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8/12/27 23:03:14
Name 나와 같다면
File #1 Cap_2018_12_27_21_41_21_653.jpg (309.6 KB), Download : 59
Subject [일반] 극장판 포켓몬스터 '모두의 이야기' 간단 리뷰(스포 有?)


저의 양대 정체성이 걸덕과 포덕인 만큼 크리스마스에 [혼자] 영화관에 가서 극장판 포켓몬스터를 봤습니다.

물론 선물로 주는 루기아와 제라오라가 메인이었고 영화는 덤- 이런 개념으로 갔었죠.

M21.md.jpg
근데 생각보다 볼만했습니다.

포켓몬 XY, 오루알사, 썬문, 울트라썬문 같은 본가 게임이나
XYZ 극장판은 상대도 되지 않을 정도로 질 높은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울썬문 스토리가 이정도 레벨이었으면 농담 안 치고 칩 두 개는 더 샀습니다.


s364fcf7efbc29d4b5.md.jpg
s4b27d50dfc86e3669.md.jpg
작화는 작중 내내 좀 기복이 있는데, 힘을 줄 때는 주고 뺄 때는 좀 뺍니다.

영화 막 시작했을 때 작화 보면서 '이게 극장판 작화야?' 싶었는데(안 좋은 뜻으로) 끝까지 다 보고 보니
어느 정도는 힘 안배를 했다고 느껴지더군요.

중요치 않다 싶은 장면에서는 과감히 대충(..)했습니다.

포켓몬 영화 자체가 근 몇년 수익이 별로라서 극장판 제작 예산이 좀 줄었을테니,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s5c2145af6254bb003.md.jpg

이번 모두의 이야기는 '성장'이 주제인데 정작 주인공 지우는 성장의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화끈한 액션, 그리고 타인의 성장을 뽐뿌질하는 역할로 작동하죠. XY TV판 지우라고 보시면 됩니다.



rp.md.jpg
루기아는 나오기는 하는데 겁나 짧게 나옵니다. 

이 영화에서는 무대의 설정을 설명할 때, 갈등이 완전히 해소될 때 쓰입니다. 

그래도 전작(극장판 포켓몬스터: 너로 정했다!)의 칠색조에 비해선 확실히 의미있게 쓰입니다.
그놈의 실체도 없는 무지개 용사 어쩌구 하는 것보다야-_-;;



cp1.md.jpg
지우가 티저에서처럼 그렇게 엄청 예쁘게 나오진 않습니다만 그래도 꽤 잘생기게 나옵니다.
그리고 쓰는 포켓몬이 딱 피카츄 한 마리 뿐입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오로지 피카츄로만 뽕뽑음.


cp2.md.jpg
정보) 피죤투 아님

극장판 티저 나왔을 때는 이게 렛츠고 피카츄-이브이 프로모션용일 줄은 몰랐는데..

cp3.md.jpg
전작의 마샤도에 비해 확실히 중요한 포지션에 위치한 환포 제라오라.

그리고 이게 만화라서 그냥 넘어가는거지 아빠가 시장으로 있는 마을에 정말 큰 피해를 끼칠 뻔한 소녀 라르고.
이 애 입으로 제라오라한테 '착한 사람 어쩌고 저쩌고 하는건' 좀 그렇게 느껴지더군요. 본심 자체가 나쁜 애는 아니긴 합니다만.


cp4.md.jpg
그냥 단순 개그캐릭터 같아 보이나 실질적으로는 영화 전체의 시나리오가 작동하게 만드는 핵심 인물입니다.
발단, 전개, 위기, 절정에 다 끼어있음.

극중 가장 큰 성장(동시에 유의미한)을 보이는 인물인 동시에 시나리오 작가 입장에서 여러모로 요긴하게 써먹은 인물이라 할 수 있죠.

cp5.md.jpg
성장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극복'을 보여주기는 하는 할머니.

cp6.md.jpg
사실상 이 포켓몬 영화에서 가장 성장하는 인물2 토리토.

포스터 나왔을 때 왜 굳이 파트너 포켓몬이 럭키일까 싶었는데 보면서 알겠더군요. 치유파동하고 아로마테라피를 이렇게 애니에서 적극적으로 쓰는 걸 못본 듯-_-;;

주역급 캐릭터인 동시에 어느 정도 최종보스롤(..)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겨울왕국' 엘사 생각이 좀 났습니다.

--

이 작품이 '모두의 이야기'인 것은 일본 만화에서 자주 나오는 '민나~' 이런거라서가 아닙니다.(겉으로 보기엔 좀 그래보이도록 만들긴 했으나)

왜냐하면 주역급 캐릭터 대부분에게 공과 과가 다 있거든요. 주역 캐릭터(로켓단 포함)들과 마을사람들 스스로가 저지른 잘못&실수가 엄청 커졌을 때 함께 힘을 모아 해결하는 것으로 스토리가 전개됩니다.

소위 같은 편이라 해도 커버치기 좀 그런 과들을 몇 캐릭터가 보여주기 때문에 영화 보고 나왔을 때 불호인 캐릭터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착해보이는 캐릭터라고 해서 다 옳은 선택만 하지는 않는다는 것은 꽤나 리얼한 설정이긴 합니다.

이하는 영화 칭찬

기존 포켓몬 영화처럼 모두가 일치 단결해서 무찔러야 할 거대한 최종보스가 나오지 않음에도 적절히 긴장감을 부여하고, 주역급 캐릭터가 많음에도 정갈하게 스토리를 정리한 것을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상황이 A에서 B로 넘어갈 때 관객들이 들만한 의문에 대해서도 빼먹지 않고(적어도 제가 인지한거 내에선) 캐릭터의 입을 빌어 친절히 설명도 해줍니다. 무의미하게 소비되는 설정도 거의 없습니다.(히스이 할머니 개인 포스터 속 누워있는 마릴, 리아코도 다 어떻게 쓸지 생각하고 넣은 것)

그중 가장 놀란 부분 하나를 꼽자면, 극중 로켓단이 리샘 열매 주스를 파는 장면입니다. 그거보고 '게임설정 다 무시하는 영화판에서 리샘 열매가 나온다고?' 싶었거든요. 이 리샘 열매가 본가 게임에서 모든 상태 이상(맹독, 화상, 마비, 얼음 등)을 치료하는 열매인데, 나중에 이걸 포자구름 문제를 해결할 때 쓰더군요.
 

기존 XYZ 극장판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모습이라 할 수 있죠. 향후에 나올 포켓몬 본가 게임에서도 과연 이정도 수준의 이야기를 보여줄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발 일 좀 해라 게임프리크.

--

그럼에도 영화의 기본 줄거리나 핵심가치가 아동에게 철저히 포커싱돼 있으니 '성인도 재밌게 볼 수 있어요~'라고 확신 가득 담아 말할 수는 없지만

퀄리티 측면에서 거의없다님, 라이너님 등을 겁나 고생시킨 올해 몇몇 한국영화(...) 들에게 '제발 이정도라도 좀 해라'라고 보여주고 싶을 정도이긴 했습니다. 솔직히 포켓몬 영화 보고 나서 이런 표현을 쓸 줄은 몰랐네요.

5점 만점에 그래도 3.5점 이상은 주고 싶은 영화였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영화관들이 포켓몬 영화가 돈이 안 된다고 생각했는지 개봉 일주일만에 관람 가능한 영화관이 팍 줄더군요.
아무리 그래도 크리스마스 당일 서울에서 이렇게 보기 힘들 줄은 몰랐네요.

P.S

근데 하나 의문인 점은, [피죤]도 나오는데 [피죤투]는 왜 안 나오는거죠?
1, 2세대가 주역인 포켓몬 극장판이고 마을도 바람의 도시인디?-_-;;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바카스
18/12/27 23:46
수정 아이콘
배포 루기아와 제라오라는 당연히 스위치용은 아니죠..?
나와 같다면
18/12/27 23:47
수정 아이콘
네 삼다수용입니다.
及時雨
18/12/28 00:56
수정 아이콘
올해는 돈 좀 벌었나 모르겠네요 작년것도 말아먹었길래 올해도 망하면 극장판 슬슬 접을 거 같은 느낌이었는데
나와 같다면
18/12/28 01:27
수정 아이콘
꺼라위키보니 본토에서도 영 신통치 않았던 모양이더군요. 이런 극장판이 진즉에 나왔어야 했는데 앞서서 너무 말아먹어서-_-;;
저도 해외수입 나오는거 봐서 진지하게 극장판 접을 생각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及時雨
18/12/28 01:28
수정 아이콘
작년게 20주년 버프 받고도 북미에서 제한개봉이었던 걸 감안하면...
이제 진짜 접을 때가 된거 같네요.
스위치 시대를 맞이해서 극장판 배포 접는 것도 타이밍상 맞아 떨어질테고...
18/12/28 06:24
수정 아이콘
딸내미 보여주러 갔습니다.
이제 늙었는지 '포켓몬 파워!'를 외치는 장면에서 민망한 나머지 화면을 보기 힘들더군요. 흑흑흑.
그리고 '너도 외롭잖아! 우리는 친구가 될 수 있어!'라고 말한 지 3초도 지나지 않아 '말이 안 통하는군! 피카츄 아이언테일!'이라고 태세전환하는 지우놈이 참 인상깊었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9513 [일반] 이수역 폭행 사건 여성 측 "최초 피해 게시글 내가 안 썼다" [61] 살인자들의섬10861 18/12/28 10861 1
79511 [일반] 양심적 병역거부자 대체복무 36개월 교도소 복무로 확정. [170] 사업드래군13619 18/12/28 13619 10
79510 [일반] 남성을 소환하는 방식의 억지스러움 [18] 로빈8290 18/12/28 8290 12
79509 [일반] 유시민의 역할 [38] chilling8277 18/12/28 8277 25
79508 [일반] 대전 맛집? 성심당에서 소보루나 사가세요! (2018년을 돌아보며) [51] 영혼의공원11135 18/12/28 11135 6
79507 [일반] 유시민씨가 대권후보로 나올것인가? [236] 고통은없나15920 18/12/28 15920 4
79506 [일반] 그린 북 / PMC: 더 벙커 / 범블비 [21] Rorschach6979 18/12/28 6979 1
79505 [일반] 극장판 포켓몬스터 '모두의 이야기' 간단 리뷰(스포 有?) [6] 나와 같다면8796 18/12/27 8796 0
79504 [일반] '그 페미니즘'은 틀렸을까? (피드백 관련 수정 완료) [430] 돈보스꼬20440 18/12/27 20440 23
79503 [일반] 전주 얼굴없는 천사 올해도 왓다 19년째 기부.jpg [18] 살인자들의섬8186 18/12/27 8186 13
79502 [일반]  4박5일 초겨울 제주 #3- 가시리, 신천목장, 동백꽃, 일출봉 등등 [4] mumuban6208 18/12/27 6208 4
79501 [일반] 페미니즘을 경계해야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 검열. [96] 센터내꼬야12873 18/12/27 12873 47
79499 [일반] 文 대통령, '김용균 법' 통과 위해 조국 수석 운영위 참석 지시 [51] 뿌엉이10268 18/12/27 10268 19
79498 [일반] 코인주의) 시세 사이트 글을 삭제하면서 [7] klados5831 18/12/27 5831 0
79496 [일반] 다사다난했던 2018년 요약.jpg(스압,2MB) [36] 야부키 나코8538 18/12/27 8538 4
79495 [일반] 서울시, 승차거부가 많은 택시회사에 운행정치 처분 [72] 홍승식11560 18/12/27 11560 3
79494 [일반] 페미니즘과 Affirmative action [83] 녹차김밥10463 18/12/27 10463 21
79493 [일반] 최근 여당의원들의 실망스러운 친페미니즘적 발언 및 활동 [113] 정상을위해11870 18/12/27 11870 13
79492 [일반] 문 대통령 지지율이 큰폭으로 떨어졌네요 [534] 고통은없나28665 18/12/27 28665 10
79491 [일반] 내가 살아오면서 본 유명인들. [92] 김티모14807 18/12/26 14807 3
79490 [일반] 한국(KOREA)형 비즈니스모델 [36] 성상우11975 18/12/26 11975 4
79489 [일반] 크리스마스 이브에 싸우고, 놀라고, 감동한 이야기. 그리고 부채의식의 무서움, [36] 복슬이남친동동이9792 18/12/26 9792 24
79488 [일반] 김태우가 터뜨린 청와대 민간인 사찰 의혹건 [63] ppyn15222 18/12/26 15222 26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