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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09 21:51
일본의 상사는 제가 아는 상사와는 상당히 다르군요
그리고 일본이 금융에 약하다는 얘기를 꽤 들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특유의 방식으로 21세기에 꽤 잘 적응했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21/10/09 23:09
장인정신 이미지 탓에 의외로 일본이 금융, 미디어 등 서비스산업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특히 금융에서는 덩치 자체가 큰 중국을 제외한다면 아시아의 1위 금융강국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쓰비시UFJ은행과 노무라증권과 같은 일본의 대형 금융기관들은 미국이나 중국만큼은 아니어도 나름대로 메이저 플레이어의 위상이 있다고 볼 수 있죠. 또 종합상사 같은 민간기업들이 해외 기업이나 자산을 쇼핑하고 있어서 점차 금융기능이 강화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일본의 서비스업에 대한 이해 부족은 고도성장기의 일본과 버블붕괴에 대해서만 소개하고, 헤이세이 이후의 일본경제에 대해서 우리나라에 잘 안 알려져서 발생하는 오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쓴 이유 중 하나도 헤이세이 이후의 일본경제에 대해서 좀 알아보는 기회를 갖고 싶어서이기도 했습니다.
21/10/09 21:59
와, 양질의 글 정말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제가 이해한 바로는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연관 분야를 (굉장히 광범위하게) 수직계열화하여 핵심 사업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각 분야 별 부가가치 또한 흡수하고, 공급망을 장악함으로써 전체 사업의 안정성도 담보한다는 것 같은데 맞나요? 거기에 자금력을 바탕으로 우리로 치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 역할을 하며 시세 차익도 노리고요. 보통 수직계열화하면 이케아나 유니클로같이 특정 산업 내에서만 제한적으로 통용되는 느낌이었는데 일본의 상사는 훨씬 더 다양한 분야를 전세계적으로 한다는 느낌이네요. 스케일이 장난 아니라서 두근거립니다. 일본 뿐만 아니라 이런 국가 별 경제가 굴러가는(?) 것 전방위적으로 관심 있는데 어떤 소스를 찾아보면 되나요?
21/10/09 22:59
네 맞게 이해하셨습니다. 실제로 말씀하신 것처럼 일본계 종합상사들의 행보를 보면 (적어도 사업투자 부분에서는) 버크셔 해서웨이나 코크 인더스트리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을 정도로 투자기업으로서의 행태를 많이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다만 규모 면에서는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서는 조금 차이가 있기는 하겠죠.
거시경제 지표를 원하시는 것이면 월드뱅크나 국제통화기금의 홈페이지를 참조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만(사실 그것보다 해당 지표를 구글링하는게 더 빠르겠죠), 본 글에서와 같은 기업경제나 산업부문에 대한 지식은 안타깝게도 국가별로 책이나 인터넷에서 일일이 찾아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다행히 미국, 중국, 일본, 인도 등 주요국에 대해서는 단행본이나 논문 등으로 자료들이 제법 있는 편이라 인터넷과 도서관 등으로 관심이 있는 국가들에 대해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1/10/09 23:05
제대로 이해했다니 기쁘네요 흐흐.
답변 감사합니다. 거시 지표보다는 국가 전체의 산업 분석이 관심 분야에 가까운데, 힘들겠지만 논문 많이 뒤져봐야겠네요. 지금으로썬 제가 뭘 모르는지 몰라서 못찾는 그런 수준인데 더 노력해야겠지요. 석사의 의미가 '얘는 그래도 논문 찾고 읽는 데는 문제가 없겠군'이라고 들었는데 석사를 갈까 싶기도 하고요 흐흐흐흐. 어쨌든 정말 감사드립니다!
21/10/09 22:09
영업하다보면 일본진출이 어려운게 일본기어들간의 느슨한 연합이라는 구조가 외국인에게는 잘 와닿지도 않고, 설명도 어려운데 현지에서는 분명히 작동하는게 느껴진다는거죠.
21/10/09 23:17
좋은 지적 해주셨습니다. 일본 경제뉴스를 보면 명시적으로 합병이나 협약을 체결한게 아닌데도, 은근히 자기들끼리 뭉치는 '라인'이 눈에 밟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본 경제지 등에 기업의 계보가 자주 실리는 것도 이런 눈에 보이지 않는 결합관계를 설명하기 위해서인게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21/10/09 22:21
좋은 글 정말 감사합니다. 궁금했었던 일본 종합상사 및 일본의 투자경제에 대해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런 글 읽는 맛에 pgr 옵니다. 행복한 연휴 보내세요
21/10/09 22:25
건물주 얘기가 나왔으니 궁금한게 있는데, GDP가 각 국가의 소득 지표라면, 각 국가의 자산지표를 나타내는 수치는 뭐가 있을까요? 진짜 강대국인지 아닌지를 알려면 그걸 알아야 할거 같은데...
21/10/09 23:20
GDP 같은 유량(flow) 지표와는 다르게 자본총량같은 저량(stock) 지표는 다루기가 굉장히 어렵다 하더라고요. GDP가 많이 쓰이는 이유도 그래서라고 들었습니다.
21/10/10 21:38
제가 아는 한에서는
https://en.wikipedia.org/wiki/List_of_countries_by_total_wealth 이게 그나마 대중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자료인걸로 압니다. 윗분들 말씀마따나 이 지표가 절대적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만, 참조는 되지 싶네요.
21/10/10 22:12
다른 분들이 충분히 설명을 해 주셔서 추가로 내용을 추가하지는 않겠습니다. 부족한 제 식견으로는 저량을 기준으로 하는 지표를 조사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21/10/09 23:28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가 제조업 중심 국가다 보니, 일본경제를 볼때도 제조업 위주로 보고 '별거 없다'라고 생각하면서도 어떻게 아직도 세계 3위의 경제 대국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지 궁금하기도 했는데, 이렇게 우리와는 다른 분야가 발달되어 있는 거였군요
21/10/10 01:20
네 중요한 점을 지적해 주셨습니다. 버블붕괴 이후로 우리가 상식적으로 아는 일본경제의 구조가 상당히 많이 변했습니다. 기업들의 역학구도도 많이 변했구요. 특히 이 과정에서 최종소비자, 외국인의 눈에 띄지 않는 소재, 금융 등 산업으로 일본산업의 중심축이 많이 이동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부분이 잘 알려지지 않다보니 일본 다 망했다는 식의 낭설이 떠돌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21/10/10 15:48
불모지대가 제가 알기로는 일본군 출신의 이토추 상사 직원이었던 세지마 류조를 소재로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 젊은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중장년에서 노년층에는 나름 알려진 소설로 알고 있습니다. 한일관계 관련해서 이런저런 복잡한 이야기가 많은 양반이긴 하지만요.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1/10/09 23:53
전에 종합상사를 다녔는데 한국은 기본적으로 유통과 트레이딩이 분리된 기업집단이 대부분이긴 합니다. 일단 내수경제 자체가 크지 않고 수출의 비중이 크다 보니, 사실 정확하게 말하면 유통 뿐만이 아니라 수입 자체도 상사에서 그렇게 크진 않아요. 그 마저도 트레이딩 비중 자체가 강제적으로 줄어드는 분위기구요. (무슨 사업혁신이나 그런 거 때문이라기 보다, 시대가 바뀌면서 메이커와 바이어가 직접 컨택트하는 경우가 더 많아지고, 그 사이에서 종합상사의 트레이더로서의 지위가 약해지는 거죠. 대신에 대기업 종합상사들은 경제력을 이용해 지급기간을 여유있게 제공하는, 일종의 금융에 준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영업방식이 바뀌기도 합니다. 또는 현지 창고운영을 통한 JIT 딜리버리 제공이라던지 이런 중소 메이커에서 제공하기 힘든 서비스를 중간에서 대신 제공하는 방식도 그렇구요.)
그에 반해 일본의 종합상사들은 기본적으로 내수의 비중 자체가 우리와는 비교도 안되게 크고, 그를 바탕으로 매우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있죠. 작성자님의 말씀대로 '와 이런 것도 해?' 싶은 일까지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1/10/10 01:17
상사 전현직자 분이 계실 수 있다고 생각해서 각별히 더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작성했습니다. 실무적인 측면에 대한 코멘트 감사드립니다.
21/10/10 15:49
이 글 쓰고 추가로 찾아봤는데, 이토추 쪽에서 Dole의 브랜드 마케팅 등 경영에도 상당히 관여하고 있더군요. 아무래도 본사의 의지가 마케팅에도 영향을 주는게 아닌가 합니다.
21/10/10 03:15
일본은 한국과 좀 다르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인데
한국은 예를 들면 삼성전자에서 직접 수출을 하지만 일본은 대부분 상사를 끼고 합니다. 삼성도 예전에는 삼성물산을 끼고 거래했지만 대개 한국회사가 그렇듯 규모가 커지면 그 거래에 대한 마진 즉 수출주선업무도 직접 수행하는 형태로 바뀌는 반면 일본은 이거는 상사의 영역이라는 관념이 확고해서 그 선을 서로 넘지 않는 느낌이 있습니다. 대기업들도 대부분 상사를 끼고 거래하더군요
21/10/10 08:40
2000년대 이후로 일본 기업들도 해외지사가 있는 지역에서는 리스크가 큰 안건을 제외하고는 상사를 빼고 하는 경우가 상당히 늘어났습니다.
(당연히 현지 지사 운영으로 돈이 들어가는데, 상사커미션 까지 끼고 할 정도로 일본 제조업들이 코스트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기에..) 이런 움직임 때문에 2000년대 초에 일본에서는 "상사 무용론"이란 말이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위기 속에서 일본 종합 상사는 이 글에서 잘 풀어주신 대로 일종의 투자회사로 변신하게 되고, 최고 실적을 갱신하는 등 5대 상사모두가 훌륭하게 이뤄냈죠. 2000년-2010년대 투자는 에너지, 자원쪽이 대세를 이뤘습니다. 광산 개발, 발전 IPP 등 왠만한 기업규모로는 과감하게 못하는 부분들을 규모의 경제로,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투자를 하고 은행이나, 전문 투자회사와는 달리, 상사맨들이 경영에도 직접 참여하는 스타일로 그 리스크를 최소화하는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최근 상사들은 또한번의 시련을 겪게 되는데, 에너지, 자원의 돈벌이가 예전만큼 쏠쏠하지 않다는데 있습니다. 화석연료 배척 움직임 속에서, 석탄채굴권은 종이 쪼가리가 되고, 가스전등도 예전만큼 수요가 높지않죠. 발전 쪽도 수조원이 오갔던 석탄 화력, 컴바인드사이클가스발전등이 점점 규모가 적은 수십억원, 몇백억원으로 작게 많이 짓는 신재생발전으로 시대가 변했죠. 규모가 작아지면, 먹을 수 있는 파이가 작아지는 동시에, 리스크가 작아진다는 말이기도 하기에, 너도나도 뛰어들수 잇게 되고 종합상사의 강점이 많이 퇴색하게 됩니다. 최근 미쓰이, 미쓰비시 상사의 약화는 이런 배경이 있고, 이토츄 1위의 배경엔 이 에너지 쪽에 크게 미련을 두지않고, 소비재, 유통쪽에 엄청난 체인을 구축해 두었던 것에 있죠. 아무튼 일본 종합상사는 재미있는 집단입니다. 영어 사전에도 회사의 정의를 한마디로 나타내기 어려워서 일본어 그대로 소고쇼샤로 고유명사로 등록되 있다죠.
21/10/10 15:58
Roland/ 좋은 정보를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제 글에서 간략하게 짚고 넘어갔던 부분이 소개가 되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일본 메이커들의 영업부문은 상당히 거대합니다. 예를 들어 토요타나 미츠비시전기와 같은 메이저 기업의 경우 문과계열 직원만 매년 100명 이상 뽑는데, 이 인원들이 대부분 다 영업부문으로 배치된다고 합니다. 이런 공격적 영업인원 확충은 그만큼 메이커가 판매점 라인과 직접 거래를 트는 경우가 늘어나는 시대적인 환경이 반영되는 것 같습니다. 또 사업투자 부문에서도 자원투자의 성적이 신통치 않다는 부분도 잘 설명해 주셨습니다. 사업투자의 주된 영역 중 하나가 외국 광산이나 유전 등을 사들이는 것인데, 이게 앞으로 사양산업이 될 가능성이 높은 분야라 아마 종합상사들도 고민이 많을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종합상사들도 트레이딩을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버크셔 해서웨이나 코크 인더스트리처럼 회사를 가진 회사로 변모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미 그렇게 상당부분 변하기도 했고요.
21/10/10 15:52
서지훈'카리스/최근에는 Roland님이 지적해주신 것처럼 상사를 끼지 않고 메이커의 영업부가 직거래를 하는 경우도 점점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판매과정의 리스크를 감당하는 부분 등 메이커의 영업부문만으로는 충분치 않아 여전히 상사들의 트레이딩 영역에서의 활동여지가 많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상사의 활동영역이 공고하기 때문에 여전히 종합상사들도 트레이딩 업무를 포기하지 않고 있고, 또 본문에서는 소개하지 않았지만 특정 상품만을 취급하는 전문상사들도 상당히 폭넓게 존재하는 것도 그런 맥락이겠지요. 의견 감사드립니다.
21/10/10 09:42
영국, 미국인에게 상사란 무엇인가 설명하기가 너무 어렵더군요. 트레이딩이라 하면 일부는 맞는데 트레이딩 회사라 하면 너무 부족한 크크
21/10/10 15:59
지금은 잘 안 쓰는 말인데, 이쑤시개부터 로켓까지라는 말로 종합상사의 영업부문의 광대함을 나타내는 말이 있었는데, 요즘은 그게 단순히 그런 물건들을 파는게 아니라 만드는 일에도 참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지금은 르노닛산에게 넘기긴 했지만 위에 소개한 대로 미쓰비시상사가 미쓰비시자동차를 가지고 있었던 적도 있었고요.
21/10/10 16:01
밥솥은 무조건 조지루시, 컴퓨터는 후지쯔 NEC를 찾던 시대는 이제 더 이상 아니긴 하지만, 해외에 대해서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1/10/10 16:01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뭐 현업에 있거나 전문가가 아니라 이런 글을 쓸 때마다 틀린 부분이 있을까 하여 조마조마합니다. 그래도 국내에는 잘 소개되지 않은 정보가 있다면 정리해서 시간이 나는 대로 올릴 수 있도록 해 보겠습니다.
21/10/10 13:59
좋은 글 감사합니다.
박가네에서 일본 취준생들이 제일 가고 싶은 회사가 토요타가 아니라 상사라고 해서, 도대체 상사가 뭐길래? 하는 의문이 있었는데 해소가 되네요. 서민-중산층들의 삶이야 한국이 일본과 많이 비슷해졌다고 해도 국가 간 체급 차이는 아직도 유의미하게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이 예전처럼 떡상은 불가능 하더라도, 1억이 넘는 저 튼튼한 내수가 있는 이상 절대 무너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이 드네요. 그런면에서 우리나라의 현재 저출산 고령화는 더욱 심각한 문제라고 느껴지네요... 일본은 ODA도 활발한 것으로 아는데, 그쪽으로도 확실한 이윤을 얻고 있는지도 궁금하네요.
21/10/10 16:05
네 실제로 인문계 학생들의 선호도를 보면 메이커의 종합직(대부분 영업직)보다는 종합상사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일반 평균 임금에서도 차이가 있고 다루는 안건의 크기나 재량권, 산업의 최상류에 위치해 있다는 점 등 메리트가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ODA는 제가 정말 잘 몰라서 말씀드리기가 조금 어려울 것 같습니다.
사실 일본과 한국은 국가의 체급차이가 좀 있어서 단순히 비교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런 부분을 무시하고 일본에게 이겼다, 졌다 류의 논의를 하는 것은 별로 적절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일본에 대해 열등감을 느낄 필요도, 우월감을 느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1/10/11 06:23
유익한 글 재밌게 잘 봤습니다. 앞으로도 잦은 집필 부탁 드려보겠습니다.
달아주신 댓글까지 포함해서 헤아려보면 , 일본 버블 이후의 산업구조 재편이 우리네 인식 이상으로 컸다는 말씀이시군요 . 일본이라는 국가 자체의 경쟁력 재고 측면에서 보면 좋은 변화이고 적응이겠지만 , 일본 국민 개개인에게도 바람직한 결과라 볼 수 있을런지는 좀 의문이네요. 뭐 , 돈이란 게 일단 없는 것 보단 있는 게 나은거 아니냐 라고 반론들어오면 할 말은 없습니다만... 크크.
21/10/11 22:18
버블붕괴 이후 일본경제의 변화로 인한 일반 가구 및 개인이 받는 영향에 대해서는 양방향의 힘이 작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거시경제지표의 개선이 개인에게는 그리 와닿지 않는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아베노믹스가 적어도 표면상으로는 성공하면서 GDP, 주가지수, 기업의 실적 등 외부적인 지표는 분명 개선되었습니다. 하지만 가구당 가처분소득은 세금과 준조세의 증가로 인해 그리 크게 늘지 않은데다, 파견사원 등 불안정한 고용상태가 증가하면서 개인 입장에서는 호경기의 온기를 느끼지 못하는 측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이번 기시다 내각이 신자유주의의 모순을 해결한다는 거창한 목표를 내거는 것도 이런 맥락이구요, 야당에서도 이런 부분을 많이 지적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개인에게, 가구에게 부정적인 이펙트만 있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일단 실업률이 낮습니다. 일단 주요 대기업들이 실적이 다들 나쁘지 않기 때문에 단카이세대의 은퇴에 발맞추어 정규직 사원들은 대량으로 채용하고 있습니다. 또 산업구조의 재편으로 인해 사양산업의 업체들이 사라지는 등 부정적인 쇼크는 있었지만, 반면에 IT분야(후지쯔, NEC, 액센츄어 등)나 서비스업(유니클로, 니토리 등) 등 새로이 발전하는 업체에서 인재들을 대량으로 채용하면서 구직자들을 어느 정도 수용하고 있는 분위기로 가고 있습니다. 코로나와 채용방식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일본 대학생들이 과거 취업 빙하기 시절처럼 큰 압박을 느낀다고 보긴 어렵고, IT분야 등을 중심으로 이직자들에 대한 수요도 높습니다. 일본의 산업구조 재편으로 인한 영향력은 대단히 복합적이고, 거기에 대해서는 각론에 주의하면서 주의깊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21/10/11 09:37
재미있는 글 잘 봤습니다. 여담이지만, 일본 종합상사의 해외 정보력은 엄청나죠.
원래부터 태생이 무역을 위해서 탄생한 기업들이라서 해외 정보에 매우 민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토추 상사의 회장중의 하나가 전설적인 정재계 브로커였던 세지마 류조였습니다. 10.26사태때 일본 종합상사가 미국 CIA보다 박정희 서거 첩보를 먼저 입수했다는 썰도 있을만큼 대단한 첩보력을 과시하기도 했었습니다.
21/10/11 18:50
예전에 피쟐에서 본 게시물에 의하면 그 정보자산 중시 기조의 근원을 만철로 잡더라구요. 어쨌거나 저쨌거나 제국을 경영해 본 구력이 있으니...라고 쓰고나서 생각해보니 얘네 닌자의 나라였죠! 닌자에 대한 판타지를 걷어내고 보면 닌자=전문스파이이고 , 전근대 시기부터 정보의 중요성을 아주 깊게 이해한 문화가 있었다 라고 얘기하면 너무 억지일까요?
21/10/11 22:19
위에도 세지마 류조 이야기가 나오긴 했습니다만 확실히 스미토모 상사의 사례도 그렇고 2차대전의 유산이 전후의 경제계에도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분명히 있는 것 같습니다. 돈이 들어오는 곳에 정보도 들어오는 만큼 종합상사의 정보력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기도 합니다.
21/10/12 00:57
제 개인으로선 분석능력이 떨어져서 스몰캡 투자까지는 아니구요, 펀드 좀 하다가 최근에는 접은 상태합니다. 그래도 어떤 투자건 간에 정보는 중요하다고 생각하니까요.. 제 글이 다른 투자하시는 분들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투자에서 원하는 수익률 올리시길 기원합니다.
21/10/11 23:40
일본의 소식이나 문화, 사회 이야기들이 궁금했지만 일본 소설이나 만화로 밖에 접하지 못해서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런 양질의 글을 올려주셔서 많은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시간 되실 때 집필 부탁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 가득하세요!
21/10/12 18:57
미쓰이물산 같은 회사는 전신인 에치고야까지 따지고 올라가면 수백년이 넘는 회사니까요.. 아무래도 업계 내부에서의 신뢰나 위상이라든가 이런 부분은 분명히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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