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9/11/24 18:10:35
Name aurelius
Subject [일반] [역사] 요즘 꽂힌 주제, 인도양과 동아시아의 무역
요즘 굉장히 흥미있게 읽고 있는 책이 하나 있는데, 신기하고 재미있는 내용이 많아서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한 번 정리해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대항해시대 이후 인도양과 동아시아의 바다 그리고 유럽과 아메리카가 연결되어 거대한 무역망을 형성한 시기의 이야기인데요, 우리가 평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커더란 영향을 각 지역에 다양한 방면으로 끼쳤더군요.

에피소드 1. 포르투갈 선교사와 무역상인들은 일본에 조총을 건내주었고, 한편 포르투갈의 선교사들은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통해 중국을 기독교국가로 만들 생각을 품어 그의 대륙진출 계획에 찬성

에피소드 2. 네덜란드 상인들은 경쟁자를 제거하기 위해 일본 측에 천주교 국가들은 선교사를 앞세워 정복을 꿈꾸니 이들을 모두 배척해야 한다고 계속 선전. 그리고 이들의 동향을 정기적으로 보고 (19세기까지 지속되었고 아편전쟁의 결과를 정확히 알려주었던 네덜란드 풍설서는 원래 포르투갈과 스페인 동향을 알려주기 위해 탄생한 것이었습니다)

에피소드 3. 명나라의 해금령 + 명나라의 멸망은 대량의 유민들을 양산. 동남아 등지에 화교네트워크가 퍼지게 된 결정적 계기. 네덜란드 상인들은 화교 상인들과 손을 잡고 동남아 등지에 적극 진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는 네덜란드 자본과 화교 자본 및 노동력의 합작품. 그런데 네덜란드는 화교를 몰아내기 위해 현지 주민을 선동하여 화교 대학살(1740)이라는 사건 발생

에피소드 4. 미국독립전쟁은 중국산 차를 밀수하던 밀수업자들의 선동에 의해 촉발. 원래 차 무역은 영국동인도회사의 독점적 특권이었으나 많은 미국상인들은 동인도회사를 거치지 않고 밀수. 그런데 영국이 이를 근절하기 위해 동인도회사의 물건을 아메리카대륙에 반값에 덤핑하기 시작하자 밀수업자들이 봉기 (보스턴 차 사건)

에피소드 5. 유럽과 인도양 그리고 동아시아의 무역에서 큰 돈을 번 사람들 중 유대인, 아르메니아인, 페르시아인 다수 존재. 특히 동방의 로스차일드로 알려지고 영국에서도 크게 활약한 사순(Sassoon)가문은 이라크계 유대인. 원래 바그다드의 부호로 인도양, 동아시아 무역에 참가하여 큰 돈을 벌었고, 후손들은 런던에 정착

에피소드 6. 상품의 이동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권/인종의 사람들이 이주하면서 세계의 풍경을 완전히 뒤바꿈. 화교의 동남아 확산, 유럽인들의 이주, 인도인들의 동아프리카, 동남아, 동아시아 진출...  등 사람들간의 상호작용이 어떻게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내고 다시 역사의 향배에 영향을 끼치는지.

18-19세기의 아시아는 대단히 흥미로운 시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韩国留学生
19/11/24 18:14
수정 아이콘
오호
크리넥스
19/11/24 18:27
수정 아이콘
와... 지금까지 보스턴 차 사건이 영국이 차에 세금을 먹여서 비싸게 파니까 대중들이 분노해서 일어난 사건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사실은 전혀 달랐군요;;
동년배
19/11/24 18:50
수정 아이콘
사순 가문이 남긴 흔적은 지금도 인도 상해 홍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인도-상해-홍콩이 상징하듯이 팔아먹은건 그 상품.
고란고란
19/11/24 19:02
수정 아이콘
저게 오스만 제국이 후추 판매가를 올리면서 일어난 스노우 볼인 걸 생각하면 그렇게 굴러간 역사도 참 흥미롭죠.
라방백
19/11/24 19:19
수정 아이콘
제 아이디의 주인공인 라방백도 그시절 사람입니다. 18세기 동남아에 퍼진 화교들뿐 아니라 다양한 중국계 기업 혹은 국가(대표적으로 난방공사)와 동인도회사 및 유럽열강과의 갈등이 있었고 중국계 기업/국가들의 대부분은 청나라의 비호를 받았기 때문에 이 갈등은 18세기초부터 청나라가 급속히 약화되는 19세기 말까지 지속되었던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청나라의 약화와 함께 열강들이 동남아시아를 완전히 자신들의 식민지화를 시켰고 이 시기 화교들이 전세계로 퍼져나가기도 했습니다. 그때 미국으로 넘어간 사람들이 미국 화교 1세대로 알고 있구요
19/11/24 20:33
수정 아이콘
http://dylanzhai.egloos.com/
벌써 보셨을 블로그일진 모르겠으나 대항해시대 이후 본격화된 세계무역사에 대해 인터넷에선 최고의 컨텐츠를 보유한 블로그라 생각합니다(다른 곳도 있겠지만 제가 본 범위 안에선...)
16세기 경제사 잡담부터 읽기 시작하시면 현재 관심 가진 주제에 작으나마 도움이 되실테고 재미도 보장합니다. 전 근 한달을 붙들고 눈이 빨개지도록 즐겁게 읽은 기억이 있네요.
새강이
19/11/24 21:25
수정 아이콘
좋은 블로그 감사합니다!
이것봐라
19/11/24 20:37
수정 아이콘
혹시 책 제목좀 알수있을까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소재라 관심이 가네요.
콩사탕
19/11/24 20:48
수정 아이콘
이런 소재로 제일 좋은 책은 주경철 교수의 대항해시대죠.
이것봐라
19/11/24 20:59
수정 아이콘
추천 감사합니다~
aurelius
19/11/24 21:11
수정 아이콘
하네다 마사시 선생의 “東インド会社とアジアの海”라는 책입니다 :)
강미나
19/11/24 21:24
수정 아이콘
대항해시대 이전 12세기 전후 인도-동남아-동북아 무역망 이야기도 꿀잼이죠.
구겐하임
19/11/25 01:04
수정 아이콘
(수정됨) 교보문고 사이트에서 검색해보니 국내 번역본이 있네요, 절판이긴 하지만. 읽어보고 싶은데 아쉽네요.
- 하네다 마사시, 동인도회사와 아시아의 바다, 이수열, 선인, 2012년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4073 [일반] [역사] 1919년 김규식은 파리에서 무엇을 주장했는가? [2] aurelius7247 20/01/18 7247 4
84067 [일반] [역사] 19세기 조선 지식인들의 정말 아무것도 몰랐을까? [23] aurelius10829 20/01/18 10829 4
84053 [일반] [역사] 16세기 스페인의 중국 정복 계획 [49] aurelius13388 20/01/16 13388 14
84038 [일반] [단문글] 이와쿠라 사절단의 규모와 일정 [4] aurelius8544 20/01/15 8544 4
84029 [일반] [여행후기] 이스탄불, 상트페테르부르크, 모스크바 [19] aurelius9491 20/01/14 9491 14
84017 [일반] [역사] 19세기 일본의 세계일주 미구회람실기의 서문 [4] aurelius7798 20/01/13 7798 5
84014 [일반] [역사] 1873년 어느 일본인의 러시아 인상 [12] aurelius9319 20/01/13 9319 5
84010 [일반] [역사] 1873년 어느 일본인의 로마여행 후기 [10] aurelius11398 20/01/12 11398 8
83938 [일반] [단상] 미국의 이란사령관 솔레이마니 암살에 대한 생각 [136] aurelius20580 20/01/05 20580 16
83923 [일반] [속보] '이란 군부실세' 솔레이마니 쿠드스 사령관 미군공습에 사망 [136] aurelius21631 20/01/03 21631 7
83910 [일반] 스포) 넷플릭스 메시아 정주행 소감 [14] aurelius22712 20/01/02 22712 0
83877 [일반] [단상] 한국의 넷상 제노포비아, 안타까운 현실 [60] aurelius12704 19/12/29 12704 36
83862 [일반] [역사] 태국의 그리스인 총리 - 콘스탄틴 파울콘 [3] aurelius13033 19/12/27 13033 12
83764 [일반] [단상] 진정한 미국의 시대가 이제부터 시작하는거라면? [43] aurelius13564 19/12/16 13564 15
83671 [일반] [영상] 스페인 왕가를 이을 14세 소녀 [16] aurelius15439 19/12/08 15439 0
83659 [일반] [프랑스] 프랑스 150만 총파업, 마크롱 정부의 위기(?) [55] aurelius16084 19/12/06 16084 6
83655 [일반] [단상] 이슬람세계는 왜 현대문명(서구문명)에 적응하지 못했던걸까? [33] aurelius11442 19/12/06 11442 10
83618 [일반] [신작] 멕시코의 정복자 '에르난 코르테스' 예고편 [67] aurelius13394 19/12/03 13394 0
83607 [일반] [단상] 멕시코 같은 문제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56] aurelius14215 19/12/02 14215 13
83557 [일반] [역사] 16~17세기 일본의 필리핀 침공계획 [18] aurelius12514 19/11/27 12514 8
83549 [일반] [토막글] 중국 한국 일본에게 아시아란? [31] aurelius11653 19/11/26 11653 13
83538 [일반] [역사] 인물 중심의 역사서 또한 읽어야 하는 이유 [12] aurelius9093 19/11/25 9093 6
83528 [일반] [역사] 요즘 꽂힌 주제, 인도양과 동아시아의 무역 [13] aurelius9331 19/11/24 9331 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