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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2/17 07:4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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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CANZUK에 대한 자유주의적 입장
By Ben Judah / Open Canada / November 18, 2020

캐나다, 영국, 호주의 더욱 긴밀한 협력은 결코 제국에 대한 향수가 아니다. 비슷한 성향의 친구들과 함께함으로써 캐나다가 자국의 가치를 높이고 세계에서의 영향력을 늘릴 수 있는 전략이다.

CANZUK로 요약되는 캐나다와 그들의 가장 오랜 친구들 간의 새로운 파트너십에 관한 아이디어가 대서양 양안에서 점점 떠오르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캐나다 보수당의 새 당수인 에린 오툴(Erin O’Toole)이 열렬한 CANZUK 지지자이다. 한편 런던에서는 전 영국 외무 장관이자 총리직 도전자인 제레미 헌트(Jeremy Hunt)가 의회 내 CANZUK 서포터 중 한 사람으로서 서명을 했고 보수당 의원들 사이에서 CANZUK 운동의 성장이 임계 질량(critical mass)을 돌파했다. CANZUK가 제국에 대한 향수일 뿐이라는 일축은 솔깃한 얘기지만, 이는 분명한 오류이다. 영국과 호주의 긴밀한 협력은 캐나다 리버럴리스트들도 진지하게 고려하고 포용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하는 아이디어이다.

캐나다, 호주, 영국은 물론 공통의 지정학적인 역사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 정말 함께하는 미래가 존재할까? — 그리고 그 미래가 역사와 전통에 대한 호소에 흔들리지 않는 리버럴 성향의 캐나다인들에게도 매력적인 미래일까? 그리고 그런 파트너십은 오늘날의 세계에서 캐나다의 대외 정책에 과연 유용한 것일까?

2020년에 벌어진 외교 이벤트들은 세 나라가 정말로 많은 일을 같이 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먼저, 홍콩 이슈에서 호주, 캐나다, 영국은 중국이 홍콩에 국가 보안법을 도입한 행위를 비판하는 공동 성명문을 발표했다. 미국 없이 단독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미국은 나중에야 호주, 캐나다, 영국에 합류했다. 9월에는 영국과 캐나다가 벨라루스의 선거를 부정 선거로 취급하며 벨라루스 관리들에 대한 제재를 조율했다. 미국과 EU는 며칠 뒤에 독자적으로 제재를 부과했다. 영국과 캐나다는 또한 나고르노-카라바흐 전쟁에 대한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그리고 두 나라는 인권 운동을 위한 새로운 툴인 글로벌 미디어 디펜스 펀드를 런칭했다.

이것이 일회성으로 끝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좋든 싫든 캐나다가 호주, 영국과 더 긴밀하게 협력하게 되는 중요한 트렌드라인들이 있었다. 다미르 마루시치(Damir Marusic)가 대서양 위원회(Atlantic Council)에서 미국이 더이상 세계를 완전히 조종할 능력을 잃었다고 하는 말과 더불어 권위 정권이 존재하는 세계에서 캐나다는 다시 의지할 수 있는 안정적인 옛 친구들에게 돌아가려고 할 것이다.

홍콩 사태는 이러한 트렌드들을 잘 요약해준다. 우리는 더욱 호전적인 중국이 자신의 길을 열기 위해 국제법을 위반하려는 모습을 보고 있다. 미국도 트럼프 시대에 그럴 의도를 보였으나, 바이든이 집권하면서 다시 인도주의적 열정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전통적인 유럽 동맹국들은 중국과의 협상을 추구하고 있다. 치명적인 것은, 이러한 방향이 캐나다나 다른 CANZUK 국가들에게 나아갈 길은 아니란 사실이다. 그들은 이미 미국이 주도하는 파이브 아이즈 첩보 동맹이며, 유독 미국의 요구에 취약한 편이다. — 영국은 2020년 미국이 자국의 5G 네트워크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라고 압박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것이 바로 캐나다가 CANZUK에 대하여 당파를 초월한 접근법을 발전시킬 때가 됐음을 알려주는 이유이다. 캐나다, 호주, 영국이 모두 외교 활동에서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이 때에 CANZUK는 언젠가 실현될 아이디어다. 캐나다는 UN 상임 이사국 진출에 실패했고, 호주는 중국의 압제와 싸우고 있으며, 영국은 브렉시트로 인한 내상을 입었다. 세 나라들의 이러한 상황들은 중국, 미국, EU 사이에서 휘둘리는 미들파워 국가들의 어려움이 점점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CANZUK에 대해 새롭지만, 매우 리버럴한 접근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매력적인 길을 제시해준다.

그러나 우선 CANZUK에 대한 접근에서 혈통이나 친척을 기반으로 하는 지정학적 분류는 배제해야 한다. — 리버럴 성향의 캐나다인, 영국인, 호주인들에게는 영 기분 좋지 않은 생각이다. 이미 영연방이 '메모리 그룹'으로서 존재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행동 그룹은 혈통이나 유산의 중요성을 바탕으로가 아니라 매우 깊은 합의를 기반으로 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CANZUK에 대한 리버럴한 접근에 의해 지금은 왜 뉴질랜드가 배제되는지가 드러난다. 재신다 아던 정부는 장점이 매우 많지만 대외 정책만큼은 그런 장점에 해당되지 않는다. 뉴질랜드는 중국의 일대일로에 가입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들을 미중 경쟁에서 중립에 가까운 입장이라고 간주했다. 그리고 홍콩에 관해 호주-캐나다-영국의 성명문에 서명하는 일도 없었다. CANZUK에 대한 리버럴한 접근은 이른바 'C-3'로 이루어지는 새로운 행동 그룹에 관련되어야 한다: 캐나다, 영국 그리고 호주.

그렇다면 캐나다는 과연 미들파워 국가들 간의 광범위한 연합으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을까? 그에 대한 정답은, 가능하면 다자주의를 추구하고, 필요하면 C-3를 추구하는 대외 정책이다.

불행한 것은, 캐나다는 프랑스 및 독일과의 사건과 비슷하게도 일본은 물론이고 심지어 영연방 내에서도 인도, 나이지리아, 남아공 등과 독재 정권에 대한 견해를 달리한다. 슬픈 진실은, 그룹의 규모가 더 커질수록 중국이나 러시아에 대해 더 강경한 정책 이니셔티브를 감내한다거나 확고한 스탠스를 취할 가능성은 낮아진다는 것이다. 캐나다는 많은 다각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 캐나다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행동 그룹이다.

홍콩이나 벨라루스 사태에서 보여졌듯이, 캐나다가 신속하게 조치를 취하길 원할 때 그들이 찾은 파트너들은, 다른 국가들에서는 찾기 어려운 깊은 전략적 동의를 캐나다와 하는 국가들이었다. 두 사건의 경우에 캐나다의 전략은 곧 광범위한 동맹국들도 같이 채택했다. 영국과 캐나다는 서로 많은 일을 같이 하면서도 타국과의 관계를 희생하지 않아도 되었다. 사실은 두 나라가 힘을 합침으로써 더 거대한 힘을 바탕으로 더 넓은 범위의 아젠다를 세우는 데 도움이 되었다.

C-3는 어떤 포맷을 취해야 하는가? G-7, G-20 같은 미니 'G-그룹'이 가장 매력적이다. 이는 워킹 그룹들, 장관과 정상들 사이의 정기적인 일정으로 이루어지는 대외 정책 요청, 코로나가 줄어들면 C-3 정상들 간의 정기적인 회담 개최를 바탕으로 구축될 수 있다. 참여 명단이 훨씬 많은 G7이나 G20에 고무되어 C-3 이니셔티브에 사인하고 열의를 보이고 싶어하는 다른 나라들은 따뜻한 환영을 받아야 한다.

프랑스가 호주, 스페인, 칠레, 인도뿐만 아니라 5명의 가치관이 비슷한 아프리카 정상들을 비아리츠에서 열린 G7 회담에 초청하는 것을 우선 순위로 한 것처럼 캐나다도 인도, 남아공, 나이지리아를 C-3 정상 회담에 초청하는 것을 중요시해야 한다.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각기 매우 다른 관점 때문에 저 나라들이 C-3 같은 행동 그룹에 가입하길 원할 가능성은 낮지만, 몇몇 글로벌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같이 협력할 의지가 있을 것이다. 이런 설득의 정치가 궁극적으로 이런 반독재정권 행동 그룹을 팽창시키는 첫 단계가 될 것이다.

C-3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권위주의에 대해서 이 행동 그룹은 대외 정책 성명을 공동으로 발표할 뿐만 아니라 제재 정책을 조율하는 것을 목표로 삼을 수 있다. 미국에 대해서는 에린 오툴(Erin O’Toole)이 영리하게 제안하듯이, 미래에 파이브 아이즈 동맹을 더 광범위하고 공식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공동 계획을 제안해야 한다. 더 넓게는 C-3 멤버들이 국제 기구에서 서로를 지지하는 데 헌신해야 한다.

C-3 국가들은 CANZUK 지지자들이 오랫동안 옹호해 왔던 빠른 승리를 추구할 수도 있다. 여기에는 각국 시민들이 각자의 나라에서 거주하고 일하고 공부하는 것을 더 쉽게 함과 동시에 자국 대사관이 없을 때 다른 C-3 국가의 영사관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프리 무브먼트(free movement)에 준하는 비자 제도를 만드는 게 포함된다. 물론 이런 것들이 생긴다고 하여 캐나다가 다른 파트너와의 비자 시스템을 자유화하는 걸 저해하진 않는다.

왜 이런 작업이 예전에는 일어나지 않았을까? 지금이야 호주와 캐나다가 세계 무대에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고 있으므로 잊기 쉬운데, 20세기 중반만 하더라도 호주와 캐나다는 진정한 독립을 증명하기 위해 영국과의 분리를 원했었다. 그리고 영국 또한 더이상 세계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 옛 친구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힘의 역학, 인구 밸런스가 완전히 달라졌다. 영국은 더이상 그런 그룹의 리더가 아니다. 브렉시트와 현재는 스코틀랜드 독립 위협으로 평판에 타격을 입고 있는 영국은 주니어 파트너에 불과하다. 호주와 영국의 협력 강화가 더이상 캐나다의 주권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 C-3가 가지는 실질적인 의미는 캐나다가 아시아에서 호주를 좀 더 지지하고, 호주가 동유럽 문제에 관하여 캐나다를 지지하는 것이다. 이런 새로운 중력의 중심을 반영하기 위해 최초의 C-3 정상 회담은 밴쿠버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근본적으로, 이것이 리버럴이나 C-3가 CANZUK에 대한 접근 방식에서 차이를 보이는 이유다. 1970년대 유럽 경제 공동체(EEC)와 같은 새로운 규제 블록을 만들자는 얘기 따위가 아니다. 호주와 영국에 더 가까워지기 위해 미국이나 유럽 연합을 차단한다는 이야기도 단호하게 거부한다. 대신에 다른 나라와의 파트너십이나 무역 협정에 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대외 정책을 조율하거나 외교적인 지원을 하자는 뜻이다.

CANZUK에 대한 리버럴한 접근이란 캐나다,호주,영국,뉴질랜드가 단일 정체성을 가져야 한다는 믿음(물론 이게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과는 다르다. 모두들 앵글로색슨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 별개의 다른 지정학적, 문화적인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캐나다는 북아메리카인이면서 동시에 프랑스어 또한 사용하며; 영국은 유럽에 있는 국가이다; 호주는 아시아 국가이고 앞으로도 마찬가지이다. CANZUK에 대한 C-3의 접근 방식은 그들이 고유하게 가지고 있는 특성을 약화시키지 않으면서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정체성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서로 간에 더 깊은 유대와 협력을 지렛대로 삼아 더욱 강력한 북아메리카인, 유럽인, 아시아인 플레이어가 되는 것을 추구하는 것이다.



https://opencanada.org/the-liberal-case-for-canz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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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자바
21/02/17 08:1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예전부터 pgr과 다른 커뮤니티에서 잘 보고 있습니다. 21세기 조선책략보는 것 같아서 보게 됩니다.
elaborate
21/02/17 10:01
수정 아이콘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루에
21/02/17 10:40
수정 아이콘
좋은 번역 글 감사합니다. 그런데 "[리버럴한 접근]에 의하면 뉴질랜드가 배제되어야 한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뉴질랜드는 [중국의 일대일로에 가입]했고 [미중 경쟁에서 중립을 선언]했기 때문"이라는 대목이 의문을 불러 일으키네요. 번역해주신 이 글이 암묵적으로 전제하는 바는 [리버럴한 접근] = [반중] 인 것 같아 어떤 취지인지는 알겠지만서도 canzuk의 의의는 무엇인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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