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7/04/15 19:05:35
Name 리콜한방
File #1 85e5926725bbe67a64d1cddd5dad7eb8.jpg (478.2 KB), Download : 75
File #2 Anne_Hathaway_Les_Miserables_World_Premiere_S60bFZpCyTtl.jpg (45.9 KB), Download : 8
Subject [일반] 영화 [콜로설] 후기입니다. (스포X)




어제 있었던 콜로설 시사회 및 GV  짧은 후기입니다. 

예고편에서 기대한 내용은 전부 마음에 들었습니다. 병맛스러운 설정과 그 안에 녹아든 유머까지 생각 이상으로 폭발력 있습니다. 어설픈 한국 묘사도 덩달아 (한국) 관객들을 터지게 할 것입니다. 웃음의 양이 아닌 질로썬 저에게 [스파이] 이후 오랜만에 제대로 웃겼던 할리우드 영화였습니다. 

괴수와 관련된 기승전결은 모두 훌륭합니다. 저예산에다가 장르적 답습을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긴장감과 시원함을 동시에 선사합니다. 그리고 괴수로 비유된 '대재앙'을 다루는 현대인의 시각을 짧지만 깊이 있게 다루며 화두를 던집니다. 그 화두가 너무 비판적이거나 훈계적이지 않아서 더 좋습니다. 

황당한 괴수 설정에 고개를 젓는 분도 있으실 수 있겠지만 저는 이 황당함에 그리 이물감을 갖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논리의 영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성적으로 따지고 들게 하지 않고 그냥 웃음으로 받아드리도록 한 감독의 재주가 느껴지는 지점입니다. 

반면 괴수 이야기를 뺀 '인간'들의 이야기는 아쉬움이 많습니다. 앤 해더웨이의 캐릭터 설정과 상황은 수년간 수많은 영화 속에 쏟아져 나왔기에 새롭지 않습니다. ([프란시스 하, 플라이트, 라라랜드, 영 어덜트]) 그런데도 주인공이 지닌 핵심 가치에 충분히 감정 이입이 되고 그에 따른 그의 행동이 카타르시스를 줍니다. 여기에 해더웨이의 연기 또한 흠 잡을 곳이 없으므로 점수를 땁니다. 

진짜 문제는 조연 배역들 구성과 설명입니다. 앤 해더웨이를 제외한 네 명의 남자 조연이 있는데 그 중 한 명(제이슨 서데이키스)은 가장 주요한 캐릭터임에도 그의 여러 행동은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동기를 여러 군데 제시해놓았지만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고 갸우뚱합니다.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어떤 것이란 건 알겠으나 마음으로 설득되지 못한다고 할까요. 분명 좀 더 설명이 필요한 배역이었습니다. 

또 다른 조연 한 명(댄 스티븐스)은 앤 해더웨이를 위해 소모적으로 쓰임 그 이상이 아니고 나머지 두 조연은 그 배역 존재 이유가 희미합니다. 칼을 뺏으면 휘둘러야 하고, 영화 캐릭터가 있으면 그 정체성이 작품 속에 분명해야 할 것입니다. 허나 이 세 조연은 만들다 만 느낌이 농후하며 매력이 있지도, 이야기 안에 잘 붙지도 않습니다. 

감독은 이 작품을 '여성 폭력'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했다고 전합니다. 실제 [콜로설]은 여성 폭력에 국한되지 않고 남녀 피해자 가릴 것 없는 권위주의적 폭력을 말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괴수 이야기'를 다소 투박하게 끼워놓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괴수와 관련된 이야기도 생각보다 짧았지만 등장할 때마다 흥미를 유발하고 큰 웃음을 터지게 하기에 [콜로설]은 충분히 매력 있는 작품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p.s 1 : 이 작품처럼 권위주의적 폭력에 관해 다룬 영화 중 정말 좋았던 게 공리 주연의 [홍등]이었습니다. 오래된 작품이지만 안 보신 분들에게 완전 추천합니다. 

p.s 2 : gv라는 걸 처음 경험했습니다. 진행은 맥스무비 박혜은 편집장과 황석희 번역가가 맡았습니다. 날카롭고 신선한 관객들의 질문부터 박혜은 편집장의 패션과 진행 실력, 황석희 번역가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좋았습니다. 다만 영화 개봉 전이라 그런가 작품에 대해 다소 좋은 말만 해주신 게 아닐까 하는 아쉬움은 있었습니다. 관객들이 비판적 질문을 하면 그 질문을 깊이 파고 들어가실 줄 알았는데 뭔가 좋게 좋게 넘어가는 방향으로 말씀하시더군요. 그것 외엔 다 맘에 들었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7/04/15 20:58
수정 아이콘
기대하고 있던 영환데 다행이네요
17/04/17 17:31
수정 아이콘
재밌어 보이네요 기다해봅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1493 [일반] 오늘 서울 하늘이 정말 맑군요(사진8장) [22] 파츠8572 17/04/19 8572 16
71490 [일반] [MARVEL]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 예고편 모음 [26] 빵pro점쟁이8015 17/04/19 8015 2
71488 [일반] [드래곤볼 슈퍼 /스포주의] 똥은 애니가 싸고 코믹스가 치운다. [17] 바스테트10580 17/04/19 10580 1
71487 [일반] 트럼프 "시진핑이 말하길 한국은 과거 중국의 일부" 원문 [27] 테이스터8816 17/04/19 8816 2
71486 [일반] 사진하나없는 자동차 시승 이야기(SM6, 그랜저ig, f-pace) [40] 아말감10335 17/04/18 10335 3
71485 [일반] 명분? 개뿔이 그런게 무슨 필요 있어. 상남자 냄새나는 초한쟁패기의 패기 [33] 신불해12626 17/04/18 12626 21
71484 [일반] 제가 주로 사용하는 어플을 소개드립니다... (;ㅡ;) [25] nexon10793 17/04/18 10793 3
71483 [일반] 트럼프 "시진핑이 그러는데 사실 한국은 중국의 일부였대요" [73] 아이지스15812 17/04/18 15812 0
71482 [일반] 홍석현 전 JTBC회장, '박근혜에게 손석희 갈아치우라는 외압 받았다' [42] 삭제됨14458 17/04/18 14458 1
71481 [일반] [모난 조각] 11주차 주제 "술" [3] 마스터충달5022 17/04/18 5022 4
71480 [일반] 프로게이머 군면제의 길이 열렸네요 [161] 니드17405 17/04/18 17405 4
71479 [일반] 김어준의 해악이랄까요 [476] 놀라운직관22283 17/04/18 22283 80
71478 [일반] 동시 한 편 소개합니다 : 장미꽃 [16] 글곰6043 17/04/18 6043 12
71477 [일반] 육군 동성애 관련 -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22] SooKyumStork8451 17/04/18 8451 5
71474 [일반] 2017 극장 관람 영화 20편(1) [23] 오줌싸개7932 17/04/17 7932 3
71473 [일반] 한국에서는 '4월 27일 위기설', 재한 일본인의 보호에 시간이 없다 [51] 군디츠마라12199 17/04/17 12199 4
71472 [일반] 동물의 고백(5) [15] 깐딩5918 17/04/17 5918 5
71471 [일반] 결합을 위해 넘어야 할 산 (일기주의) [21] 삭제됨5929 17/04/17 5929 1
71470 [일반] 터키 대통령제 개헌안 통과. [59] 걱정말아요그대12464 17/04/17 12464 5
71469 [일반] 콜드플레이 첫 내한, 슈퍼콘서트 후기. [70] 여자친구12867 17/04/16 12867 5
71468 [일반] 어제 NCS 시험 후기... [42] 비타에듀21347 17/04/16 21347 1
71467 [일반] 네이버 브라우져(whale)사용 후기 [59] makka16201 17/04/16 16201 13
71466 [일반] 흔한 아재의 덕질입문 스토리(1) - 그녀를 웃게 해주고 싶어지다 [6] Zest5919 17/04/16 5919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