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차
일단 외지에 가면 쉽게 잠을 못자는 성격이라 7시에 먼저 일어나 숙소를 나왔습니다.
아침은 주변 편의점 산쿠스에서 간단하게 오니기리로 해결했습니다.
어머니는 무난한 참치마요로 하시고 동생은 날치알, 저는 고등어를 먹었는데
생각보다 비린내도 덜하고 먹을만 했습니다.
아침을 일찍 일어났기에 점심을 먹기에 앞서 옛 후쿠시마 성터를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일단 오호리코엔역에서 오호리코엔->마이츠루코엔 방향으로 나가면서
아카사카역 앞의 치카에에 가서 화정식을 먹을 계획이었죠.
오호리코엔에는 아침 일찍부터 산책하거나 자전거타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하지만 마이츠루공원 방향으로는 어째 사람이 적었습니다.
남쪽지방이라 벌써 매화가 피어 봄 정취가 물씬 풍겼습니다.
치카에가 여는 11시 30분에가서 줄을 최대한 짧게 설 생각이었지만 매화정취에, 성터 위에서 보는 정경에 취해 발이 안 떨어졌습니다.
옛 후쿠시마 성터는 오사카성과 비교했을때 양식은 비슷하지만 전체적으로 작은 느낌이었습니다.
깎아지를듯한 성벽과 주변을 해자를 파서 적을 막는다는 방식에서 오사카성이 바로 떠오르더군요.
예전에는 높이 천수각이 세워져있을 저 성도 세월무상 아무것도 남지 않았습니다.
일본 성주가 봤을 경치가 이랬을까요. 후쿠오카 전체가 한눈에 내려다보입니다...
치카에는 내부모습으로보나 밖의 간판으로보나 화정식 전문점은 아니고
명란젓과 술집(요정)을 전문으로 하는 집일겁니다.
하지만 매일 정해진 숫자의 화정식/소바정식을 1500엔이라는 싼값에 팔기에 다른 음식점들은 다 제쳐두고 여기로 왔습니다.
11시 50분에 도착했지만 다행히 앞에는 3팀밖에 없어서 금방 자리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화정식을 시켰지만 소바정식도 매우 맛있어보이는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말 맛있었습니다. 연두부부터 회, 튀김에 이르기까지 어디하나 빠지지 않고 싹싹 긁어먹었습니다.
특히 앞에놓인 치카에가 자랑하는 명란젓을 밥에 듬뿍 얹어서 먹으면 다른 반찬도 필요 없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먹을 수 없을 맛이라는 것에 더 추가점이 있는지 모르지만 다음에 올때도 한 번 들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치카에에서 점심을 먹고 큰길에서 모치와 당고를 디저트로 사들었습니다.
간장당고와 쑥떡당고.
간장당고는 솔직히 단짠에 간장냄새가 너무 심해서 별로였고
쑥떡당고는 한국에서 먹는 쑥떡과 별반 다를게 없더군요.
후쿠오카현 특산 딸기로 만들었다는 딸기모치
설탕에 절이지 않았는데도 딸기의 당도가 엄청나더군요.
생딸기의 상큼함과 당도를 잘 잡은 시로앙모치가 일반앙꼬모치보다 맛있었습니다.
다음일정은 아사히 맥주공장 견학이었습니다.
인터넷에서 미리 예약하고 가면 공짜로 견학도 시켜주고 맥주도 공짜로 세잔씩 주니 그냥 넘어갈 수는 없었죠.
한국사람들이 꽤 많아서 셋에 둘은 한국사람들이었습니다. 가이드도 한국어를 잘해줘서 어머니도 편하게 구경하셨습니다.
사실 공짜로 해주는 견학에 너무 깐깐한게 아닌가 싶지만 견학 내용은 그저 생산라인만 보고 오는지라 조금 부실하게 느꼈습니다.
라인도 보는게 아니라 그저 위에서 내려보는정도...
하지만 현장에서 공짜맥주 세잔이라니 이건 또 좋더라고요
첫 잔은 무조건 슈퍼드라이의 5도짜리로 마시게 되어있었습니다.
예전에 맥주 관련 동영상 올렸다 맥주도 모른다고 타박 맞았지만...
온도도 잘 맞춰주고 거품도 제대로 올려주니 편의점에서 마시는 아사히 맥주보다 조금 더 맛있는 맛이라고 평하겠습니다
옆의 치즈크래커 안주도 짭짤하니 술맛을 잘 돋아줬습니다.
다음은 직원이 추천하던 흑맥주
좀 더 쓰고 달거란 생각과 다르게 부드럽고 진한 맛이었습니다.
쓴맛도 오히려 일반 맥주보다 덜하고, 이런 흑맥주라면 계속 마시고 싶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일본에서만 판다는 프리미엄 아사히
보시다시피 색도 더 진하고 도수도 6.5도로 조금 더 높다더군요.
맛은 앞서 마셨던 슈퍼드라이를 조금 농축한 맛이라고할까
조금 더 시원하고 조금 더 쌉쌀한 맛이었습니다.
웃돈주고 사먹으라고 하면 차라리 흑맥주로 마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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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길어지는 것 같아서 3부로 나눴습니다.
정리되는대로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