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8/07/13 12:16:56
Name Just_fame
Subject [일반] 선험적 능력과 나 그리고 참선
안녕하세요


저는 칸트 잘 모릅니다. 근데 순수이성비판을 조금읽었는데 '선험적'이라는 말이 나오더라구요. 이 선험적이라는 말은 경험하지 않고도 가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선험적 능력을 가지고있습니다. 예를들어 손가락을 움직인다고 할 때 뇌에서 신경을통해 근육에게 움직이라는 신호를 보내서 손가락을 움직이게 됩니다.(맞나요?) 근데 여기서 의문을 가질 수 있는 게 뇌에 명령을 하는 것은 무엇이냐는 겁니다. 칸트에 따르면 뇌에 명령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있는(우리가 경험하기 이전에도 가지고 있는 것이니 선험적인) 것이겠죠.

이것이 뇌 자체가 아니란 것은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아실겁니다. 더 나아가서 생각하면 이것은 볼 때, 들을 때, 냄새 맡을 때, 맛 볼 때, 감촉을 느낄 때, 우리의 생각을 인식할 때, 가고 오고 앉고 눕고 밥먹을 때 등 항상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근데 있으면 있는 건데 이것이 알 수 없다는 것도 아실 수 있을겁니다.

서론이 길었는데요 이 글을 쓰는 것은 참선에대해서 설명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불자가 아닌 분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궁금해서 입니다. 의견이나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댓글을 남겨주세요!

불교에서는 깨달음이 중요합니다. 아는 것과 깨달음의 차이는 다들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불교를 머리 깎고 계나 지키고 세상이랑 담쌓고 염불이나하고 복이나 빌고 이렇게 아시는 분도 많을거라고 생각합니다만 불교의 정의는 내가 깨달아서 부처되는 종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부처란 무엇이고 어떻게 되냐, 부처란 깨달은 사람을 뜻합니다. 무엇을 깨닫느냐면 나를 깨닫는 것을 말합니다. 여기서 '나'가 위에서 말한 가고 오고 앉고 눕고 밥먹을 때 등에 작용하는 놈을 말합니다. 여기서 이 '나'를 불교에서는 주인공, 본래성품, 구경각, 여래 등으로 부릅니다. 이름은 아무래도 상관 없고 나를 알 수 없다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부처가 되는 방법은 결론부터 말하면 참선하는 것입니다.

참선하는 첫번째 이유는 석가모니는 팔만대장경을 설했지만 그 많은 경은 달 가리키는 손가락이고 달을 보는 것이 참선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번째 이유는 팔만대장경을 평생을 다읽어도 다 못읽습니다. 그래서 깨달은 선지식의 올바르고 석가모니 가르침의 핵심을 담은 지도(깨달은 선지식이 무엇인지는 후술하겠습니다.)가 필요한데 이 선지식들이 가장 많이 권하고 지금까지 나온 수행방법중 우리에게 알맞다고 하는 것이 참선이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도 많은 이유가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이 두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참선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http://emokko.tistory.com 에 가셔서 참선법 abcde를 들으시면 됩니다.

불교에서 깨달음이 중요한데 깨달았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우리에겐 없습니다. 그래서 인가가 중요합니다. 불교에는 법맥이 있는데 인도에서 석가모니-가섭-아난-.......-달마로 이어지는 33명의 조사가 있고 중국으로 건너와 달마-혜가-승찬-도신-홍인-혜능으로 이어지는 조사가 있습니다. 혜능조사부터는 한사람에게만 법을 전하지않고 깨달은 사람에게는 누구나 법을 전했고 이후에 이 법이 우리나라에도 전해지게 됐습니다.(현재는 우리나라에만 있습니다.)우리나라에도 그동안 많은 큰스님들이 나왔고(대표적으로 원효, 보조국사, 서산) 근현대에는 경허스님이 나와서 깨달은 사람이 많이 나오게됩니다. 위에 소개해드린 블로그는 경허-만공-전강-송담으로 이어지는 법맥의 전강, 송담스님의 법문을 들을 수 있는 블로그입니다. 이외에도 많은 선지식이 있으니 직접 찾아보시고 들어보셔도 됩니다.

내가 나를 알겠다, 나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 뇌가 나다 이렇게 생각은 하는데 참선은 하고싶은 분들은 불교 유식론 관련책을 찾아보시면 됩니다. 우리의 정신적인, 의식, 무의식에 대해 다루는 내용입니다.

책 추천을 하나만 하겠습니다. 불교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면서도 선불교에대해 잘 설명해 놓은 책입니다. '선의 나침반'이라는 책인데 가독성도 좋고 책을 내신분이 경허-만공-고봉-숭산 법맥의 숭산스님이기 때문에 믿고 보셔도 됩니다.

또 참선은 어떤분들에게 적합하냐 망상이 많은 분, 나에대해서 알고 싶은 분, 정신통일을 하고싶은 분, 인생문제에서 벗어나고 싶은 분, 인생이란게 뭔지 알 수 없는 분에게 적합합니다.

한 번 요약을 하자면 나라는 건 알 수 없는 놈이고 이걸 깨달은 사람이 부처고 이걸 깨달으면 인생문제가 없다. 참선에는 선지식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고 선지식은 인가받았는지로 아는 수밖에 없다. 참선은 나를 깨닫는 길이지만 정신통일도 되고 건강에도 좋다. 이정도가 되겠습니다..

글이 두서가 없습니다. 앞으로 비슷한 주제로 글을 몇 번 더 쓸 예정입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아무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물어봐주세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귀여운호랑이
18/07/13 13:11
수정 아이콘
음. . .. 아는 것과 깨달음의 차이를 모르겠습니다.
18/07/13 13:35
수정 아이콘
우리가 스마트폰을 보면 통신이 되고 전화가 되고 사진을 찍을 수 있고 등등에 대해 알지 않습니까? 보통사람이 대상에 대해 아는 정도가 아는 것이라면...

통신의 원리는 무엇이고 어떤 재질과 어떤 기술이 왜 들어갔는지 모든 것에 대해 그 속성을 막힘 없이 낱낱히 설명할 수 있는 정도와 비교하시면 얼추 감이 오실까요?

어린아이가 스마트폰을 아는 것과
전문가가 스마트폰을 아는 것이 천지차이와도 같은 거랑 같습니다.
Just_fame
18/07/13 13:38
수정 아이콘
우엉님이 설명 잘 해주신 것 같습니다
제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 글을 그냥 아는 것으로 이해하셔도 됩니다. 또 깨닫는 것은 조건이 더 많이 붙는다 뭐 이렇게 생각합니다
사랑기쁨평화
18/07/13 16:36
수정 아이콘
제 느낌에는 아는 것과 깨달음의 차이는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가 아닐까 합니다.
예를 들면 많은 사람들이 과한 욕심을 버리면 좋다는 것은 알지만,
과한 욕심이 어떤 것인지 어느 상황에서 찾아오고 그것이 찾아옴을 알고 또 찾아왔을 때 버리거나 피해갈 수 있느냐 그건 사람마다 다르겠죠.
깨닫는 경지도 각각 다를 것이고요.
VrynsProgidy
18/07/13 14:01
수정 아이콘
아는것이 무엇인지를 깨닫는것과 깨달음이 무엇인지를 아는것은 똑같이 어려운 일입니다.
Just_fame
18/07/13 14:04
수정 아이콘
어렵죠.. 제 능력이 이정도라 설명이 부족했습니다
VrynsProgidy
18/07/13 14:05
수정 아이콘
앗, 댓글을 잘못 달았습니다. 글은 잘 읽었어요. 귀여운 호랑이님께 단다는것이 그만 하하
Just_fame
18/07/13 14:13
수정 아이콘
하하 감사합니다
그 닉네임
18/07/13 15:39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이과라서 죄송합니다만 생물학,인공지능 공부하는 입장으로서 많은걸 떠올리게 하네요.
'나'라는 존재를 리버스 엔지니어링 한다는 건가요?
참선이 어떤 방식으로 깨달음을 얻게 하는지 궁금하네요.
물속에잠긴용
18/07/13 16:12
수정 아이콘
간단하게 말해서 삼매에 들어서 법(쉽게 현상들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의 항상함이 없고, 자아가 없고, 고임을 철견하면
마음이 탐진치를 벗어나게 됩니다. 그와 같이 탐진치를 벗어난 경계를 열반이라고 부릅니다.
요즘에는 도심에도 위빠사나 수행처가 많습니다. 일반인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불교의 근본 이치를 이해하기 쉬운
명상법입니다. 위빠사나 수행을 한번 해보시면 깨달음을 떠나서 마음을 다스리기 좋습니다.
Just_fame
18/07/13 16:47
수정 아이콘
물속에잠긴용님이 잘 설명해주셨는데요. 첨언하자면
리버스 엔지니어링은 잘모르지만
참선은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참구한다고 합니다
굳이 바꿔말하자면 화두를 연구하는 건데 따지고 분석하는 것과 다릅니다.
그 원리를 말하자면 하나의 의심(화두)에 집중해서 오직 생각이(의식부터 무의식까지) 한 덩어리가 될 때 그 한 생각이 나오는 곳(마음, 진여, 구경각 등)을 깨치게 되고 이것을 견성이라고하고 성불이라고합니다.
화두참선의 생명은 알수없는 생각(의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초보여서 여기까지밖에 못쓰겠네요 흐흐 더 궁금한 점을 물어보셔도 되고 블로그에 들어가보셔도 답이 될 만한 것들이 많이 있을겁니다.
18/07/13 16:03
수정 아이콘
불교도 마찬가지지만 철학에 대한 공부야말로 소위 길을 잃은 현대인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는 입장에서 바람직한 글이로군요
고분자
18/07/13 20:50
수정 아이콘
혹하네요 머리가 복잡한데 도움이 될까 싶지만 일단 따라해봐야겠네요.
잘 읽고 갑니다.
윌로우
18/07/13 21:27
수정 아이콘
자주 올려주세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7598 [일반] 고독한 미식가의 홍대 투어 -수제버거편- [45] coolasice9838 18/07/14 9838 3
77596 [일반] 최저임금과 물가 [47] LunaseA13149 18/07/14 13149 5
77595 [일반] 최저임금이 오르는게 정말 잘못된 방향인가요? [188] 백곰사마15134 18/07/14 15134 36
77594 [일반] 기무사 관련 뉴스들 (혈압주의) [23] 태연이6518 18/07/14 6518 4
77593 [일반] 교육 단상 [64] moqq5519 18/07/14 5519 4
77592 [일반] '아들 의대 보내려고…' 시험지 빼낸 여의사와 행정실장 '입건' [102] 사업드래군11235 18/07/14 11235 4
77591 [일반] 2019년도 최저시급이 8350원으로 결정되었습니다. [445] 내일은해가뜬다21881 18/07/14 21881 2
77590 [일반] 워마드 '성체' 훼손사건에 대한 한 신부님의 의견 [90] 포인트가드12689 18/07/14 12689 47
77589 [일반] 퀴어행사 반대청원 청와대 답변 [60] kurt12015 18/07/13 12015 7
77588 [일반] 통계로 보는 대한민국의 경제 구조 [234] 류지나21020 18/07/13 21020 31
77587 [일반] 치질수술.. [49] finesse11097 18/07/13 11097 10
77585 [일반] 선험적 능력과 나 그리고 참선 [14] Just_fame6022 18/07/13 6022 6
77584 [일반] 2019년 최저임금 발표가 다가오네요. 어떻게 될까요? [518] 살랑살랑22132 18/07/13 22132 4
77583 [일반] 노출천장을 싫어하시는 분 있나요 [58] Techsod17812 18/07/13 17812 8
77582 [일반] 뮤즈 라이브 실황을 보고 왔습니다 [39] Nightwish7389 18/07/12 7389 0
77581 [일반] 총리실 출입기자 3명 암호화폐 대책자료 사전 유출 [21] Lucifer12042 18/07/12 12042 7
77579 [일반] 증선위,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위반 인정. 검찰고발. [42] 부처9338 18/07/12 9338 2
77578 [일반] 홍익표: 성체훼손을 계기로 도리어 가톨릭을 비롯한 종교계가 성찰해야한다. [218] ageofempires17229 18/07/12 17229 36
77577 [일반] 깨시민이라는 말을 당신들이 쓰다니 [80] BBTG13195 18/07/12 13195 15
77576 [일반] 성별 이분법에 갇힌 페미니즘을 넘어서는 불편한 용기를 바라며 [224] 로빈14960 18/07/12 14960 20
77575 [일반] 오늘 리얼미터 정의당 지지율 12.4% [240] ppyn19321 18/07/12 19321 7
77573 [일반] [페미니즘] '성역은 없다'는 한겨례의 성역 [57] 아케이드15345 18/07/12 15345 12
77572 [일반] “시체 가라앉히는 것도 장례”…기무사, 세월호 ‘수장’까지 제안 [49] Multivitamin11131 18/07/12 11131 1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