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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2/03 18:30:33
Name Neanderthal
Subject [일반] 별을 먹어치운 무서운 별, 그러나 곧 죽을 베텔기우스
요즘 같은 겨울철 밤하늘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별자리들 가운데 하나가 오리온자리입니다. 그리고 그 오리온자리의 별들 가운데서도 유독 밝게 빛나는 별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베텔기우스라는 별이지요. 오리온의 어깨 위치에 자리 잡은 베텔기우스는 오리온자리에서만 따지면 청색초거성 리겔에 이어 두 번째로 밝은 별이고 전체별들 가운데서도 여덟 번 째 정도로 밝은 별입니다. 우리 태양계로부터는 약 640광년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크기도 엄청나서 베텔기우스를 현재 우리의 태양 자리로 끌고 오면 그 크기가 목성의 공전궤도에 까지 이를 정도라고 하니까 엄청나게 큰 별인 것은 틀림이 없습니다.


Orion-Constellation.jpg
오리온자리...왼쪽 상단에 붉게 빛나는 별이 바로 베텔기우스...오른쪽 하단에 푸르게 빛나는 별이 리겔...


yarWdQI.jpg
오리온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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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태양과의 크기 비교는 무의미...--;;


그런데 이 베텔기우스가 예전에 다른 별을 꿀꺽했을 것이라는 연구가 나왔다고 합니다. 원래 베텔기우스가 탄생할 때 같이 탄생한 형제별이 있었는데 그 형제별을 이놈이 꿀꺽! 삼켜버렸다는 겁니다. 동족살인에 희생된 별의 질량은 우리의 태양 정도였을 거라고 하네요.

미국 텍사스대학교의 천문학자 크레이그 휠러 교수가 이런 주장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휠러 교수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관측을 해보니 이 베텔기우스의 자전속도가 아주 빠르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베텔기우스의 자전 속도는 약 54,000km/h 정도였습니다. 이는 보통 별들의 평균 자전속도보다도 약 150배 정도나 빠른 자전속도였다고 합니다. (참고로 태양의 자전 속도는 약 6,875km/h 정도입니다.)

따라서 베텔기우스가 이렇게 빠른 자전속도를 가지게 된 것은 원래부터 이렇게 빠르게 자전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처음에는 현재의 자전속도보다 느리게 돌고 있었는데 근처에 자신보다 더 빠르게 자전하던 작은 형제별이 있었고 이 형제별을 꿀꺽하면서 자전속도가 처음보다 빨라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즉, 작은 별 공전궤도의 각운동량이 고스란히 베텔기우스의 자전속도로 전이되었다는 얘기입니다.

부연하자면 베텔기우스는 예전에는 현재보다 크기가 작았었고 현재의 크기에 해당하는 지점 정도에 그 불운했던 형제별이 위치하고 있었는데 베텔기우스가 적색초거성(red supergiant)이 되면서 크기가 커지게 되었고 결국 그 별을 삼켜버렸다는 것입니다. 휠러 교수는 이러한 일이 지금으로부터 약 10만 년 전에 벌어졌을 거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났음을 보여주는 증거도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과식을 하게 되면 트림을 하게 되듯이 베텔기우스가 형제별을 삼켰을 때도 베텔기우스가 그 별의 잔해 일부를 토해냈을 거라고 합니다. 계산해 보면 그 별의 잔해물은 약 36,000km/h의 속도로 베텔기우스로부터 뿜어져 나왔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들이 오늘날 있을만한 거리에서 관측해 보니 실제로 흩어진 잔해들을 관측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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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도 식후경!...--;;


베텔기우스가 형제별을 집어삼켰든 아니든 간에 현재 베텔기우스와 관련하여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사실은 이 별은 조만간 폭발하여 초신성이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학자들은 베텔기우스의 나이가 약 천만 년 정도 되었고 (태양의 현재 나이 약 46억 년) 지금 당장 폭발하여 초신성이 된다고 해도 이상한 일은 아닐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때가 되면 베텔기우스는 아마 밤하늘에 초승달 (학자들에 따라서는 보름달) 정도의 밝기로 빛이 날 것이라고 하네요. 아마 장관이겠지요. 베텔기우스가 폭발하여 초신성이 된다 하더라도 다행이 우리 지구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2010-2-suns.png
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이 뜬다?...--;;


오늘 당장 폭발할지도 모르는 식성(食星)성 베텔기우스...
아니 어쩌면 벌써 터졌지만 아직 우리가 모르고 있을 수도 있는 식성(食星)성 베텔기우스...
일이 터지기 전에(?) 오늘 밤에라도 미리 한번 봐두는 건 어떨까요? 




images+of+Betelgeuse+reveal+how+explosive+red+supergiant+loses+mass+1.jpg
베텔기우스 상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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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스티스
17/02/03 18:35
수정 아이콘
어릴 때 우주관련 책많이 샀는데 그때 안타레스랑 얘가 짱짱이었는데..
마스터충달
17/02/03 18:40
수정 아이콘
친구집어먹고 베텔이 난 게로구나?
래쉬가드
17/02/03 18:41
수정 아이콘
아....
유스티스
17/02/03 18:42
수정 아이콘
저녁드시고 베텔낳으시길...
17/02/03 18:48
수정 아이콘
부장님 오늘 회식입니까?
마스터충달
17/02/03 18:52
수정 아이콘
베텔이 나서 회식은 못 합니다. 모두 칼퇴근 하세요.
음악감상이좋아요
17/02/03 20:58
수정 아이콘
노예님 칼퇴근하시랍니다.
17/02/03 21:33
수정 아이콘
노예가 어찌 퇴근을 합니까요
래쉬가드
17/02/03 18:40
수정 아이콘
베텔쥬스라고 알고있어서 무슨맛일까 궁금했던 그 별이군요
바보왕
17/02/03 18:50
수정 아이콘
640광년만큼 떨어져 있으니까...... 저 박사님 말씀대로라면 어쩌면 이미 죽었을지도 모르겠군요. 우리가 알아채는 것이 640년 정도 느릴 뿐
해피바스
17/02/03 18:50
수정 아이콘
학자들은 베텔기우스의 나이가 약 천만년 정도 되었고
이거 오타인가요?

잘 봤습니다 추천~
검검검
17/02/03 18:53
수정 아이콘
지옥별레미나?
아점화한틱
17/02/03 18:58
수정 아이콘
우주물은 역시 신기하고 재밌네요. 영화도 우주관련영화만 나오는족족 보러가는거보면 뭔가 취향에 맞는거같습니다.
17/02/03 18:58
수정 아이콘
당신, 나태하군요?
노노리리
17/02/03 19:21
수정 아이콘
뇌가 떨린드아아아아
음악감상이좋아요
17/02/03 19:22
수정 아이콘
640광년이 아니라 640만광년일텐데요.

이거 중요한 오타 아닐까요? ㅠㅠ
Neanderthal
17/02/03 19:27
수정 아이콘
640광년이 맞습니다...--;;
음악감상이좋아요
17/02/03 19:29
수정 아이콘
헉 뭐지.. 진짜 그렇네요.

우주 스케일이 이렇게 작았단 말입니까 네덜란드님
가시나무
17/02/03 19:59
수정 아이콘
음악감상님이좋아요님,
우리가 실제로 밤하늘에서 볼 수 있는 별들은 우리은하 내부의 별들입니다.
어떠한 외부은하의 별도 맨눈으로는 도저히 볼 수 없습니다(초신성은, 글쎄요. 망원경으로는 가끔씩 관측됩니다).
그리고, 맨눈으로 볼 수 있는 가장 어두운 6등급의 별까지 포함해서 밤하늘의 빛나는 별들의 대부분은 천광년 이내이며
밝고 큰 성운은 보통 수천광년, 구상성단은 수만광년이 맥시멈이라고 보시면 될겁니다.

640만 광년이라 함은 우리은하에서 안드로메다은하까지의 거리의 세배가 넘어가는 관계로 어떠한 항성도 저렇게 밝은 1등급 이상으로 빛날 수는 없겠죠.
우주의 스케일이 작은게 아니고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특히 눈이나 망원경으로 볼 수 있는 범위가 생각보다 매우 작다는 이야기입니다.
음악감상이좋아요
17/02/03 20:04
수정 아이콘
제가 착각을 좀 했나봅니다.

수백만광년 이상의 단위를 논하는건
항성 스케일이 아니라 은하 스케일인데
제가 너무 가볍게 생각했네요.
닭, Chicken, 鷄
17/02/03 19:25
수정 아이콘
하지만 레미나가 출동... 은 토성보다 작으니 걔도 한 큐에 날아가겠구나
헤나투
17/02/03 19:32
수정 아이콘
유게에 한번씩 올라오던 별의 크기순에서 봤던기억이 나네요.
크기가 목성 공전궤도라니 너무 비현실적인 크기라서 실감이 안나네요.
17/02/03 19:40
수정 아이콘
실제로 이런 식의 별들 사이의 충돌 및 병합은 많이 관측되고 있습니다. Blue Straggler Star라고 성단의 색등급도 HR diagram을 그려보면 주계열 단계와 거성 단계의 진화가 명확하게 구분이 되는데 주계열보다 무겁지만 (푸르지만) 거성단계에 진입하지 않은 놈들이 있습니다. 이들을 bss라고 하는데 생성 기작으로는 별들 사이의 충돌이나 쌍성계에서 질량의 전이등이 알려져 있습니다.
홍승식
17/02/03 20:16
수정 아이콘
한 50억년 정도 뒤에 우리 태양도 저정도로 커지지 않나요?
적색거성이 되면 목성까지 먹어치운다고 들었던거 같은데요.
Neanderthal
17/02/03 20:20
수정 아이콘
지구는 확실히 집어삼키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네버스탑
17/02/03 20:26
수정 아이콘
그 전에 4번의 생을 다 살려나...
17/02/03 21:08
수정 아이콘
화성까지 먹어치우는 거 아니었나요?
Betelgeuse
17/02/03 20:43
수정 아이콘
여러분 이거 다~ 오해입니다.
음악감상이좋아요
17/02/03 20:45
수정 아이콘
진짜가 나타났다!
17/02/03 20:49
수정 아이콘
으익 크크
17/02/03 20:48
수정 아이콘
보통 별은 몇십억년 산다고들었는데
천만년밖에 안됐는데 죽음이 코앞이라니...
Rorschach
17/02/03 21:08
수정 아이콘
별들 중에서 "스스로 초신성으로 폭발하는", 최소 태양질량의 8배 이상의 무거운 별들의 수명은 평균적으로 천만년 안팎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영원한초보
17/02/03 23:47
수정 아이콘
별도 비만이 수명을 줄이는 군요...
17/02/04 03:55
수정 아이콘
뭐 일반화할 순 없겠지만;;

별의 수명에 있어서만큼은 대개 가늘면 길고, 굵으면 짧다고 보심 됩니다. 크고 뜨겁고 밝은 별은 후딱 가고, 작고 덜 뜨겁고 덜 밝은 별은 100억년 넘게도 버틴다고..
닉네임을바꾸다
17/02/04 11:07
수정 아이콘
적색왜성같이 작은건 수십조년도 살죠...
Dynaudio
17/02/03 23:38
수정 아이콘
이 별 이름을 볼 때마다 안OO님의 또다른 지식의 성전이 생각납니다
17/02/04 01:18
수정 아이콘
이것은... 최소 울티마 세대...
Galvatron
17/02/04 02:02
수정 아이콘
오리온에서 두번째로 밝은 별이라고 하셨는데 사실 오리온성좌 알파별은 리겔이 아닌 베텔기우스입니다 변광성이라 최대밝기는 리겔응 초과하죠
치열하게
17/02/04 08:30
수정 아이콘
태양은 다행히도(?) 외동인거겠죠? 그리고 저거 터질 때 감마선인가가 쭉 나오면서 그거 맞으면 또 다른 행성들 항성들 큰일난다는데...
Neanderthal
17/02/04 08:52
수정 아이콘
의외로 쌍성계가 우주에 흔하다고 들었습니다...우리 태양이 오히려 예외적인 케이스라고 할 정도로요...
안토니오 산체스
17/02/04 15:01
수정 아이콘
항상 궁금했는데 베텔게우스가 오리온의 어깨고 리겔이 오리온의 발이라면, 가운데 수직으로 늘어선 세 별은 오리온의 무엇일까요? 하하하하하
Neanderthal
17/02/04 15:15
수정 아이콘
허...허리띠?...--;;
앙겔루스 노부스
17/02/04 16:08
수정 아이콘
나이가 천만년이요? 우주기준으로 그 정도면 엄청 짧은거 아닌가요. 항성의 수명이 천만년만에 끝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하는군요.
Neanderthal
17/02/04 16:11
수정 아이콘
앞으로도 수백만 년 동안은 지속될 거라는 얘기도 있으니까...그래도 태양이나 적색왜성에 비한다면 찰라라고 해도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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