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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4/02 20:49:29
Name aurelius
Subject [일반] 러시아는 유럽을 무너뜨릴 수 있을까?

러시아는 과거 소련 시절 미국과 자웅을 겨루던 초강대국이었으나, 현재는 지역강국에 불과합니다. GDP로 치면 미국의 1/32에 불과한 체급으로, 중국이나 인도와 같은 나라에 비해서도 한참 못미치는 규모입니다. 그러나 러시아는 오늘날 가장 효율적으로 서구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최소 비용으로 최고의 성과. 규모로 치면 미국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인 '중국'조차 해내지 못하는 일을 러시아는 지금 해내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목표는 러시아인의 "레벤스라움"을 확보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 미국 및 서방세계의 단결을 와해시키는 것입니다. 물론 러시아는 체급으로 서방세계에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비일반적'인 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러시아는 제3국의 러시아인(minoritities)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지속적으로 천명해온 바 있습니다


역시 과거 KGB 요원이 대통령을 하고 있는 나라라서 그런지, 그런 'Covert Operation'에 있어서 아주 탁월한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발트3국에 대한 사이버공격, 선거개입, 동유럽 극우파에 대한 지원, 프랑스 극우에 대한 지원, 그리고 심지어 2016년 미국 대선 개입까지...


야심있는 타국의 정치인들을 포섭하고, 이들을 적극적으로 이용합니다. 이용당하는 제3국의 정치인들은 자기들이 러시아의 정보(가령 상대편 정치인의 불미스러운 스캔들이라던가)나 자금을 이용하고 있다고 착각하지만 사실 이들은 러시아의 장기말에 불과합니다. 


러시아가 서방세계를 상대로 전방위적인 공세를 가하고 있음에도 유럽은 여기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극우의 호소력(그리고 러시아의 영향력) 현실에 뿌리를 두고 있는 불만 덕분에 가능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경제적 침체, 세계화, 탈기독교화, 전통적 가정의 붕괴, 전통적 성역할의 붕괴, 다문화주의 등... 유럽이 지난 30년 동안 추진해왔던 자유주의적 질서로부터 소외 당했다고 느낀 계층은 자국의 정치인보다 잠재적 적성국가인 러시아에 오히려 호감을 갖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러시아는 전통적 가족, 전통적 성역할, 그리고 보수적 기독교를 수호하는 국가처럼 인식되며, 이런 러시아와 우호적 관계를 맺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러시아는 이들의 감정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이를 위해 전대미문의 규모로 온라인 공작을 벌이고 있습니다. 최근 한 아파트에서 수천대의 컴퓨터로 트위터를 돌린 게 발각되었는데, 가짜 트위터 계정으로 이른바 "가짜뉴스"를 퍼다나른 것이었습니다. 


러시아는 트위터, 페이스북, 야후 및 수많은 인터넷 공간에서 제3국의 선거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는데, 이를 저지할 방법은 사실 별로 없습니다. 게다가 무력분쟁도 아니고 러시아가 명백하게 사주했다는 증거도 찾아내기 어렵기 때문에, 대응해서 보복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정리하면 러시아의 공작방식은 아래와 같이 나눌 수 있겠습니다. 


(1) Seduce or blackmail (극우정치인을 포섭하거나 약점을 통한 위협)

(2) Sabotage  (해킹 등을 통한 사보타쥬)

(3) Sow Dissent (가짜 뉴스 및 댓글부대를 통한 여론전)

(4) Support Rebels (제3국에 거주하는 러시아인 선동 및 지원 - 예) 우크라이나, 조지아)


근데 이게 꽤 잘 먹히고 있습니다. NATO를 직접적으로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서방세계를 분열시키고 동맹을 와해시키고 있습니다. 


어떤 정치인은 러시아를 비판하면서 "21세기 초강대국이 되려면 20세기 방식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다"고 말했는데


러시아는 "21세기 수단(인터넷)으로 20세기의 목표를 이루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우크라이나 또는 발트3국 등지에서 러시아의 공세가 전부 의도 대로 성공할시, NATO의 위신이나 신뢰도는 완전히 붕괴할 것입니다. 특히 발트3국은 NATO 가맹국인데, 물리력만으로 보자면 러시아가 이들을 공격해서 전격전으로 합병하는 게 너무 쉽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과연 NATO는 발트3국을 지킬 의지가 있을 것인가... 만약 서유럽과 미국의 정치인들이 굳이 발트3국을 지키기 위해서 2차대전 이후 최대규모의 전쟁을 치러야 한다면? 과연 그럴만한 의지가 서방세계 정치인들, 그리고 더욱 중요하게는 서방세계 국민들에게 있을까요?


우리는 중국 옆에 있기 때문에 중국밖에 보지 못하고 있지만,


2차세계대전 이후 세계가 그럭저럭 운영되던 질서 그 자체를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나라는 사실 다름 아닌 러시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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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4/02 21:13
수정 아이콘
글쎄요... 이런 논리면 동아시아(동북아+동남아)를 위협하는 중국이 러시아보다 훨씬 위험하고 무섭지 않을까요?
아점화한틱
17/04/02 22:03
수정 아이콘
트럼프와 러시아의 관계는 seduce에 의한걸까요 아니면 blackmail에 의한걸까요 크크
17/04/02 22:15
수정 아이콘
중국은 왜 이런 전략을 사용하고 있지 않나요? 아니면 '너무 잘' 사용해서 우리가 모르는걸까요? 그나마 일베친구들이 반중감정은 확실해서 다행이네요. 극우+중뽕이면...끔찍한 혼종...
사고회로
17/04/02 22:18
수정 아이콘
자국 한정해서는 진짜 능력있는 정치인..
17/04/02 22:45
수정 아이콘
너무 유능해서 사실상 독재국가로 만들어버렸습니다
17/04/02 22:32
수정 아이콘
어떤 국가에 극우가 늘어나면 다른 어떤 국가는 이득을 보는 것이 자명하네요. 사실은 서로 적대기보다 협력하는 것이 더 좋을텐데요.
sen vastaan
17/04/02 22:47
수정 아이콘
제3국의 러시아인을 보호하기 위해 깽판을 치는 거라면 죄다 러시아로 반송을(...)
치열하게
17/04/02 22:56
수정 아이콘
저는 일단 돈 문제로 러시아가 힘을 크게 쓰진 못할 거 같아요. 얼마전에 그렇게 안 줄이던 국방비를 줄이기도 했고. 유가는 또 아래로......
마스터충달
17/04/02 23:00
수정 아이콘
푸틴 = 이명박 상위 호환?
웨인루구니
17/04/02 23:46
수정 아이콘
러시아는 미국이 석유로 방구한번 뀌면 경제가 박살나는거 아니었습니까..
근데 그렇게 하면 중국이 반사 이익으로 급성장.
포프의대모험
17/04/03 00:33
수정 아이콘
아무리 그래도 러시아가 중국보다 위협적인 나라라는건 과장이죠..
미스포츈
17/04/03 01:26
수정 아이콘
세일 가스 발견으로 파산 직전까지 간 러시아는 경제 구조가 너무 헛점 투성이라 중국 보다도 못하죠
요르문간드
17/04/03 01:28
수정 아이콘
결국 경제능력이 따라주지않으면 종이호랑이일뿐이죠.

자본주의사회는 결국 돈입니다. 소련 유산으로 아직 힘을 유지하는거지 시간이 갈수록 러시아는 무너지게되어있어요
ThreeAndOut
17/04/03 02:09
수정 아이콘
공작방식 1,2,3,4 는 헬조선에서 이미 MB 시절부터 지금까지 쭈욱 시전 하신 바 있죠. 이래저래 10년 가까이 세계 정치 공학을 주도 하고 있네요.
밴가드
17/04/03 12:26
수정 아이콘
러시아의 행각이 깡패스럽기는 하지만 유럽도 책임이 없지는 않죠. 푸틴이 본래 러시아와 밀접한 독재정권들을 서방이 전복시키려는 것에 대해 굉장히 예민한데 리비아,시리아도 유럽이 애당초 뒷 감당할 의지와 능력도 없이 미국 빽만 믿고 러시아와 각을 세운 케이스고 결정적으로 러시아의 전통적 영향력 아래에 있는 우크라이나를 경제적으로 EU로 끌어들이려다가 일이 크게 터져 아직도 봉합될 기미가 안 보이죠.
보통블빠
17/04/03 13:16
수정 아이콘
오히려 러시아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크크.. 푸틴 없으면 다시 옐친시절 막장국가 될 가능성 높아요(뭐 지금도 준막장이긴 합니다만..)
17/04/03 16:18
수정 아이콘
아직은 EU가 어떻게 될지 모르고, 트럼프도 바로 저 친러 때문에 앞으로 어떤 위기에 빠질지 모른다는 점에서 아직까진 뭐라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유럽에서 극우가 줄줄이 당선되고 트럼프가 재선되고 이러면 러시아로선 대성공이겠지만, 그렇다고 하더라고 기본기라고 할 수 있는 경제력이 약하고, 딱히 이거다 싶은 산업도 없고 석유 없으면 뭘로 먹고 살지 의문스러운 나라라서, 결국 지금은 머리 잘 굴려서 잘나가고 있는 것 같아도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근본적인 한계가 표출될 거라 생각합니다.
17/04/03 21:39
수정 아이콘
군사력은 나름 빵빵한 편인데, 체급의 한계를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진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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