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8/07/25 23:39:42
Name Fim
File #1 IMG_20180725_204027_614.jpg (164.8 KB), Download : 60
Subject [일반] 노회찬대표 조문을 다녀오며. (수정됨)


.
저는 오늘 노회찬 대표님 빈소를 찾아 조문했습니다. 더 일찍 할 수도 있었는데, 장염때문에 고생을 하느라고 오늘에야 신촌의 빈소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정의당 당원으로 3년이나 생활을 했지만, 고인과 단 한번만 얼굴을 뵌 적 있습니다. 다만 그 한번의 만남이 너무나 임팩트 있었지요.

2013년 5월 초 쯤 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당시는 노회찬 대표님은 재선의원직을 상실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무렵이었고, 저는 2013년 1월 초에 새로 진보정의당 당원으로 가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지요.

사족이지만 당시 반북에 범중도우파성향이던 제가 민주통합당도 아니고 진보정의당에 생애 첫 입당을 결심 한 건 지금 생각해도 미스터리입니다. 크크크 503의 당선이 꽤나 쇼크였나봐요.

여튼 당시 23살의 젊은 당원으로서 당내 각종 교육행사나 스터디에 참석했던 저는 우연히 국회 의원회관 내에서 노회찬 의원의 강연을 듣게 됐습니다.

사실 저는 강연 공식 수강자도 아니고 아는 당직자분을 통해서 그냥 강연에 참석했을 뿐인데, 열심히 참여하는 마음으로 질문도 던졌고 심지어 우연히 여의도 모 호프집에서 열린 강연 뒷풀이까지 참여했고 천운인지 노회찬 의원 앞자리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공식참여자도 아닌 사람이 뒷풀이까지 꼽사리를 끼고 s급 상석을 잡았으니 강연 기획자 분들에겐 민폐겠군요.... 흐음. 갑자기 좀 죄송하네요.

인자기급 위치선정에 성공한 저는 그때를 계기로 노 대표께 이런저런 질문을 던질 수 있었습니다. 사실 당시 저는 정의당 당원이긴 했지만 사실상 정알못이기도 했고, 노 대표께서도 맨날 하는 복잡한 이야기를 편한 술자리에서도 하면 본인께서도 질릴 것 같아 기본적으로 가벼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풀어나갔습니다. 호프집이다 보니 우선 노대표님의 맥주에 대한 알쓸신잡을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밖에도 19대 국회 처음 당시 의원회관 518호를 배정받은 사연에 대한 스토리, 당시 진중권씨와 트위터로 티격태격한 사건(엄청 장난스러운 일이지만), 짜파구리에
대한 이야기, 2010년 당시 한명숙후보와의 단일화 이야기 등등이 주제였습니다. 당시 들었던 말은 한명숙 후보측에서는 연락도 제대로 안줬다고 하더라고요. 여하튼 뭐.. 제 옆자리 분들이 조금 더 무거운 이야기를 던지시기도 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는 일부러 편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말씀을 드렸죠.

여하튼 가벼운 이야기던 무거운 이야기던 성심성의껏 답해주시던 노대표님의 모습, 그리고 이후에 막차시간이 되어 제가 떠날때 제 손을 꽉 잡아주시며 잘 가라고 인사해주시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그 때 이후로도 정의당 당적을 한참 유지했지만, 노회찬 대표님과 마주할 기회는 없었습니다. 심상정, 천호선 대표님 등도 몇번 뵀지만 그분들하고는 맥주를 함께 마시거나 오래 이야기를 할 기회는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유시민 작가님은 오늘 처음 실물을 봤습니다;;; 제가 들어가는데 세브란스 병원 입구에서 나오시더라고요.

2015년 연말, 개인 사정으로 인해 정의당에서 탈당한 뒤 현재까지 무당적으로 남아있습니다. 특히 2016년의 문예위 사건, 평등사회네트워크 등의 깽판, 심상정 대표의 헛발질 등으로 인해 저는 정의당에 대한 마음을 많이 상실했지만,(현재도 복당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랄까요) 이와 별개로 노회찬 대표님과의 만남은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는 소중한 추억입니다.

오늘 찾은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 조문객이 끊임없이 줄 서있는 모습만 봐도 고인께서 생전에 얼마나 세상에 기여한 바가 큰 지 느껴졌습니다.

대표님, 당신이 꿈꾸던 세상은 시민들의 힘을 통해 조금씩 조금씩이나마 완성되어 갈 겁니다. 부디 영면하세요.

P.S. 쓰다보니 글 퀄리티가 제가 봐도 별로네요. 부족한 필력의 글이라 죄송하지만, 양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하심군
18/07/25 23:53
수정 아이콘
이러니 저러니 해도 너무나 큰 인물이었다는 것을 끝없는 조문행렬로 느낍니다.
18/07/25 23:55
수정 아이콘
대단한 분이 아닐 수 없죠
akb는사랑입니다
18/07/26 02:30
수정 아이콘
노회찬 의원이 대변한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죠. 한국 정치인들 중에 '이런 가치를 신조로 삼아서 이런 세상을 만들려고 이런 일을 했다'는 문장을 완성시킬 수 있는 아주 희소한 정치인들 중 한 명이라고 봅니다. 마지막 추문은 누가 봐도 잘못이었지만요.
자판기냉커피
18/07/26 00:13
수정 아이콘
아직도 왜 그래야만 했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참크네요
잘못은 문제지만 그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할필요는
없었다고 생각해서 더욱 안타깝고 짠하고 그렇습니다
란스어텍
18/07/26 00:31
수정 아이콘
살아계셔서 당당하게 임하셨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밧줄의땅
18/07/26 01:00
수정 아이콘
저도 오후에 다녀왔어요. 꽃 한 송이 올리고 싶었는데 기다리시는 분이 많아 단체로 묵념만 드리고 왔네요.
살아계실 때 힘이 되어 드릴 걸... 죄송스럽고 속상하네요.
18/07/26 01:54
수정 아이콘
전 창원에 다녀왔습니다.

많이 마음이 착잡하네요. 부디 고인의 뜻이 이뤄지길 바랍니다
18/07/26 08:41
수정 아이콘
http://imnews.imbc.com/20dbnews/history/1995/1962250_19450.html

DJ는 이렇게 시인한 후에 대통령 당선도 되고 제2의 정치 인생을 펼치셨죠. 인생의 오점일 수는 있는데, 이런 걸로 생을 마감했다니 참 안타깝습니다.
강미나
18/07/26 08:51
수정 아이콘
근데 DJ는 뼛속까지 정치인이라....
20억 수수를 시인하는 자리에서 김영삼은 수천억 받았다더라 더 날세워서 공격하는 정도면 이미 보통 사람의 단계가 아닌거죠.

이런 걸 요구하는 건 다른 의미에서 너무 가혹합니다.
Been & hive
18/07/26 09:01
수정 아이콘
근데 누군가는 하기는 해야되는게 한국정치의 현주소기는 합니다 쩝
클레멘티아
18/07/26 10:57
수정 아이콘
당장 노무현 대통령도 1/10 발언으로 역공 취한거 보면... 아쉽긴 하죠..
18/07/26 09:00
수정 아이콘
노회찬과 dj를 비교하는건 무리가 있지만, 최소한 정계 은퇴후 낙향하셔도 되는건데요.
백년지기
18/07/26 12:44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그때와 지금은 시대정신이 다르고 정치환경이 다릅니다.
503이 국정농단으로 탄핵되고 전전대통령이 기소수감된 상황,
이를 비판하며 대안세력이 반대급부로 지지율과 정권을 얻었는데 이 상황에서 뇌물 받았다? 그냥 정치 인생 끝이에요.

정의와 원칙을 부르짖고 부패와 부정을 성토하든 자들이
이제와서 누구는 어때서 괜찮다드라. 좀 비굴해지면 어떠냐 하는걸 보면. 누가 누굴 비판할 자격이 되는지 묻고 싶네요.
금액이 작다구요? 시작은 다 밥 한끼부터 시작합니다.
18/07/26 14:05
수정 아이콘
비판이야 할 수 있어요. 그렇다고 자살까지 해야 하나요?
시대정신? 당장 쿠테타 모의하는 자들이 주위에 깔려있는데 뭐가 크게 달라졌나요?
누가 누굴 비판할 자격이 왜 나오나요? 님이 노회찬을 비판할 자격이 있다고 쳐도 죽으라고 죽어도 좋다고 내뱉을 자격은 없습니다.
18/07/26 14:07
수정 아이콘
그리고 누가 뇌물을 받았나요?
돈 받을 당시 공무원 신분도 아닌데..
단지 후원금을 절차대로 받지 않았다는 점이 하자일 뿐이지, 뇌물과는 거리가 멉니다.
홍삼모스키토골드
18/07/26 09:57
수정 아이콘
저도 살아 생전 딱 한 번 커피를 얻어마신게 다인데도... .... 저도 아마 님과 비슷한때 뵌거 같아요. 꼭 원내에 들어가시라고 화이팅을 해드렸던 기억도 나고... 안타깝고 안타깝네요
재즈드러머
18/07/26 10:40
수정 아이콘
자기자신에게 이토록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신 분이니 그만큼 지지자들이 많았던 거겠죠. 정의당 지지자는 아니었지만 노회찬 의원만큼은 늘 제일 존경하고 신뢰하는 정치인중 한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와서 되돌릴순 없지만, 지지자들 보다, 신념보다, 명예보다, 그 다른 어떤 것보다, 사랑하는 아내분, 가족분들 먼저 생각하셨으면 어땠을까하는 안타까움이 남네요. 정치판에서 모든걸 잃으면 어떻습니까… 비굴해지면 좀 어떻습니까.…
루크레티아
18/07/26 10:45
수정 아이콘
저는 아직도 고인에 대한 미련과 안타까움 보다는 원망이 더 큽니다. 당신이 이렇게 가면 정말 남겨진 사람들은 어쩌라고..이 무책임한 사람아...
캐모마일
18/07/26 11:01
수정 아이콘
여러 안타까운 부분은 차치하고,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보니 인생을 어떻게 살아왔는지 느껴집니다
18/07/26 14:47
수정 아이콘
자살...하니까 하는 이야기인데...
고인께서는 과거정부에게 죄에 대한 법의 심판을 받을 것을 항상 강조하셨죠.
사실 전 그런 의미에서 이번 죽음 역시 납득가지 않습니다. 본인도 법의 심판을 받는 모습을 보여주어야죠.

그리고 시대 그 자체는 크게 안바뀌었는지 몰라도 시대정신이 바뀐 건 맞습니다.
당장 대한민국 최고권력자는 저런 면에서 쥐뿔만한 티끌 하나도 못찾아낸 사람인데요.
사실 저는 여전히 노회찬이 살아온 인생이 죽었다는 사실은 슬프지만, 그의 죽음에 추모감정이 들지를 않네요. 미묘한 차이죠.
생전에 가슴이 넓은 분이니 제 쪼잔한 명복이야 별 의미 없겠지만
본인이 죄를 인정한 이상 그는 tbs 전파까지 써가면서 죽어라 돈 안받았다고 거짓말한 정치인이기도 하죠.
18/07/26 16:08
수정 아이콘
저도 뭐 고인의 과오는 과오대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봅니다. 돈 받은건 사실 뇌물비리보다는 정치자금법 위반에 가깝죠. 분명 정치인으로서는 중죄지만 도덕적으로는 참작의 여지가 있는 죄인데... 어쩌면 더 문제는 국민 상대로 거짓말을 한거에 가깝죠. 본인도 그 죄책감으로 인해 자살하신거고요.

다만 고인의 공과를 떠나 인간 노회찬으로서는 애도를 하시는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이것도 어쩌면 말장난이지만요.
Lord Be Goja
18/07/26 20:33
수정 아이콘
교섭단체요건이라던지 자신이 과거에 했던 말등을 합치면 이런 갑작스러운 자살이라는건 감정적인 대응이였죠.

아마 본인도 주위의 다른 사람이 같은일로 자살을 하려 했다면 분명 말렸을겁니다만
하지만 사람은 감정에서 자유로울수 없고 그게 자신의 일이면 더욱 더 그런거죠.

물론 이분의 죽음에 대해 느끼는것도 모두가 다를겁니다

너무 슬픈 사람도 있을것이고 저거 완전 이중잣대 아니냐라는사람도 있을것이고
아까운 사람이였다는 분도 있을것이며 알고보니 별다를거 없었다는 분도 있을것이고

다만 이글에서는 안싸우는게 나을거 같네요.
18/07/26 21:35
수정 아이콘
정의당에선 다시는 이런 정치인이 나오지 못할 것 같습니다...
안양한라
18/07/27 13:10
수정 아이콘
법적인 책임 지시고 자연인으로 편하게 사시는게 가장 좋았을텐데 본인에겐 아마 그럴 생각이 안들 정도로 괴롭지 않았나 싶기도 하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7736 [일반] [연속 나눔]기저귀 나눔 후기 + 스타워즈 피규어 나눔 [34] Secundo5035 18/07/27 5035 2
77735 [일반] [울화통 소식] 사법농단 사건 관련 최근 보도 모음 [29] 후추통8172 18/07/27 8172 17
77731 [일반] 합리적 보수 유승민 의원의 인사 추천 [164] ppyn19754 18/07/27 19754 22
77730 [일반] (스포) <인랑> 스토리 쉽게 이해하기 [26] 마스터충달9951 18/07/27 9951 10
77729 [일반] 태풍 종다리와 폭염의 한판승부 결국 폭염이 이길 듯 [38] 아유11642 18/07/27 11642 2
77728 [일반] 인랑, 이대로 묻히기는 아까운 영화...라기보다 영상물?(스포있음) [16] 앙겔루스 노부스7042 18/07/26 7042 0
77727 [일반] 학제 개편 - 독일식 학제에 대해서 [38] 트럼피즘10224 18/07/26 10224 3
77726 [일반] '씨밤'을 재밌게 보신 분에게 추천하는..'다다미 넉장반 세계일주' [38] cluefake7800 18/07/26 7800 2
77725 [일반] 신일그룹, 돈스코이호 보물 현재는 파악할 수 없는 상황 [48] 아유12455 18/07/26 12455 1
77724 [일반] 자게와 스연게에서 운영위원을 모십니다. (기간 연장) [26] OrBef8159 18/07/14 8159 3
77723 [일반] 노회찬대표 조문을 다녀오며. [24] Fim10381 18/07/25 10381 26
77722 [일반] 조선일보, 25일부터 27일까지 네이버·다음 노출 중단 [32] 좋아요13451 18/07/25 13451 14
77721 [일반] <인랑>, 로맨스 안넣으면 제재라도 당하나? (스포X) [73] 화이트데이10341 18/07/25 10341 4
77720 수정잠금 댓글잠금 [일반] 삼성 반도체의 본질 [117] kurt16811 18/07/25 16811 4
77719 [일반] 8월 부터 본격적인 일회용컵 단속 시작! [44] 보라도리11816 18/07/25 11816 1
77718 [일반] 인랑. 꽤 재밌게 보긴 했는데 뭐가 문제인 걸까(스포성 있습니다) [17] 드라고나6713 18/07/25 6713 1
77717 [일반] 메모장의 내용을 정리하며 - 아이의 예감 지니팅커벨여행5104 18/07/25 5104 9
77715 [일반] <인랑> 보고 왔습니다. (스포일러 약간) [22] 주홍불빛6554 18/07/25 6554 0
77714 [일반] 여름철, 사상 초유의 무더위, 전력수요 증가로 대(大) 정전 사태가 일어날까? [106] superiordd13461 18/07/25 13461 63
77713 [일반] 어제 100분 토론 패널 선정이 왜 그모양이었는지 밝혀졌네요 [47] 마재12912 18/07/25 12912 17
77712 [일반] 폭염이 바꾼 신풍속도 "나가면 생고생" 소확행 휴가族 는다 [62] 자전거도둑11181 18/07/25 11181 3
77710 [일반] 영화) 미션 임파서블 : 폴아웃 보고 왔습니다. (다소 스포일러) [28] empty7828 18/07/25 7828 8
77708 [일반] 학종이 아니라 수능도 문제였군요. [312] 삭제됨12697 18/07/25 12697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