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터의 세상읽기]2008_0813
이 세상엔 수많은 일들이 발생합니다. 또한 수많은 정보도 생겨나고 소멸되죠. 우리 앞에는 너무나 많은 일과 정보들이 있어, 그것을 모두 수용하기가 힘듭니다. 그래도 가끔 한번 정도는 생각하고 싶은 일들, 같이 이야기 해보고 싶습니다. 아주 편하게... 이 세상읽기는 정답이 없습니다. 또한 누구의 말도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습니다. 다만 바쁘시더라도 한번 쯤은 생각해 볼 만하다는 것. 이것으로 족합니다.
1. 경제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다
어제 나온 광복절 특별사면에 많은 경제계 인사가 포함된 것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대통령이 구원투수로 나타나 국무회의 자리에서 몇 마디 했습니다.
”기업인 사면에 대해 일부 비판이 있다는 걸 알고 있어 고심이 많았고 나도 개인적으로 부정적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기업인들이 해외활동에서 불편을 겪고,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점에서 결단을 내렸다”
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은 기업들이 이번 사면을 통해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 투자를 늘리고 중소기업과 고통을 분담하는 자세로 상생 협력해 달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기를 희망한다는 말과 임기 내에 생기는 부정, 비리는 엄정하게 처리하겠다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한 마디로 ‘경제를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의미인데요, 이번 특별사면에 해당하는 기업총수 및 경제계 인사들이 과연 대통령이 말한 바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또한 대통령도 정말 그러는지 그 진심성을 의심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습니다.
일단 경제계는 일제히 환영했고, 경제 살리기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정몽구 회장은 “약속대로 재산 내놓고 봉사에 앞장서겠다” 고 말했고, 한화 김승연 회장은, “다시 태어난 심정으로 사회에 기여하겠다” 고 말했습니다.
한편 야권은 일제히 맹 비난을 쏟아냈지만, 정부와 여당은 아무런 반응도 없습니다.
일반 서민의 입장에서 보면 한숨 나오는 모습으로 비춰집니다. 기업활동에 지장을 주기에 사면을 한다는 것은 일종의 면죄부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대통령의 말에 대한 객관적이고 명확한 데이터는 존재하지 않은 채 그저 대통령의 말에 우리는 이런 뻔뻔한 현실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래도 대부분의 국민은 그러려니 하나 봅니다.
2. 흥분한 해설자들
eSports 판에서 간혹 해설진들의 흥분 때문에 비판의 소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주요 경기에 흥분한 해설자들의 멘트에 눈살을 찌푸리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데요, 가령 아래와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펠프스! 힘내라”
“이씨~바보”
“괜찮아, 괜찮아, …….(무한 반복)”
“(세계 신기록 아닌데도) 세계 신기록이에요…”(수 차례 반복)
각 방송사의 해설자들이 흥분한 채 막말과 실언이 중계 중에 쏟아지는데 SBS 김봉조 해설위원은 어제 열린 남자 수영 200m 자유형 결승에서 “아 뭐야 조금 더 힘을 내야지. 태환아 힘을 내야지” 하며 사석에서나 할 말을 마구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그 밖에도 레슬링에서는 “조금만 더 밀어야 해”, “이 씨”,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잖아” 등 소리치거나 명령조로 말하기도 했습니다.
어떤 시청자들은 인간적이어서 좋다는 사람도 있고, 또 어떤 시청자들은 해설자 본연의 모습인 정확할 설명과 분석이 없고 그저 감탄사만 연발한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과 관련해 각 방송사들은 해설 진 영입에 고심이 많았던 것 같은데요, 전문 해설가가 아닌 선수 출신 해설가들도 많이 보입니다. 그들은 사실 전문적인 해설가라기 보다는 시청자에게 친근감이 있고 다소 과장되고 인간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장점이 있기도 합니다.
그래도 해설가(전문 해설가가 따로 있는 경우도 있지만)라면 많은 준비를 하고, 감탄사를 너무 남발하면 욕을 먹을 수 밖에 없습니다.
3. 177억 분의 1보다 더 작은 확률
어제 대만에서 177억 분의 1보다 더 작은 확률의 사건이 하나 터졌습니다.
대만 남부 자아의 고속도로에서 4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는데요, 조사해 보니 사고 차량 운전자 4명의 생일이 각각 6월 6일, 7월 7일, 8월 8일, 9월 9일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한 수학자는 “이들 4명이 함께 만날 확률은 177억 분의 1보다 낮은데, 더욱이 함께 교통사고가 날 확률은 훨씬 더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지 경찰은 “4중 추돌사고의 경우 보통 사상자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사고는 연쇄추돌인데도 부상 정도가 매우 경미한 편” 이라고 말했습니다.
운전자들도 “보이지 않는 인연이 행운을 가져다 준 것 같다”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고 합니다.
한창 미국산 쇠고기 문제 때 ‘확률’로 그 심각성을 축소하려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벼락 맞아 죽을 확률보다 광우병 걸릴 확률이 더 작다’라는 억지로 많은 사람들을 우롱했었는데요, 이번에 일어난 교통 추돌사고를 통한 확률을 보면서 ‘0이 아닌 이상 반드시 일어날 수 있다’라는 단순한 진리를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확률’이라는 것은 절대 ‘0’ 이 아닙니다.
4. 수요일의 자켓
매주 수요일에는 음악 앨범 자켓 이미지를 주 1회 올립니다. 오늘은 16 번째로 Foo Fighters 앨범 자켓 이미지 입니다.
Echoes, Silence, Patience & Grace
The Colour And The Shape
Skin And Bones
In Your Honor
Foo Fighters
There Is Nothing Left To Lose
5. 올림픽 예고
베이징 올림픽 기간 동안 해당 일의 우리나라 메달 가능성이 높은 경기(및 관심 경기)를 소개 해 드립니다.
13일, 한국시간 기준
① 레슬링 그레코로만 남자 66kg급 : 김민철, 예선(오전 10시 40분), 결승(오후 6시 20분)
② 역도 남자 77kg급 : 사해혁, 결승(오후 8시)
③ 야구 풀리그 1차전 : 미국전(오후 7시)
④ 축구 조별리그 3차전 : 온두라스전(오후 6시)
6. 오결디(오늘의 결정적 한마디)
머리만 감겨 주세요
신입사원에게는 많은 추억 아닌 추억이 있다. 특히 남자 신입사원은 독특한 추억들이 있을 듯 하다.
후배 하나가 며칠 전 이야기를 해 주었다.
늦은 나이에 첫 직장 생활하는 후배는 처음엔 다소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짐승 같은 적응력으로 무난하게 지내고 있단다.
하루는 회식 자리에서 남들 하는 것처럼 춤추고, 노래하고, 개인기하고 별 걸 다했다고 한다. 술도 자기 생에 가장 많은 양을 소화한 한 후배는 기억이 가물가물 할 만도 하지만, 신입사원이 갖는 긴장감을 단 한 순간도 놓은 적 없다고 자랑 아닌 자랑을 해댔다.
어느 정도 술을 먹고 남자 직원 몇몇이 어디론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후배는 덩달아 따라갔고, 갑자기 남자 네 명이 이발소를 가는 것이었다. 친구 놈은 당황해 하며 이 시간에 이발소를 왜가나 싶었지만, 그런 여유는 후배에겐 사치였다. 급 끌려간 후배와 다른 직원 세 명은 나란히 방 하나하나에 나뉘어졌다고 한다.
어두 컴컴한 분위기에 후배는 식은 땀을 흘리며 커튼 뒤로 들어섰고, 왠 침대가 하나 있으며 옆에는 세면대가 있었다. 어두 컴컴하고 술도 취하고, 눈도 안 좋은 후배는 비몽사몽이었는데 그때 한 여인이 나타났다.
후배는 다급한 마음에,
“저 머리 지난 주에 짤랐어요, 그냥 머리만 감겨 주세요”
7. 오늘의 솨진
”친한 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