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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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7/03 23:58:14
Name manymaster
Subject [일반] [14]글쓰기의 무거움과 의미를 생각하며
"Pgr이 글 쓰는 사람의 일방적인 욕구 해소만을 위한 [배설]의 공간이 아닌, 글을 쓰는 사람과 글을 읽는 사람의 정서적, 지적인 [소통]을 위한 공간이길 희망합니다. 전자를 목적으로 하는 공간은 이미 수많은 사이트들이 이미 수행하고 있고, 그런 공간이 가지는 가치와 순기능도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후자를 목적으로 하는 공간은 흔하지 않으며, PGR이 추구해야 할 커뮤니티적 이상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 PGR21 통합 규정 2017.5.5. (https://pgr21.co.kr/notice/371)

PGR하면 글쓰기의 무거움을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으실껍니다. 이번 글쓰기 이벤트 응모글에서도 서문에 글쓰기 버튼의 무거움을 강조한 글들이 눈에 띄더라고요. 위에서 소개한 규정도 글쓰기 버튼의 무거움을 이야기 하고 있다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일방적 욕구 해소만을 위해 글쓰기 버튼을 누르지 말아야 하며, 정서적, 지적 소통을 위한 의미가 없다면 여기서 글 쓰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겠죠. 댓글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댓글이란, 본문과 관련하여 본문 밑에 나타내기 위해 쓰는 짤막한(?) 글이니까요.

이런 글쓰기 버튼의 무거움 때문인지 지적인 소통을 위한 글이 많이 올라오고, 정서적 소통을 위한 글은 그렇게 많이 올라온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물론 정서적 소통을 위한 글에서 글쓰기 버튼의 무거움 관련한 댓글이 잘 눈에 띄지 않았던 것을 보면 나름 공감받는 글들이 올라오는 구나 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저는 정서적 소통에 대해 함부로 재단할 능력이 없으므로 이에 대해서는 그만 이야기하겠습니다.

그러면 지적인 소통이란 무엇일까요?

소통이란 표준국어대사전(https://ko.dict.naver.com/#/entry/koko/6c58c9ea49ac4e82959a40bc1d91343e)에 나와있기를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이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만으로는 잘 와닿지 않을 수 있으니 구글에서 "지적 소통"으로 검색을 해봤습니다. 저는 학계 관련해서 많이 걸리네요. 교수와 학생간의 지적 소통이 전통적 대학의 역할이었다고 언급하는 성균관대 총장의 칼럼(https://www.koreascience.or.kr/article/JAKO201443358899560.pdf)이나 학술대회가 지적인 소통의 장이 되길 희망한다는 안내문(http://www.koala.or.kr/html/?pmode=BBBS0012800002&smode=view&seq=13)을 참고해볼 수 있겠습니다. 오해가 없다는 말은 학술적으로 오류를 지적당하지 않는다고 치환해 볼 때, '학술적으로 이야기를 나눠 학문의 완성을 추구한다'가 학계에서 이야기하는 지적 소통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여기는 대학도, 학회도 아니고 PGR21입니다. 여기 오는 사람들이 모두 학계에 통용되는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것도 아니고, 학문의 발전을 위해 글을 읽고 연구하는 사람도 아닙니다. 이를 생각한다면 PGR21에서 말하는 지적 소통의 의미는 '지식을 교환해 서로간의 지식의 풍부함을 추구하는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위의 의미를 정리한다면 지적인 의미가 담겨있지 않은 글이야 말할 것도 없습니다. 댓글과 관련해서도, 지적인 소통을 위한 글에는 본문에 언급되지 않은 새로운 사실을 댓글로 단다던가, 좋은 글이라는 칭찬에서도 어느 점에서 특히 생각해볼 가치가 있는지 다는 것도 지적인 소통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짤막한 댓글이라 할지도 지적인 의미 자체를 담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물론 지적 소통에 실패하는 것은 이 뿐만이 아닙니다. 상대방이 잘 아는 것이 명백한 뻔한 이야기는 교환해봤자 의미도 없고, 상대방이 아예 이해를 못하는 글은 교환이 실패한 글이 되니 지적 소통에 실패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상대방의 날카로운 반응을 내보일 수 있는 글도 상대방이 불수용할 위험성이 높아지므로 지적 소통에 실패하기 쉬운 글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마지막 케이스는 그나마 서로간에 아예 소통의 창구를 막지 않아 잘 수습된 댓글 흐름이 있기는 합니다. 이는 상대방을 잘 알아야 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지적인 의미를 담지 않은 것에 비하면 익스큐즈(?)될 부분도 있습니다.

정리합니다. PGR21에서 말하는 글쓰기 버튼의 무거움은 대개 지적인 소통을 위함을 의미하고, 지적 소통의 의미는 국어사전의 정의나 학계에서 사용하는 방식을 생각해 볼 때 '지식을 교환해 서로간의 지식의 풍부함을 추구하는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최소한의 지적인 의미를 담아 글과 댓글을 쓰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저도 PGR21에서 소통을 하기 위해 글을 올리지만, 아예 이해를 못하는 글(https://pgr21.co.kr/freedom/90060)을 올린 적도 있고, 지적인 의미가 담겨있지 않은 글이나 뻔한 글을 올렸다고 100% 장담하기도 어렵습니다. 다만 가급적이면 지적인 소통을 위해 최소한의 지적인 의미를 담아 댓글을 달려고 노력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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