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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25 14:52
일종의 이상향 내지는 유령같은 유럽이군요. 유럽인들마저도 유럽이란 유령인 것. 우리나라에서는 예전 미제 일제 가리는 거랑 비슷한게 아닐까 혼자 생각해봅니다. 정밀 기계부품은 역시 일제지 등등..
20/05/25 14:58
이전 어느 역사책에서는 중국과 유럽을 비교하더군요. 중국은 진시황 이후로 통일왕조가 계속 들어섬으로써 '하나의 중국'이라는 인식이 강해진 반면, 유럽은 그렇게 되지 못했다는게 차이라고 얘기하면서요. 그런 면에서 볼때, 19세기 유럽인들의 서로에 대한 인식은 옛날 춘추전국시대 중국인들이 서로를 인식하던 느낌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어쨌든 같은 하늘 아래 사는 인간' '먼땅에 사는 오랑캐들과는 다른, 우리와 같은 인간' 같은 개념이 그 당시에도 있지 않았을까요?
20/05/26 08:54
맞습니다. 나폴레옹이 그런식으로 스페인을 무시했었죠. 16세기 당시에는 스페인이 유럽최강국으로 군림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멸시당하다니..ㅠㅠ
20/05/25 16:53
유럽과 중국은 비슷한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단 유럽은 로마 멸망 이후 계속 분열된 채로 살아왔고 중국은 흩어지면 세상이 어지러워지고 통일왕조가 되면 평화가 찾아온다는 믿음 때문에 하나의 중국을 지향한다는 점이 큰 차이인듯.
20/05/25 17:02
유럽이라는 정체성은 중동 문화권이랑 아웅다웅하면서 생겼다고 봐야하지 않나 싶네요. 사라센이 아랍이 되고 프랑크인이 유럽이 된 느낌. 더 이전으로 보면 로마가 있겠고요. 어차피 로마도 내내 중동지역이랑 아웅다웅 했으니.
중국은 자체로 대륙 혹은 아대륙 사이즌데 그냥 중국 하나가 유럽권 정도랑 맞먹는다고 봐야하지 않나 싶네요. 대체로 하나의 중국으로 유지된 게 신기한거지. 동북아 3국은 한자문화권으로 자기들끼리 필담정도는 항상 가능했단 면에서 일체감이 없진 않죠. 중국이 항상 문명의 중심이었고. 사실 유럽에서 각국 혹은 각 민족간의 이동 이런 얘길 하면서 유럽은 개방적이다 라고 하는게 좀 묘한 느낌도 듭니다. 중국은 어쨌든 하나의 국가로 돌아가면서도 인종적/문화적으로 유럽 각국만큼이나 차이가 났을 것 같은데... 좀 심하게 말해서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차이랑 100년 전 서울말 제주도말 차이랑 비교하면 비슷하거나 서울말 제주도말 차이가 더 클수도 있지 않을까요? 중국 각 지방의 사투리는 아마 유럽으로 치면 인접한 나라 말보다 더 차이가 컸을 것 같네요.
20/05/26 08:57
같은 맥락에서 십자군 전쟁 당시 프랑스인, 독일인인, 영국인, 헝가리인, 이탈리아인이 공동의 이상과 목표를 위해 협조한 것이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도 사실 월, 객가, 선비, 여진, 화북, 광동 등 여러 언어와 지역이 합쳐진 것임을 생각해보면 우리가 중국지역에 사는 이들을 모두 중국인이라고 부르는 것도 유럽에 사는 모든 이들을 유럽인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겠습니다.
20/05/25 19:04
전쟁범죄 자기반성과 인권적인 문제에서는 장사속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럽인들 입장에서는 전쟁과 전쟁범죄로 점철된 자국역사인데 만행은 전혀 새로운게 아니지요. 다만 자신들이 최고의 지위에 있을때 최대의 범죄를 저질러도 성공하지 못했으니 세일즈맨의 자세로 전환한거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백년전은 기독교를 앞세워서 약탈하려 하였고 지금은 인권을 앞세우는걸로 비춰집니다. 다만 미국만큼 노골적인 요구를 하지 못할뿐 마음속은 그렇다는 거죠.
20/05/26 08:59
아뇨.. 장사가 아니고 신념입니다. 물질적 이익이 아니라 형이상학적 신념을 위해 목숨바치는 종교적 열의는 유럽인들 종특입니다.
20/05/26 11:35
개개인으로서 관점을 떠나서 말이죠. 천주교의 이름으로 목숨을 바친 유럽 순교자도 신념이었겠죠... 그것을 이용한 제국주의자는 목숨 장사를 한거고요.
유럽인들 22년간 상대해보고 내린 제 결론은 1)중국인은 겉으로 교활하지만 얘내는 속까지 교활하다. 2)자신의 진짜 모습까지도 현실적 이득을 위해 포장판매에 능숙하다 입니다. 자신의 진짜 모습이 사상적 부분에 있는 경우 목숨을 바치는 열의가 있죠... 그리고 그것의 진짜 목적을 간과할 경우에는 속아서 큰 대가를 치루게 됩니다.
20/05/25 19:07
진시황이 중국의 기초를 세웠다면, 시저가 유럽의 기초를 세웠다고 할 수 있겠죠. 덧붙이자면 기독교를 공인한 콘스탄티누스겠고요.
동양에서는 우리편 vs 외적으로 나눴지만, 서양에서는 같은 기독교인을 노예로 삼지 않는 것이 국룰이다보니 우리편 vs 어찌됐든 유럽(기독교)인 vs 외적으로 갈렸던 점도 중요하게 작용하지 않았나 합니다. 그리고 민족에 기반한 중앙집권체제 국가가 꾸준히 들어섰던 한/중과 달리, 유럽 국가들의 싸움은 사실상 친척들 간의 싸움이었던 것도 크겠죠. 영주들 따라가며 색칠놀이 하면 지도가 알록달록해지는 판에, 정복군주도 아니면서 생판 외국서만 살다 어느 날 갑자기 상속으로 왕 해먹는 경우도 있었으니 사람들이 봉건식 M&A(?)에 익숙해져 있었던 탓도 있겠다 싶습니다.
20/05/26 09:02
로마제국은 엄밀히 말하면 지중해제국이었고, 지중해문명을 유럽문명이라고 간단하게 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주류 정설은 유럽은 로마제국 멸망 후 지중해문명과 게르만문명이 융합하여 탄생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물론 말씀하신 것과 같이 유럽인들이 봉건적 M&A에 익숙해져있었다는 것은 유의미한 경험입니다. 봉건적 M&A... 표현이 참 좋네요 크크.
20/05/25 19:46
중국은 점점 이민족을 흡수하면서 한족화가 되었는데, 유럽은 이민족을 흡수했어도 로마화가 안 된게 차이겠죠.
그리고 그 이유는 중국은 황하를 중심으로 나라가 확장되었지만, 유럽은 지중해를 유지하지 못한게 차이라고 봅니다. 지중해를 계속 유지하고 있었다면 유럽과 북아프리카, 근동이 지중해를 중심으로 동일성을 유지했을 거 같아요.
20/05/26 00:02
종교와 정치 분리도 큰 거 같아요. 중국은 한족화도 크지만 그 기반엔 사실상 황제에게 모든 것이 몰리는 제정일치가 있거든요.
동아시아 문화권이 괜히 제례나 의식에 목을 맨 게 아니고. 동아시아는 황제나 왕이 종교와 정치 모두를 꽉 잡고 있으니 신민들이 그런 면에서 상당한 일치감을 가지고 있었겠지만, 유럽은 교회가 보편법을 논하고 있으니까 위에서부터 아래로 힘이나 정당성을 투사하기가 상당히 힘들었을 거예요.
20/05/26 06:37
폴란드가 홀로코스트와 관련해서 어떤 책임이 있는건가요? 현제 폴란드 거주중인데 그 부분으로 생각해본적이없어서요. 홀로코스트 당시 독일치하였기도 하고, 그냥 유럽인 교양으로성 홀로코스트 반성을 의미하시는 건가요?
20/05/26 07:27
폴란드인들이 독일 치하에서 유대인 학살에 상당히 적극적으로 협조한 것으로 압니다. 전후에는 독일에 모든 것을 전가하면서 자기들은 그런 적 없었던 걸로 입을 씼었죠.
20/05/26 15:05
외부인이 보기에는 하나로 뭉뚱그려서 생각하는게 편하니까요. 서양인들도 한중일을 하나로 묶어서 동아시아인으로 보지 않을까요?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얘기하면 당장 반박이 날아오겠지만.
어느 집단이든 밖에서 보면 다 거기서 거기고, 안에 있으면 디테일이 보이는 법이죠. 국가든, 회사든, 종교든... 기독교의 이단논쟁이나, 운동권이 NL, PD 나누는거나 밖에서 보면 다 그 나물에 그 밥인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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