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7/04/14 13:57:15
Name vanilalmond
Link #1 https://www.reddit.com/r/baww/comments/1m7exu/dogs_never_die/
Subject [일반] 개들은 절대로 죽지 않아.
글의 뉘앙스를 살리기 위해서 평어체로 번역했습니다.
-


너희들에게, 특히 너희들 중 얼마전 자기 개를 잃은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은게 있어. 너희는 정말 잘못 알고 있는거야. 원래라면 이 오해를 고쳐줄 생각은 없었지만 앞으로도 아무도 고쳐줄 것 같지 않아서 내가 대신해야겠네.

개들은 절대로 죽지 않아. 그 아이들은 죽는 방법도 모르거든. 개들은 점점 지치고, 많이 늙고, 뼈가 아파오긴 할테지만 당연히 죽진 않아. 만약 그들이 죽는다면 왜 그렇게 항상 산책을 가려고 하겠어? 그 아이들의 늙은 뼈가 오랫동안 "안돼. 안돼. 좋지 않은 생각이야. 산책가지 말자."라고 말하는데도 말이야. 개들은 첫발자국에 힘줄의 힘이 풀려서 바닥에 널부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꼭 산책에 나서지. 그게 개들이 하는 일이니까.

개들은 자신의 일을 좋아해. 그들의 주인님과 온갖 냄새의 불협화음이야 말로 개들의 세계거든. 고양이 똥, 다른 개의 영역 표시, 썩어가는 닭뼈, 그리고 너. 이런 것들이 그 아이들의 세상을 완벽하게 만들지. 죽음은 끼어들 자리가 없어.

하지만 개들은 점점 아주 졸려할꺼야. 그게 바로 네가 본거야. 잘난 대학들은 쿼크니 글루온이니 케인지언 경제학이니 하는 것들을 가르치지만 정작 개들이 절대로 죽지 않는다는건 몰라. 안타까운 일이지. 개들은 우리에게 너무나 많은 것들을 주는데 사람들은 그저 말뿐이니 말이야.

네가 네 개가 죽었다고 생각했을 때, 사실 그 아이들은 네 가슴 속에 잠든거야. 그리고 잠에서 깨어나면 자기 꼬리를 미친듯이 흔들지. 그러니 네 가슴이 아프지 않고 배기겠어? 너무 아파서 계속 엉엉 울 수 밖에 없는거야. 행복한 강아지가 가슴 속에서 마구 꼬리를 흔들어대고 있는데 당연하지! 멍멍! 왈왈! 아얏! 아플 수 밖에 없어. 그리고 그 아이들은 이렇게 말하지. "고마워요 주인님. 내가 잠들 수 있는 가장 따뜻한 자리를 마련해줘서요! 항상 당신 가슴 곁에 있을께요. 최고의 장소예요!"

그리고 그들이 처음 잠에 들때면, 금방 깨어나서는 한참동안 꼬리를 흔드는거야. 그래서 네가 항상 울게 되는거지. 멍멍! 멍! 시간이 조금 지나면 그 아이들은 좀 더 오래 잠들게 되(기억해. 개들의 조금은 사람의 조금하고는 달라. 네가 개를 데리고 산책하러 가면, 그게 한시간이라도 그 아이들에게 하루 동안의 긴 모험이지. 그리고 네가 집에 돌아오면 금새 한주가 지나는거야. 네게는 하루일지 몰라도, 개들에게는 한주란 말이지. 그리고 그 아이들은 다음 산책까지 또 한주를 기다리는거야. 개들이 얼마나 산책을 좋아하는지는 말 안해도 알지?)


아무튼, 내가 말한대로 그 아이들이 네 가슴에 잠들고 나면, 일어날 때마다 꼬리를 마구 흔들어댈거야. 그리고 개들의 시간으로 몇년이 지나면 그 아이들은 좀 더 긴 낮잠을 자게 되고, 너도 그럴거야. 그 아이들은 언제나 좋은 개였어. 그 일생 동안 말이야. 항상 좋은 개로 지내는건 힘들었을텐데도 말이야. 특히 늙고 뼈가 아파오면서 이제는 비를 맞으면서 밖에 나가 오줌을 누고 싶지 않았을거야. 하지만 그렇게 했지. 왜냐면 정말로 좋은 아이였으니까. 그러니까 네 가슴 속에서 오래오래 잠들더라도 우리는 이해해줘야해.


하지만 착각하지마. 개들은 죽은게 아니야. 그 아이들에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아. 그저 네 가슴 속에 잠들었다가, 네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깨어나서 또 꼬리를 흔들며 네 가슴을 아프게 할거야. 그게 개들이 하는 일이니까.


나는 가슴 속에 개를 품고 있지 못한 사람들을 보면 안타까워. 그 사람들은 자기 삶에서 너무 많은걸 놓친거야.

미안해. 내 가슴 속의 강아지가 또 꼬리를 흔드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7/04/14 14:48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지금 함께 하는 강아지가 긴 잠에 빠지게 되면 어찌할까, 생각만 해도 마음이 아득해지네요ㅠ
17/04/14 14:50
수정 아이콘
지금 개를 키우는 입장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네요
F.Nietzsche
17/04/14 15:25
수정 아이콘
아... 오글거리다가도 급 감동이다가도 그러네요... 울 개들 보고싶다~~
17/04/14 15:31
수정 아이콘
Thanatoss
17/04/14 16:05
수정 아이콘
가슴 먹먹해지는 글이네요 귀찮아하지말고 우리 아이들 산책을 자주 해줘야겠습니다.
곧미남
17/04/14 18:47
수정 아이콘
아고 이제 여름인데 산책 힘들겠다 했지만 또 열심히!!!
레카미에
17/04/14 18:50
수정 아이콘
울 강아지 보낼 생각하면 너무 슬퍼져요. 곁에 있을 때 잘해줘야지~!!!
돌아온 개장수
17/04/14 20:38
수정 아이콘
많은 생각이 드는군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1503 [일반] 고소득자 증세에 대한 여러분들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224] 삭제됨14451 17/04/20 14451 8
71502 [일반] 리뷰 만화 리뷰하는 글 [21] 보영님9088 17/04/20 9088 6
71501 [일반] 사진 취미를 가진 지 3개월 [24] 모모스20138543 17/04/20 8543 10
71500 [일반] 눈팅족에서 키보드 워리어로 흑화한 경험 [23] 놀라운직관6847 17/04/20 6847 12
71499 [일반] 군사법원의 동성애자 군인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관한 게이법조회 논평 [29] 세이야8145 17/04/19 8145 8
71498 [일반] 이상이 밥 먹여주냐? 극도의 현실주의를 추구한 초한쟁패기의 '사상계' [9] 신불해9099 17/04/20 9099 18
71497 [일반] 나는 왜 취미가 없을까 [45] 곰돌이우유11449 17/04/19 11449 2
71496 [일반] 타미플루 복용 소아·청소년 신경정신계 이상 반응 [18] Fin.7539 17/04/19 7539 1
71495 [일반] 일본서 편의점 알바생 사라진다..2025년까지 전 점포 무인화 [41] 군디츠마라11079 17/04/19 11079 3
71494 [일반] 오늘의 해돋이 [13] 름바름5659 17/04/19 5659 8
71493 [일반] 오늘 서울 하늘이 정말 맑군요(사진8장) [22] 파츠8575 17/04/19 8575 16
71490 [일반] [MARVEL]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 예고편 모음 [26] 빵pro점쟁이8019 17/04/19 8019 2
71488 [일반] [드래곤볼 슈퍼 /스포주의] 똥은 애니가 싸고 코믹스가 치운다. [17] 바스테트10584 17/04/19 10584 1
71487 [일반] 트럼프 "시진핑이 말하길 한국은 과거 중국의 일부" 원문 [27] 테이스터8820 17/04/19 8820 2
71486 [일반] 사진하나없는 자동차 시승 이야기(SM6, 그랜저ig, f-pace) [40] 아말감10336 17/04/18 10336 3
71485 [일반] 명분? 개뿔이 그런게 무슨 필요 있어. 상남자 냄새나는 초한쟁패기의 패기 [33] 신불해12633 17/04/18 12633 21
71484 [일반] 제가 주로 사용하는 어플을 소개드립니다... (;ㅡ;) [25] nexon10798 17/04/18 10798 3
71483 [일반] 트럼프 "시진핑이 그러는데 사실 한국은 중국의 일부였대요" [73] 아이지스15818 17/04/18 15818 0
71482 [일반] 홍석현 전 JTBC회장, '박근혜에게 손석희 갈아치우라는 외압 받았다' [42] 삭제됨14465 17/04/18 14465 1
71481 [일반] [모난 조각] 11주차 주제 "술" [3] 마스터충달5027 17/04/18 5027 4
71480 [일반] 프로게이머 군면제의 길이 열렸네요 [161] 니드17411 17/04/18 17411 4
71479 [일반] 김어준의 해악이랄까요 [476] 놀라운직관22285 17/04/18 22285 80
71478 [일반] 동시 한 편 소개합니다 : 장미꽃 [16] 글곰6045 17/04/18 6045 1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