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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8/03 20:51
과거제도 자체는 놀라울만큼 선진적인 제도죠. 작금의 공무원시험 제도조차 종목과 채점방식만 바꿔서 운영되는 과거시험의 변종이니까요.
비슷한 시기는 고사하고 19세기 유럽에서도 이런 제도를 생각하지 못해서 추첨제, 천거제, 엽관제, 매관매직제를 썼을 정도입니다. 단점이 없다곤 못해도 다른 제도보다야 훨씬 정확하고 공평한 방법이죠.
18/08/03 21:51
저는 과거제도란게 인재를 뽑기 위한 목적보다는 귀족을 견제하는등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봅니다. 사실 그 시험내용이란게 업무능력과 별 관련이 없죠. 그 당시 기준으로도 1000년이나 된 책을 얼마나 잘 외웠냐 시는 얼마나 잘짓냐로 뽑는게 과거인데요.
18/08/03 22:03
실력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긴장감이 없으면, 변질되기 쉬운 거라 생각합니다.
부정부패가 많아지고, 시험이 실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게 되고, 엉뚱한 것에 시간과 열정을 낭비하게 하고... 이게 다 배부를 때 생기는 일인 거죠. 실력있는 사람을 뽑지 못하면 곧 망하게 될 거라는 위기의식... 이런 게 없으면 결국 그렇게 되는 거라 생각합니다. 삼국지도 그런 관점에서 볼 수 있겠고요. 통일 이후의 경우에도... 위기 때의 인재에 대한 어떤 가치관이나 습관, 관습, 문화 등이 이어진 경우에 여전히 그럴 수 있겠고요. 창업자가 세상을 떠나면, 그때부터는 이제 실력과 점점 멀어져가기 쉽겠죠. 지금은 위기의 시대인가? 아니면 배부른 시대인가? 전 배부른 시대라 생각합니다. 국가든 대학이든... 실력이 그다지 고프지 않은 상황이니까요. 실력에 따라서 결과가 나오는 것이 정의로운 것이며 합리적인 것이라 생각하고... 다만... 그 실력을 키울 기회에 있어서 평등을 추구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교육에서 평등이란 것은... 기회를 보정해야 하는 것이지, 결과를 보정해야 하는 게 아니란 거죠. 그리고 전 혁신에 있어서도 이런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쟁은 당연히 부정적인 것이지만... 그속에도 무언가 긍정적인 것이 있는데 그것은... 실력없으면 망하는 환경이란 거죠. 그래서 실력을 추구하고자 하는 동기가 강렬하며 + 실력 없으면 어차피 죽거나 망해서 사라지니 없을 것인... 이런 환경에서는... 계급 사회에서도 천한 사람이 등용될 수 있는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내려져온 관습을 깨는 것도 가능해지는 거라 생각하고요. 전 이것이... 그 옛날... 일본은 혁신했는데, 조선은 혁신하지 못한 원인 중 하나라 생각합니다. 위기의식이 없으면... 실력은 무시되고, 혁신은 억압되는 게 지극히 당연한 거라 생각하고요.
18/08/04 04:28
과거제도는 수능,수시보다는 사법고시,행정고시로 대변되는 고시에 가까운데 실제로 장점과 문제점도 상당부분 공유한다 생각합니다. 다만 시험도구의 적절성 문제는 상당부분 해소된 버젼.. (근데 사실 그에 대해서도 조금은 의문인 게, 그 시대에는 시와 부를 짓고, 선현의 말씀을 고스란히 논한다는 것이 실제로 통치에 필요한 기술일 수 있었습니다. 샤먼이 샤머니즘을 행하는 것이 지금 보면야 자연과 과학에 대한 무지처럼 보이나, 그 시절에는 나름대로 합목적성이 있었던 것처럼요.)
개인적으로 과거나 고시와 같은 시험선발방식은 실제로 공정하느냐, 자본의 힘이 작용하지 않고 오로지 인적 자원만을 측정 가능하냐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들 환영하는 건, 실제로 공정하느냐를 따지기 이전에 적어도 합과 불합을 나누는 수치로 계량 가능한 근거를 보여주는 제도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18/08/04 09:48
저놈의 과거제도가 시험을 치는 학문만 공부하기 때문에 편협성이 나타나죠..
과거엔 저도 유학에 기초한 과거제도에 대해서 좋지 않게 생각은 했는데 http://www.yes24.com/24/goods/18502393?scode=032&OzSrank=3 - 책문, 이 시대가 묻는다 http://www.yes24.com/24/goods/57574125?scode=032&OzSrank=4 - 책문, 조선의 인문 토론 처 책들을 읽어보니 나름 그럴듯한 해법을 내놓더군요.. 공자 왈 맹자 왈 할줄 알았는데.. (사람 사는게 다 그런가 봅니다.)
18/08/04 10:22
좋은 글 감사합니다.
고시, 수능, 과거제도 https://pgr21.co.kr/?b=1&n=2495 추게에도 좋은 글이 또 있더라구요.
18/08/04 20:22
과거제도 치다 보니까 저 글이 있더군요 나름 좋은 글 이였습니다.
과거제의 폐혜는 고시 낭인으로 많이들 체감하시죠.. (성공하면 대박 실패하면 쪽박) 저건 과거 합격을 못하면 상위층에서 내려가는 문제가 제일 크더라고요.. (조선만 해도 3대째 못나오면.. 평민이 되죠 - 양반과 평민의 혜택 차이가. / 사시도 변호사 혜택이..) 저거 말고도 시험에 정해진 과목 이외는 약하다. 21세기에 19세기 학문을 배운다 같은 단점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결론은.. 좀 그런게.. 변시 낭인 발생은 별개로 치고라도 로스쿨이 고시 낭인을 줄여주는 게 처음에 리트와 학점으로 문턱을 높이는 것이니까요..
18/08/04 11:54
개인적으로 메이지유신 같은 개혁이 청에서 불가능했던 큰 이유중의 하나가 과거제라고 생각합니다.
청말 과거제 개혁으로 평생 딴일은 안하고 과거준비에만 매달리고 있던 수많은 청년들이 한큐에 삶의 목표를 잃은 잉여(...)가 되었는데 이들은 결국 의화단 처럼 개혁을 반대하거나 아예 청나라를 무너뜨리는 혁명 세력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18/08/04 20:34
당장 당나라 시대만 해도 과거 낙방생 황소가 반란을 일으켰죠..
과거 실패자들은.. 문제죠.. 고시생이야 눈 낮춰서 7급.9급이라도 치면 되는데.. 지금 한가득 쌓여가는 공시생들은 참.. (과거를 치기 전에 자신의 붙을 가능성을 미리 알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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