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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하렘물이다. 하렘물의 기본 설정은 대개의 남자들이 끌릴 만하다. 어느 정도 밝히고 그리 잘 생기지 않았어도 기본적으로 아주 착한 남주인공 둘레로 제 각각의 매력이 있는 여성들이 모여들기 때문이다. 남자들은 현실에서는 자신과 비슷한? 그런 남자들은 별로 인기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 드라마에서는 나이별로 제 각각이어서 여고생에서 30대 콜걸 업체 사장까지 걸쳐 있다. 생김새들도 엄청 다르다. 신기하게도, 다들 한드 여주인공이나 주요 조역으로는 어림도 없을 것 같은 생김새들인데도 보면 볼수록 생김새들도 매력적이고 성미들도 그렇다. 생김새상 가장 즉각적으로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여인한테조차도 4화부터는 끌리기 시작한다. 이 드라마는 남주인공과 별 관련없는 그녀들 각각의 삶의 면면도 보여주지만 이 드라마의 핵심은 그녀들이 남주인공에게 행복감을 줄만한 행동을 하는데 점차 거리낌이 없어지고 제 각각의 능력이나 언변으로 남주인공을 도와주려고 애쓰는 장면들이다. 힐난하고 쏘아붙이는 사장님조차도 기본적으로 호의가 깔려있다. 아직까지는 가장 적극적이지 않은 여인조차도 조금씩 점점 더 적극적이 될 것 같다. 남주인공은 착할 뿐만 아니라 소설가로서의 재능이 있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는 한편 그의 불운은 속물들의 작품인 면도 있어서 그 애씀이 마냥 황당하지는 않지만 사실 마냥 황당하다. 하렘물은 판타지이고 이 드라마는 하렘물, 그것도 더 세심한 하렘물이라는 의미에서 그렇다. 더 세심한 하렘물이라는 것이, 그녀들 제 각각의 매력과 제 각각의 호감표현과 제 각각의 조력을 세심하게 보여준다는 것이 이 드라마의 재미이다. 내가 이 드라마에서 재미를 느끼는 것이 소위 '페미니즘'적 관점에서 비난을 들을만한 것인지, 또는 이 드라마가 페미니스트적 비평을 잘 견뎌낼 수 있을 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이 여인들이 꽤 당당하다고 느낀다. 그리고 착하고 재능있지만 속물적인 환경이나 우발적인 불운에 결박된 그리 잘 생기지 않은 남자가 여러명의 매력적인 여인들의 호감을 사고 조력을 얻는다는 판타지가 그 자체로 나쁜 것 같지도 않다. 만약 알고보면 이 드라마가 나쁜 드라마라면 이 드라마는 남자로서의 나의 (드라마) 취향의 한계를 보여주는 드라마라는 장점도 갖게 된다. 아, 엄청 귀여운 고양이가 나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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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외의 전개 때문에 이 드라마가 확실히 하렘물이라는 첫 문장은 확실히 거짓말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동일한 이유로 이 드라마를 더 즐길 수도 있게 되었다. 이 드라마는 하렘물적인 요소가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하렘물 이상이다. 사실 그 전개 이전에도 이 드라마에는 하렘물적인 요소를 강화하는 것과는 관계가 없는 내러티브 요소가 있다. 사형수인 아버지의 악했던 행위를 둘러싸고 펼쳐지는 주인공의 감정세계와 그 행위에 대해 원한감정을 갖는 이들과 주인공 사이의 관계를 중심으로 한 요소이다. 이 요소는 머물러 있지 않고 반전까지 포함하면서 발전한다. '누가 나를 죽이는지 모르겠다'는 아버지의 말로 표현되는 사형제도에 대한 짤막한 문제제기도 꽤 의미심장하다. 사실 '사형의 주체'라는 제목으로 1000쪽이나 되는 (형)법철학 책이 나와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다. 주인공이 마침내 받게되는 가장 권위있는 문학상의 심사자들 중 한명이 주인공의 작품에 대해 하는 칭찬 - '감정을 표현하는 낱말들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지만 작품 자체가 감정을 표현한다. 이것은 새로운 감정이다' - 도 거의 미학적으로 훌륭하다. 그 외에도 대단히 미묘하거나 지적이라기보다는 대중계몽적인 수준이기는 하지만 소설의 재미있음과 작품성에 대해 곱씹어 생각할 만한 화두들을 던져주고 있기도 하다. 일드 좀 본 사람들은 일드가 대놓고 교훈을 주기를 즐겨하며 비주얼이나 스토리가 가장 극단적인 경우에조차도 종종 그리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일부 사람들은 그점을 진부하다고 느끼기도 한다. 이 드라마에도 확실히 그런 지점들이 있다. 나는 적어도 이 드라마에서는 그런 지점들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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