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탄핵이니 대권이니 대선주자니 하는 그런 정치이야기가 아닙니다.
그저 오래된 저의 생각 중 하나입니다.
예전 '
[개똥철학] 테란 기지에 질럿이 들어간다면?'(
https://pgr21.co.kr/pb/pb.php?id=freedom&no=61129)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이 글은 사실 저 글을 쓸 당시에도 생각하고 있던 생각입니다.
그러니까 음. 1년이 넘도록 생각만 하고 안 쓰고 있었네요. 역시 글쓰기 모임 가입해서 뭐라도 써보려고 한 저의 선택은 옳았습니다.
서두가 길었습니다.
시작합니다.
시대는 제가 역사를 자세히 아는 것이 아니라 일단 신석기 쯤으로 합니다.
사실 시대가 중요한 건 아니니까요.
이 글을 읽기로한 여러분은 몇몇 가족이 모여사는 부족의 일원입니다.
어느 날은 사냥 겸 정찰 겸 나갔다가 양을 한마리 잡아오게 됩니다.
수컷인지 암컷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양을 잡아왔다는 사실입니다.
마을(부족)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왜냐 중요한 식량이 들어왔기 때문이죠.
이 양으로 저녁을 성대하게(?) 치르려고 할 때
누군가 말을 합니다.
"우리 이 양 키울래?"
그러자 부족은 두 갈래로 의견이 갈립니다.
"뭔 소리야. 양 한 마리인데 키워서 뭐해 지금 잡아 먹자"
"아니 근처에 다른 양이 있을 수 있잖아. 키우는 게 더 낫지 않나?"
자 여러분의 선택은 무엇입니까?
이 글도 저번의 글과 마찬가지로 여러분의 선택은 또 중요하지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 글은 정치이야기이기 때문이죠.
정치란 이 잡아온 양을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100% 확실한 답이 없다는 거죠.
일단 양(수컷)을 잡아먹었다고 합시다.
그 후 다음날 다시 근처를 산책했을 때 또다른 양(암컷)을 발견하게 된다면?
그리고 양을 키우기로 했는데
한 달, 두 달이 지나도록 양을 찾지 못했다면요?
사회는 이처럼 불확실합니다.
사람들의 생각이 감정이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고
자연환경 또한 예측가능한 범위를 언제나 벗어나죠.
양 한마리를 잡았지만
양을 키울 수 있는 또 다른 양을 잡는다는 확신을 할 수 없죠.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불확실한 상황에서의 선택이 정치이고
그렇기때문에 사람들 사이에 의견이 갈리며 좁혀지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양을 지금 먹자는 사람이나
좀 더 기다려서 키우자는 사람이나
모두 부족을 위하는 마음에 주장하는 겁니다.
방법이 다를 뿐이죠. 근데 현 상황에서는 어떤게 정답인지 모르니
그래서 100% 모두와 모든걸 충족시키는 답은 없으니 의견이 다르다가 되어야하는데
옳다와 틀리다로 가버리니
정치이야기는 다른 면에서 노답이라고 평하지 않나 싶습니다.
"나는 A랑 C라서 양을 잡아먹어야 한다고 생각해"
"나도 A엔 동의하지만 B와 D가 있기에 키울준비를 해야한다고 생각해"
(동시에) "흠......"
하고 정해진 절차에 따라서 선택을 하는 게 이상적이지만
현실은 뭐....
원래 개똥철학은 여기까지만 좀 다른 생각을 몇 자 적어보겠스빈다.
요근래 스캔들과 탄핵 대선으로 말미암아 정치에 대한 관심도 많고 글도 많이 나오는데(pgr뿐만이 아니라)
글들을 보며 나는 생각은 '선호도와 가중치 문제'입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사람이 정치적 판단을 내릴 때는 제각각 선호도와 가중치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철수는 갑이라는 정치인을 지지합니다. 그 이유는 D와 E 그리고 F 입니다.
영희도 갑이라는 정치인을 지지합니다. 그 이유는 B와 E 그리고 F 입니다.
수정이는 갑이라는 정치인을 지지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E와 F 때문입니다.
영철이는 D와 F에 찬성합니다. 하지만 E에는 반대합니다. 그래서 갑이라는 정치인을 지지하지 않습니다.
영수는 E에 반대합니다. 하지만 D와 F에 찬성합니다. 그래서 갑이라는 정치인을 지지합니다.
사람마다 유권자가 될 때까지의 20여년이 넘는 긴 역사가 있습니다.
같이 지내온 사람도 다르고, 또 그중에 영향을 받은 사람도 다릅니다. 겪어온 일 조차도요.
그렇기에 선호도와 가중치는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간단하게 A라는 사안에 대해 찬성과 반대의견이 나뉘어 을 정치인을 찬성 반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복잡하게 A라는 사안에 대해 찬성을 해도 을 정치인을 찬성하고 반대할 수도 있습니다.
매운 걸 싫어하는 사람이 매운 음식점에 가는 게 비논리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매운 걸 감수할 만큼의 좋은 점이 매운 음식점에 있기 때문에 갈 수도 있는 것이죠.
선호도와 가중치는 제각각 다르니까요.
잠깐 현실정치로 비유하면
저도 지금 대권후보로 호감을 갖고 지지하려하는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중 A정치인의 정책들 중 B정책은 지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 다른 점들에 선호도와 가중치가 강해 A 정치인을 지지할 것입니다.
하지만 C정치인의 경우는 B정책에서 저에게 감점을 받고도(이게 무슨 소용있겠냐만은), 다른 점들에 대해 선호도와 가중치가 악해서 C 정치인을 지지하지 않을 것입니다.
난 매운거 싫어. 그래서 저 매운 음식점 A엔 안 가.
난 매운거 싫어. 근데 저 매운 음식점 B엔 가.
전 아이오아이 중에 최유정이 최애입니다.
그런데 지금 PC 카톡 채팅화면은 최유정양 사진이지만 핸드폰 카톡 채팅화면은 김소혜양입니다.
이럴 수도 있다는 거죠.
잡아온 양을 키울 것인가도 비슷합니다.
하나의 증거를 놓고도 사람마다 가중치를 다르게 적용하니
결론이 다르게 나오는 거죠.
'인정해서 ~~' '인정하지만 ~~'
길었습니다.
그럼 짜장면 얘기를 하고 마무리 짓겠습니다.
오래 묵혀둔 생각인만큼 써보니 기네요.
짜장면으로 보는 중립이야기는 별거 없습니다.
여러분이 친구들과 중국집에 가서 짜장면 혹은 짬뽕을 시키려 합니다.
아이고 세상에나
저의 개똥철학에 대한 증명(?) 덕분에 여기선 단체로 시킬 땐 짜장면 혹은 짬뽕을 하나 선택해서 시켜야합니다.
본인 포함 인원은 총 7명입니다.
여기서 평소에 짜장면이나 짬뽕을 좋아한다고 의사표현을 한 사람은 각각 3명입니다.
동수죠.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은
평소 그런 의사 표현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상황이면 평소 의사 표현을 하지 않은 사람이 내린 결정이
왜인지 중립적으로 느껴집니다. 평소에 어느쪽에도 치우친 의견을 내지 않았으니까요.
실상은 그 사람이 짜장을 뼈속깊이 사랑하는 사람이더라도 말이죠.
겉으로 보이는 건 둘 다 상관 없는 사람이었으니.
그렇기에 가끔 어떤 사안에 대해
'이 사람은 보수인데 A사안에 대해선 찬성하더라'
'이 사람은 진보인데 A사안에 대해선 반대하더라' 라는 식으로 설득이랄까요 논리를 강화하려하죠.
진영논리(?)에 의하면 A엔 반대해야하는 데 그렇지 않다. 즉 A사안은 진영논리를 이길만큼 찬성할 만하다. 가 되는 거랄까요.
여기에서 약해진 버전이 바로 사람들이 중도 혹은 중립은 선호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정은 평소 찍먹이든 부먹이든 상관 없다고 했다. 그런데 의견이 팽팽히 갈린 지금 정이 부먹을 하자고 한다.
평소에 부먹을 선호하지 않던 정이 부먹을 말하니 부먹하는게 낫지 않을까?
이런 식으로요.
어떻게 보면 결정권을 갖게 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지요.
논리상으로는 몰라도 심리상으로는요.
그 왜 연예인 누가 예쁠까에서
A와 B를 비교하는데
평소 A와 B의 팬이었던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 보다는
연예인 글에는 댓글도 안 달던 사람이 갑자기 툭 'A가 더 예쁜거 같네요'가 좀 더 설득력 있게 '느껴'지잖아요.
그 사람이 남모르게 A의 팬이었단 건 알 수가 없죠.
평소 '중립'을 표방하던 사람이었으니.
그러니까
부먹을 하고 싶다면 평소 '부먹파'라는 걸 표시하고 다니지 않은 게 좋을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글을 읽는 여러분을 '중립'이라고 생각하게 되면 '결정권'을 갖게 될 확률이 높아지니까요.
아이오아이가 좋아요? 어른오아이가 좋아요? 하는 글에
대놓고 아이오아이팬으로 PGR 활동했던 제가 '아이오아이요!' 하면
다른 사람들은 '뭐 그럼 니가 그렇겠지' 라고 생각하겠지만
스연계에 얼씬도 안하시던 분이 와서 '아이오아이'라고 하면
'어 저 사람도 아이오아이가?'라고 생각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