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0/07/11 14:23:28
Name 우주전쟁
Subject [일반] 왜 비행기는 항상 왼편으로만 탑승할까? (수정됨)
여러분의 최근 비행기 탑승 기억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비행기의 왼편과 오른편 중 어느 쪽으로 탑승하셨습니까? 여기서 왼편과 오른편이라고 하는 것이 상대적일 수 있으니 정의를 정확히 내리자면 비행기 안에서 비행기의 기수(조종실)가 있는 쪽을 정면으로 봐라봤을 때 왼손 쪽과 오른손 쪽 가운데 어느 쪽으로 탑승을 했는지 떠올려 보십시오. 아마 백이면 백 다 왼손이 있는 쪽으로 탑승하셨을 것입니다. 왜 비행기는 항상 이렇게 왼쪽으로만 탑승할까요?


hqdefault.jpgAMS-boarding-bridge-2.jpg
올웨이즈 왼편 탑승...


이것에 대한 역사는 의외로 옛날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과거에 오늘날의 항공여행처럼 장거리 여행을 대신하던 것은 배를 타고 다니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배와 관련한 용어나 관습들이 항공업계 쪽으로 그대로 내려온 것들이 많이 있다고 합니다. 배의 선미에 장착되는 키(rudder)가 발명되기 전까지 예전 선박들은 회전을 위해서 말 그대로 노를 저어서 방향을 조절해야 했습니다. 이렇게 배의 선회를 위해서 설치되는 노 를 키잡이 노(steer oar) 또는 스타보드(starboard)라고 했는데 이 스타보드는 배의 진행방향과 나란히 봤을 때 항상 선미의 오른쪽에 설치가 되어 있었습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왼손잡이보다는 오른손잡이의 사람들이 많았고 오른손잡이의 사람들이 힘을 잘 쓰기 위해서 노 역시 배의 진행방향과 나란히 봤을 때 배의 오른쪽에 설치되었던 것이죠.


S-rdvRJpZpYkUwmj2uHbvQSaidd3ocWu0QjpKvcO8GFcWG3_KiT0JOr249P_-DTPIGN-i4MCv6aiyN-e9uZFf0tZHz8OKQtBuVlwRgwMP05Qk1KI1qPo2fIZITAC6Jh8oNwLAP2YLyZ0MlAbwrC_97zsHHsOW-Y
배의 키(rudder), 하지만 얘가 없었을 때는 어떻게...?


360px-thumbnail.jpgEDoN5OTWkAAFUQ7.jpg
스타보드


그러다 보니 배가 정박할 때는 스타보드가 설치되지 않은 반대편이 부두와 가깝게 위치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스타보드가 있는 쪽으로 접근하다가 노가 부러지기라도 하면 골치 아픈 일이 벌어졌을 겁니다. 따라서 항상 부두를 향하고 있는 쪽을 portside라고 불렀습니다. 배의 진행방향을 기준으로 해서는 이쪽이 왼쪽이 되겠습니다. 화물이 배에 선적되거나 사람이 배에 승선할 때는 항상 portside 쪽을 이용하였습니다. 이러한 전통이 비행기에도 그대로 계승이 되어서 사람은 항상 왼편으로 탑승하고, 화물 선적이나 급유, 기내식 반입 등 그 나머지 이륙 전 작업들은 비행기 진행 방향의 오른쪽에서 이루어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화물은 어쩌다 보니 사이드를 바꾸게 되었네요. 화물 보다는 사람이 우선 아니겠습니까?...^^;)


BMHaIVe.pngcopenhagen-september-aircraft-pilots-preparing-to-flight-plane-undergoes-ground-handling-refueling-airplane-101974967.jpg


다음 번 비행기를 타실 때 다시 한 번 이것을 유심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그때도 역시 여러분들은 비행기의 왼편에서 탑승하시게 될 겁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가개비
20/07/11 14:24
수정 아이콘
재미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머리부터발끝까지
20/07/11 14:25
수정 아이콘
진짜네요 크크 뒤로 타본적은 있어도 오른쪽에서 탑승해본 기억이 없네요 크크크
20/07/11 14:27
수정 아이콘
와 이건 정말 입이 딱 벌어지네요. 로마 시대 마차 바퀴와 현대의 기차 이야기 보는 듯 합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엔지니어
20/07/11 14:36
수정 아이콘
이런 글 너무 좋아요.. 흐흐
이오니
20/07/11 14:46
수정 아이콘
생각해보니 왼쪽에서만 탔네요.
VictoryFood
20/07/11 14:49
수정 아이콘
우왕 신기합니다
20/07/11 14:49
수정 아이콘
우왕 크크크크 잼나네요
20/07/11 15:07
수정 아이콘
비행기를 왼편으로 탑승하는 이유는 문이 왼편에 있긴 때문입니다(진지).
silent jealosy
20/07/11 16:29
수정 아이콘
끄덕
20/07/11 15:23
수정 아이콘
오 생각해보니 항상 왼쪽에서 탄거같기도하네요 크크크크
VinnyDaddy
20/07/11 15:31
수정 아이콘
port와 starboard의 어원이 궁금했는데 이거였군요. 감사합니다.
20/07/11 15:40
수정 아이콘
오른쪽에도 문은 있는데, 항상 왼쪽으로 탑승했습니다??!
파핀폐인
20/07/11 15:49
수정 아이콘
우오오오옹 감사합니다
피우피우
20/07/11 16:02
수정 아이콘
탑승 방향은 신경도 안 쓰던 내용인데 돌이켜보면 항상 왼쪽으로 탔네요. 재미있는 글 감사합니다.

갑자기 궁금한 건 동양의 배도 마찬가지였을까 하는 점...?! 오른손잡이들이 힘을 써야 해서 오른 쪽에 뒀다면 동양도 마찬가지일 것 같긴 하네요.
농담곰
20/07/11 16:02
수정 아이콘
와 크크크 살면서 수십번 타본 비행긴데 이런건 전혀 생각도 못해봤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이디어트
20/07/11 16:22
수정 아이콘
좌현 접안하면 port가 보이고
우현으로는 별이 보여서 starboard라고 알고 있었는데 steer oar가 뿌리였군요 신기하네요 크크
20/07/11 16:36
수정 아이콘
오... 직접 연결되는 통로나
활주로 걸어가세 계단 올라갈때 다 왼쪽이었던거 같아요...

이런사연이 있었군요
20/07/11 16:37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20/07/11 16:48
수정 아이콘
항상 재미있게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캐러거
20/07/11 16:50
수정 아이콘
와 진짜 이런글 너무 좋아요!
20/07/11 17:01
수정 아이콘
오 재밌는 글 감사합니다.
Cafe_Seokguram
20/07/11 17:37
수정 아이콘
이런 글 읽으려고 PGR옵니다. 감사합니다
유념유상
20/07/11 17:38
수정 아이콘
배와 배가 만나면 좌현으로 지나가는 이유
파르릇
20/07/11 17:48
수정 아이콘
비행기글 보니 비행기 타고 싶네요 ㅠㅠㅠㅠㅠ
20/07/11 18:10
수정 아이콘
와 이건 정말 그렇게 비행기 타면서 생각도 못해봤네요 감사합니다
20/07/11 19:52
수정 아이콘
좌현은 PORT (4글자) + 우현은 STARBOARD (9글자) 이 개념으로 함내에서 함의 중심선을 기준으로 왼쪽은 홀수로 프레임을 나누고 오른쪽은 짝수로 프레임을 나눈다고 배웠는데 이름의 유래는 처음 알았네요. 감사합니다.
치킨은진리다
20/07/13 16:12
수정 아이콘
(수정됨) 항공관련 용어중 상당수가 선박관련된 용어에서 따왔죠. 유투브에 검색하시면 항공관련 좋은영상 많은데 외국은 캡틴조, 한국은 가랑비 추천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1280 [일반] 이제 독일에서는 14세 이후 자신의 성별을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습니다. [303] 라이언 덕후19579 24/04/15 19579 2
101278 [일반] 전기차 1년 타고 난 후 누적 전비 [55] VictoryFood12356 24/04/14 12356 8
101277 [일반] '굽시니스트의 본격 한중일세계사 리뷰'를 빙자한 잡담. [38] 14년째도피중8529 24/04/14 8529 8
101276 [일반] 이란 이스라엘 공격 시작이 되었습니다.. [54] 키토15600 24/04/14 15600 3
101275 [일반] <쿵푸팬더4> - 만족스럽지만, 뻥튀기. [8] aDayInTheLife5910 24/04/14 5910 2
101274 [일반] [팝송] 리암 갤러거,존 스콰이어 새 앨범 "Liam Gallagher & John Squire" 김치찌개3044 24/04/14 3044 0
101273 [일반] 위대해지지 못해서 불행한 한국인 [24] 고무닦이7548 24/04/13 7548 8
101272 [일반] [강스포] 눈물을 마시는 새 고이(考異) - 카시다 암각문 채우기 meson2928 24/04/13 2928 4
101270 [일반] 사회경제적비용 : 음주 > 비만 > 흡연 [44] VictoryFood7559 24/04/12 7559 4
101268 [일반] 북한에서 욕먹는 보여주기식 선전 [49] 隱患9942 24/04/12 9942 3
101267 [일반] 웹툰 추천 이계 검왕 생존기입니다. [43] 바이바이배드맨7731 24/04/12 7731 4
101266 [일반] 원인 불명의 고양이 신경·근육병증 다수 발생...동물보호자 관심 및 주의 필요 [62] Pikachu11938 24/04/12 11938 3
101265 [일반] [강스포] 눈물을 마시는 새 고이(考異) - 암각문을 고친 여행자는 누구인가 (2) [11] meson3474 24/04/11 3474 4
101264 [일반] [강스포] 눈물을 마시는 새 고이(考異) - 암각문을 고친 여행자는 누구인가 (1) [4] meson5502 24/04/11 5502 3
101263 [일반] 이제는 한반도 통일을 아예 포기해버린듯한 북한 [108] 보리야밥먹자15806 24/04/11 15806 4
101262 [일반] 창작과 시샘.(잡담) [4] aDayInTheLife3785 24/04/10 3785 1
101261 [일반] 읽을 신문과 기사를 정하는 기준 [10] 오후2시4008 24/04/10 4008 8
101260 [일반] 자동차 전용도로에 승객 내려준 택시기사 징역형 [46] VictoryFood7881 24/04/10 7881 5
101258 [일반] 시흥의 열두 딸들 - 아낌없이 주는 시흥의 역사 (7) [5] 계층방정3173 24/04/10 3173 7
101256 [일반] [약스포] 기생수: 더 그레이 감상평 [21] Reignwolf3195 24/04/10 3195 2
101255 [일반] 저희 취미는 연기(더빙)입니다. [7] Neuromancer2990 24/04/10 2990 11
101254 [일반] 알리익스프레스발 CPU 대란. 여러분은 무사하십니까 [58] SAS Tony Parker 9559 24/04/10 9559 3
101253 [일반] [뻘소리] 언어에 대한 느낌? [40] 사람되고싶다4347 24/04/09 4347 1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