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자신을 둘러싼 원정출산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언론에 공개한 출산 소견서가 도리어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모양새다.
나 전 의원이 발표한 소견서를 둘러싼 의혹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소견서가 진단서·출생증명서 만큼의 증명력이 있나?
나 측 : 의사가 직접 발급한 소견서인만큼 증명력이 있다.
반론 : 소견서는 말 그대로 소견(opinion)일 뿐, 증빙력이 있는 진단서와 다르다. 소견서는 허구로 밝혀져도 아무런 법적 책임이 없지만 진단서를 조작하면 법적인 책임을 지게 된다.

2. 출생 장소가 서울대병원이라는 뜻인가?
나 측 : 서울대병원에서 발급한 소견서에 '입원', '퇴원'이라고 쓰여있지 않나
반론 : 진단서라면 맞는 말이다. 그러나 소견서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서울대병원에서 분만했는지, 혹은 환자의 주장을 소견서 형태로 발급한 것인지 알 수 없다.

3. 퇴원일로 기록된 1997년 12월 14일은 일요일, 어느 병원이 일요일에 퇴원시켜주나?
나 측 : 해명 없음
반론 : 정말 특별한 사정이 아니고선 일요일에 환자를 퇴원시키는 병원은 없다. 미국이었다면 토요일에 퇴원한 것이 된다. 오히려 원정출산 의혹을 키우는 자충수다.

4. 소견서 양식이 서울대병원 것과 다르다?
나 측 : ···.(타진요냐? 엔간히 해라.)
반론 : 서울대병원 소견서엔 위조방지 씰(SNUH 글씨가 소견서 바탕에 음영처리)이 있어야 하는 데 나 측이 공개한 소견서엔 없다. 그리고 문서 하단의 '본서에 본원의 직인이 없으면 무효임' 부분이 원본은 음영 처리돼 있으나 나 측의 소견서는 그렇지 않다.

5. 출산 소견서라며 임상적 병명 칸에 기입된 'Myoma'(자궁근종)는 무엇?
나 측 : 소견서에 최근 진단명이 잘못 기입된 것.
반론 : 이건 맞음. '소견서 부탁드려요'하는 환자 부탁을 받고 레지던트가 바쁜 와중에 소견서 양식 열고 대충 써주다 보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

6. 깔끔하게 출생증명서 까면 될 것을 왜 일을 어렵게 처리하나?
나 측 : 의사가 쓴 소견서도 못 믿는 인간들과 더 이상 무슨 말을 하겠음. 어쩜 변하지를 않아? 음모론도 좀 발전과 진화가 필요하지 않겠음?
반론 : 공신력 있는 문서나 먼저 내놓고 그런 말을 하심이 어떠심? 법적 책임도 지지 않는 소견서 한 장 딸랑 내놓고 원정출산 의혹을 돌파하시겠다? 어림 없음!

현재 진보진영 커뮤니티에선 이 문제로 떠들썩한 반면 보수진영 커뮤니티에선 애써 이 문제를 거론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뚜렷해 보인다. 나 전 의원이 야권 서울시장 후보군 중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후보인 것과 무관치 않은 듯.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출마 선언으로 잠시 2위로 밀렸다지만 여전히 국민의힘 내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임에는 분명하니까.
주류 언론들도 이번 소견서 공개와 아들 군입대 콤보로 나 전 의원이 그녀를 오랫동안 괴롭혀온 원정출산 의혹과 아들 이중국적 의혹을 털어낸 것처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바람과는 달리 소건서 공개를 단초로 오히려 의혹이 증폭되고 있으니···. 과연 이번 소견서 공개는 자충수인가? 아니면 증거를 내놓아도 믿지 못하는 '그분'들의 난동인가?
과연 PGR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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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올린 이후 금일 나경원 전 의원이 출생증명서와 출입국증명서를 공개했네요.
그렇다면 이에 대한 의혹은 말끔히 해소됐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의혹이 처음 제기됐을 때 진작에 좀 털고 가지 왜 불필요하게 욕을 들어가며 감내했나하는 아쉬움은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