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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1/14 18:45:25
Name 나주꿀
Subject 강철비, 정상회담 그리고 북한의 핵잠수함 (수정됨)


0. 최근 있었던 북한의 핵잠수함에 관련된 개인 생각을 담고 있습니다. 유튜브에디션 세미밀덕이 쓴 글이라 업계인들이 보시기엔 수준이 낮지만 귀엽게 봐주세요.
밑에는 강철비 1, 2의 스포일러가 들어있습니다.



1. 전 양우석 감독의 강철비 (2017)을 처음 봤을때 많이 놀랬어요.
'야, 우리나라 첩보 액션 영화도 이 정도까지 되네?' (쉬리(1999), 한반도(2006), 태풍(2005) 랑 비교하면 장족의 발전이죠)
북한에 쿠데타가 나서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남한에 피난온다는 과감한 상상으로 시작해서 완벽하진 않지만 세미밀덕 수준에선 환장할 (좋은의미로) 밀리터리 씬들이 있었죠.



개성 공단지구 MLRS(스틸레인) 폭격씬,  
[PGR21 최고의 아웃풋 부기영화]에서도 어떻게 이 씬이 긴장감을 조성하는지에 대해 분석했었죠.



핵미사일 발사씬, 왜 굳이 미국이 ICBM이나 트라이던트3 같은 SLBM으로 바로 북한을 폭격하지 않고 굳이 폭격기를 동원하는지 모르겠지만 이 씬도 마음에 듭니다. 한국영화에서 이 정도로 핵미사일 발사 관련 고증이 된 장면이 있었...나?

메시지 관련해서는 생각이 좀 복잡합니다. 양우석 감독의 전작 변호인(2013)에서 송강호씨가 엄청난 열연을 보여줬던 법정씬이나 강철비에서도 굉장히 직설적으로 관객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게 보이거든요.

["압니다, 너무 잘 알지요.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가란 국민입니다! 그런데 증인이야말로! 그 국가를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이! 국가 보안 문제라고! 탄압하고 짓밟았잖소! 증인이 말하는 국가란! 이 나라 정권을 강제로 찬탈한, 일부 군인들, 그 사람들 아니야?!"]

["분단국가 국민들은 그 자체보다 분단을 정치적 이득을 위해 이용하는 자들의 의하여 더 고통 받는다."]




2. 강철비는 마음에 들었지만, 강철비 2 : 정상회담 (2020)은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극장에 가서 본 영화라 기대감을 품고 봤음에도 많이 실망스러운 영화였습니다.

변호인, 강철비, 곡성에서 멋진 연기를 보여준 곽도원이 이번엔 북한에서 쿠데타를 일으킨 장군으로 나오는데, 어째 배우가 아깝다는 생각만 자꾸 들어요. 답답하다고 해야되나.

그리고 말이 많이 나온 게 트럼프 (작중 이름은 스무트 대통령이었는데, 이건 누가봐도 트럼프를 노리고 나온 캐릭터죠)를 희화화 했다는 점, 뭐 세련되게 다뤘으면 웃겼을텐데 핵잠수함안에서 똥방구를 뀐다거나, 괴력으로 책상을 뜯어낸다거나 하는걸 보면 이걸 웃으라고 넣은 장면인지, 고도로 돌려까는 장면인지, 어떻게 반응을 해줘야 할지도 모르겠고…

메시지 전달 부분에서도 세련미가 떨어지는데 거기에 감독 특유의 돌직구 메시지 전달까지 합쳐지니 좀 많이 부담스러워지고 거부감이 듭니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크레딧이 나오는 장면에서 남한 대통령 (정우성)이 ["통일로 향하는 길은 험난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국민의 동의 없이는 통일을 이룰 수 없습니다. 이제 제가 국민 여러분께 묻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통일하시겠습니까?"] 라고 말하는데, 여기서 점점 얼굴이 클로즈업 되면서 관객이랑 눈 마주치기 직전까지 갑니다. 무슨 데드풀처럼 제4의 벽 뚫고 튀어나오겠어요. 부담시러워라.



3.  강철비 2를 보면서 들었던 또 다른 생각은, ‘북한에 핵잠수함이? 지금 있는 것도 그냥 어떻게든 SLBM 우겨넣은 재래식 잠수함 아니었나? 핵잠수함은 좀 오바 아냐?’ 였는데, 2021년 들어 김정은이 새 뉴스를 가지고 나왔죠.

https://biz.sbs.co.kr/article/10001008866?division=NAVER

김정은 “새 핵잠수함 설계 끝나…ICBM 명중률 제고”

어….음…. 네 아무튼 그렇다네요.

이와 관련해서 오늘 우리 국방부에서도 새 소식을 밝혔죠.
http://www.segye.com/newsView/20210113518194?OutUrl=naver
우리도 SLBM 지상 사출 시험을 마쳤다고 합니다. 올해 안에 바다에서도 시험 발사에 들어간다고 하고요.

그런데 제가 이해가 안가는 점은, 북한은 지금 있는 SLBM에도 핵이 있으니 MAD(Mutual Assured Destruction, 상호확증파괴) 전략이 가능하지만, 우리는 핵이 없는데, 안창호급에 SLBM을 넣어도 대체 뭘 넣어서 쏠 생각인지 모르겠습니다. 탄두 500KG짜리 SLBM이라고 해도,  지상에서 더 강하고 빠른 미사일을 쏠 수 있는데 말이죠. 보복 공격이 가능한 핵잠수함에서 핵미사일을 뺀 기묘한 옵션이랄까요.
[(전주 비빔밥에서 밥이랑 고추장이 빠진 기분입니다)] 아니면 여기에 극초음속 미사일 이런거라도 나중에 연구해서 집어넣으려고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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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생활자
21/01/14 19:07
수정 아이콘
군사적 밸런스는 답이 없어요. 균형은 깨졌습니다.
이시국에 우리가 핵폭탄 만든다고 할 수도 없고..
재처리 허용하게 해줘서 마음먹으면 단기간내로 핵무장 가능한 정도까지 가는게 최선이지 않을까요
크레토스
21/01/14 20:16
수정 아이콘
균형이 깨진게 아니라 맞춰진 상황이죠.재래식으로는 진짜 북한이 개X발리는데 핵이 있으니까요.
피알엘
21/01/14 19:26
수정 아이콘
핵잠 만드는 기술과 비용은 있다 치고 원자로는요? 경수로로 가야할텐데요?
기술 도입원이 파키스탄, 이란 등인데 이쪽은 경험이 없어서 블러핑이라고 생각해요
지하생활자
21/01/14 19:52
수정 아이콘
핵잠은 그렇다 쳐도 이미 북은 핵과 탄도미사일까지있어서 우리나라와의 균형은 완전 깨졌죠..
상대는 총들고있는데 난 칼들고 있는 상황
VictoryFood
21/01/14 21:31
수정 아이콘
총은 있는데 총을 쏘면 총소리를 듣고 경찰이 듣고 바로 잡아가는 상황이니까요.
총을 맞고 죽으나 칼을 맞고 죽으나 죽는 건 마찬가지인데 총은 쏘면 백퍼 들키고 칼은 찌를 때 안 들킬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소음기를 달려고 노력하는 거구요.
지하생활자
21/01/15 09:54
수정 아이콘
경찰도 총맞을까봐 손절할수도있죠
그게 강철비 1에서 보여준 상황 아닌가요
한국화약주식회사
21/01/14 19:36
수정 아이콘
중국도 문혁 와중에 핵잠 만들기는 했죠. 그냥 만들었다 수준이고 군사적 가치는 거의 없었지만... 어짜피 실전용 아니고 내부결속+과시용이니까요.
나주꿀
21/01/14 20:17
수정 아이콘
문혁 와중에 핵잠을 만들었다는게 더 무섭네요. 세상에나, 문혁만 없었으면 중국이 얼마나 치고 나갔을지
피알엘
21/01/14 20:39
수정 아이콘
결과물들은 상태가 좋지 않아요.
Endless Rain
21/01/14 19:55
수정 아이콘
제목만 보고 핵잠수함과 ICBM 좋아하시는 모 유저분을 떠올렸습니다
피알엘
21/01/14 20:15
수정 아이콘
미국은 ICBM 폐기할 분위기에요.
뒹굴뒹굴
21/01/14 20:14
수정 아이콘
뭐 혹시나하는 마음으로 핵무기는 없어도 SLBM까지는 준비 해놔야죠 ㅠㅠ
피알엘
21/01/14 20:16
수정 아이콘
사딸라
21/01/14 20:25
수정 아이콘
미국산 고추장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죠
나주꿀
21/01/14 20:59
수정 아이콘
생각해보니 제가 드립을 쳐 놓고도 밥이 핵무기인지, 고추장이 핵무기인지 햇갈리네요.
밥이 핵추진용 원자로고 고추장이 핵무긴가?
AaronJudge99
21/01/14 20:55
수정 아이콘
우리가 핵을 제재먹을까봐 못 만드는거지, 만드는거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지 않을까요 ..? 75년 전 미국도 만든게 핵인데..
나주꿀
21/01/14 20:59
수정 아이콘
우리가 핵을 만든다면 핵을 맞는 것보다 더 무서울 만큼의 경제제재를 맞겠죠
미국이 허락을 해줘서 만든다고 쳐도 일본이랑 중국이 옆에서 얼마나 뭐라고 해댈지....
일본도 만든다고 치면 우리보다 더 많이 만들거구요
가라한
21/01/14 23:5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자세히는 모르지만 일본이나 우리나라 같은 경우 맘 먹으면 1년에서 6개월 안에 핵개발이 가능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정치적 이유로 안 할 뿐이죠.
전에 어디서 일본이 플루토늄인가를 핵 폐기물로 필요이상 엄청 쌓아 놓고 있다고 본 거 같네요.

그리고 SLBM을 장착한 핵잠수함은 북한 입장에서는 당연한 선택이긴 합니다만.... (원래 전략 핵잠 용도가 본토가 쑥대밭이 되어도 보복할 수 있는 무기라는 측면에서 정권 안보 차원에서 최고죠.)

이게 좀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실효성에 약간의 의문이 생깁니다.
먼저 6-70년대 중국인가 소련 잠수함 카피해서 만드는 북한 잠수한 기술로 바다의 경운기가 되는 것을 피할 수 있을 것인가?

2번째로 잠수함에서 미사일을 수직 발사 하는 게 아주 아주 어려운 기술입니다. 고열을 견디기 위한 특수 소재도 개발해야하고 아니면 콜드 런치를 해야 하는데 이것도 어렵고.....

더 어려운 것은 파도치고 흔들리는 대양에서 미사일을 발사 해야 한다는 건데, 여기에 더해 미사일이 발사 되면서 잠수함의 무게 중심이 변하는데 실시간으로 이것을 보정해 주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중국 같은 경우도 이 기술을 첨 개발할 때 파도가 잔잔한 내해에서는 발사에 성공 했다가 파도가 심한 좀 먼 바다에서 발사에 실패해서 하마터면 큰 사고가 날 뻔 했습니다. 까닥 잘못하면 잠수함이 폭발하거나 침몰 할 수도 있습니다.

북한 기술 수준을 생각해 볼 때 단시간 내에 이런 부분을 극복하기가 쉽지는 않을 거라는 얘기가 많고........ 실제 완벽하게 동작하는 핵잠이 아니라 보여주기 식이랄까. 사실 좀 정치적으로 어필하려는 용도가 크지 않나 싶네요.

참고로 우리도 장보고3에 수직 발사관을 장착하려 하고 있고 현재 지상 시험이 끝난 상태입니다. 그러나 바지선을 이용한 해양 시험, 실제 잠수함에서의 시험 등 갈길이 멀죠.

물론 실제 성능이 어쨌든 북한이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한다면 우리도 핵잠이 필요한 것은 틀림없구요. 핵잠을 추적 할 수 있는 것은 같은 핵잠수함 뿐이라....
DownTeamisDown
21/01/15 01:22
수정 아이콘
북한이 정말 핵추진 잠수함을 만들면 우리도 핵잠을 만들수는 있게 해줄겁니다.
다만 핵미사일은 못들어오겠지만요.
AaronJudge99
21/01/15 08:42
수정 아이콘
???: 의원님들 예산 주세요 예산!
사딸라
21/01/15 11:26
수정 아이콘
아마 북한의 핵개발과 잠수함 개발 과정에서 죽은 사람이 한 둘이 아닐 겁니다.

구소련 우주개발에서도 그런 참사가 엄청 많았죠.
나주꿀
21/01/15 12:06
수정 아이콘
핵잠이 오랫동안 잠수하는 능력도 월등하지만 진짜 문제는 속도더라구요, 디젤이나 배터리랑은 엔진 성능차이가 팍 난다고 합니다
세인트
21/01/15 09:50
수정 아이콘
뜬금없이 뒷북이긴 한데 밥에 나물과 쵐기름만 최상급이면 (계란후라이 추가) 의외로 고추장이 없어도 비비면 먹을만합니다. 제가 그렇게 먹어봤거든요 (아니 근데 본문내용이랑 아무상관없잖)
사딸라
21/01/15 11:27
수정 아이콘
2톤짜리 백린 소이탄 + 네이팜 열압력폭탄이라면 좋은 참기름이 될 것 같습니다.
나주꿀
21/01/15 12:04
수정 아이콘
최고의 비빔밥은 냉장고에 남은 나물을 싹다 비벼서 먹는 홈메이드가 진국이긴하죠. 오래된 냄새를 감추는데 고추장이 필수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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