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를 다루는 논객들 가운데선 기록이 없으면 공적이 없다와 같은 말을 하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 과연 기록이 없으면 공적이 없는 것일까? 단정지어 말하자면 이는 틀린 말이다. 각 인재들은 해당 업무를 맡아 업무처리를 무난히 수행하여 인사고과 관리를 잘하였기때문에 승진한 것이다. 보통의 관직은 임무가 있으므로 따로 그것을 기록하지않고 무관직은 특기할 임무였으므로 기록하였다.
대표적인 예로 공적이 없는데 낙하산으로 고관에 올랐다고 생각하는 하후돈을 예로 들어보자.
하후돈의 이력은 다음과 같다.
비장 → 사마 → 절충교위 령 동군태수 → 건무장군 령 제음태수 고안향후 → 하남윤 → 복파장군 령 하남윤 → 식읍 1800호 더해줌 → 26군 도독 복파장군 (기악/명창 하사) → 전장군 (위의 관직을 받음) → 대장군 고안향후 충후
이것이 하후돈의 관위이다. (아직 관위 순서배치에 대한 공부는 부족하여 저게 맞는 순서인지는 단정할 수 없음)
하후돈이 비록 굴욕이 있고 군재보단 행정/민정쪽이 더 능해보여지긴 하나 공적이 없다는건 분명히 잘못된 생각이다. 논공행상은 예민한 부분이기에 아무리 조조의 측근이라한들 공적없이 높은 관위와 작위, 시호를 받을리는 절대로 없다. 좀더 부연하면 하후돈의 처음 이력으로 비장이라하는데 비장군으로 생각하긴 어려운데 그 이유로 비장군의 관질은 이천석이라는 고관이기에 후에 승진하는 절충교위보다 높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후돈전에 초반부터 하후돈을 일컬어 대장군이라하는데 그 당시 하후돈은 대장군의 관위가 아니었기에 대장의 오류거나 나중에 받은 대장군의 관위를 썼거나 둘중 하나다. 기악/명창을 받았다는 것은 특별히 예우받은 것을 뜻하며 하후돈이 위국의 관위를 받기전에는 한나라의 관위를 받았는데 조조의 수하중에 위국이 세워진후에 한나라의 관위를 받은 이는 조조를 포함하고 순욱과 하후돈밖에 없다. 이는 그들을 조조가 특별히 대우해준 것이다.
대략적으로 관위를 정리해본다.
한나라의 제도에 3공과 대장군, 표기장군, 거기장군, 위장군은 관질이 만석, 9경과 전후좌우장군은 중2천석, 주자사/태수/장군은 2천석, 현령/현장 등은 6백석 이하이다. 관질이 만석이라는건 관위와 더불어 받는 녹봉을 의미한다. 녹봉은 쌀과 돈을 반반씩 받는다.
다음은 작위를 보자.
작위에는 크게 20등급이 있다. 열후는 제후로서 현후>향후>정후>관내후가 있다. 정후까지는 식읍을 받고 관내후는 명예직이다. 식읍을 받는다는건 백성들로부터 정해진 호구수에 따라 세금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나라에 경사가 있을때는 나라에서 작위를 하사하였는데 이는 일반백성들도 받을 수 있었다. 다만 일반백성은 오를 수 있는 한계가 있었다.
다음은 장군호를 대략적으로 정리해본다.
(일반적인 중랑장/교위/도위/별부사마 등의 무관직은 공부중에 있으므로 어느정도 결론이 내려지면 정리할 계획이다. 여기에선 사례교위, 호오환교위, 사흉노중랑장, 전농도위, 동부도위같은 다소 특수한 것들은 논외로 한다)
원래 장군은 대장군조차도 상설직이 아니었다. 임무가 생기면 설치했다가 임무가 폐지되면 파했다. 그러나 반란이나 잦은 전쟁의 발생으로 점차 상설화되어 3공급인 대장군, 표기장군, 거기장군, 위장군이 설치되고 9경급인 전후좌우장군같은 사방장군이 설치된다. 원래 사방장군인 전후좌우장군은 후에 중호장군이 되고 정x/진x/안x/평x장군이 사방장군으로 대체된다. 그 외 잡호장군은 그 명호에 따라 임무가 부여된다. 장군호는 좀 애매한 것이 신분이나 전례에 받았던바를 따르는게 있다. 이를테면 복파장군은 광무제때 명장이자 공신이었던 마원이 받았던 장군호였으므로 상당한 권위가 있다. 좌장군인 유비가 마초에게 좌장군을 준것이나 절충교위였던 원술이 손책에게 절충교위를 준 것 등이 모두 그 의미가 있는 것이다. 손권의 부하장수들의 관직이 중랑장, 교위, 도위 등이었던 것은 손권의 정식 관위가 토역장군 령 회계태수였기때문에 내릴 수 있는 관위가 높을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럼 정말 낙하산 인사는 없었나?
정확히 낙하산이라고 보기 애매할수도 있지만 2천석 이상급의 고관들 자제는 낭관이 되거나 무재/효렴에 추천하는 제도가 있었다. 한나라 대에는 주자사가 무재를 추천했고 태수가 효렴을 추천했다. 그들은 대개 귀족, 명사, 호족 같은 기득권 세력이었다. 게임에서나 태수는 쩌리(엄밀히 말해 그들도 쩌리는 아니지만)들도 할 수 있는 관직이라 생각하기 쉬운데 태수는 지방에서 왕과 같은 존재의 고관이었다. 공조사같은 속관들을 해당 지역에서 임명할 권한이 있었다.
관직 앞에 붙는 領, 行, 守가 있는데 이것도 그 의미가 있다.
領은 겸직, 요령(부임하지않고 그 임무를 수행한다).
行은 대행, 즉 관위가 낮은 사람이 높은 관위의 일을 대리한다는 것.
守는 수습의 의미가 있다.
이상 관위/서열의 개요를 대략적으로나마 정리해봤다. 추후 관제/병제에 대한 이해와 공부가 끝나면 그때는 정확하고 자세히 글을 쓸 예정이다.
이 외에도 관직에 대해 공부하실 분들은 이곳을 참고하시면 된다.
http://rexhistoria.net/?error_return_url=%2Fhistory_LaterHan&act=&vid=&mid=history_LaterHan&category=&search_target=title_content&search_keyword=백관지
이것 외에도 삼국직관표, 진서 직관지, 송서 백관지 등을 공부하면 더욱더 명확하고 자세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