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인문학부 0섹션 성폭력 사건 공론화 및 최종 보고]

1. 사건 내용
1) 2018년 3월 1일 0섹션의 한 행사에서 섹션 회원들이 소개팅에 대한 얘기를 주고받는 중, 0섹션 18학번 김00이(가) 피해자에게 피해자와 여성 동기들을 지칭하며 ‘너 정도면 얼굴이 괜찮다’, ‘우리 섹션 여자애들 정도면 다 예쁜 거다’라며 외모 평가 발언을 행하였다. 이와 같은 사건이 2018년 11월 22일 0섹션 성평등주체에게 신고되어 대책위원회가 구성되었다.

2) 가해자의 발언은 ‘대학 학생자치활동 내 성평등을 위한 자치 규약’(이하 ‘자치규약’) 제6조에 따라 ‘특정성별에 적대적이거나 불편한 환경을 조성하는 행위’와 제7조가 명시하는 ‘특정 성별을 대상화하거나 비하하거나 배제하거나 차별하는 발언’에 해당한다. 본 사건의 대책위원회는 자치규약 검토와 관련인 면담, 전문기관(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상담소)과의 상담을 통하여 본 사건이 언어성폭력 사건으로 성립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2. 대책위원회 활동 보고
11/22 0섹션 성평등주체에게 사건 접수
11/24 대책위원회 구성: 국제인문학부 성평등주체, 0섹션 성평등주체, 0섹션 대표자
11/28 한국여성의전화 유선 문의 및 대책위 1차 회의 진행, 피해자 연락 완료
12/07 피해자 면담 진행 및 대책위 참가
12/13 가해자 면담 진행: 사건 사실관계 파악 및 요구사항 1차 전달 완료
12/27 대책위 2차 회의 진행: 가해자 이행사항 만장일치로 가결

3. 처리 결과
1) 피해자 요구 사항
- 사건 공론화 및 입장문 작성: 사건 공론화를 위해 본 문서는 국제인문학부 학생회 페이지에 게시되며, 사건에 대한 비판과 동시에 문화 환기를 위한 입장문을 국제인문학부와 7섹션 등 여러 단위의 공동 명의로 발표한다.
- 섹션 내 공간 분리: 섹션 구성원으로서 피해자의 기본적인 권리를 위해 가해자의 섹션 활동은 정지된다. 기한은 피해자의 졸업까지로 하며, 섹션 행사 참여·학회 활동 참여·섹션방 출입·섹션 학생회 내 직책 등 섹션에서의 모든 공식적인 활동 참여가 제한된다.
- 성평등상담실 교육 이수: 사건 재발 방지 및 성인지 감수성 향상을 위해 가해자는 서강대학교 성평등상담실에서 진행하는 대면 교육 및 사이버 교육을 이수한다.
- 사과문 작성: 가해자는 가해 사실에 대한 사과, 재발 방지 및 요구사항 이행을 위한 약속, 2차 가해 방지를 위한 약속을 담은 사과문을 작성한다.

2) 이행 경과 및 특이사항
- 피해자의 요구사항에 따른 사과문 작성이 완료되었고 사건 공론화 및 성평등상담실 교육 이수에 동의하였으나, 섹션 내 공간 분리의 경우 가해자의 불복으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
- 대책위원회의 지속적인 공간분리 요청이 있었으나, 공론화 게시 시점 전 0섹션 오프라인 회의에 참석한 사실이 확인되어 이에 대한 즉각적인 정정을 요청하였다.
- 사과문의 경우 피해자가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에 대한 수정을 요청하였으나, 이 또한 이행되지 않고 있다.

4. 사과문
3월1일 섹션 행사에 제 동기들 과의 대화에서 미팅얘기가 나와서 자연스럽게 여자 얘기가 나왔습니다. 그러면서 쟤가 ‘우리 여자동기들도 예쁘다.’ 라고 말하였습니다. 이것이 칭찬으로 들릴 수 도 있지만 몇몇 사람들에게는 비교하는 말로 들릴 수 있다는 것을 생각 못한 제 잘못입니다. 그때 당시에 술도 먹으면서 분위기에 취해 한 경솔한 발언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사건 이후 저는 반성하면서 그런 언행을 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 처리 이후에 피해자를 따로 불러 비난하거나 뒤에서 뒷담을 한다거나 이 사건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겠습니다. 또한 교양 이수를 잘 할 것이며 이런 비슷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이런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하여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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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성차별 없는 공동체를 위하여]

우리는 모두 서강대학교에 입학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들을 합의합니다. 그 누구도 외모, 나이,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장애 여부 등으로 인해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고, 당연해야 할 평등함이 당연한 것이 되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새내기를 환영하고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면서 이수하는 교양교육에서 우리는 여성을 동등한 인격체가 아닌 성적 대상으로 보는 모든 시선이 여성혐오라고, 특정성별을 대상화하는 발언은 분명히 성폭력이며 성차별이라고 배우며 약속합니다. 그러나 학기가 시작될 무렵인 2018년 3월 초, 0섹션의 한 학우가 여성 학우에게 행했던 외모 평가성 발언은 불과 몇 주 전 모두가 약속했던 사항에 어긋나는 것이었습니다.

“너 정도면 얼굴이 괜찮다.”

“우리 섹션 여자애들 정도면 다 예쁜 거다.”

누군가는 외모를 칭찬하는 것이 어떻게 혐오이고 차별일 수 있냐고 묻습니다. 외모를 평가하거나 칭찬하는 행위는 폭력이 아닌 친밀감의 표현으로 흔히 인식되지만, 특정 기준에 따라 비교하고 품평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외모평가는 폭력적이고 차별적일 수 있습니다. 단순히 누군가의 외모를 부정적으로 폄하하는 것뿐이 아닌, 외모를 칭찬하는 행위 또한 당사자에게는 폭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타인의 외모를 품평하는 행위는, 바로 평가를 행하는 사람에게 평가를 해도 괜찮은 권력이 존재하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모든 성폭력과 성차별은 가해자의 의도에 상관없이 피해자의 주체성을 제약하고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기 때문에 폭력이고 차별이며, 개인의 욕망이나 일탈이 아닌 젠더권력이라는 구조 속에서 바라보아야 합니다. 2018년 2월에 실시된 새내기맞이사업 교양 자료는 외모평가는 물론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여성 학우의 짐을 들어주거나 여성에게 분위기를 띄울 것을 강요하는 행위가 곧 여성혐오라고, 신체를 접촉하지 않아도 성적 모욕감을 주는 모든 행위가 성폭력이라고 말합니다.

새내기맞이사업이 중요한 이유는 반가운 새내기들을 맞이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며 평등하고 안전한 공동체를 만들어갈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교양교육을 실시하는 이유는 교양교육의 내용들을 단순히 암기하고 이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에게 낙인을 남기기 위함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맞아 그 누구도 상처받지 않는 대학공동체를 만들어가기 위함입니다. 이 사건의 공론화는 단순히 사건 하나를 규탄하는 것에서 끝나서는 안 될 것입니다. 곧 새내기를 맞이할 우리, 1년의 새로운 시작을 다짐할 우리 모두가 지금까지의 공동체 문화를 성찰하고 더 평등한 길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19.01.08.

국제인문학부 0섹션 언어성폭력 대책위원회
국제인문학부 비상대책위원회
국제인문학부 운영위원회
국제인문학부 새내기맞이사업단
국제인문학부 성평등주체(이하 연명 단위)
매섹션 비상대책위원회 / 난섹션 새내기맞이사업단장단
국섹션 제29대 학생회 ‘봄봄’ / 죽섹션 운영위원회
A섹션 비상대책위원회 / B섹션 비상대책위원회 / C섹션 비상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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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서강대 성폭력과 관련된 징계 내용을 담은 입장문이 업로드되었습니다.

작년 3월 초 한 학생이 동기들과 미팅과 관련하여 이야기 중에 피해자에게  ‘너 정도면 얼굴이 괜찮다’, ‘우리 섹션 여자애들 정도면 다 예쁜 거다’ 라는 발언이 문제가 되어 11월 22일 신고로 대책위원회 열려 징계를 내렸습니다.

가해자에게는 섹션 분리/성 평등 교육 이수/사과문 작성의 세 가지 징계가 결정되었고, 그중 섹션 분리에 불복하여 이행 하지 않자, 이 입장문이 게시되었습니다.

외모 평가가 듣는 사람에 따라 기분이 상할 수 있는 점은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직접적인 접촉, 혹은 부정적인 말이나 비난이 아닌 간접적인 언행에 대해서 그것을 성폭력으로 규정하고 집단에서 처벌하는 것은 권한 남용이고, 이것이 일개 개인이 생각이 아닌 집단으로 이루어지고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 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