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몽드 기자 필립 폰스가 저술한 북한 관련 저서 (2016作) 입니다. 그는 35년 동안 동아시아 전문기자로, 주로 일본과 한국에서 활동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는 프랑스어, 영어, 일본어 그리고 한국어도 모두 유창하게 구사한다고 합니다
전에는 일본 관련 서적을 여럿 썼는데 "에도에서 도쿄", "히로시마에서 후쿠시마" 등이 있습니다.
아무튼 이번 저서의 제목은 "북한: 변신하고 있는 게릴라 국가" 인데요...
제목에서 와다 하루키의 영향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실 와다 하루키 선생이 먼저 "유격대 국가"라는 책을 저술한 바 있지요.
총 720페이지에 달하는 책인데, 내용은 식민지시대부터 해방의 혼란 그리고 소련군의 진주와 북조선인민위원회의 설립, 조만식과 김일성의 갈등 등 북한 내부의 갈등과 변화 그리고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시대의 정치적, 외교적, 경제적 주요 흐름을 체계적으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에 이해관계가 거의 없는 프랑스인이 이 정도로 자세하고 방대한 책을 썼다는 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일제시대 당시 한반도 역사상 처음으로 대규모로 퍼진 코리안 디아스포라에 주목한 것도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만주에 100만 가량, 일본에 200만 가량)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참고문헌입니다.
기자가 쓴 책 중에서 이 정도로 방대한 참고문헌을 활용한 사람은 지금까지 본 적이 없습니다.
전자책 형식으로 갖고 있어서 참고문헌을 Word에다가 Copy & Paste 해보니
Times New Roman 폰트 Size 9 point로 해서 무려 A4 20장이 나옵니다.
북한 관련 주제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들어봤을 이름들 모두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는 1차 사료는 물론 한국, 일본, 미국, 러시아 측 전문가들을 모두 참고하였습니다.
서대숙, 서동만, 와다 하루키, 안드레이 란코프, 빅터 차, 스티븐 해거드, 마커스 놀랜드, 백학순, 문정인, 찰스 암스트롱, 테사 모리스 스즈키, 정성장, 정재호, 존 델러리, 존 다우어, 애나 파이필드, 뤼디거 프랑크, 후지모토 겐지, 지그프리드 헤커, 이시마루 지로, 김병연 등....
해당 분야에 관심있으신 분이라면 분명 익숙한 이름들일 것입니다.
이외에도 그가 참고한 문헌은 굉장히 많습니다.
사실 북한전문서적이라고 하는 한국책에서도 이러한 광범위한 참고문헌을 활용한 책을 본적이 없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북한관련 서적은 엄청 많이 출판되고 나름 관심도 높은 거 같지만
그 중 상당수가 불쏘시개 급이라는 게 참 답답하고 안타깝기도 합니다.
상당한 수준급의 책임에도, 번역본이 없다는 게 아쉬울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