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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12/24 20:34:07
Name 한종화
Subject [일반] 크리스마스 이브는 왜 이브인가?
별거 아닌 이야기이고 많이들 아시는 내용이겠지만  오늘 안쓰면 내년 크리스마스 이브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아서 끄적거려봅니다.

어렸을때부터 궁금했습니다. 일년중 기다려지는 날들 - 어린이날, 설날, 추석 등과 다르게 왜 크리스마스는 그 전날이 메인이고 막상 당일이 되면 시큰둥한 기분이 들까? 유독 왜 크리스마스만 '이브'라는 것이 있어서 그 전날이 떠들썩한가?

어린이의 막연한 짐작으로는 아마도 예수께서 12.24일 밤 자정을 넘겨서 25일 새벽에 태어났나보다. 그래서 태어난 밤을 기념하다보니 전날까지 챙기나보다... 그정도로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일단 '이브'가 evening을 줄인 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로 또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 TV에서 어떤 다큐멘타리를 보는데 유대인들의 안식일은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저녁까지이며 이 시간 동안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보았습니다.

그 순간 오랫동안 머리속에 간직해온 수수께끼가 풀리더군요.

유대인들은 해가 지는 때을 하루의 끝으로 인식하고 따라서 그 순간 새로운 하루가 시작된다고 보았던 것입니다. 예수의 탄생일을 기념한다면 그 날이 시작되는 시각은 바로 저녁해가 지고 난 직후 - 우리의 날짜개념으로서는 전날 저녁 - 였던 것이죠.

24일 저녁이 가장 설레고 25일 오후쯤이 되면 크리스마스가 이미 끝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이유가 있었던 겁니다.


약간 다른 이야기인데, 또 오랫동안 궁금했던 것 중의 하나가 왜 1월 1일은 그때로 정해졌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음력 1월 1일은 입춘과 가장 가까운 때에 달의 한 주기가 시작되는 날로 정해져 있습니다. 동아시아 문화권에서는 얼음이 녹고 막 봄의 기운이 태동되는 때를 일년의 시작으로 본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레고리우스 태양력은 너무 어정쩡합니다. 해가 가장 짧아졌다가 다시 길어지기 시작하는 동지를 한 해의 시작으로 정했다면 그야말로 이치에 맞습니다. 그러나 1월1일은 동지하고도 9일 정도나 떨어져 있습니다. 예전에 책도 찾아보고 검색도 해보았는데 딱 명확한 답은 못얻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대강 제가 이해한 바로는 동지를 기준으로 정한 것은 맞는데 기타 잡다한 사정으로 날짜가 열흘 가까이 밀렸다..는 정도의 이유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크리스마스가 12.25일로 정해진 것도 로마의 동지 축제와 기독교 행사를 결합시킨 것이라고 하죠. 아직까지도 러시아 등지에서는 1월 6일을 예수탄생일로 기념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고요.


크리스마스는 누구에게는 가족과 함께 하는 날이고,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이들에게 연인들의 날이자, 또 디오니소스적 축제같은 성격도 있는 것 같습니다. 모두가 서로 다른 각자의 크리스마스가 있을 것입니다. 어찌되었건 즐거운 하루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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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24 20:39
수정 아이콘
내년엔 본문의 지식을 말해 줄 수 있는 여친이 생기길...
추억은추억으로
18/12/24 20:41
수정 아이콘
님 정말 못됐다...
한종화
18/12/24 20:58
수정 아이콘
크크크..
18/12/24 21:30
수정 아이콘
사탄 1패
스위치 메이커
18/12/24 21:36
수정 아이콘
엌크크크킄크킄킄
키비쳐
18/12/24 21:47
수정 아이콘
악마의 실업률이 올라가는 소리가...
18/12/24 21:50
수정 아이콘
원래 자조적인 느낌으로 쓴 글이였는데;;

다시 읽고 보니 다른 의미가 됬네요 ㅠ
파핀폐인
18/12/24 22:58
수정 아이콘
악마: 제발 선좀 지켜요 선좀
18/12/25 03:36
수정 아이콘
무의식의 악마...
18/12/24 20:44
수정 아이콘
평범한 주말도 토요일이 제일 행복하고 일요일 오후에는 세상 끝난 기분이잖아요
한종화
18/12/24 20:58
수정 아이콘
맞는데 크리스마스는 뭔가 또 다른 것 같더군요.
구양신공
18/12/24 20:45
수정 아이콘
마찬가지로, 아는 사람은 알지만 여전히 많이들 착각하는 것 중의 하나가 제삿날입니다. 요즘 시간개념으로 보면 제삿날은 고인이 돌아가신 날이 아니라 그 하루 전날이죠. 그래서 옛날 시간개념 가진 어르신들이 밤 12시 지나서 제사 지내야한다고 주장하시지만 요즘은 대부분 일찍 지내고 귀가하는 추세인 것 같습니다.
홍승식
18/12/24 21:03
수정 아이콘
돌아가신날 제사 지내지 않나요?
예를 들어 1월 1일에 돌아가셨으면 1월 1일 저녁 11시에 제사 올리는 식으로요.
구양신공
18/12/24 21:18
수정 아이콘
아니에요. 음력 1월1일날 돌아가셨으면 그 하루 전날인 12월 마지막날 밤에 제사 지냅니다.
jjohny=쿠마
18/12/24 21:1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는 두 분 말씀이 반반씩 맞다고 알고 있습니다.
돌아가신 날이 12월 25일이라고 치면,

- 기본적으로 제삿날은 돌아가신 날(12월 25일).
- 과거 시간개념에서는 하루가 밤 11시에 시작됨.
- 즉, 과거 시간개념에 맞추면, 제사는 24일 밤 11시부터 25일 밤 11시까지 지낼 수 있음.
- 본래 권장사항은 제삿날이 시작되는 24일 밤 11시~25일 새벽 1시 사이.
- 현실적인 이유로 몇시간 땡겨서 24일 저녁에 하거나 아예 미뤄서 25일 저녁에 하는 경우도 있는데, 둘 다 정석은 아니지만 25일 저녁이 더 나음.

(예전에 집안 어르신 기일 관련해서 논의/탐색하다가 이렇게 알게 됐는데,
아래의 글들이 이와 비슷한 취지에서 작성됐네요.)
http://m.pt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20803
https://m.blog.naver.com/rgy52/220595364428
맥도널드
18/12/24 20:50
수정 아이콘
부가적은 정보로 예수탄생일은 6월달 근처라는게 정설이라네요~
한종화
18/12/24 21:00
수정 아이콘
성경 외에는 예수의 실존을 입증할 문서가 없다고 들었는데, 성경 내용을 분석한 결과로 그런 결론이 나온 건가요?
18/12/24 21:18
수정 아이콘
모른다가 정설입니다
그리고 문서 자체는 기독교 내부 문건 외에도 제법 되긴 합니다
18/12/24 21:53
수정 아이콘
역사적 인물로서의 예수의 실존에 대한 문서가 좀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생일을 기록할 정도는 아니고 그냥 예수라는 종교 지도자가 로마 법정에서 최고형인 십자가형으로 처형된 사건이 있었다 정도, 그나마도 몇가지를 모아야 저 문장이 되는 정도라...
jjohny=쿠마
18/12/24 21:30
수정 아이콘
설은 봄/여름/가을/겨울 다양하게 있는데, 어느 것도 '정설'이랄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Eterna님 말씀처럼 '모른다가 정설'이 되겠네요.
맥도널드
18/12/24 23:14
수정 아이콘
제가봤던 성경책에 6월이 유력하다는 주석이 달러있어서 그렇게 알고있었는데, 여러 설 중에 하나일 뿐이군요
jjohny=쿠마
18/12/24 23:25
수정 아이콘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각개인/그룹마다 유력하다고 생각하는 설이 있을 수 있고,
그 주석을 작성하신 분은 6월설을 유력하다고 생각하시는 분이셨던 것 같습니다.

다만 교계/학계 전반을 통틀어서 하나의 설이 유력하다고 인정받는 것은 아닐 것이라는 취지엿습니다.
18/12/24 21:27
수정 아이콘
이브가 이브닝이라는 걸 오늘 알았네요 흐흐
valewalker
18/12/24 21:32
수정 아이콘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jjohny=쿠마
18/12/24 21:39
수정 아이콘
유대인의 시간개념(해지는 시각이 하루 끝/시작)을 언급하신 부분은 흥미로운 추론이긴 한데,
실제로 그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예수 탄생을 12월 25일로 기념하기 시작한 것은 유대공동체는 아니었고, 굳이 말하자면 로마 교회 쪽이었을텐데
로마 시간개념에서는 밤 12시가 하루 끝/시작이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따 시간 나면 좀 더 찾아보고 뭔가 더 찾으면 첨언하겠습니다.)
돌돌이지요
18/12/24 21:45
수정 아이콘
정교회는 1월 7일을 성탄절으로 기념합니다, 율리우스력에 따르기 때문이라고요
고분자
18/12/24 23:04
수정 아이콘
크리스마스 이브닝 잘 보내세요
18/12/24 23:16
수정 아이콘
오늘 이게 궁금해서 질게에 올리려고했더니 떡하니

답변이 올라와있네요.

감사합니다
OnlyJustForYou
18/12/25 06:51
수정 아이콘
저도 유대인의 시간계념 때문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쿠마님 댓글보니 크리스마스가 생긴 건 4세기고 굳이 유대인의 시간을 따를 필요가 없긴 하군요.

그래서 좀 더 생각해보자면 예수께선 한밤중에 태어나셨은데 이게 자정 이전이후인지 몰라서 그런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그리고 시기에 관해선 여름이 유력하다는 설도 있지만 예수께서 태어나실 때 들에서 양을 치던 목자들이 있었는데 들에서 양을 치는게 가능한 시기는 3-5월이라는 설도 있고 그 시기에 관해선 다양합니다.
공안9과
18/12/25 15:21
수정 아이콘
유대교에서는 예수 및 신약 성경 전체를 부정하고, 메시아의 재림이 아니라 초림을 기다리고 있을텐데요.
한종화
18/12/25 16:33
수정 아이콘
일단 예수와 예수 사후의 초기 기독교인들도 모두 유대인들이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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