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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10/29 17:29:55
Name Marcion
Subject [일반] '제국의 위안부' 박유하 2심서 명예훼손 유죄…"상고할 것"(종합2보)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10/27/0200000000AKR20171027063952004.HTML?input=1195m


1. 이 사건에 관해선 이미 종전에 몇번 글이 올라온 바 있었는데(가령 https://pgr21.co.kr/?b=8&n=70197)
그 경위를 간단히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1) 박유하 교수, 2013년 8월 '제국의 위안부' 초판 발간.
(2) 위안부 할머니 11인, 2014년 6월 형사 고소 및 민사상 출판금지가처분등 신청.
(3) 위안부 할머니 9인, 2014년 7월 민사상 손해배상청구소송 제기.(1인당 3천만원)
(4) 법원, 2015년 2월, 가처분 신청 일부인용.
(5) 검찰, 2015년 4월 위안부 할머니와 박유하 교수 간 형사조정 실시.
(6) 박유하 교수측, 2015년 6월 가처분 취지 따른 수정판 발간. 그 내용에 관한 위안부측의 반발. 형사조정 결렬.
(7) 검찰, 2015년 11월, 박유하 교수를 형법 307조 2항 허위 명예훼손으로 불구속 기소.
(8) 법원(서울동부), 2016년 1월, 박유하 교수가 할머니들에게 1인 당 1천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일부인용판결.
(9) 법원(서울동부), 2017년 1월, 박유하 교수에 대한 형법 307조 2항 허위 명예훼손 혐의에 관해 무죄 판결.

그리고 2015년 11월 공소제기되었고, 2017년 1월 1심 무죄판결이 나왔던 형사사건에 관하여
2017. 10. 27.자로 2심 법원(서울고등)이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것입니다.
박유하 교수 측은 즉각 상고 의사를 밝혔습니다.


2. 이 사건에서 검사는 책 속의 구체적 문장 35개를 적시하여
이 문장들이 각각 형법 307조 2항의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기소했습니다.

이에 관한 이 사건의 주된 쟁점을 논리적 단계별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위 문장들에 '피해자 특정성'이 인정되는지 - '집단표시 명예훼손' 관련
(2) 위 문장들이 '사실의 적시'에 해당하는지
(3) 위 문장들이 '명예를 훼손케 하는 내용'인지
(4) 위 문장들에 관해 '명예훼손의 고의'가 인정되는지

이에 관해 1심 판결(서울동부지방법원 2017. 1. 25. 선고 2015고합329 판결)은
사실 (1)부터 인정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사실 그 논리대로라면 그것만으로 모든 공소사실에 관해 무죄판결을 선고했어야 했을 것이나
사회적 중요성에 비춰 판단을 길게 해줘야한다는 생각에서인지 나머지 논증도 진행했습니다.
그에 의하면 총 35개 문장 중 30개는 (2)가 부정되고,
나머지 5개 중 3개는 (2)는 인정되나 (3)이 부정되고,
나머지 2개는 (2), (3)이 인정되나 (1)이 부정되니 결국 무죄입니다.
덤으로 학술 논의 목적이었던 이상 (4)가 부정된다는 논의도 덧붙었습니다.


3. 이와 달리 2심 판결은 그 구체적 내용은 파악되지 아니하나
총 11문장에 관하여 형법 307조 2항의 모든 구성요건이 충족된다고 판단했습니다.

개인적으론 특히 1심의 강력한 판단이유였던 피해자 특정성 문제를 어찌 해결할 지가 관심사였는데
언론 보도에 비춰 관련 고법 판시의 핵심을 정리해보자면
자신이 위안부란 사실을 밝히지 않는 한 제3자는 이를 알 수가 없는 상황 등을 보면
'위안부'='스스로 위안부란 사실을 밝힌 사람들'로 정리해야 맞고
따라서 위 책의 '위안부'란 표현은 현재 국가에 위안부피해자로 등록된 생존자 36명을 지칭한 것이며
학술연구에 따라 위안부 규모가 1만 5천명~32만명까지 추산된다고 하여
위안부 표현이 이들 모두를 지칭하는 것이라 피해자 특정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1심의 판시는 잘못이란 것입니다.
이 쟁점은 아마 상고심에서도 치열한 다툼의 대상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편 1심에선 고의 불성립의 근거였던 '학술 논의 목적'이란 사정은
2심에선 단순 감형사유로만 고려됬습니다.


4. 한편 이 사건 민사사건의 경우
1심에서 박유하 교수가 위안부들 9인에게 1인 당 1천만원 씩 지급하라는 취지의 원고 일부승소판결이 있었고
(서울동부지방법원 2016. 1. 13. 선고 2014가합104726 판결)
현재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심이 계속 중인 상태입니다.
이 민사사건은 형사사건 결과를 보기 위해 추정중인 것으로 파악되므로 곧 재판이 진행될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사건은 1심 민사사건은 위안부 측 승, 1심 형사사건은 박유하 교수 측 승으로 결론났을 뿐 아니라
박유하 교수의 책 내용에 관한 법적 판단에 관해서도 약간 차이나는 점이 있어 문제가 됬는데
(다만 세세히 검토해본 결과 민사법원과 형사법원의 차이가 생각보다는 크지 않았습니다)
민사 항소심에서 이런 모순점에 관해 어떤 판단을 내릴지도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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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신
17/10/29 18:25
수정 아이콘
학술적 논의라는걸 인정하면서도 그걸 감형사유로만 본다면 이게 위안부 문제 말고 친일파나 독재 시대 인물들의 문제도 마찬가지로 명예훼손으로 접근이 가능한가요?
두메골
17/10/29 21:37
수정 아이콘
(수정됨) 학술 논의에 관련된 명예훼손이라 그런지 갑자기 이덕일 김현구 사건이 떠오르네요. 이 사건과 김현구 사건, 둘 간의 질적 측면에서 이덕일 쪽이 뭐가 나은지 모르겠는데. 뭐 저야 법 쪽에 아무런 지식도 없고, 판결은 그쪽의 전문가들이 내렸을테니 괜히 토달 건 없지만, 좀 그런 게 솔직한 기분입니다.
17/10/30 04:00
수정 아이콘
법리상으론 무죄가 맞다고 봅니다.
특정성 인정을 위한 2심의 논리가 빈약하고
저 논리면 지금까지 특정성 인정 안했던 것들 상당수가 인정되도록 바뀔텐데...
유죄 판결 났다고 해서 혹시나 생존자 할머니들이 몇분 안게시니까 특정된다 이런식으로 엮지는 않겠지 생각했는데 진짜로 그럴줄이야...
17/10/30 08:56
수정 아이콘
책은 안 읽어봤지만 언급하는 교수님들마다 학술적 논의를 처벌하는게 지금 21세기에 말이 되냐 이러시던...
유자농원
17/10/30 10:49
수정 아이콘
형사는 가볍게 또는 무죄, 민사는 무겁게 때려야 되지않나 싶습니다.
카롱카롱
17/10/30 12:07
수정 아이콘
저 논리에따르면 위안부는 36명만 존재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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