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9/09/22 22:37:16
Name i_terran
File #1 생각에_대한_생각.jpg (157.6 KB), Download : 51
Subject 심리학자가 노벨 경제학상을 받다 책 <생각에 대한 생각> (수정됨)


독서를 하기 힘들었는데,
최근 도서 정액제 어플 + 블루투스 이어폰로 독서를 즐깁니다. 책을 듣고 있습니다.
그렇게 많은 책을 보다가 데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대한 생각>을 추천받았고
정액제에 포함되지 않는 책이라서 따로 돈을 내고 사서 읽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명저로 뜬 <넛지>나
1만시간의 법칙으로 유명한 말콤그래드웰의 <아웃라이어> 등도 좋지만
결국 인간이 '판단'을 해야하는 행위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생각에 대한 생각>이란 이책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러나 이책을 읽고 즐겁고 행복할거라고 말씀드리진 못하겠습니다.
길어도 슈카형 썰을 듣듯이 술술 읽히는 <사피엔스>같은 책이 있지만,
이 책은 읽는 내내 고통스럽게 뼈를 쇠톱으로 갈아줍니다.
그래서 읽는데 통상5배의 시간이 들었습니다.

인간은 시스템1(직관체계) 시스템2(추론체계) 2가지로 사고하는데
인간이 저지르는 수많은 오류는 모두 어떤 현상을 맞이할 때 즉시 떠오르는
사고시스템1(직관체계)에 기인합니다.
근데 정말 이 시스템1에 의존하는 인간이 가축동물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납득하게 해줍니다.

판단을 업으로 삼는 전문가인 판사들도 점심시간 직전에는
가석방 판단이 현저히 줄어든다든지
농구에서 연속 3점슛 5번으로 성공한 선수가 그날의 '핫핸드'라고 생각되지만,
알고보면 통계의 표준편차 안에서 일어나는 우연이라든지
실제로 확률이 낮은 일을 더 확률이 높은 일로 생각한다든지

한마디로 과거에 현상을 두고 맞다 틀리다에 대해서 가치판단을 했던
모든 인간은 이 책에 나오는 수많은 편향오류 사례를 보고 좌절을 합니다.

이 책을 읽고 좌절을 하는 저에게 수많은 인간의 편향을 발견해낸 책의 저자도
자신도 아직도 그런 편향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실토를 해서
아주 약간의 위로를 해줍니다.
분명히 인간은 여러가지 편향에 잘 휘둘리는 존재이지만,
그런 스스로를 어느정도 파악하고 있기에 가축동물 이상의 존재가 된 것이 아닌가 싶네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아루에
19/09/22 22:46
수정 아이콘
츠버스키 테스트(Tversky Test)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츠버스키와 대화하고 나서 자신이 츠버스키보다 멍청함을 깨닫는 데 얼마나 적은 시간이 걸리는가, 가 그 사람의 똑똑함의 지표라고 했던.
인간은 경험하는 자아(experiencing self)가 아니라 기억하는 자아(remembering self)의 입장에서 행복을 평가하기 때문에, 기억하는 자기가 사후적으로 '그 때 행복했지'라고 느끼도록 선택을 하지, 경험하는 자기가 매순간 느끼는 행불행의 실재에 대해서는 간과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는 내용도 생각납니다.
근 몇 년 사이에 가장 재밌게 읽었던 책 중 하납니다.
i_terran
19/09/22 22:52
수정 아이콘
경험하는 자아 기억하는 자아 얘기는 너무 심오하고 어찌보면 인간에게 있어 행복이 무엇인지를 너무 진지하게 생각해서 머리 아프게 하는 부분이라서 어렵더라구요. 읽은지 얼마되지도 않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벌써 망각하고 있는데요. 그게 차라리 행복하고 카너먼 박사가 인간의 모든 특성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부러운 건 <긍정적 마인드>라고 곁다리로 써 놓은걸 기억하려고 애쓰고 있어요
Philologist
19/09/22 22:50
수정 아이콘
두달쯤 전 갑자기 서점에 다시 깔리던 개리 마커스의 <클루지>가 생각나네요. 유사한 내용인가 봐요.
i_terran
19/09/22 22:59
수정 아이콘
그 책의 목차를 찾아보니 내용이 비슷하네요. 클루지를 보셨다면 위의 책은 안봐도 될 것 같다는 판단이 드네요. <생각에 대한 생각>도 옛판본이 번역이 좋지 않아서 다시 번역되어 나왔다고 합니다.
19/09/22 22:55
수정 아이콘
이 글을 보니 제 직관체계가 재밌는 책일거라고 속삭이네요. 조만간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해 봐야겠어요. 추천 감사합니다.
i_terran
19/09/22 23:00
수정 아이콘
저는 한동안은 저책을 안볼꺼고 코인이나 주식에서 크게 읽으면 다시 꺼내서 볼 것 같아요.
19/09/22 22:58
수정 아이콘
미시경제이론 전공자의 관점에서 봐도 행동/실험경제학 내용은 참 흥미로운게 많은 것 같습니다. 실험경제학 방법론을 제가 설계한 이론에 응용해서 실험해보고 싶은 주제도 꽤 되구요.
i_terran
19/09/22 23:01
수정 아이콘
좋은 책 추천해주세요. 너무 어렵지 않은 걸로 감사히 카트에 넣어두겠습니다.
19/09/22 23:05
수정 아이콘
전 어쩌다 세미나 발표 듣거나 제 전공과 관계된 논문 찾아보는 정도인지라 잘 쓰인 책은 잘 몰라서 ㅠㅠ 넛지가 괜찮다고 듣긴 했습니다..
세오유즈키
19/09/22 23:1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사피엔스랑 넛지 읽었었는데 내용 기억이 잘 안나네요.ㅠㅜ나중에 다시 보든가 해야겠습니다.
사견이지만 일반적으로 거시보다 미시가 읽는 재미는 더 있는 것 같아요.일상속에서 접하는 것들을 예시로 든 것도 이유겠지만
거시는 책의 저자 의견에 어디까지 동의해야할지 고민하게되는데 미시는 그런 고민이 상대적으로 덜합니다.
미시 수업듣다가 장렬하게 산화(...)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포기못할만큼 좋아하기도하고요.
허황된 소리라고 욕먹고 이론이란게 있냐면서 비웃음당하는 분야지만 그래도 저는 계속 좋아할 것 같습니다
19/09/22 23:28
수정 아이콘
제가 박사과정 있을 때 주간 미시이론 세미나를 가면 청중 교수와 발표자들이 훈훈하게 토론을 하는 모습을 많이 봤고, 거시 세미나를 가면 발표자와 청중 교수, 혹은 청중 교수들끼리(...) 1시간 반동안 싸우느라 슬라이드 5장을 못넘어가는 경우도 왕왕 봤습니다. 미시는 정말 엔간해서는 타인의 연구성과과 자신의 연구성과와 충돌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거시는 동일한 현안에 대해서 상충하는 견해를 내는 연구가 잦다보니 자신과 이견이 있는 타인의 연구성과를 인정하면 자신의 과거 성과가 부정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고 하더라구요.
i_terran
19/09/22 23:42
수정 아이콘
거시경제학적으로 콘트라트에프 파동은 왜 생기는 건가요?
19/09/22 23:46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전 미시이론 및 금융규제 전공이라 잘 모릅니다...-_-; 좀 부끄러운데 지금 말씀하신 파동 이름 자체를 처음 봤어요...
세오유즈키
19/09/22 23:53
수정 아이콘
전에 거시관련 토론회 있던거 시간 안 맞아서 안 갔는데 말씀 들어보니 자리 남으면 다음에 한 번 가봐야겠네요.
전 지금하는 것도 살짝 힘든데 박사라니 대단하시네요.요즘들어 진로에 대해 고민중인데 경제학에서 석사나 박사따는게
어느 정도 메리트 있는건지 궁금합니다.그리고 국내 석사도 의미가 있는 걸까요?
19/09/22 23:54
수정 아이콘
여기 적긴 뭐하고 나중에 쪽지 주세요~
19/09/22 23:20
수정 아이콘
요 근래 읽었던 책 중 최고였습니다. 읽고나면 내가 멍청하다는 걸 깨닫게 되어 똑똑해진 기분이 들더군요.
모두가 멍청한데 그나마 나는 내가 멍청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구나 싶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 너무 고마워요.
i_terran
19/09/22 23:42
수정 아이콘
저는 제가 멍청하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는데 더 멍청해진 느낌이었어요. 크크
19/09/22 23:33
수정 아이콘
와 꼭 읽어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cluefake
19/09/22 23:59
수정 아이콘
행동경제 미시경제 책 정말 좋아합니다. 본문에 써 있는 내용은 이미 다른데서 읽어봤네요. 사람이 당 떨어지고 아니고로 판단에 영향을 받고.. 사람이 근본은 짐승하고 크게 다르지 않더라구요. 쥐도 우리 비슷한 사고방식으로 투자를 하던데;;;;
목차를 보고 안 읽은 내용이 많으면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i_terran
19/09/23 00:09
수정 아이콘
그런류책을 많이 읽으셨다면 익히 알고계신 내용일 수 있어요. 저책은 다른분들의 연구논문도 다 긁어다가 실어놓은 것이거든요. 혹시 여유되시면 책추천 부탁드립니다.
세인트루이스
19/09/23 00:05
수정 아이콘
사회과학 분야에서 가장 잘 쓰여진 대중서라고 생각합니다. 한 분야 최고의 대가만이 쓸수 있는 좋은 책입니다. 자신의 업적을 뽐내기보다는, 담백하게 자기 연구가 무엇인지를 설명합니다. 그리고 논문에서는 볼 수없는, 왜 이 연구를 하게 되었는지 배경얘기도 포함되어 있죠.

카네만 트버스키 연구 재밌게 읽으셨다면, 비슷한 현상을 연구한 또 다른 대가이면서도 카네만 트버스키의 연구를 가장 신랄하게 비판했던 Gerd Gigerenzer의 책도 추천합니다. 한글로 번역된 책들 찾아보니 몇 개 보이네요.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91155400166&orderClick=LAG&Kc=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98229467&orderClick=LAG&Kc=
i_terran
19/09/23 00:13
수정 아이콘
사랑합니다. 카트에 잘담았습니다. 하나는 정액제 서비스에 포함되어 있어서 너무 기쁘네요
이비군
19/09/23 07:52
수정 아이콘
댄 애리얼리의 경제심리학이라던가 팀 하포드의 경제학 콘서트같은 여러 비스무리한 교양경제학 책을 많이 읽어봤는데 이 책이 원탑인듯 합니다. 넘모 재밌고 유익해요
19/09/23 10:01
수정 아이콘
이 책 설명 듣고 굉장히 재밌겠다 하고 사보았는데
번역이나 내용이 좀 쉽게 안읽히더라구요.
TigMigArc
19/09/23 23:41
수정 아이콘
도서정액제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선뜻 구독하기가 쉽지않더라구요. 혹시 쓰시는 출판사가 어디인지 알려주실수 있으실까요?
i_terran
19/09/24 07:24
수정 아이콘
저는 리디북스 셀렉트 보고 있어요. 책갯수는 밀리의서재가 더 많은데요. 리디가 구독료가 좀싸고 시간 좀 묵혔다가 나온 좋은 책을 나름 추려서 내주고 있어요. 리디나 밀리나 첫달은 무료이니 2달간은 공짜로 쓸수 있어요. 교보도 있고 또있는걸로 아는데요. 저는 이북 외엔 독서가 안되는 상황이라 이북시스템이 가장 잘돼있는 리디로 선택했어요
TigMigArc
19/09/24 07:28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고민좀 해봐야겠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공지]2024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선거게시판을 오픈합니다 → 오픈완료 [53] jjohny=쿠마 24/03/09 14625 6
공지 [공지] 정치카테고리 운영 규칙을 변경합니다. [허들 적용 완료] [126] 오호 20/12/30 247750 0
공지 자유게시판 글 작성시의 표현 사용에 대해 다시 공지드립니다. [16] empty 19/02/25 324287 8
공지 [필독] 성인 정보를 포함하는 글에 대한 공지입니다 [51] OrBef 16/05/03 447363 28
공지 통합 규정(2019.11.8. 개정) [2] jjohny=쿠마 19/11/08 317004 3
101194 시리즈 웹툰 "겜바바" 소개 [31] 겨울삼각형2212 24/03/28 2212 1
101193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 마침표와 물음표 사이.(노스포) [3] aDayInTheLife2558 24/03/28 2558 1
101192 고질라 x 콩 후기(노스포) [21] OcularImplants3721 24/03/28 3721 2
101191 미디어물의 PC주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79] 프뤼륑뤼륑7297 24/03/27 7297 3
101190 버스 매니아도 고개를 저을 대륙횡단 버스노선 [53] Dresden10078 24/03/27 10078 2
101188 미국 볼티모어 다리 붕괴 [17] Leeka9951 24/03/26 9951 0
101187 Farewell Queen of the Sky! 아시아나항공 보잉 747-400(HL7428) OZ712 탑승 썰 [4] 쓸때없이힘만듬3559 24/03/26 3559 5
101186 [스포없음] 넷플릭스 신작 삼체(Three Body Problem)를 보았습니다. [48] 록타이트7926 24/03/26 7926 10
101185 시흥의 열두 딸들 - 아낌없이 주는 시흥의 역사 (5) [3] 계층방정3083 24/03/26 3083 7
101184 [웹소설] '탐관오리가 상태창을 숨김' 추천 [56] 사람되고싶다6641 24/03/26 6641 19
101183 진짜 역대급으로 박 터지는 다음 분기(4월~) 애니들 [58] 대장햄토리6274 24/03/25 6274 2
101182 '브로콜리 너마저'와 기억의 미화. [9] aDayInTheLife3894 24/03/25 3894 5
101181 탕수육 부먹파, 찍먹파의 성격을 통계 분석해 보았습니다. [51] 인생을살아주세요4907 24/03/25 4907 68
101179 한국,중국 마트 물가 비교 [49] 불쌍한오빠6375 24/03/25 6375 7
101177 맥주의 배신? [28] 지그제프8252 24/03/24 8252 2
101175 [스포있음] 천만 돌파 기념 천만관객에 안들어가는 파묘 관객의 후기 [17] Dončić5889 24/03/24 5889 7
101174 [팝송] 아리아나 그란데 새 앨범 "eternal sunshine" [2] 김치찌개2696 24/03/24 2696 4
101173 한 아이의 아빠가 되었습니다. [143] 천우희7097 24/03/23 7097 108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