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0/01/15 14:58:14
Name aurelius
Subject [일반] [단문글] 이와쿠라 사절단의 규모와 일정 (수정됨)

메이지 유신 직후 일본은 대규모 사절단을 파견하여 유럽각국을 시찰하였습니다. 본래 사절단의 목적은 일본과 서구열강의 불평등조약 개정이었지만, 당사자 본인들도 조약개정을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았고 대신 서구열강의 실체를 직접 눈으로 보고 또 무엇을 배워야할지 판단하기 위해 여행에 떠났습니다. 정부의 실세 최고지도부가 단체로 2년 가까이 나라를 비우는 일은 세계사적으로도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인데, 이들의 규모와 일정을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규모: 사절단 46명, 수행원 18명, 유학생 43명으로 총 107명

  대사급: 이와쿠라 도모미 (당시 정부 수반)

  장관급: 오쿠보 도시미치, 기도 다카요시, 이토 히로부미 

  방문국가: 미국(8개월), 영국(4개월), 프랑스(2개월),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3주), 러시아(2주), 덴마크, 스웨덴,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 12개국 방문. 아라비아해, 인도, 스리랑카, 싱가포르, 홍콩, 상하이 거쳐 귀국 (싱가포르, 홍콩, 상하이에 대한 기록도 남김)

  소요경비: 약 50만 달러, 현재 환율로 약 100억엔 (당시 국가 예산의 1%) 

  사절단 평균 나이 32세, 최연로 이와쿠라 도모미가 47세, 최연소는 18세


이를 통해 볼 수 있는 건 당시 정부 실세들이 대부분 젊은 층이었고, 이들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명목상 최고수반이었던 이와쿠라 도모미는 40대 후반이었으나 실제 국정을 좌지우하던 이들은 대부분 30대 중후반이었습니다. 동시에 중국이나 조선의 실권자들에 비하면 굉장히 젊은 층에 속하는 사람들로, 젊음 특유의 에너지 때문인지 아주 정열적이었습니다. 


한편 사절단에는 정부관료와 정치인들 뿐만 아니라 다수의 유학생들도 동행했는데, 이들은 사절단의 귀국 이후에도 계속 현지에 체류하여 학업을 계속하였습니다. 


주로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에 유학을 시켰고, 이들 중 일부는 프랑스의 민권사상에 감화되어 추후 일본의 민권운동을 주도하기도 했고 (대표적인 인물이 나카에 초민입니다. 그는 장자크루소의 사회계약론을 일본에 소개하고 자유민권운동의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 또 일부는 군사교관이 되었으며 또 다른 일부 하버드 대학 등 미국의 유수 대학을 졸업하여 일본에서 의사, 물리학자 또는 법률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와쿠라 사절단 귀국 후 쿠메 쿠니타케라는 서기관은 오늘날 단행본으로는 총 5권, 당시 책으로는 100편에 달하는 보고서 겸 시찰일기를 남겼고, 일반 대중에 공개했습니다. 이것이 미구회람실기라 불리는 책이고, 여행지마다 해당 국가의 역사와 지리, 풍속과 강점 등을 소개하였으며 해당 국가에서 있었던 에피소드와 인상적이었던 점들을 서술하였습니다. 


오늘날 우리나라 국회의원 외유성 해외시찰과 비교하면, 여전히 배울점이 많은 부분입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은 해마다 각종 명목으로 의원외교 한답시고 해외 여기저기 가는데, 보도자료용 1~2페이지 보고서 말고 반드시 상세한 보고서를 남겨 국회 홈페이지에 올렸으면 좋겠네요. 


그것이 어렵다면 해외에 주재한 우리나라 외교관들이 해당 국가에 대한 에피소드 등을 블로그 형식으로 남기는 활동, 또는 특정 국가에 체재하고 있는 우리 언론사 특파원들이 본인들이 업으로 하는 단문 기사 말고, 특집 기획으로 해당 국가의 제반 동향 관련, 본인들이 관찰한 것에 대한 에세이를 최소 1주 단위로 정기적으로 올리면 어떨까 싶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0/01/15 15:05
수정 아이콘
국가예산의 1%를 썼다니 대단하네요..
Sardaukar
20/01/15 15:12
수정 아이콘
이와쿠라 도모미는 볼때마다 김종필이 떠오르네요
왕십리독수리
20/01/15 16:34
수정 아이콘
당시 일본 정부 1년 총 예산이 현재 우리돈 10조에 달했다는 뜻이네요...
20/01/17 18:49
수정 아이콘
참으로 좋은 제안인 듯해서 널리 읽혔으면 하는데 아쉽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4096 [정치] 조원진과 갈라선 홍문종, 전광훈‧변희재 등과 통합 모색…총선 전 신당 가능성도 [28] 나디아 연대기8550 20/01/20 8550 0
84095 [일반] 안나푸르나 한국인 교사 실종과 국비외유 [74] 치열하게13795 20/01/20 13795 5
84092 [일반] 넷플릭스에서 지브리 작품 21편을 전세계 서비스 예정. [31] 삭제됨11704 20/01/20 11704 2
84091 [일반] 한국(KOREA)형 경제전략모델(2) [3] 성상우5183 20/01/20 5183 2
84090 [정치] 불교계에 육포선물이 왔다고 합니다. (정치) [148] 이른취침15318 20/01/20 15318 0
84089 [일반] [역사] 유길준의 서유견문에 대한 고찰 [1] aurelius7852 20/01/20 7852 4
84088 [정치] 안철수 입국 기자회견 전문 '실용적 중도정치 실현하는 정당 만들겠다.' [113] 니지12268 20/01/20 12268 0
84087 [일반] 영국 식민지 깃발들의 바탕색이 빨강, 파랑인 이유 [20] 삭제됨7682 20/01/20 7682 16
84086 [일반] 용돈의 정의 (feat. 유부남) [64] 카미트리아10891 20/01/20 10891 0
84085 [일반] 이국종 교수가 외상센터장 자리에서 물러납니다. [76] 시원한녹차14076 20/01/20 14076 0
84082 [정치] 원내 정당이 하나 더 생겼네요. [43] 유료도로당14226 20/01/19 14226 0
84081 [일반] [역사] 1906년 어느 조선 지식인의 기고글 [17] aurelius9218 20/01/19 9218 6
84080 [일반] 롯데 신격호 명예회장 별세. 향년 99세 [15] 독수리의습격11576 20/01/19 11576 0
84079 [정치] 유승민 "박근혜 빨리 사면됐으면…정치권 전체 노력해야" [133] 나디아 연대기17057 20/01/19 17057 0
84078 [일반] 아직도 영국 의회에서 사용하는 몇가지 중세 노르만 불어구절 [18] 삭제됨6700 20/01/19 6700 3
84076 [정치] 앞으로 민주당을 찍지 않기로 다짐한 이유 [104] antidote19090 20/01/19 19090 0
84075 [일반] [역사] 1919년 어느 한 조선인 노스트라다무스의 기고글 [33] aurelius14026 20/01/19 14026 19
84074 [일반] 한국의 미래 인구수를 계산해봤습니다. [105] Volha16159 20/01/19 16159 9
84073 [일반] [역사] 1919년 김규식은 파리에서 무엇을 주장했는가? [2] aurelius8000 20/01/18 8000 4
84072 [일반] 겨울왕국은 아렌델의 영토확장을 동화적으로 풀어낸 프로파간다 [23] VictoryFood12592 20/01/18 12592 21
84071 [일반] 인구론은 아직 유효한것 같습니다. [15] 삭제됨8152 20/01/18 8152 0
84070 [일반] 부산도 지역화폐가 나왔습니다. [27] style13930 20/01/18 13930 0
84069 [일반] 최후의 승자(2) [2] 성상우5621 20/01/18 5621 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