한 발언 모두 선생님께서 지적하신 부분이 맞습니다.

애초에 업무시간에 병원 간다고 하면 눈치주는 인색한 기업문화도 문제고, 2, 3번의 시스템 적인 부분은 병원이나 개인 탓만을 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캐나다 의료를 간접적으로나마 겪어보 바로는 저 정도 일처리를 하는 박리다매 의료 시스템 나름대로 훌륭하다고 생각이 되네요. -_-
08/11/28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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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ewing님// 말씀하신 부분은 설명해 주지 않으셔도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현재 대학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의사입니다.
제가 말씀 드린 것은, 서비스 제공자가 소비자에게 '우리 사정이 이러저러 하니 어쩔 수 없다. 당신이 감수해라.'라는 식으로 변명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2.는 그러한 절차가 필요하지만 '필요하니 어쩔 수 없다.'라는 식으로는 문제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뜻으로 말씀 드린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여러 병원에서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새로운 시스템을 시도해 보고 있기도 합니다.
3.은 낮은 의료 수가로 인한 박리다매도 문제이지만, 올바른 의뢰시스템이 되어 있지 않아, 2차 의료 기관에서 진료를 받을 환자가 3차 의료기관으로 몰리는 것에도 그 원인이 있습니다. 그래서 병원 탓만 하기도 힘들다고 말씀 드린 겁니다.
4.의 경우에는 지연되는 경우에는 지연된다고 바른 정보를 알려주고 양해를 구하는 것이 환자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쉽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 입니다.
08/11/28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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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heat님//
네, 그런 의도로 말씀하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감정적이지 않은 반응이 먼저 터져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사정을 아는 입장에서의 적절한 반론이 필요할 것 같아 몇 마디를 적어 보았습니다.

캐나다 혹은 영국과 같은 시스템과 우리나라의 시스템을 경험하신 분들은 어떤 병으로 병원을 방문하게 되었느냐에 따라서 그 평가가 크게 엇갈립니다.
만일 흔한 질환으로 외래에서 쉽게 진료가 가능한 경우에 캐나다나 영국의 시스템을 이용하셨다면, 당연히 그 시스템에 불만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나 중증 질환으로 상당한 의료비용이 드는 경우에 캐나다, 영국의 시스템을 이용하신 분들은 그 시스템에 극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각각의 시스템에는 장단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평면적으로 어느 시스템이 낫다는 식으로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의료보장의 원칙이라는 입장에서 볼 때는 캐나다, 영국의 시스템이 그 원칙에 근접해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부엉이
08/11/28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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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을 가지세요. 세상에 사정없는 일은 없습니다. 문제는 불만을 가진사람들이 불만을 토로하면 그사정이 사라진다는거죠.
소비자들은 분노할권리가 있습니다.
christal
08/11/28 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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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전 어제 새벽에 응급실에 다녀왔습니다. 배가 하루종일 아파서 참다가 간거였는데 구박받았네요; 응급실에서... 애 낳을 거 같지 않으면 그 다음날 아침까지 기다리다 오지 왜 지금 왔냐고요; 앞으로는 아파도 참을 수 있을때까지 참았다가 낮에 오라고 하더군요; 하도 급하지도 않은 산모가 왔다고 꿍시렁대서 '죄송해요..'하고 말아버렸네요. 피곤하고 힘들고... 저 같은 경우를 많이 봐서 우습지도 않아 보일수도 있지만;; 그래도 조금 불안에 떠는 환자들 마음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물론 친절한 간호사, 의사 선생님들이 더 많지만요.
스프링필드
08/11/28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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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그 어느나라보다도 의사 변호사를 곱게 볼수있는 나라가 아니죠.

뭐 이런말 하면 언제나
"그건 일부일뿐이다" 라고 그쪽에 종사하는분들의 목소리를 듣곤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세상에 안그런게 어딨겠습니까.
여자예비역
08/11/28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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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운이 좋은가 보네요.. 저렇게 무성의한 의사는 딱 한번밖에 안만나봤으니... 병원을 그렇게 많이 다녔는데요..
하긴.. 동네중심의 동네병원에 많이 다녀서 그런가.. 보통 그런데는 다들 친절하시더군요...
여자예비역
08/11/28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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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al님// 헉.. 완전 짜증나셨겠다능... 그래도 아기 생각해서 좋은 맘가지세요..ㅠㅠ
08/11/2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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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밤사이에 많은 분들이 댓글을 남겨 주셨네요.

어제 저녁에 이 글을 올리고 30분쯤 후에 모르는 핸드폰 번호로 전화가 왔습니다. 받아보니 아까 저랑 설전(?)을 벌였던 의사더군요.

저 : 여보세요

의사 : 아 예..저 아까 대화 나누셨던 의삽니다

저 : 네? 아 네.

의사 : 지금 병원 오세요 기다리시는거 없이 바로 외래 봐드릴께요

저 : 에..? 지금요?

의사 : 네 환자분이 많이 아프시다고 하니까 봐드릴꼐요 지금 오세요

저 : 아니..저 여보세요 지금 오란다고 바로 갈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아니...그.. 갑자기 왜 그러시는데요?

의사 : 그.. OOO수술(코 안에 연골 휜걸 바로잡는 수술...이름이 생각이 안나네요;) 만 하신줄 알았는데 차트 다시 살펴 보니까 부비동에도

수술을 받으셨네요. 그러면 두통이 올수도 있어요.

저 : 네? ............. 저기요 의사분 많이 힘드시고 피곤하신건 알겠는데요 그래도 환자가 무슨 병인지 뭔지 파악도 안된상태에서 전화...

의사 : 아 그러니까요 아까는 서로 좀 흥분한 상태였잖아요. 환자분 말투가 처음부터 공격적이셨어요. 그래서 저도 좀 흥분 한것 같네요

저 : 제가요? 아...네 그랬겠죠 머리는 아프고 4시간 이상 연락이 없으니 좀 그랬었겠죠. 근데 제가 지금 갈 상황은 안되요. 그리고 안경을

써도 되는지도 물어보고 싶었고 가래에 탁한 침이 섞여 나오는데 그건 괜찮은건지도 물어보고 싶었고. 아무튼 제 입장에선 불안하기도

하고 물어볼것도 많은데 무조건 상관 없으니 다른 병원 가보라 그래도 되는건가요?

의사 : 그러니까요 지금 오실수 없으시면 일단 응급실로 가시고 아니면 타이레놀 계통의 진통제 더 드셔도 됩니다. 그리고 저도 나름대로

주위에서 좋은 평가 받고 있는 의사인데 이런일로 또 서로 기분 나쁘고 그러면 안좋으니까요. 아깐 서로 흥분 했었으니까요. 진통제 더

드셔도 되고 안경 쓰셔도 되고 가래 탁한피 같이 나오는건 정상입니다. 걱정 안하셔도 되요.

저 : 네 아무튼 알겠습니다. 혹시 레지던트신가요?

의사 : 네

저 : 담당선생님이 김xx교수님 맞으시죠?

의사 : 네

저 : 네 알겠습니다. 이만 끊을께요

의사 : 저기...외래 오시기 전에 불편하면 언제든지 지금 제 핸펀 번호 찍힌걸로 전화 주세요. 새벽에 전화 주셔도 됩니다.

저 : 네 알겠습니다. 그럼 이만.



이 의사 끝까지 미안하단 말은 절대 안하더군요.


몇몇분들이 써주신데로 의사 특히 레지분들 힘드신거 머리로는 다 압니다. 겪어보지 않아서 마음속까지 공감 되지 않을뿐. 하지만

저 레지분은 아무리 흥분 상태였어도 자기가 하는일이 서비스 업인지 봉사활동인지 환자가 어떤 상태이고 뭐가 불안한지등등

가장 기본적인건 전-_-혀 생각 하고 있지 않다고 다시 한번 확신하네요.

-처음 통화할때 제가 흥분상태에서 인턴 바꾸라고 했더니 "인턴선생님"이라고 정정해 주던거나(물론 제가 잘했다는건 아닙니다. 다만,

-성이 오가는 속에서도 끝까지 자기네들을 존대(?) 해주길 바라는게 느껴져서 제가 손님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치료 받고 가면 왕입니까?(제가 공짜로 치료 받았나요? 게다가 제가 왕대접씩이나 되는 뭔가를 요구 한적이 있나 싶습니다)

-의사가 서비스 업인가요? (그럼 뭔가요 -_-? 자원봉사? 무료봉사?)

-끝까지 사과는 안하고 자기 담당 의사한테 나쁜말 안하게끔만 하려는 뻔히 속보이는 태도

다음주 화요일 외래 진료 인데, 담당 교수한테 꼭 기필코 전말을 밝힐 생각입니다. 그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진 미지수이지만요.

그리고 CS팀인가 거기도 오늘 일 정리 되는데로 전화해서 신고 할거구요.

그리고 중요한건....정말 어쩔수 없는 경우 아니면 대학병원은 절대 다신 안갑니다.
너이리와봐
08/11/28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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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첫번째로 교육받는게 아마
잘못했다는 말을 하지 못하는거겠죠..
무슨수술이든 진료든 + 의사선생님들이나 관계자들은 원래 = 잘못했어요 - 이말은 곧 죽어도 안합니다.
뭐가 진짜 잘못돼는줄 알거든요 '의사사전에 "사과"라는 단어는 없다 .... 먹는것일뿐 ...
08/11/28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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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의료가 뭐같아요. 그리고 위에 '제 실수입니다'라고 말하지 않는 이유는 그 순간 소송이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예의상으로라도 저렇게 말한는 순간 인생 꼬이거든요.
08/11/28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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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가 소문이 안좋던데요..

저희아빠 친구가 치과의산데 임플란트 같은것도 세브란스가면 2배정도 비싸다고 하던데..
좋은생각
08/11/28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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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이 다분히 의사중심적이라는 생각에 절대 동의합니다. 언제나 이유가 있고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비슷하게 불쾌한 경험을 한 분이 소수는 아닌 것 같습니다. 아직 우리나라에 의사들의 수가 많이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 아무래도 서비스가 나아지지 않을까요.
08/11/28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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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k님// CS에 민원제기하시는 것이 교수에게 얘기하는 것보다 효과가 있을 겁니다.
CS는 원래 그러라고 있는 곳이지요. 민원은 보통 진료부원장에게까지 전달되기도 하고, 해당 의사는 경과에 대한 보고서를 써야 하니 불편하지요.

교수는 아마 그런 얘기하는 환자가 하루에도 여러 명이라서 별로 기억도 못할 겁니다.
교수에게 그런 얘기를 하는 환자는 많지만 그 중 CS에 직접 민원제기를 하는 사람은 그 중 소수이니까요.

다만 제가 보기에는 그래도 그 레지던트는 꽤 성의가 있는 친구 같군요. 다시 전화를 했으니 말이지요.
평판이 좋다는 그 친구의 말이 거짓은 아닐 것 같아요.


스프링필드님// 대한민국의 의사 변호사를 곱게 볼 수 없는 건 왜 일까요?
우리나라 의사나 변호사가 다른 나라의 의사나 변호사에 비해서 나쁜 사람들이어서일까요?
그리움 그 뒤..
08/11/28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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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면허딴지 10년된 현재 개원의입니다.

dark님의 불쾌한 경험에 대해서 당사자는 아니지만, 대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굳이 변명을 하자면 레지던트 선생님 입장에서는 막 수술실에서 나와서 인턴 선생님에게 수술받으신 어떤 분이 머리가 아프다고 전화가 왔다는 이야기만 들은 상태에서 dark님의 전화를 받으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dark님의 상태를 파악하지 못하고 답을 하고, 전화를 끊고나서 상태를 파악한 후 다시 전화를 하신 것 같네요
위의 대화내용으로 봐서는 그 레지던트 선생님의 태도가 아쉽게도 부적절했다는 데에는 동감합니다.
하지만 다시 전화한걸로 보아 나름대로 노력은 하는 것 같네요^^. 왠만하면 다시 전화안하게 되는데요

병원이라는 곳이 몸이 아프고 상태가 안좋은 분들이 오시는 곳이라 그런지(병원에서 환자는 의사나 간호사 등 직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자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곳보다 더 보호받고 대접(?)을 받고 싶은 심리가 있습니다. 당연하기도 하구요
이런 것이 잘 충족되지 못해서 불만을 갖게되는 것을 자주 봅니다.
요즘 개인병원은 서비스업이라는 인식이 잘 되어 있어 그나마 나은데(복잡한 절차 필요없이 진료실에서 바로 피드백이 되니까요), 대학병원에서는 체질적으로나 시스템적으로나 많이 복잡해서 쉽게 변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조금씩이나마 바뀌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은 느낍니다.
올해 아버지, 어머니가 병원 신세를 많이 지셔서 세브란스 병원에 꽤 오래 있었거든요
대학병원의 문제는 좀더 체계적이고, 시스템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야인님// 아빠 친구분이 대학병원 치과의사신가요? 개인병원 치과의사신가요? 세브란스가 다른 대학병원보다 2배가 비싸다면 문제가 있지만, 개인병원보다 비싸다는 것은 당연한 것 같은데요. 어느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 내용이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카더라'가 아니고, 정말 2배가 비싸다는 사실 확인이 필요할 것 같군요

좋은생각님// 현장에서 느끼는 건데, 의사수가 많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의사수가 많아져서 좋아진 점은 병원 서비스가 좋아졌고, 가격 경쟁에 따라 비보험치료비용이 줄었습니다.
하지만 역기능으로 교과서에도 없는 황당한 시술이나 치료가 그만큼 많아졌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비중이 개인적으로 꽤 높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든 돈만 벌면 된다는 생각을 하시는게죠

중요한 것은 의사수가 많아지는게 아니고, 의학교육수준을 높이고, 의학교육뿐 아니라 충분한 인성교육도 필요하고, 가장 중요한 보건의료체제를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08/11/2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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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생각님// 경쟁이 치열해지면 서비스가 좋아질 줄 알고 의사 수를 마구 늘렸던 것을 지금 많은 관계자들이 후회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의사를 늘려봐야 뭐합니까? 대학병원은 똑같습니다. 3차 진료 기관의 질 개선을 위해서는 3차 진료 기관이 진료만으로도 충분히 돈을 벌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줘야 합니다.

사실 대학병원 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 강아지 고추 같습니다.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이라고는 항암치료/장례식장/롯데리아 정도가 되고 나머지는 수익을 내기 힘든 구조입니다. 대부분의 대학 병원 입원하기 상당히 힘듭니다. 어지간하면 얼렁 환자 내보내려 하죠. 항상 응급실은 환자로 만원이며, 병실은 꽉 차있고 수술은 항상 풀스케쥴이라 뇌출혈이라도 생기면 어떻게 수술받으러 들어가기가 하늘에 별따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원 수익은 항상 적자입니다. 방만한 경영을 해서라구요? 병원에서 놀고 있는 사람들 봤습니까? 의사, 간호사 뿐 아니라 청소용역 분들도 정말 죽도록 일해야 합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대학병원은 아무래도 위중한 질환을 보기 때문에 아무리도 고가의 약을 많이 사용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심평원이라는 놈은 고가 약 사용을 원치 않습니다. 때문에 별의 별 규정을 만들어서 다 삭감시켜버립니다. 즉 환자 치료는 했는데 돈은 다 주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두 손 놓고 멍하니 구경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심평원같은 거 아웃오브 안중으로 생각하고 손해 볼 거 다 보면서 환자를 진료합니다. 발생한 마이나스는 다른 곳에서 채웁니다.

그게 대표적으로 항암치료(대부분 비보험이라 심평원과 싸울 일이 없습니다.), 장례식장(이것도 마찬가지), 롯데리아(요식업 짭짤합니다.) 및 주차장 사업으로 때우는 겁니다.

그리고 대학병원은 왜 일손이 부족하냐. 그 3D업을 누가 하려고 합니까? 사실 대학병원 질 개선은 일하는 사람 수를 늘리면 됩니다. 아산 병원처럼요. 하지만 대부분의 병원은 부족한 일손 때문에 무급 펠로우라는 제도를 사용합니다.

뭐 그리고 또 첨부하자면 저 지금 있는 지역 대학병원들의 산부인과 현재 응급 진료를 돌아가면서 하고 있습니다. 일손이 너무 딸려서 당직 병원을 돌아가면서 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즉 산모가 구급타를 타고 어느 대학병원 응급실로 달렸더니, 거기 응급실에서 '우리 지금 산부인과 당직날이 아니라 진료가 곤란한다. 이 병원으로 가시라' 라고 할 판이라는 겁니다. 아직 그정도까지는 아닌거 같습니다만, 아마 조금만 더 지나면 그렇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마 10년 후면 외과나 흉부외과 등의 인기없는 과도 그런 날이 오겠죠. 복막염이 의심된다고 응급실을 찾았더니 '오늘 우리 병원이 응급 수술을 하지 않습니다. 다른 병원 가시죠..' 교통사고로 비장파열 되어서 응급실 갔더니 '오늘 우리 병원이 응급수술을 하지 않습니다. 다른 병원 가시죠..'

사실 지금도 지방에서 가만히 보면 응급수술 받지 못해서 발 동동 구르는 경우 많아요. 대도시 특히 수도권 사시는 분들은 워낙 잘되어 있어서 못느끼시겠지만, 지방 소도시급에서 거주하시는 분들은 진짜 대학병원 응급실 들어가기 매우 힘듭니다. 항상 낮이고 밤이고 수술 스케쥴이 꽉 차있어서 응급으로 수술받기도 상당히 힘들구요.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수도권에서도 이런 일 발생하지 말라는 법 없습니다.

Welcome to Hell.
08/11/28 14:38
수정 아이콘
영동은 아니지만 세브란스 출신의삽니다.
이리저리 고생하신 점이 많으셨네요.
수술뒤 머리가 아프니 병원에 전화를 하셨는데 솔직히 전화를 통해서 인턴이나 레지던트가 전화상으로 응대를 하는건 무립니다. 그 인력들이 전화상담을 할 만한 시간이나 근무여건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상담을 하는데 챠트도 안보고 응대를 했냐고 하셨는데 그러면 그게 애초에 원격진료겠지요. 근본적인 인식차이인데 아파서 상담을 받고 싶으시면 전화가 아니라 병원에 찾아가서 진료를 보셔야 하는 겁니다. 전화상으로 해드릴수 있는게 솔직히 없거든요. 사실 문제가 꼬인건 처음 인턴분이 전화를 받을때 아예 병원에 오라고 하셨어야 했다고 봅니다.
08/11/28 16:56
수정 아이콘
좋은생각님// 우리나라의 수도권과 대도시는 인구 비례 의사 수가 타 선진국에 뒤지지 않는 것으로 압니다.
우리나라의 의사 수가 부족한 것으로 느껴진다면 그것은 의사의 불균등 분포에 의한 것일 겁니다.
스프링필드
08/11/28 17:48
수정 아이콘
Agnosia님// 사람이 더 악하다기보단
그들의 욕심을 채워주는 구조적 모순과 사회적 의식의 모순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제가 잘아는 미국쪽과 캐나다로만 예를 들겠습니다. 변호사는 완전 찬밥신세 인생입니다. 변호사라고하면 그냥 놀려먹습니다. 물론 잘나가는 변호사들은 제외하구요. 의사요? 의사는 확실히 변호사보다는 벌이도 좋고 "돈만 많이 버는자식들"이라는 생각이 더 강하죠. 미국에서조차도..

캐나다에서도 살아봤는데 캐나다에서 의사하는 애들은 굉장히 노블하게 생각합니다. 미국으로 의사하러 가는애들이 더 많지만요. 변호사는 생각보다 수요도 공급도 적은 나라입니다. 미국사람들처럼 "너 고소해버릴거야!"라는 정신이 강하지 않은 녀석들이라서 그런지 숫자는 적더군요. 물론 이런 개인적 소송외에도 상업적 목적으로 법을 필요로하는건 어디가나 마찬가지겠지만요

한국은 절대로 지들 밥그릇을 챙기려고 절대 파이의 크기를 키우지 않죠, 꼴에 배운것들은 많아서 파이의 크기를 키우지 않는 이유를 아주 그럴싸하게 포장해서 말하지만 결국 다 빌어먹을 이야기들이죠.

이걸 가만히 놔두는 국가도, 경멸하면서도 가슴속으로는 동경하는 사회적 모순도 있기떄문에 저 한테만큼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나쁜집단은 국회의원이 아닌 의사랑 변호사집단입니다.
08/11/28 23:43
수정 아이콘
스프링필드님//
사회적 모순이 존재한다는 의미로 여쭤본 것이기는 한데, '그들의 욕심을 채워주는' 사회적 모순이라는 말에는 잠시 멈칫하게 되는군요.
그 가장 나쁘고 빌어먹을 집단에 속한 사람으로서 여쭤보겠습니다.
파이의 크기를 키운다는 건 무엇입니까?
의사 집단이 절대 파이의 크기를 키우지 않는다는 건 뭘 의미하는 건지요?
정확한 의미가 궁금합니다.
스프링필드
08/11/29 03:19
수정 아이콘
Agnosia님// 아주 간단한 예로, 의대 정원 법대 정원을 미친듯이 줄여나가는것을 보면 파이의 크기를 키우지 않는다는걸 알수있구요.

정원을 계속 줄이면서 내거는 이유자체들도 조금 어처구니 없지요. 좀더 질 좋은 교육을 해주기 위해서? 말은 참 좋지요.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거 뻔하구요.


이건 다들 마찬가지겠지만 얼마나 자기 밥그릇 뺏기기 싫어합니까 사람들..

이건 변호사보다는 의사들에 좀더 집중된 이야기겠지만, 약사, 한의사, 카이로프랙터들에게 밥그릇 안뺏길려고 노력하는거 이해하고 이건 미국도 마찬가지지만

양학 내부에서조차 고도경쟁을 줄이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하죠. 내부 경쟁을 줄이려는건 법조계열도 마찬가지구요..

의사들에게만 양심적인 인격과 책임감을 물을수는 없지만 그만큼 의사라는 직업은 일반 타 직업과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조금더 사회에, 사람들에게 더 혜택을 주고 좋은 구조와 서비스를 제공할 수있는 여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물론 이것이 의사들 집단 자의적으로 모든지 해결하다는 말은 아닙니다)

이들은 그것을 매우 꺼려하죠..

그리고 이건 세계적으로 통용될지 모르지만 점점 "의사 정신"이 사라지고 있죠.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의사들에게만 도덕적 의무감을 물을수는 없지만 이들은 그만큼 특별한 위치에있으니 좀더 많은 책임감을 요구로 합니다. 법조계분들도 마찬가지구요.

계속 미국이나 선진국의 의사들과 비교해서 "우리 너무 연봉이 낮어, 우리 너무 보상이 적어"라고 말하는거 조차 웃깁니다.

왜 다른 나라들과 비교를합니까? 이미 다른나라와는 아예 사회적, 구조적, 법적 체계가 다른데 말입니다.


변호사 의사분들은 너무 공부를 열심히해서인지 현실감각이 떨어지는것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좋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방향에서 그들을 바라본다면 탐탁하게 볼수많은 없겠죠.


가장 누구보다 사람들 가까이 그리고 좀더 좋은 사회를 만들어야하는데 나서야하는 사람들이 말그대로 "역주행"하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지요.


파이를 키운다는 의미는 크게 저렇게 정의하고 싶습니다. 물론 이건 사회 구조적, 법적 이유로도 쉽게 개선되지 않는것도 있지만
개선하자고 목소리 조차 내지않는, 오히려 좀더 고착화 시켜버리는 그 행동이 바로 파이를 키우지 않는 행동이죠.

물론.

인간적으로, 개인적으로 참 좋으신 의사, 변호사들을 많이 압니다.

제가 그분들을 개인적으로 인간적으로 좋아할지는 몰라도 집단으로 묶는 순간은 참 좋아하기가 힘들더군요.


이런 이야기를 할떄마다 특히 이쪽 계열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많이 불쾌하시고 왜 우리에게 그러냐, 우리들 실상은 그렇지 않다, 혹은 우리가 이렇게 될수밖에 없는 구조, 또는 우리가 생각보다 많은 혜택을 누리지 않는다는 말을 하시곤 하지만 결국

내부적 이야기만 있고 외부적 이야기는 많이 빈약합니다.
각 직업군의 내부적 이야기만 하면 세상에 사연없는 인간, 사연없는 직업은 존재하지 않죠.


의사가, 변호사가 되지 못한 평범한 녀석의 열등감 폭발이라고 생각하셔도 상관없습니다만.

좀더 개선 할수 있는데, 좀 더 양심적으로 할 수있는데 왜 하지 않느냐? 라는것이 제가 가장 근본적으로 가지는 질문입니다.


변명은 많이 하지만 행동이 없기때문에 항상 실망합니다.
Christian The Poet
08/11/29 17:45
수정 아이콘
스프링필드님//
맞습니다.
"의사가, 변호사가 되지 못한 평범한 녀석의 열등감 폭발"이 틀림 없군요.
제대로 알지도 못 하면서 그렇게 다른 사람 함부로 비난하면서 좋은 소리 들을거라고는 기대하지 마십시오.
08/11/30 02:29
수정 아이콘
스프링필드님// 의협은 이익집단입니다. 이익집단은 집단과 그 구성원의 이익을 위해 활동합니다.
의협 구성원인 의사들의 이익이 의사 수의 증가 속도를 낮추는 것에 있다면 의협이 그러한 주장을 하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의 한 이익집단으로서 지극히 합리적인 행동입니다. 의협에게 이익집단 이상의 도덕성을 기대하신다면, 매우 실례되는 말씀인지 모르겠지만 매우 naive한 생각을 하시는 겁니다.

개인적으로 좋은 사람들은 의사, 변호사 뿐 아니라 그보다 더 욕먹는 정치인 중에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집단을 이루고 집단의 이익에 대해서 얘기할 때 당연히 좋아할 수 없는 사람 혹은 집단이 됩니다. 그들의 집단은 철저히 '이기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실은 이게 그들이 집단을 이루는 이유입니다. 그들이 집단을 이루는 목적 자체가 철저히 이기적입니다. 약간 과하게 말하자면 그들 외부의 집단을 배려하는 목적은 눈꼽만큼도 없는 겁니다.

좀더 개선 할수 있는데, 좀 더 양심적으로 할 수있는데 왜 하지 않느냐?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그래서 매우 간단합니다. 그들의 이익과 부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의협 등의 이익집단은 그들의 생존을 위해 사회적 개선에 협조할 수 있지만 개선을 주도하는 주체가 아닙니다.

그리고 의협은 의대 정원을 감축 시키는 주체가 아닙니다. 의대 정원은 의협에 의해서 늘거나 줄거나 하지 않습니다. 이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전체 보건의료의 효율성, 형평성을 고려하여 적정 의사 수를 산출하고 이에 따라 의대 정원을 정하는 것은 전적으로 보건의료정책 결정자인 정부입니다. 혹시 의협이 의대 정원 줄이는 것을 '주장'하는 것을 의협이 의대 정원을 '줄였다.'라고 생각하셨다면 그건 오해입니다. 만약 의협이 의대 정원을 늘리거나 줄일 수 있는 힘이 있었다면,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후반까지 우후죽순처럼 나타난 지금의 수많은 의대들은 나타나지 못했을 겁니다.

일개 이익집단으로서 의협이 내부 경쟁을 조절하는 것 역시 당연합니다. 이익집단인 의협이 전체 보건의료를 위한 액션을 취한다면 칭찬할 일이지만, 의협이 자신들 구성원의 이익을 위해 어떤 액션을 취한다면 그건 '당연한' 일이 됩니다.

의사의 양심이라는 것은 진료실에서 환자에게 'do no harm intentionally'를 실천하는 것에 해당합니다. 이에서 벗어난 모든 의사의 행위에 대해서는 의사는 무조건 비판받아야 합니다. 그러한 의사의 양심이 적용되어야 할 부분이 전체 보건의료의 효율성, 형평성을 고려한 행동에 있지는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 입니다. 그건 보건의료정책 결정자들에게 요구해야 할 양심입니다. 님께서 말씀하시는 '개선'이라는 것을 위한 활동을 의협에서 한다면 칭찬할만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의협이 이익집단으로서 행동하는 것 뿐입니다.

의사 혹은 의협은 의사의 수익 증대를 위하여 활동하고 이게 정상적입니다. 보건의료정책 결정자는 전체 의료비 증가의 억제와 보건의료시스템의 효율 및 형평을 위하여 활동하고 그게 정상적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인구 수 당 의대 졸업생 배출 비율은 세계적으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높은 수준입니다. 향후 10-20년 내에 우리나라는 의사가 상당히 많은 나라가 될 겁니다. 이 상태에서 파이를 더 키우는 것은 그다지 적절한 일이 아닙니다.

어느 정도의 의사의 배출이 적절한 수준인가를 예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또한 의사 수의 무조건적인 증가는 어느 나라나 억제하고 있습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의사 수의 증가는 전체 의료 비용을 지속적으로 증가시켜 사회에 부담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예는 미국에서 매우 잘 보여주었습니다. 1960년 대에 미국은 미래의 미국은 의사가 부족한 곳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의대생 정원을 늘렸습니다. 그리고 1990년대에 그 예측은 틀렸다는 결론이 났고, 의대 정원 증가로 인해 증가된 의사의 수가 결국은 전체 의료비 증가에 상당 부분 기여했다고 결론을 냈습니다. 의사가 의료에 대한 수요를 창출하기 때문이지요.

마지막으로 질 높은 교육을 위해서... 라는 말은 허언이 아닙니다. 정확히 말하면 질 낮은 교육을 받은 의사들이 배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겠군요. 사실 일부 지방 의대는 의대 교육을 위한 기본적인 인프라를 아직도 갖추지 못한 곳들이 있습니다. 의사가 책 읽고 줄 긋고 외워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는 바이지만, 우리나라의 의사 면허제도는 줄 긋고 외워서 시험의 일정 점수를 받으면 주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의사들이 그러한 의대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아 그리고... 의사가 되기 때문에 받는 혜택은 꽤 많습니다. 적지 않은 금전적 보상 외에도 꽤 다양한 혜택이 있습니다. 그러나 의사가 아니라도 혜택을 받는 사람들이 그 고착화된 혜택을 '당연한' 것 이상으로 인식하여 사회에 감사하는 경우는 드물 겁니다.
08/12/01 11:52
수정 아이콘
집단으로 뭉치면 원래 이기적으로 변하는게 인지상정입니다 -_- 다들 아시면서..쿨럭;;
지금 요지는 불친절하고 사과하지도 않는 저 병원의 인간들(!)이지 그게 의사냐 간호사냐의 문젠 아닌거같구요
물론 의사나 변호사처럼 사회적으로 명망있는 지위에 오르면 자기 위엔 사람이 없는줄 착각하는 사람도
있겠죠. 그런 사람들을 욕하는건 당연하지만 그게 해결책은 아닐듯 합니다. 적극적으로
해당 병원의 홈페이지나 의료기관에 꾸준히 말하여 고쳐나가는게 시급할거같네요.
소비자가 적극적으로 행동하면 지금 나의 움직임은 미약할지라도 많은 환자들이 똑같은 말을 한다면
병원측에서도 시정조치할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대부분은 "에잇 똥밟았다고 치자"하고 넘기는거죠..
귀찮고 더럽고 치사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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