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8/07/25 19:36:46
Name 드라고나
Subject [일반] 인랑. 꽤 재밌게 보긴 했는데 뭐가 문제인 걸까(스포성 있습니다) (수정됨)
방금 인랑 봤습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잘 빠져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잘 봤는데 지금 보니까 여기 저기에 악평이 더 많군요. 조금 자문자답하며 생각을 해 보니까 아 싶네요. 뭐가 문제인지.

인랑이란 작품 속 스토리의 기본 배경은 정부 내 치안조직인 특기대와 공안부가 서로 간 생존을 걸고 갈등하는 상황입니다.
원작 애니메이션에서 수도경 산하인 특기대와 공안부가 갈등하게 되는 건, 일본이 경제 성장을 하면서 과격파 반정부조직인 섹트의 입지가 줄어들고 섹트의 입지가 줄면서 대 섹트 조직인 수도경의 입지도 줄어들게 된 게 원인입니다. 수도경의 입지가 주는 상황에서 수도경 산하 공안부가 특기대를 잘라내고 독자적인 생존을 하고자 하고 여기에 주인공이 말려드는 게 이야기의 뼈대죠.

그런데 영화에선 반정부조직인 섹트가 궤멸되어가는 상황이란 건 초반부에 나오지만 어째서 공안부가 특기대를 해체하려 하는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합니다. 그러니 이 부분을 납득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작중 갈등 상황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 싶군요.
작중에서 특기대의 쓸모가 다한 상태에서 공안부가 자신들의 입지를 위협하는 특기대를 없애려 한다는 게 더 명확하게 나왔다면 확실히 나았겠다 싶습니다.

생각을 더해 보면 배경을 아예 90년대로 했다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군사정권과 문민정권의 교체기를 배경으로 문민정권의 등장과 경제 성장으로 입지가 줄어들어 궤멸 직전에 놓인 반정부조직 섹트. 군사정권 하에서 섹트 토벌을 위해 활동했지만 정권교체와 섹트 궤멸로 존재 이유가 의문시되는 특기대와 생존을 위해 뭐든지 하려는 공안부. 이런 식이었으면 좀 더 납득하기 좋았을지도요.

영화 인랑은 원작에서 반전 요소를 줄이고 최대한 친절하게 전개해 나갑니다. 주인공의 심리 갈등 묘사도 거의 줄이고 남녀 주인공의 연정에 많은 부분을 할애합니다. 저런 요소는 흥행을 위해 납득 가능한 변화다 싶었는데, 제일 근본 배경인 특기대와 공안부의 갈등이 납득 안 간다면 친절한 상황 설명도 연정도 납득 안 가겠다 싶네요.

로맨스 부분을 줄이고 조직들이 갈등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을 좀 더 넣었다면 이야기 흐름 납득하긴 더 좋았을 겁니다. 그런데 막상 영화 자체를 짚어보면 작중 흐름상에서 봤을 때 로맨스 부분을 줄였다면 남녀 주인공 감정 흐름이 더 안맞게 되었겠다 싶기도 하고,  설명 더 넣었으면 영화 더 길어져서 늘어질 수 있겠다 싶기도 하고...

원작 팬이라면 전반부 10분과 후반부 하수도 장면만 봐도 돈 안 아까울 겁니다. 액션 장면은 총 세 번 정도로 적지만 뒤의 두 장면은 분량 자체가 많고 화끈합니다

결말 흐름 자체는 이해하는데 결말 직전 10여분은 납득이 안 가는군요.

영화의 기본 때깔은 간혹 유머게시판에 올라오는 사이버펑크 서울 생각하시면 됩니다. 영상미 좋아하시는 분들은 눈이 즐거울 장면 많습니다

더 적을 말은 많은데 모바일이라 일단 마무리합니다. 이래 저래 생각하니 역시 제일 문제는 영화 속에서 특기대와 공안부가 갈등하는 상황을 납득할 수 있는가 하는 점 같습니다. 이 부분을 그런갑다 할 수 있다면 나머지 부분은 충분히 재밌지 않을까 합니다.

작중에서 강동원과 한효주 두 연기자가 보여준 모습으로 두 사람의 감정선은 충분히 공감이 되었는데 이 부분도  보니까 공감 안 간다는 분들이 많이 있군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눈물고기
18/07/25 19:48
수정 아이콘
문제인? 정치글인가요?

농담입니다.
닭장군
18/07/25 19:50
수정 아이콘
???: 대한민국 최고의 정치평론가 드라고나님께서, 문재인정부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어주셨습니다.
페스티
18/07/25 19:55
수정 아이콘
이 평을 읽으니 솔깃하네요. 돈 낭비말고 마녀나 한번 더 볼까 생각중이었는데..
생각안나
18/07/25 20:14
수정 아이콘
아직 보진 않았지만 상황 설정 자체가 좀 어거지 같긴 해요
만화량
18/07/25 20:29
수정 아이콘
세련되게 고쳤길 바랬는데 근미래 SF 같은 미장센을 원했던 바람에 뭔가 잘못된 선택을 한 것 같습니다...
도망가지마
18/07/25 20:16
수정 아이콘
영화 리얼과 비교하는 영화평도 봤는데 사뭇 다른 평가시네요.
만화량
18/07/25 20:26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도 90년대로 했으면 되었겠다 싶네요. 90년대는 우리가 겪은 것이고, 설명이 덕지 덕지 필요한 쪽이 근미래니까요.
화이트데이
18/07/25 20:39
수정 아이콘
솔직히 짜증나더라고요.

왜 이리 로맨스를 못넣어서 안달인지... SF물에 미남미녀 로맨스 넣으면 여학생들이 우르르 와서 볼줄이라도 알았나?

액션이나 분장은 잘빠졌는데... 에휴
18/07/25 20:41
수정 아이콘
반은보고 괜찮으면 볼까 했는데, 악평이 쏟아져 무기한 유예 상태였습니다.
이 글보니 고민되네요.
원작은 1도 모릅니다.
18/07/25 20:50
수정 아이콘
현실의 정부 조직 기관의 정치공작과 음모가 더 충격적이라 영화에서 특기대와 공안부의 대결이 좀 식상한면이 있었습니다.
종이사진
18/07/26 07:34
수정 아이콘
<마스터> 개봉시점에 최순실 사태가 터졌죠.

강동원은 지난 정권을 참 싫어할 듯...
-안군-
18/07/26 10:11
수정 아이콘
케이블티비에서 마스터를 봤는데... 그렇게 망할 영화는 아니었더군요. 진짜 때를 잘못만나서... ㅠㅠ
기승전정
18/07/26 22:08
수정 아이콘
마스터 관객이 700만입니다. 전혀 망한 영화가 아니죠.
Frezzato
18/07/25 21:03
수정 아이콘
세분이랑 같이 봤는데
주로 원작 모르는분은 지루했다 난리고
원작 아시는분은 잘살렸다 개쩐다 난리더라구요
크크크 확실히 호불호 갈리는 모양인듯합니다
저는 정말 재밌게 보고왔습니다
푸른봄
18/07/25 23:12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도 방금 봤는데 재미있었어요.
하도 악평을 보고 가서 마음의 준비를 해서 그런가 크크
액션은 진짜 좋더라고요. 저는 특기대 총소리 둔탁한 거에 엄청 끌렸습니다 크크 때깔도 좋았고 갑옷도 멋지더군요.
감정 부분에 대한 건 글에 동감합니다. 그냥 특기대 공안부가 사이가 그러려니 하고 봤는데 말씀하신 부분이 좀 부족하긴 했죠.
전 로맨스 부분 그렇게 많다 생각도 안 들더군요. 로맨스에 대해 안 좋은 말이 많아서 극 다 잡아먹는 분량인가 했는데 흐름이 이질적이어서 그렇지 분량이 많다 생각은 안 들었어요. 호불호가 갈릴 만한 건 이해되고요. 말씀하신 대로 이것보다 더 줄이면 둘의 로맨스는 완전 이해되는 부분 전혀 없었을 듯. 그렇다고 늘릴 수도 없었을 거 같고요.
아 결말은 좀 아쉬웠네요.
(추가: 계속 생각해 봤는데 로맨스의 분량에 비해 로맨스 얘기가 많이 나오는 게 결말 때문인 것 같다는 생각이... 역시 결말이 아쉬운 것 같아요..)
아무리 나쁘게 봐도 볼거리 치중하느라 스토리 부실한 흔한 대작영화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리얼이 어쩌고 하는 기사까지 나와서 좀 의아했네요.
18/07/26 00:47
수정 아이콘
갈등에 대한 설명도 부족하고, 스토리의 개연성이 너무 떨어져서 재미가 없었습니다. 왜 등장인물이 저런 행동을 하는지 초반부터 납득이 안가더라구요. 중간중간 뜬금없는 CG까지..

TV프로그램이었으면 중간에 채널 돌렸습니다.
18/07/26 06:17
수정 아이콘
전 리얼 운운한 건 진짜 말도 안 되는 평가라고 생각합니다. 그 정도는 절대 아닙니다. 대신 너무 불친절한 영화라는 건 동감합니다. 저는 어떻게 줄거리가 좀 눈에 들어오는데 같이 간 다른 분들은 뭔 얘긴지 모르겠다가 주 반응이더군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7735 [일반] [울화통 소식] 사법농단 사건 관련 최근 보도 모음 [29] 후추통8171 18/07/27 8171 17
77731 [일반] 합리적 보수 유승민 의원의 인사 추천 [164] ppyn19753 18/07/27 19753 22
77730 [일반] (스포) <인랑> 스토리 쉽게 이해하기 [26] 마스터충달9950 18/07/27 9950 10
77729 [일반] 태풍 종다리와 폭염의 한판승부 결국 폭염이 이길 듯 [38] 아유11641 18/07/27 11641 2
77728 [일반] 인랑, 이대로 묻히기는 아까운 영화...라기보다 영상물?(스포있음) [16] 앙겔루스 노부스7042 18/07/26 7042 0
77727 [일반] 학제 개편 - 독일식 학제에 대해서 [38] 트럼피즘10223 18/07/26 10223 3
77726 [일반] '씨밤'을 재밌게 보신 분에게 추천하는..'다다미 넉장반 세계일주' [38] cluefake7800 18/07/26 7800 2
77725 [일반] 신일그룹, 돈스코이호 보물 현재는 파악할 수 없는 상황 [48] 아유12454 18/07/26 12454 1
77724 [일반] 자게와 스연게에서 운영위원을 모십니다. (기간 연장) [26] OrBef8158 18/07/14 8158 3
77723 [일반] 노회찬대표 조문을 다녀오며. [24] Fim10380 18/07/25 10380 26
77722 [일반] 조선일보, 25일부터 27일까지 네이버·다음 노출 중단 [32] 좋아요13451 18/07/25 13451 14
77721 [일반] <인랑>, 로맨스 안넣으면 제재라도 당하나? (스포X) [73] 화이트데이10340 18/07/25 10340 4
77720 수정잠금 댓글잠금 [일반] 삼성 반도체의 본질 [117] kurt16810 18/07/25 16810 4
77719 [일반] 8월 부터 본격적인 일회용컵 단속 시작! [44] 보라도리11816 18/07/25 11816 1
77718 [일반] 인랑. 꽤 재밌게 보긴 했는데 뭐가 문제인 걸까(스포성 있습니다) [17] 드라고나6713 18/07/25 6713 1
77717 [일반] 메모장의 내용을 정리하며 - 아이의 예감 지니팅커벨여행5103 18/07/25 5103 9
77715 [일반] <인랑> 보고 왔습니다. (스포일러 약간) [22] 주홍불빛6553 18/07/25 6553 0
77714 [일반] 여름철, 사상 초유의 무더위, 전력수요 증가로 대(大) 정전 사태가 일어날까? [106] superiordd13461 18/07/25 13461 63
77713 [일반] 어제 100분 토론 패널 선정이 왜 그모양이었는지 밝혀졌네요 [47] 마재12911 18/07/25 12911 17
77712 [일반] 폭염이 바꾼 신풍속도 "나가면 생고생" 소확행 휴가族 는다 [62] 자전거도둑11181 18/07/25 11181 3
77710 [일반] 영화) 미션 임파서블 : 폴아웃 보고 왔습니다. (다소 스포일러) [28] empty7827 18/07/25 7827 8
77708 [일반] 학종이 아니라 수능도 문제였군요. [312] 삭제됨12696 18/07/25 12696 0
77707 [일반]  "아버지의 부성애 본능"...불길에 아이 둘 안고 사투 [31] swear9669 18/07/25 9669 26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