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7/05/10 00:42:44
Name 누구겠소
Subject [일반] 평생
요즘은 동타는 일을 한다. 문고리에 걸 수 있게 만들어진 비닐 속에 들어있는 행주를 아파트 꼭대기층에서 내려오며 거는 일이다. 말 그대로 산이 아니라 아파트 동을 타는 일이다. 대략 300층 정도를 탄다. 캄캄한 계단을 뛰다시피 내려오는 이유는 열심히 하는게 기분이 좋아서다. 그러나 무릎 연골은 걱정이 아니 될 수 없다. 결국 젊고 건강한 몸을 팔아서 푼돈을 벌고 그 돈으로 일 끝나면 맥주나 마신다. 행복하다. 연골 걱정을 하며 젤라틴인지 콜라겐인지 헷갈리는 성분을 섭취해야 한다며 쉽게도 비싼 족발을 사먹는다. 배가 부르면 돈이 아깝다. 벌써 아까우니 족발은 글로만 써서 먹은거나 진배없다. 배고프면 뭔들 맛이 없으랴. 걸다보면 이따금 개가 짖는다. 짖을 수 있는 개는 정말이지 무조건 짖는다. 괜히 짖는 개가 밉다. 나는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는데 개는 나에게 소음을 준다. 단순 찌라시가 아니고 유용한 행주인데도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눈에만 띄면 물어죽이겠다는 듯이 짖는다. 네가 물면 나도 물거다. 그런 생각을 하며 묵직한 방화문을 열고 아래로 아래로 내려간다. 계단 내려오기 세계 신기록에 대해 생각한다. 아무튼 즐겁다. 더 할 말이 얼마든지 있을 것만 같고, 뿐만 아니라, 봄이면 꽃피듯이 그렇게 말이 생길거만 같다. 그러나 적당히 했으면 관두는게 좋으리라. 뭐든지 그렇듯이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7/05/10 00:48
수정 아이콘
무릎 관리 잘 하셔야 해요... ㅠ;;; 평생 딱하니 무리한 적 없는 저도 나이 마흔 넘어가니까 무릎이 슬슬 힘들더군요.
누구겠소
17/05/10 00:50
수정 아이콘
충고 고맙습니다 단기로 하고 관뒀습니다 크크
윌로우
17/05/10 01:23
수정 아이콘
올라가기만 하는 일이면 좋을 텐데요. 그만두길 잘 하셨어요. 개는 주인아니면 누가 누군지 모르니까요. 단지 의무에 충실하려는 거라 여겨주세요 ^^
누구겠소
17/05/10 01:33
수정 아이콘
넵.. 알고보니 반가워서 짖기도 하더만요.
펠릭스
17/05/10 02:20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근데 진짜 올라가실때 걸어가시고 내려오실때 엘레베이터 이용하세요.
누구겠소
17/05/10 11:08
수정 아이콘
시간도 오래 걸리고 힘들어서... 그렇게 하기는 어려웠네요 크크
연필깎이
17/05/10 09:16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누구겠소
17/05/10 11:09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망디망디
17/05/11 22:03
수정 아이콘
말로 할 수 없는 공감에 추천누르고 갑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1779 [일반] 친박단체 文정부 출범 후 첫 태극기 집회…내홍·분열 끝 조기 해산 [50] 아라가키12867 17/05/13 12867 6
71778 [일반] 난 이들을 보수라고 인정하지 못한다 [58] 블랙번 록9921 17/05/13 9921 3
71777 [일반] 현행 대학 입시 제도에 관한 이야기 [111] 주홍불빛12070 17/05/13 12070 21
71776 [일반] 세월호 미수습자 조은화 학생이 가족품으로 돌아왔습니다. (+ 신원 확인 아직 안되었다고 하네요.) [36] 트와이스 나연8302 17/05/13 8302 6
71774 [일반] 현 정부가 검토중인 대학 평준화에 대하여 다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54] 예루리14703 17/05/13 14703 5
71773 [일반] 일자리 81만개 공약에 대한 이해 [4] 하루波瑠6652 17/05/13 6652 0
71772 [일반] 유엔 위원회 "한일 위안부 합의 내용 미흡"…사실상 재협상 권고 [12] 光海6083 17/05/13 6083 6
71771 [일반] 공기업 취업 커뮤니티가 불타오르고 있습니다.(비정규직의 정규직화?!) [297] 달토끼21644 17/05/13 21644 8
71770 [일반] 기본료 1만1천원폐지 그냥하는말 아니야.... 통신사 대반발 충돌예고 [90] 냥냥슈퍼11214 17/05/13 11214 23
71769 [일반] 동물의 고백(14) [17] 깐딩4353 17/05/13 4353 9
71767 [일반] 바지사장 태조 이성계? [17] 신불해11817 17/05/13 11817 23
71766 [일반] 무기계약직은 정규직인가요? [38] 쿠라18689 17/05/13 18689 0
71763 [일반] 세월호 선미 객실 부근서 '사람뼈' 추정 유골 다수 발견(종합) [64] 치 드10678 17/05/12 10678 5
71762 [일반] 가정의 달 특선 단편소설 : 운수 좋은 날 [10] 글곰5635 17/05/12 5635 3
71761 [일반] [의학] 소아마비 정복사 (상) - 전염병의 유행 [7] 토니토니쵸파6923 17/05/12 6923 23
71760 [일반] 산이 사라지는 마술(feat 미세먼지) [23] 상계동 신선7352 17/05/12 7352 5
71759 [일반] 이낙연 총리 후보자 아들 병역 면제 관련 보도해명자료 [53] 파츠11011 17/05/12 11011 0
71758 [일반] 심리학을 '써먹지' 좀 마라 [60] 윌모어8793 17/05/12 8793 13
71757 [일반] 초등학교시절 시인의 꿈을 포기했던 썰 -완 [11] 검검검4338 17/05/12 4338 2
71755 [일반] 사림과 훈구 vs 자한과 더민주 [17] 답이머얌6147 17/05/12 6147 0
71754 [일반] 초등학교시절 시인의 꿈을 포기했던 썰 -1 [7] 검검검4815 17/05/12 4815 2
71753 [일반] 의경나왔던 썰 [21] 유진호9678 17/05/12 9678 1
71752 [일반] 동물의 고백(13) [26] 깐딩4421 17/05/12 4421 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