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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1/28 01:28:32
Name 마법원
Subject 바이든은 왜 러시아와 서둘러 대화에 나섰을까
트럼프는 지상발사 ICBM 현대화 계획을 의욕적으로 추진 중이었습니다.

현재 미국의 지상발사 핵전력, 즉 ICBM은 냉전시기 중반에 건설된 아주 낙후한 구형 장비들로 구성되어있습니다.

따라서 없애든, 새걸로 교체하든 뭔가 조치가 시급한 상태입니다.

그런데 크고 아름다운 ICBM은 정치적인 과시물로 좋을지는 몰라도 실제 전력의 측면에서는 낭비입니다.

1) 위치가 노출되어있으며 2) 실제 사용할 수도 없는데 3) 유지하는데 많은 비용이 들어갑니다.

정말로 정말로 많은 돈이 들어갑니다.

잠수함이나 기타 전략무기들을 모두 제외하고 순수하게
미국의 지상발사 핵전력을 현대화하는데 들어갈 비용만 대략 100조원 정도로 추산됩니다.

https://www.armscontrol.org/factsheets/USNuclearModernization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트럼프는 거기에 상당한 집착을 보였습니다.

뭐.....
거기에 딱히 복잡한 계산이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매티스 국방장관 시절에 해군의 항모 감축 계획을 발목잡아서 결국 예산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던 전례를 보면
그냥 크고 아름다운 걸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트럼프가 한 일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중거리 핵확산방지조약 INF를 탈퇴했던 것이죠.

그 뒤 2018년에 러시아와 미국이 맺고 있는 전략 핵무기 감축협정,
즉 START의 갱신에 대한 협상이 잠깐 진행된 적 있었는데 중도에 협상을 중단하고 손을 놓고 있었습니다.

협상을 하려면 내용이 오간다거나 하는 액션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없었습니다.
재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협정은 자동으로 폐기됩니다.
(아마도 궁극적으로는 모든 핵무기에 대한 제약을 풀어버리고
무제한 핵무기 경쟁에 돌입하고자 했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게 아니라면 설명되지 않습니다.)

아뭏튼 이런 전임 행정부의 태업의 결과물로,
바이든은 취임하자마자 2주 내에 가장 큰 핵무기 감축협정인 START가 종료되는 상황을 맞게 됩니다.
새로 협상을 진행하고 말고 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이죠.  

러시아 미국 양측 공히 출혈이 심한 핵무기 경쟁에 돌입하는 상황을 막으려면
바이든 행정부는 서둘러서 러시아와 접촉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바이든은 푸틴과 통화해서 START, 즉 핵무기 감축협정에 대해
추가 협상 없이 5년간 기존 협정을 연장하는데 동의합니다.

현재 바이든 행정부는 사일로들을 모두 닫아버리고
지상발사 ICBM 전력 자체를 폐기해버리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다른 서방 국가들처럼 핵전력을 100% 잠수함 발사 미사일(SLBM)로 전환하는 것이죠.

그 경우 앞서 언급했던 어마어마한 돈을 절약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럼 그 돈을 태평양에서 대중국 전력 확충에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해군이 간절히 원하는 500척 함대 같은 것들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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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운화
21/01/28 01:31
수정 아이콘
엇.. 그러고보니 임진왜란 시절 왜군들 배가 대략 500척 정도 있던거 같았는데...
꾸라사랑
21/01/28 01:33
수정 아이콘
오우 2주라니... 2주라도 준걸 보니 아직 지구가 멸망할때는 아닌가 보군요.
21/01/28 01:33
수정 아이콘
뭐 어차피 지구 50번쯤 멸망시킬 수 있는 핵전력을 30번쯤 멸망시킬 수준으로 감축하는 정도일 터라 미국이 가진 핵억지력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겠죠. 핵전쟁 위험성은 아주 약간은 더 줄어들테고.

그래도 생각없이 감정만으로 전면전을 외칠 법한 초강대국 지도자가 하나 줄어서(?) 정말 다행인 듯 합니다.
21/01/28 01:40
수정 아이콘
어 피쟐에도 ICBM에 집착하시는 분이 계신데.. 혹시..??
나주꿀
21/01/28 01:40
수정 아이콘
만약 세계적 핵전쟁이 난다면 아프리카나 동남아, 호주 사막, 남미 가운데에 있는 인류 정도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암만 핵이 많아도 사하라 사막이
나 아마존 정글에 핵을 쓰진 않을 거 같은데... 핵겨울은 실제로 일어날지 아닐지는 남겨두고요
아리쑤리랑
21/01/28 04:06
수정 아이콘
그 옛날 지금 핵 무기의 10배 가까이 되던 냉전 시절에도 인류는 살아남는다고 보았습니다. 당연한게, 핵은 '따위' 로 만들 운석이나 빙하기 이후에도 생물체는 살아남았으니까요.
antidote
21/01/28 08:23
수정 아이콘
문명 레벨이 쇠퇴할수는 있어도 사는 곳은 삽니다.
abc초콜릿
21/01/28 08:52
수정 아이콘
핵무기가 미소 양측이 10만발씩 쟁여놓던 시절에도 상대방의 핵기지, 군기지 등을 공격하고서 남는 건 끽해야 이천여발 가량이었습니다. 그걸로 미국이든 소련이든 그 넓은 땅덩어리를 전부 불태우는 건 택도 없죠
깃털달린뱀
21/01/28 01:47
수정 아이콘
근데 협정 연장이 바로 안되더라도 러시아는 지금 자기 앞가림도 못하고 빌빌거리는 수준이라 당장은 별 문제 없지 않나요?
마법원
21/01/28 01:58
수정 아이콘
로스케들은 빌빌거리는 와중에도 신형 핵무기를 계속 개발, 배치중입니다. 종류나 수량 모두 미국보다 우월합니다.
예를 들어 핵연료로 하늘을 무제한 배회하다가 명령이 떨어지면 기습적으로 공격하는 핵 순항 미사일이라던가,
적국 해변에 방사능 쓰나미를 일으켜서 항구를 모두 못쓰게 만드는 핵무기라던가.. 창의성 대장들입니다.
최근에는 "비핵 공격이라 해도, 심각한 위협인 경우 핵으로 대응한다"는 독트린을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즉, 상대가 핵을 안 쓰더라도 난 핵을 쓰겠다는 건데 매우 매우 위험한 정책이죠.
재래식 전력으로는 어차피 답이 없으니 비대칭 전력에 집중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아리쑤리랑
21/01/28 04:0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수량에서 근소하게 많은건 맞는데 새로 나온다는 초음속이라는 아방가르드 Авангард나 지르콘 Циркон 킨잘
кинжал 종류는 근본적으로 크게 새로울게 없다고 할 정도의 것들이라고 판단되고 있습니다. 개념이나 원형 자체는 1980~90년대 이미 나온것이고 그저 개량하는 수준이거든요. 미국방부에서야 북한핵도 위협이라고 하고 영미권 특유의 상대방에 대해선 과대하게 자신은 최악의 포지션으로 가정하는식으로 서술해서 그렇긴한데, 냉전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기술 격차는 여전합니다.

왜냐면 그 소련이 건재하던 시대조차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ICBM인 LGM-30 Minuteman이 1960년대초에 도입된 반면 이걸 완전히 습득하는데 소련의 경우 20년 이상걸렸고 그게 바로 1990년대 Topol 이며 2010년에 배치된 RS-24 Yars는 근본적으로 그 Topol의 variant입니다. 그리고 문제는 러시아가 아직도 Topol-M으로 다 대체하지 못했단겁니다. 생산이 안된까닭에 도태되고 있는 구형 액체연료 미사일들을 말이죠. 실제로 RS-18과 RS-20은 현역 배치이고요. 이건 그 중국도 70년대-80년대 미국은 커녕 소련보다 못한 기술로 개발되있는 녀석들이 배치되어있고 수량도 극단적으로 딸리는 중국 또한 마찬가지의 실정이라 현재 새로 만들어내고 있는거고 말입니다.

현재 러시아 미사일 기술 개발의 난점은 기본적으로 그 연구를 지속할 인력이 소련 해체 이후 대거 빠져나간것과 그걸 뒷받침할 돈이 모자란다는것입니다. 이게 단적으로 드러나는 사례가 러시아 SSBN Bulava인데 2008년, 2009년 연달아 테스트에서 기술적 문제로 실패해서 개발과정이 3년이나 더 지연되었습니다. 러시아 방산업계 수장들도 자기들에게 돈을 먼저 주는게 아닌 일감을 먼저 떠맡기고 돈을 주는 방식으로 빚으로 겨우겨우 연명해야 된다고 할 정도의 빚에 떠밀린 러시아 방산업계와 그리고 그에 따라 숙련된 개발자와 기술자가 부족해져서이며, 두번째로 그렇기에 월급이 더 높은 민간 분야로 인재들이 몰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원 스케쥴대로라면 2008년에 양산에 들어가기로 했는데, 실제로는 10년 이후 대량생산은 커녕 2018년에 겨우 실험을 성공하는 수준이였습니다. 그에 비해 미국은 돈을 그야말로 때려박아서 작년 11월달 해상에서의 ICBM 미사일을 수차례나 완벽히 요격하는것에 성공하여 전문가들로부터 냉전 이후 이어져온 상호확증파괴의 종결이란 소리까지 나올정도죠.
마법원
21/01/28 11:05
수정 아이콘
네, 짬밥을 제외하면 미국 군대가 모든 분야에서 킹왕짱인건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다만 핵 만큼은 러시아가 투자도 많이 하고 결정적으로 핵의 사용에 대한 접근 방식이 조금 다르죠.
그나저나, 잠깐 찾아보니 작년에 미군이 미닛맨 투발시험을 하면서 ICBM을 또 마셜 군도 근처에 때려박았군요.
작다고는 하지만 엄연한 주권국을 대놓고 모르모트 취급인데, 무슨 생각인지 허허허허
아리쑤리랑
21/01/28 11:39
수정 아이콘
뭐 마셜 군도 자체가 미국 보호령에서 1979 에 독립하다시피해서 그렇다고 봅니다. 뭐 그래도 좀 아니긴 하지만요.
옥수수뿌리
21/02/01 02:59
수정 아이콘
마셜군도 미크로네시아 팔라우 모두 Compacts of Free Association 인것도 한몫하지요

화폐도 미국 달러에 국방도 미국이 맡나 아마 그래서 그런듯요
아리쑤리랑
21/01/28 04:04
수정 아이콘
(수정됨) 협정 연장은 쩐이 모자라는 러시아에서 더 원하는것이고 미국도 본문대로 중국에 집중하기 위해, 그리고 비용 측면상 원하고 있습니다. 핵 유지 비용은 싸게 보이지만 한 두푼이 아니라서요. 결국 군비경쟁으로 갈수록 양쪽 다 꽤 많은 돈이 낭비 됩니다.
21/01/28 03:00
수정 아이콘
정말 트럼프 재선됐으면 너무나 끔찍...
블랙번 록
21/01/28 07:58
수정 아이콘
대통령은 아무나 될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다는 걸 보여준 트전황상
21/01/28 09:33
수정 아이콘
오 그럼 트럼프가 재선됐음 저 크고 아름다운 걸 위해 세금을 더 낭비했을거란 말이네요 크크크크
카라카스
21/01/28 10:57
수정 아이콘
500척 함대.. 단어만 들어도 너무 아름답네요
21/01/28 11:32
수정 아이콘
역시 냉전 시기 중반에 구축된 미국의 인프라스트럭쳐도 엄청 낙후되어 있습니다. 절약되는 어마어마한 돈을 인프라스트럭쳐를 유지보수하거나 아예 상당 부분을 새로 짓는데 쓰는 것이 미국민들 다수의 삶의 질의 개선에 훨씬 더 도움이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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