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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0/03 06:13
본문에 써주신 내용을 읽으면서 미국사회가 얼마나 선동과 포퓰리즘 매니아에 취약한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되네요. 저도 드라마에서 본거라 100% 정확히 기억나는건 아닐수도 있지만, 유명한 총기규제 단체인 Brady Campaign에서 매년마다 정치인들이 총기규제를 얼마나 중요시하는지 점수를 매기는데, 오바마에게 F를 준걸로 기억합니다. 총기회사 대표들이 "오바마의 당선은 우리에게 어마어마한 횡재였다"라고 말했다죠. 오바마는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라는 특이한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총기나 인종갈등 같은 주제에 관련해서 크게 목소리를 내지 못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바마가 니네 총들을 다 압류한대!" "오바마는 케냐에서 온 무슬림이다!" 같은 해괴한 주장들을 심심찮게 들을수 있었습니다. 거기다가 말도 안되는 멍멍이소리들을 대놓고 지상파 뉴스에서 내보내고 있으니 참.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미국에서 더 이상의 총기규제는 없을거 같아요. 샌디훅 때 유치원생들이 학살당하는걸 보고도 아무런 정치적 반응이 없는걸 보고서, 적어도 제가 사는 동안은 현상황을 인정하고 살아야겠다고 느꼈습니다.
17/10/03 07:52
미국사회의 상당수가 선동에 취약하기는 한데 요즘 세상 돌아가는 모양새를 보면 딱히 미국이 심하다고 하기도 좀.. 미국이 취약한 이유를 그래도 들자면 그 중 하나가 미국의 건국이 일종의 선민의식에 기초를 한거라 그렇다고 봅니다. 선민의식이라는게 미국은 신에게 선택받은 땅이라고 믿은 초창기 청교도 이주민들로부터 시작해 오늘날의 복음주의자들로 이어지는 종교적 측면이 있는가 하면, 건국의 아버지 토머스 제퍼슨이 미국이 인류를 위해 민주주의를 포고하는 "자유의 제국"이 되어야 한다고 하는 세속적 정치적 측면도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미국 예외주의(American Exceptionalism)라는게 이런걸 포괄적으로 포함하는 개념이죠. 이러한 선민의식 때문에, 혹은 선민의식의 삐뚤어짐(니힐리즘)이 지성주의를 멀리하고 "내가 맞다고 하면 맞는거야"라는 행각이 판치는 오늘날의 모양새로 이어진거라고 볼수도 있겠습니다.
그렇다고 이런게 미국사회의 이념 스펙트럼에 거쳐 골고루 퍼져있는 믿음이냐 하면 그런것도 아니라고 봅니다. 2012년 대선때 보면 공화당이 오바마는 미국 예외주의를 신봉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공격을 가하고 이에 대해 오바마는 좀 수세적인 모양새를 보여주었죠. 애당초 미국 예외주의라는게 미국사회의 전통적인 수혜층(WASP)이 신봉하는 믿음인 것이지, 민주당의 강력한 지지기반을 이루는 흑인들과 저소득 라틴계들에 먹혀들어가는게 아니거든요. 상당수 백인들은 오바마가 당선된걸 가지고는 "이제 소수계층들도 백인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고 있으니 인종차별은 없는거야" 라고 그랬는데 트럼프의 당선은 그게 얼마나 허황된 헛소리인지 보여주었죠. 오바마가 트럼프가 보여주는 행동의 일부만 했어도 대통령 당선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겁니다.
17/10/03 08:51
이 사상이 굉장히 위험한게, 민족주의와 종이한장 차이라고 봅니다. 제퍼슨은 민주주의와 개인의 자유를 말하는건데, 그 뉘앙스를 이해하지 못하면 "미국 최고!" -> "미국인 최고!" -> "백인 최고!"가 너무 쉽게 성립되거든요. 미국 예외주의는 말씀하신 니힐리즘과 반지성주의에 이어서, 특히나 요즘처럼 미국의 경제적 부흥이 예전같지 않은 상황에서는 결국 내셔널리즘과 파치즘으로 귀결될 위험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도 요즘 그런 냄새가 스멀스멀 불어오고 있고요. 게다가 미국 예외주의의 역사를 살펴보면, 이게 사실 냉전당시 레이건 대통령이 유행시킨건데, 어떻게 보면 반공 프로파간다죠. 당시에는 미국이 워낙 킹왕짱이어서 그런소리를 해도 태클걸 나라도 없었지만, EU가 형성되고 서브프라임 터지고
요즘 같은 판국에 미국 예외주의를 들먹거리면 웃음거리가 될게 뻔한데, 미국인들의 다수는 아직도 그걸 믿고 있으니 인지부조화가 오면서 오바마가 사실 케냐출신이고 힐러리는 아동성매매를 좋아하는 살인마고 등등, 음모론에 선동당하는거죠. 근데 저는 아무리 봐도 미국이 선진국들 사이에서 반지성주의나, 선동에 취약함 등은 압도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랑스와 독일 모두 이번 선거에서 (우선은) 포퓰리즘의 증식을 막았고, 영국도 브렉시트라는 천하의 뻘짓을 저지르긴 했지만 트럼프라는 인간은 테레사 메이나 보리스 존슨과 클라스가 다른 인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17/10/03 09:23
브렉시트는 브렉시트라는 사건 자체의 정치적,경제적,외교적 파장자체를 가지고 평가를 해야지 메이와 존슨의 사람됨을 가지고 브렉시트의 무책임함을 평가할수는 없다고 봅니다. 그나마 독일이 선전을 하고 있지만, 포퓰리즘 증식을 막았다고 하기엔 이번에 Afd가 지지율을 많이 늘려 극우정당으로써 1945년 이후 처음으로 의회진출을 성공했기 때문에 그림자가 드리워진 상황이고 프랑스는 마크롱이 실패하면 다음엔 포퓰리스트 정당이 정권을 장악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죠. 2017년 상황만으로 서방 민주주의권의 건강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보네요.
17/10/03 11:21
브렉시트를 찬성한 사람들이 정치적, 경제적, 외교적 파장을 깊이 고려한 후에 투표를 한게 아니라 그냥 전문가들이 꼴뵈기 싫어서, 아니면 이민자들이 보기 싫어서 찬성한게 대부분인데 포퓰리즘이 아니라고 보기에는 힘든거 같네요. 메이와 존슨은 이런 움직임을 대표하는 사람들이고요.
네 저도 서방민주주의가 엄청난 위험에 처해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미국도 뭔가 트럼프 콩깍지가 좀 벗겨지는 듯한 느낌이고 지금 미국 정치분위기를 봐서는 첫 임기가 끝나기도 전에 레임덕이 될 가능성이 높아보여서요. 다만 앞으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한 경각심을 갖추는 것이 중요할텐데, 지금 당장 그게 가장 부족한 나라가 미국이라고 봅니다.
17/10/03 11:04
트럼프의 당선이 "미국의 반지성주의" 때문이라고 단순히 말해버리는건 무리같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힐러리라는 역대최약체 후보를 내놓은 민주당의 공(?)이 가장 크다고 봅니다. 이번 총기 사고 직후에 힐러리가 이런 트윗을 날렸더군요. "The crowd fled at the sound of gunshots. Imagine the deaths if the shooter had a silencer, which the NRA wants to make easier to get." "군중들이 총소리에 도망을 쳤다. 만일 범인이 소음기를 사용했으면 어떤일이 일어났을까. 그리고 지금 NRA는 소음기 구매를 용이하게 하려고 하고 있다" 틀린말은 아니지만 지금 상황에 하기엔 좀 너무 예민한 말이고, 지금 엄청난 비난을 받고 있죠.
17/10/03 11:15
글쎄요. 저는 별로 부적절한 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데요. 각자에 판단에 달렸겠죠.
https://www.youtube.com/watch?v=iVzey3LReUU 이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당선시킨게 반지성주의가 아니면 뭔지 모르겠습니다.
17/10/03 11:30
"그런 사람"이 대통령으로 당선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고, 님이 말씀하시는 "반지성주의"도 그중 하나일수도 있겠지만, 대세를 가름할만큼 유의미한 요소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제 의견일 뿐이고 님 의견도 존중합니다.
17/10/03 11:58
정확히 얘기하자면 보수진영쪽의 반지성주의라고 해야겠죠. 그리고 여기서 힐러리 이야기가 나올 필요가 없다고 보네요. 애당초 트럼프같은 비전통 아웃사이더가 공화당을 경선에서 차지한 것 자체가 의미가 큰 일이죠. 트럼프는 질병의 증상이지 질병의 본질이 아니에요. 미국 총기문제에 압도적인 여론에도 불구하고 background check같은 완만한 조치가 오바마의 추진에도 불구하고 취해지고 않은게 트럼프 탓이 아니죠.
17/10/04 07:09
정말. 힐러리는 민주당 역대 최악의 후보 아닐가요? 차라리 샌더스가 나와서 졌다면 국개론이 확실하지만 민주당 후보도 힐러리였으니 민주당에 그렇게 인물이 없는것도 아닐텐데 말이죠
17/10/03 08:26
트럼프는 사고 나도 총기 규제하지 않을테니가요
총기 사기 쉬우니 미리 구입할필요. 없으니 총기 주식은 내려간다는거죠 아이러니 하군요 트럼프때. 총기회사주식들이 하한가치고 망하기를. 바래야 하나요? 마치. 엠비그네 정부덕분에 우리 국민들이 정치적 각성을 하게된것과 비슷한 걸까요? 역시 국개론은 미국에도 통하는. 이론,인가요? 미국은 아무리 사고가 나도 총기 규제는 못하죠 미국이라는 나라와 역사. 국민 의식 그리고 거대한 총기 업체의. 로비와. 돈문제 등등요. 총기 규제하려다가는 대통령이 암살당할것 같은 나라가 미국이죠
17/10/03 10:17
근본은 총기를 가지고 싶다는 걸 정당화하는 것이겠지만 미국 사람들이 총기가 필요한 이유는 많죠. 믿을 수 없는 이웃, 믿을 수 없는 경찰 (정작 경찰에게 가장 당하고(?) 사는 유색인종은 총이 별 소용 없는 것 같고), 믿을 수 없는 자연...
17/10/03 13:48
이상과 현실은 다른 법이죠.
적으신대로 미국에서는 생존에 필요한 이유로 개인에게 총이 필요한 수요가 많은것이고 우리나라 네티즌이 보기에는 실상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수요에 대한 이유를 모르니 그게 뭐 어려워 싹 다 규제하면 되지... 하는 말로는 쉬운 것을 내뱉죠. 쉬운 예를 들어 내가 할램가에 사는데 총 10집 사는 마을에 이웃에 총가진 가구가 9가구고 내 집 1가구에만 총이 없다면 불안해 하지 않는게 안전불감증 아니겠습니까. 할램가에 안살면 되지 이렇게 말할 분도 있겠군요.
17/10/03 11:51
어디선가 본 바로는 미국인들이 총기를 포기하지 못하는 건
1. 땅이 넓어서 경찰력이 모든 땅을 커버할 수 없다 2. 악당이 총을 들고 올 때 국가에 도움을 청해도 도움을 받기 힘들다 3. 내 몸은 내 스스로 지켜야 한다 이런 이유라고 하더라구요.
17/10/03 11:59
제가 들은 얘기중 그나마 설득력 있었던건, "총기 소유를 불법화 하면 범죄자들만 총을 갖게 될것"이라는거였네요... 이미 미국에 풀린 총들을 어떻게 회수 할건지도 문제가 되는거 같습니다. 정부가 총을 비싸게 구매해주는 "바이백" 정책이 논의가 되기도 했지만 실패했고.. 그리고 멕시코 등지에서 얼마든지 불법으로 들여올수도 있으니..
17/10/03 12:00
결국 이거네요
총기사고나면 시끄러워져서 총을 사랑하는 레드넥건크리트들이 총을삼 그러나 시끄러워질지언정 총기규제가 실제로 이뤄지지는 않으니 주식이 오르겠죠.
17/10/03 12:05
2012년 한해 미국에서 총기사고로 사망하는 경우의 62%가 자살이라는 통계가 있었습니다.
몇년전에 신문에서 칼럼을 봤는데, 글쓴이가 워싱턴 정계에서 일을 하는 여성이었습니다. 심한 우울증을 앓아서 수도 없는 자살 유혹과 싸워야 했다고 합니다. 그 여성이 "제발 나 같은 사람을 위해서 총기규제를 해달라"는 글을 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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