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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1/30 01:12:42
Name 솔빈
Subject [일반] 학창시절 절 괴롭히던 학우 소식을 들었습니다.
끔찍한 악몽에 허우적거리다가 깨어날 때가 있습니다.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용기가 없어 학우의 괴롭힘을 반항 한번 못하고 지독하게 당한 기억이 꿈속에서 생생하게 펼쳐지곤 했습니다. 그래서 사회에 만난 친구와 애인이 생겨도 항상 제 중고등학교 시절 얘기를 물어볼 때면 매번 난처했습니다. 씁쓸한 미소를 짓고는 그냥 평범하게 아주 평범하게 보내서 딱히 추억이랄 것도 특별한 기억이랄 것도 없이 무난하게 학교에 다녔다고 말을 하곤 했습니다.

명절이 돌아와 고향에 갈 때면 혹여 괴롭히던 학우를 만날까 불안한 마음이 들곤 했습니다. 그것도 잠시고 세월이 더 지나자 그 학우에게 왜 그렇게까지 나를 괴롭혔는지 묻고, 지금 복수는 못 하지만 제대로 사과라도 받아 한 번씩 울컥하는 마음을 달래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 서울에서 학교에 다니다 집안 사정으로 아버지 고향인 시골로 전학을 오게 되었습니다. 도시에만 살다 집 문을 나서면 논과 밭이 있는 곳에 오게 되니 암담하고 기가 팍 죽더군요. 그렇게 적응하지 못하고 있을 때 옆집 살던 동갑내기가 다가와 친근하게 굴었습니다. 그 녀석도 저와 사정은 다르지만, 마찬가지로 평탄치 않은 가정에서 할머니와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기에 서로 의지하며 친하게 지내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고 며칠이 지나자 그 동갑내기가 기죽어 있는 저를 슬슬 건드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장난인 줄 알았지만, 점점 강도가 세지고 어느새 이유 없이 저를 때리고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바보 같았지만 반항 한 번 하지 않고 무참히 당하고만 있었네요. 괴롭힌 당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적지는 않겠습니다. 몇 년의 괴롭힘은 옆집 동갑내기가 할머니를 집에 남겨두고 서울로 전학을 가게 되어 끝이 났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당한 기억은 참 오래가더군요. 그 동갑내기를 애써 잊으려고 해도 잘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한번은 보고 싶었지만, 연락처도 모르고 연락할 길이 없었습니다. 아니, 아직 시골에 남아 있는 그 녀석의 할머니를 통하면 연락을 할 수는 있었지만, 그곳에 다시 찾아가는 게 괴로워서 해가 오래 지나도 한 번도 찾아가지 않았습니다.

올해 명절은 회사 일 때문에 시골에 내려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시골에서 그나마 친하게 지내던 형님에게 안부 차 전화를 걸었습니다. 서로 안부를 묻고 잘살고 있느냐고 얼굴 한번 보자고 기약 없는 약속을 하는데 그 형님이 진중한 어투로 말을 했습니다.

"너에게 중요한 얘기이긴 한데, 듣고 싶지 않을지도 몰라 어때 들을래?"

"아니 무슨 얘기인데 그래. 궁금하게 하지 말고 어서 말해"

그러자 형님이 한숨을 쉬며 말했습니다.

"나 그 녀석 소식 어머니한테 들었어. 서울에서 시골에 내려와 할머니와 같이 산다고 하더라"

뜻밖에 소식이었습니다. 유난히 돈에 집착하던 그 녀석은 서울에서 잘살고 있을지 알았는데, 시골에 내려와 살고 있을지는 상상도 못 했거든요.


"걔는 먹고 살 거 없는 깡촌에서 뭐 하고 산대?"

"그게 걔 신기가 들어 반미치광이 되어 있다고 하더라"

미치광이라는 말에 처음에는 무슨 얘기인지 잘 몰랐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야 미치광이라니, 돌아버렸다고?"

형님이 조금은 걱정스러운 말투로 말했습니다.

"응. 남의 집에 들어가서 밥 구걸하고 정신 놔버려서 이리저리 행패 부리고 있다고 하더라"

갑자기 주마등이 같이 어린 시절의 그 녀석 모습과 형님이 말해주는 현재의 모습이 겹쳐서 상상이 됐습니다. 무척 씁쓸하고, 답답한 심정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괴롭히고 뻔뻔하게 굴었으면 더 잘살아서 최소한 아직 악몽에 시달리는 제게 한풀이할 기회를 줬어야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형 일단 끓고 이따가 얘기하자"

정말 생각지도 않은 소식에 순간 정신이 멍해지더군요. 생각해 보면 그 녀석은 은근히 순수했던 구석이 있긴 했습니다. 귀신도 무서워하고 저를 괴롭히면서 `때린 사람은 발 못 펴고 자도, 맞은 사람은 발 피고 잔다더라`라는 자기 합리화를 늘어놓을 때가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자기 행동에 많은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이제 그 녀석을 어떻게 해야 생각해야 하나요. 한번은 만나 분풀이를 하고 싶었는데, 그런 소식이 들리니 터무니없이 맥이 풀렸습니다. 차라리 평생 몰랐다면 절대 용서치 않고 만날 날을 학수고대 하며 있었겠지요. 하지만 분노할 상대가 분노의 대상으로도 될 수 없다는 생각에 갑자기 갑갑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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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심군
17/01/30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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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서 용서라는 말을 다시 생각해볼 때가 있었습니다. 용서라는 말은 상대를 봐준다거나 베풀어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나에게 더 이상 어떠한 영향도 주지 못하니 그 사람을 완전한 타인으로 취급하고 내 인생에서 지우겠다는 선언이라는 뜻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자신이 약자라고 인식하는 한 용서라는 말은 상당히 오만일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래서 말인데 이제 그 분을 용서하시는 게 어떨가 싶네요.
17/01/30 01:26
수정 아이콘
사실 용서라는 말로 포장하고 있지만, 끔찍한 기억을 지우고 싶을 뿐입니다.
하심군
17/01/30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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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뇨 용서라는 말의 뜻이 다르는 거죠. 막 서로 손잡고 저 석양을 향해 뛰는 것 처럼 그렇게 낭만적인 게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겁니다. 냉정을 찾고 그 사람은 아무것도 아니니 그 끔찍한 기억에서 완전히 해방되라는 뜻이죠. 님께서는 그 사람보다 강하니까요.
17/01/30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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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지금은 그냥 한쪽 가슴이 무겁네요. 그래도 둘다 부모 사랑 못 받고 자라서 속으로 측은한 마음과 같은 상처를 안고 살았기에 동질감이 조금은 있었거든요. 하아. 이게 사람 인생이 뭔지..
눈물고기
17/01/30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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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할 필요가 있나요...
굳이 괴롭힌 사람까지 생각하며 살기에는 생각할 게 너무 많은 세상입니다.
17/01/30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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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지 않으려도 해도 기저에 기억은 생각하기 싫어도 저절로 살아납니다.
공부맨
17/01/30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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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열병인가 보네요. 정신분열병이 은근히 많습니다..
17/01/30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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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은근히가.. 그 녀석일거라곤 생각치 못했습니다.
언어물리
17/01/30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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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할 필요도 없고, 당연히 어떠한 가치를 부여할 필요도 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하지만, 감정적으로 그것이 쉽지 않으시겠죠..
17/01/30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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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기 가장 중요한 시절에 혼자 감내하기 힘들었던 악몽의 주체를 잊고 없는 인간으로
생각하긴 어렵네요.
언어물리
17/01/30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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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어떤 인간관계에 있어서 어떤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이라 이해합니다..
17/01/30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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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2년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내내 같은 학교를 내리 나온 놈이 있습니다. 친구는 아니었고..
소위 1진이었습니다. 아니, 그 중에서도 탑 오브 탑이었죠. 항상 위에 군림하던 친구였고, 저 역시도 가혹행위를 당한 적도 많았습니다. 돈은 안 뺏겼지만, 수시로 놀림의 대상이 되고 가끔은 폭력의 대상이 됐죠. 저는 초등학교 동창이라는 이유로 그 폭력의 대상에서 조금씩 벗어날 때가 있었지만, 아닌 친구들은 가차 없이 폭력의 대상이 됐습니다.
중학교, 고등학교 동안 지역 다툼이 일어났다 하면 그 친구가 항상 선봉에 껴 있었으며, 항상 술 먹고 돌아다녔죠. 헌데.. 공부는 잘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학원 열심히 다니며 학원 끝나면 술 먹고 패싸움하러 다니던 친구였습니다. 성적은 전교 20등권에서 놀고. 그런 친구다 보니 학교에서도 컨트롤하기는 커녕 예뻐했습니다. '공부도 잘하는데, 놀 줄 아는 친구구먼!'이라면서요.

너무나도 유명한 친구였던 탓인지, 싸이 파도타기와 페북 친구 찾기를 통해서 너무나도 쉽게 근황을 파악할 수 있었죠.
그 친구, 지금은 뭐하고 있는지 아십니까? 경찰이 됐습니다. 크크
그 어린 시절 받았던 폭력에 대한 사과를 받기는 커녕, 제가 죄를 지으면 단죄를 하러 오시는 경찰이 되셨더라구요. 얼마나 벙찌던지.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살려고 합니다. 저도 이 사실에 대해 처음 들었을 때는 화가 많이 나기도 했으며, 이런 친구가..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어쩌겠습니까. 과거는 과거고, 상처 받은 사람은 상처 받은 사람대로 살아야 하니까요. 만약 내 눈앞에 나타난다면 용서가 안되겠지만, 그 친구가 살아가는 삶에 대해서는 그냥 축복까지는 아니더래도 무덤덤한 시선으로 봐줘야 하지 않나 싶네요..
17/01/30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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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아이러니는 여러가지 방식으로 누구에게나 찾아오는군요.
17/01/30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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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가 취업 못하고 빌빌 거릴 떄라서 더욱 충격으로 다가왔었지요. 지금은 저도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라 쉽게 내려놓을 수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17/01/30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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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고등학교 때 반에서 일진이 경찰이 되었다고 하더군요. 공부는 못하는 편이었지만요.
아스날
17/01/30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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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 일진에 있던친구들중에 경찰이되거나 지원하는 애들이 좀 있더라구요.. 제주변에도
17/01/3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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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적 강철중도 이를테면 이런 케이스였겠지요. 공부는 못했지만..

형이 돈이없다 그래서 패고 말 안듣는다 그래서 패고 어떤 새끼는 얼굴이 기분 나빠, 그래서 패고
그렇게 형한테 맞은 애들이 사열종대 앉아번호로 연병장 두바퀴다..

정의는 개나주고 그저 범인이나 잘 때려잡아주길 기대하는 수 밖에요. ;;
하이바라아이
17/01/30 01:46
수정 아이콘
짧은 인간의 한 생애에서,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는 종종 앞으로의 성격이나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칠 만큼 그 존재감이 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 트라우마를 만들어낸 가해자에게 그 죄를 묻고 싶은 감정 또한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을 해요.

다만 글쓴 분의 상황이라면 이쯤에서 과거의 일을 슬슬 덮어내려는 시도를 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트라우마의 책임을 물을 정상적인 상태의 상대방도 세상에 이미 존재하지 않을 뿐더러, 치유를 위해 수 년을 단절되어온 그 사람과의 접점을 지금 다시 억지로 만들었을때의 실익 또한 찾기가 어려워보입니다.

제가 결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는 가벼운 것에 불과하니 잊고 덮으라는 이야기를 하려는건 아닙니다. 이제 글쓴분께서는 사회생활도 하고 애인도 만드실 만큼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씁쓸하게나마 웃으며 털어낼만한 역량을 갖고 계신 것으로 여겨집니다. 학창시절의 끔찍한 기억들을 성인이 되어서도 털어내지 못하고 불우한 삶을 이어가는 케이스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여건이 좋다고 보아야겠죠.

앞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술자리같은데서 "어릴때 이런 놈이 있어서 참 힘들었지만 난 잘 이겨낸 것 같아" 같은 말을 꺼내보려고 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개인적으로도 이런 말을 남들 앞에서 할 수 있게 되자 좋지 않은 과거 하나를 정리한 것 같은 후련한 마음이 생기더군요. 아무튼 글쓴분께서는 이제 과거가 아닌 앞으로를 나아가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17/01/30 01:55
수정 아이콘
억지로, 애써 기억을 지우려고 또는 잊었다고 스스로 되네이며 살고 있었습니다. 그 시절의 기억을 지우개로 지우고 싶은 망상도 꽤나 했었습니다. 괴로움에 미쳐버리기 일보 직전 까지 간적도 있었습니다. 결국 용기 없는 제 탓을 하곤 그나마 장르소설을 읽으며 저를 달래곤 했던적이 있네요. 소설속에 주인공 처럼 각성해 악을 물리치는 날이 분명 올거다라는 권선징악의 교훈을 마음에 담아두고요. 지금은 사회생활하면서 제 트라우마는 얼마나 부질 없고 미진한지는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악몽에 제 모습은 중학교 때로 돌아가서 극복하기 힘든거 였습니다.

이제 그 트라우마를 준 존재가 망가진 모습에 약간에 조소를 짓는 제가 혐오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이젠 조금은 정리할수 있을거 같습니다. 조언 감사합니다.
특수문자
17/01/30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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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사람을 미워하는 것보다 신경끄고 잊는게 최고죠.
신경끄고 다른 것을 즐기며 살면 애써 용서할 필요도 없고 미워할 필요도 없어서 좋습니다.

Pgr21로 따지면 차단해버리고 신경안쓰는게 최선인듯 말이죠.
17/01/30 02:08
수정 아이콘
특수문자님 말 대로 신경끄고 살고 싶지만, 일본 위안부 할머니들이 그렇듯(물론 그 분들이 당한 고통에 비하면 전 비교불가지만)남에게 당한 고통은 특히나 성장기 때 당한건 쉽사리 잊혀지지 않고 평생 한으로 간직합니다. 그 분들에게 이젠 당한거 잊고 그냥 살라고 할 수 없듯이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타짜장
17/01/30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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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한번 보러 가세요.
직접 보시고.복수할 가치도 없다는걸 스스로
깨닫고 오세요.
남의 말만 듣는다고.그 악몽이 불쾌함이 자괴감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직접 두 눈으로 보시고 오세요.
가급적 한대 걷어차거나 따귀라도 올리고 오시길..
매일밤 상상하셨듯이 말이죠.
아마 그래봤자 별 감흥 없을겁니다만.
괴롭힘 당했다는 '사실'보다.
왜 한번도 제대로 반항을 못했을까 하는 '자괴감'이
클겁니다.
직접 가서 보시고 소멸시키고 오길 권합니다
17/01/30 02:04
수정 아이콘
별로 그러고 싶지는 않습니다. 억지스럽게 '자존감' 을 쌓아올린 지금에서
제 인생에 아무런 도움 되지 않는 녀석 때문에'자괴감'으로 파괴하고 싶진 않습니다.
그리고 제가 잔정이 많아 혹여 그 녀석에게 '동정심'이 들까하는 미련한 고민도 있긴 합니다.
타짜장
17/01/30 02:10
수정 아이콘
그럼 완전히 잊으십시요.
어차피 앞으로의 님 인생에 다시는 보이지도 않을 사람일테니 말이죠.
꿈에서조차 나타날 가치도 없는 사람이 된겁니다
이제는 진짜 두다리 쭉펴고 주무세요.
17/01/30 02:12
수정 아이콘
걱정어린 조언 감사합니다만, 너무 제 감정 헤아리지 않고 쿨내가 진동하는 댓글에 조금은 충격입니다.
타짜장
17/01/30 02:28
수정 아이콘
제가 님과 같은 경험을 직접 겪지는 않았지만.살아오면서 님과 비슷한 경험을 가진 친구를 알게 됐고.그 과정을 본의아니게 듣고 보게 되었습니다.
냉정하게 따져서 그런 트라우마는 제가 느낀 경험상 없앨 순 없었구요

덮는거죠

따뜻한 위로든 뭐든 없어지질 않는다 하더군요.
근데 그 친구가 어느날 어릴적 트라우마 대상을 직접 찾아내서 맞딱뜨렸습니다
치고 받았는지.어쨌는지는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안해줬지만.'이젠 생각할 가치가 없어진거 같애'라고 말하며 웃는게.그 이전과 달라 보였습니다.
그것이 내 착각일지도 모르겠네요
암튼 그이후 그친구는 '덮었다'라는 표현으로
지금도 아무렇지도 않게 잘 살고.
가끔 그때 이야기도 아무렇지도 않게 하곤 합니다

그때 느낀것이

트라우마는 직접 '스스로' 맞딱뜨리는것이 떨쳐내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였습니다

쿨내 진동하게 느끼셔서 기분 나빴다면
죄송합니다.
님 글을 보고 내 친구일이 생각이 나서 몇자 적었습니다
17/01/30 02:22
수정 아이콘
보기만 해도 숨이 탁 막히는 댓글이네요..ㅜㅜ
유부초밥
17/01/30 09:42
수정 아이콘
해결책을 달라고 한적없는데 감정적 동의없이 해결책을 던졌다가 여자와 싸우곤했던
제 모습이 생각나는 댓글이네요
17/01/30 14:26
수정 아이콘
직접 가서 본다고 님 얘기처럼 쉽게 소멸되는게 아닐 겁니다.
타짜장
17/01/30 16:23
수정 아이콘
친구일과 비슷해 말한것이
괜히 오지랍 부렸군요
알겠습니다
남일은 역시 그냥 힘내라는 말만 하는것이
가장 최선이겠군요
솔빈님 힘내십시요
시간이 모든걸 해결할 겁니다
17/01/3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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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을 나누면 두배 고통은 나누면 반절이 된다는 말이 있듯이 고민을 털어놔 다른사람들이 신경 써주는 것만 해도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그러니 속상해 하지 마세요. 조언 감사했습니다.
17/01/31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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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굉장하네요.
예쁜여친있는남자
17/01/30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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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괴롭히는건 아니고 예전에 좀 친구긴 한데 좀 만만한 친구라고 해냐하나요? 그룹 내에서 좀 약소했던 애들..
그런 애들한테 함부로 대했던 게 좀 켕기더라구요. 다행히도 그 중 1명과는 지금은 베프가 되서 만회할 기회가 있지만 다른 친구들이 가끔 생각나네요
17/01/30 02:13
수정 아이콘
그 돌아버린 녀석은 저 말고도 다른 친구들 많이도 괴롭혔는데, 스스로 쌓아올린 죄책감을 못이기고 넘어졌는지도 모르겠네요.
교강용
17/01/30 02:09
수정 아이콘
저도 당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래도 안되는건 알지만 사적재제는 한번쯤은 허용이 가능했음 좋겠습니다.
17/01/30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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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 소식 듣지 않았다면, 한번 만나면 차로 받아버릴까 하는 생각도 조금 했습니....
17/01/30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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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손 안 대고 코 푼 느낌 좋지 않나요? 저는 제가 싫어하는 사람이 다치거나 죽으면 잘됐다 싶던데요.
17/01/30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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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스스로 한게 아무것도 없기에, 아니 어떤 사죄도 못 받아 미묘합니다. 그리고 그 녀석의 가정환경도 잘 알기에 마냥 좋지는 않습니다.
양념반후라이
17/01/30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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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 저를 괴롭히던 동창이 스물한살때 여자 문제로 술 먹고 투신자살했습니다.
나중에 그 애기 전해듣고 그 날밤 혼자서 실실 웃으면서 좋아했던 기억이 나네요.
음악감상이좋아요
17/01/30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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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이런 글을 읽게 되면
제 학창시절을 회상하게 되더군요.

간단히 쓰자면
절 괴롭히던 학우는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살아갔는지 끔찍하군요.

군생활 다시 하라면 못 하겠다는 분들 많을텐데
저는 군생활 뿐만이 아니라 학창시절도 암울했습니다.

저한테는 복수하고 싶다는 감정 같은건 없는데
(솔직히 지금 현재의 행복을 추구하기 바쁩니다.)
따돌림당하면서 한참 모욕을 당하며 낮아진
자존감은 영원히 회복이 안 될듯 싶습니다.
잘 어울려 놀았어야할 시기에 그러지 못해서
어울려 논 경험이 없으니까 뭔가 세대의 아웃사이더
느낌도 받구요.
학교에서 무슨 일만 벌어지면 기회를 잡았다는듯이
저부터 의심하고.. 어떤 사람을 증거없이 의심한다
는 것이 얼마나 문제인지 체감으로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위 세 문장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고 학창시절이
제 인생에 끼친 영향력이 어마어마한데
글로 쓰려니까 필력 때문인지 힘드네요.

저는 상처를 없애려고 노력한다기보다는
환경에 의해서 만들어진 2차적인 성격도
이제는 저의 일부분임을 인정하고
오히려 역발상으로 제 성격에 최적화된 생활방식을
만들어내서 행복을 추구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홈런볼
17/01/30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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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렸을 때 이런 폭력은 비일비재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적자생존과 같은 환경이라 할 수 있죠.
지금은 선생님도 애들한테 매를 들면 문제가 되는 시대가 되었지만 저 자랄 때는(90년대) 선생님들이나 애들이나 폭력이 어찌 보면 당연하던 시대가 아니었나 싶어요.(가정에서까지도 말이죠.) 그걸 당연하게 생각하니 강한자한테 당하면서도 그걸 누군가한테 얘기하지 못하고 혼자 앓고 있었다는 생각에 지금도 그 때 일들이 삽화처럼 떠오르며 속상하곤 합니다.
이제 가정을 꾸리고 자식을 낳고 살아가는 입장입니다만 많은 부분들이 변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일이 제 자식에게 또 일어날 일도 없을거라 생각합니다만 만약 우리 아이에게 다가온다면 전 과감히 제도권을 버리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그만큼 아이와 그런 괴롭힘에 대해서는 분명히 얘기하고 귀기울여 들을 생각이예요. 제가 어렸을 때 겪었던 트라우마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걸 보면 어릴 때 당했던 폭력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죠.
Jace T MndSclptr
17/01/30 02:43
수정 아이콘
세상 모든 상황에 다 간편하고 대가가 필요없으며 자체로 완벽한 해결책이 있으면 세상에 좌절이나 실패라는 단어는 필요없겠죠.

길가다 아무 잘못도 안했는데 미친 운전자가 날 차로 받아서 팔다리가 한쪽식 날아갔으면 이제 남은 한팔 한다리로 어떻게 살까 고민해야지 잃어버린 팔다리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남는것은 절망뿐일거에요.

운전자를 찾아가서 그놈 양팔다리를 다 찢어놓는게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까요? 아니면 없었던 일이라고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앞날만 생각하는게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까요? 만일 천재지변이 일어나 그 운전자가 산송장이 된다면 내 문제 해결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까요?

답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지만 분명한건 이러나 저러나 그 사고가 없었던 일이 되고 잃어버린 팔다리가 돌아오지는 않는다는거겠죠.
물어보지마세요
17/01/30 02:56
수정 아이콘
이기셨습니다
축하합니다
물리쟁이
17/01/30 03:07
수정 아이콘
저도 지독하게 겪는 비슷한 일이 지금도 마무리되지 않고 누군가와 얘기할 때 마다 떠올라서 읽고 뭐라 드릴 말이 없네요.
내가 싫다고 그렇게까지 날 모질게 괴롭혔어야 했는지와 나와 비슷한 상황이었는데 그 상황 속에서도 사람 힘든걸 알면서도 날을 공격하면서 자기 자리를 지켰어야했는지 대체 왜? 뭣 때문에 사람이 사고를 포기할 정도로 자신감을 잃게 만들고나서도 다시 괴롭혔는지 내 군생활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한 내 동기와 분대장에게 묻고싶어요. 진짜 이해가... 납득 못하더라도 말 좀 누가 좀 알려줬으면 좋겠어요. 별 이유 아니라도 좋으니까... 하
토이스토리G
17/01/30 04:41
수정 아이콘
어릴때 받은 정신적 고통은 쉽게 사라지는게 아니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시고 주변사람들에게 이야기하다보면 해결되기도 합니다.
Finding Joe
17/01/30 04:56
수정 아이콘
원망하던 대상이 더이상 원망의 대상이 못 될 떄의 허무감은 참 이루 말할 수 없죠.

저도 고등학교 때 절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녀석이 있었는데, 다행히 그 땐 클 만큼 커서 크게 상처가 되진 않았지만 정말 왜 그렇게 저를 잡아먹으려 들었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러다 졸업 후 세월이 흘러 어쩌다가 다시 만났는데, 사람이 확 변했는지 너무 살갑게 대하더군요. 다른 친구들이 저에게 "그 녀석 군대 갔다와서 많이 바뀌었어. 자기도 왜 그렇게 사람들한테 모질게 굴었는지 모르겠다며 반성한다고 하더라고" 라고 얘기하더군요.

그래서 지금은 그냥저냥 친하게 지내고 있습니다만, 그렇게 미워하던 녀석이 확 좋은 사람이 되어버리니 쉽게 미워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잊자니 과거의 내가 당했던 일을 쉽게 잊을 수 없어서, 그냥 마음 속 작은 응어리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너 그 때 나한테 왜 그랬냐" 라고 묻고 싶기도 하지만... 최대한 안 그려려고 노력중이네요. 서로 철 없던 시절에 줬던 상처들이라고 자기위안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힘내시라는 말씀밖에 드릴 수가 없네요. 잘 마음 추스리시길 기원하겠습니다.
래쉬가드
17/01/30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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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일은 그냥 없던 일로 지워버리는게 낫습니다.
다만 그 놈이 현재의 나에게 어떤 식으로든 또다시 피해를 주려 한다면 전심전력으로 복수할 생각입니다.

군대에 같은 대학교 저보다 아래 학번이 선임으로 있어서 군대 안에서 선배 선배 그러며 갈구더군요
그런데 이 미친놈이 전역하고 나서 우연히 만났는데 친한척하며 또 선배선배 군대에서 쓰던 그때말투로 그러는거에요

제 인생에 두번 다시 안할거같은 쌍욕을 면전에 날리고 다시 아는척하면 죽여버린다고 했습니다.
옛날의 나를 괴롭힌 그놈은 잊을수 있지만, 지금의 나까지 건드리는건 두배 세배로 갚아줄겁니다.

그래서 살짝 글 읽으면서도 긴장했습니다. 또다시 안좋은 일이 생긴건가 해서요.
그런데 글쓴님의 삶에 개입할 여력도 주제도 안되는 인간이라면 그냥 과거에 묻어두고 사시는게 낫지않나 싶습니다. 미치광이가 되었다면 약간 통쾌한 느낌 안고 사는것도 나쁘지 않고요. 과거의 괴로움에서 조금이나마 홀가분해 지신다면 그거로 축하해드리고 싶습니다.
sinsalatu
17/01/30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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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지나간 일은 적당히 덮고가려는데
또 피해를 주려하면 그땐 철저하게 박살을 내려고요
조금이나마 과거에서 편해 지셨다면
그것만으로도 무척 축하받을 일입니다
뜨와에므와
17/01/30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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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용서를 논할 이유는...
그냥 무관심이 최선일듯...
하심군
17/01/30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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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용서를 논했던 이유는 사람들이 용서라는 말을 남용하지 말았으면 하는 제 개인적인 바람 때문이겠네요. 영화 밀양에서의 그것처럼 그 사람이 그렇게 내뱉을 수 있는게 아니라고 보거든요. 피해자건 가해자건 서로에게 남아있는 것이 있다면 용서는 해서는 안되는 말이라고 봅니다. 바꿔서 말하면 그냥 상황에서 도피하겠다는 말이 되버릴 수도 있거든요.
catharine
17/01/30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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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인 문제는 피해자의 것보다 가해자의 것이 더 크다고 심리학적으로 밝혀져있습니다.
사실상 어린시절 날 괴롭히던 사람들이 휘두르는 폭력의 대상은
나이기도 하지만 사실 내가 아닌 그들이 제멋대로 투사한 나라는 표현이 더 정확합니다.
사실 어린시절 학교폭력의 가해자들에게 보통 나타나는 특징이 나르시시즘과 약육강식의 생존방식인데,
그들이 집안에서 그렇게 교육받고 그러한 가치가 마음 속에 뿌리박히기 위해선
집안에서 직접적인 행동으로 보여주는 일종의 교육이 필요합니다.
보면 그 가정은 매우 역기능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대개 부모는 그 자식에게 군림하는 갑의 모습을 보이거나 (폭력, 학대 등)
부모가 그 자식을 갑의 대우를 해서 인격이 비정상적으로 고착되거나 하는 부분이 바로 그것이죠.

집안에서 완전한 약자로서 피해를 받거나,
집안에서 갑이라서 사회에서 갑질을 해야한다는 의식이 강하거나,
그래서 그들은 자기 또래의 친구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채
약자가 되지 않고 갑이 되기 위해 온 힘을 다합니다.


기나긴 시간 동안 맘 고생 많으셨습니다.
용서는 상대를 위해서가 아닌 나 자신을 멍들고 병들게 하지 않고 더이상 내 삶에 해를 끼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는 이야기에
과거에는 콧웃음을 쳤던 게 기억납니다.
그런데 시간이 좀 더 지나고 정말 내려놓고 용서를 하게 됐을 때 ,
마음이 편하고 그 일로 인해 더이상 그 일로 인한 다른 여파의 사건을 만들지 않는 스스로를 보면서 그러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쓰신 글을 보면 이미 그 트라우마에서 점점 벗어나는 과정에 계신것 같습니다.
연민이 시작되고, 그 친구의 삶이 어땠는지에 대한 이해가 시작되었다는 것은
이미 그 일로부터 나를 분리하기 시작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아직 그 상처에 머무르게 되면 이해와 연민이 자리할 틈이 없죠.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minyuhee
17/01/30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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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어느날 우연히 로또1등 되면 뜬금없이 부자되는 겁니다. 가해자가 시체가 되있을수도 있고, 부자가 되있을수도 있습니다.
누구겠소
17/01/3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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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빈님 입장에서는 스스로 매듭지은 것이 없으니 찝찝하실거 같아요. 제 3자인 제가 보기엔 사필귀정이라고, 그 사람이 받아야 할 천벌을 받은거 같습니다. 약간의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가브라멜렉
17/01/30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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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초등학교부터 줄곧 왕따와 폭력/괴롭힘을 당해왔던 사람으로써.. 그 고통이 두고두고 끓임없이 사라지지 않더라구요. 그것이 원인이 되어 제 인생을 챙기지 못하고 20대를 방탕하게 지내다가... 27에 우연찮게 간 호주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 제 마음이 치유가 됬습니다. 그때 느꼈던건... 고통스러웠던 기억은 꾸겨질 대로 꾸겨진 종이의 면처럼 다시 원래대로 되돌릴 순 없지만 오히려 그 종이를 활용해 이쁜 꽃을 접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저를 좀 더 강하게 해주는 디딤돌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솔빈님도 반드시... 솔빈님만의 방식으로 솔빈님의 마음을 치유할 방식을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힘내시길 바랍니다.
17/01/30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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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마음에서 나온 멋진 말이네요.
17/01/30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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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쁜 꽃을 접었다라. 울리는 말이네요
고무장이
17/01/30 09:37
수정 아이콘
과거를 청산한 타인의 극복 사례 혹은 많은 해결법들이 있겠지만 그것이 쉬이 되지 않으니까
고민이 되고 글을 적어 하소연도 해보고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삼자의 입에선 언제나 쿨하고 합리적인 훈수가 나오지만 당사자는 그것이 어려운 것이겠지요.

글을 읽으면서도 저는 괴로웠을 솔빈님의 시간들이 아프게 느껴집니다.
또 지금 느끼고 계실 허무함, 답답함들이 해소되지 않을 것 같아 더 힘들어 하실 것 같습니다.

당연히 제가 모든 것을 공감하고 이해하거나 해결해드릴 순 없지만
언젠가 솔빈님이 과거 일들에 관해 정말로 평안해 지시길 바랍니다.
과거 청산은 오래 걸리겠지만 힘을 내시기를 응원해봅니다.
남광주보라
17/01/30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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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못된놈들 군대에서 날 다운증후군같이 생겼다면서 수시로 구타하던 선임들 그리고 직장에서 거짓소문으로 날 왕따시킨 여자. .

이렇듯, 저의 원수들이 한둘이 아닌데 이를 갈다가 시간이 지나니 무심해집니다. 무관심으로, 볼 일도 없으니 그러려니하는데 인연이 끊어져 더 보게 될 일이 없어서죠.

그런데 만약 언제라도. . 그치들과 마주하면 마음에 어떤 동요가 일어날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예상으로는 찐따처럼 부들부들하며 결국 아무 말도 못하겠지요?

한때는 저의 소망이 그치들중 하나가 사고로 죽어버리거나 큰 불행을 당하길 바랄 정도였습니다. 아니, 근데 불행을 맞든 행운을 맞든 그치들의 소식조차 알 길이 없네요. 직장왕따를 주도한 여자는 직장 홈페이지에 아직도 직원소개란에 올라와있어서 회사 잘 다니는건 알겠지만 군대고참놈과 학창시절의 원수들 몇몇은 제가 동창회나 전역모임도 안하고 아웃사이더로 사니까 소식조차 모릅니다.

모르고 사니까 마음 편합니다. 사람 미워하는게 좋아하는것보다 배는 힘드니까요.
아스날
17/01/30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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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중학교때 괴롭힘을 당한 입장으로써 글쓴이분 마음이 이해갑니다. 명절때마다 고향내려가는데 그놈들과 마주치기도 싫더라구요. 제발 좀 잘안됐으면하는 마음입니다.
호풍자
17/01/30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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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네요. 중학교 때 하도 괴롭혀서 제가 자살을 생각할정도로 만든 친구가 있는데, 미국 이민갔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거기서 범죄에 엮여서 수감됬다는 이야기를 듣고 착찹했습니다.
글쓴이는 그 양반들 잊기를 권합니다. 계속 기억해봣자, 아무런 도움이 안되던군요.
프리온
17/01/30 10:49
수정 아이콘
잊을수 있었으면 진작에 잊었겠지요
아마 그동안 수년간 잊으려고 마음속에서 외쳤을겁니다
괴로운 상황은 없애려고 하는게 당연지사니까요 그럼에도 남아있는게 트라우마구요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무의식중에라도 분명히 다시금 대면하기 싫은 껄끄러움이 있을겁니다
저는 좋은 기회라고 봅니다
직접상대를 바라본다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그 상처를 대면하려는 의지나 행동자체가 저는 그나마 회복의 키라고 생각합니다
냉정하게 말씀드려서 그것이 마음의 평안과 치유에 도움이 될수도 안될수도 있겠습니다만
직접 마주바라보는 시도가 중요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모리건 앤슬랜드
17/01/30 11:21
수정 아이콘
당신이 이기셨습니다. 많은 분들이 말씀하셨듯이, 세상은 정의롭지가 못해서 벌받아야될 놈들이 벌 안받고 떵떵거리면서 잘 사는데, 그놈은 어떻게 천벌받고 사람노릇 못하면서 죽느니만 못하게 그렇게 살고있지 않습니까...
모지후
17/01/30 12:24
수정 아이콘
이지메 당한 후에, 그나마 절 괴롭힌 상대방에 대한 반격은 저에게만 관심갖는 일이었던 같습니다.
제 자신을 다독이고 하다보니 상대방을 생각하는 시간 자체가 낭비라는 생각이 들게 되더군요....
그렇게 지나보니 상대방이 그닥 좋게 살지 못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제 반응은 기쁨보단 '그래서 어쩌라고?'라고 냉소를 지었지만...

솔빈님은 솔빈님만의 삶을 살아가는 게 최선일듯 싶습니다...토닥토닥...힘내세요...
17/01/30 12:46
수정 아이콘
일일히 댓글 못달아 드려 죄송합니다. 생각보다 많은 관심 또한 고맙습니다. 한숨 자고 나서 냉정하게 생각해 보니
제가 그 녀석에게 관심을 두고 생각을 쏟는던 정말 무의미 하게 됐네요. 세상에 즐길거리가 많으니 그것에만 신경쓰고
살겠습니다. 다시 한번 거듭 감사드립니다.
포켓토이
17/01/30 18:06
수정 아이콘
미쳤다고 하지만 남의 집에 들어가서 구걸을 빙자로 행패를 부리고 있다면 하는 짓은 옛날이나 다를바가 없다고 볼 수 있겠네요.
용서해줄만한 상대도 아니고.. 도리어 미쳤다니 잘되었습니다. 확실하게 복수하세요. 말초적으로... 보복을 걱정할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누가 또 압니까? 그래서 정신차릴지...
앙겔루스 노부스
17/01/30 20:53
수정 아이콘
저도 찣어 죽여버려도 시원치 않을 용서할 수 없는 새끼가 몇마리 있는데, 매일매일 떠오르기도 하고 일부러 생각하기도 합니다. 개새끼들 죽여버려야지, 하고. 잊으라고 하는 사람들 많은데, 사실 이런 원한 한번 생기면 못 잊죠. 절대 못 잊고 계속 떠오릅니다. 편해지거나 가라앉을수는 있어도 절대 잊혀지지는 않고, 어지간해선 편해지지도 가라앉지도 않죠. 쉽게 말하는 사람들은 원한이라는거 가져보지 못한 사람들입니다.

차라리 저는 계속 생각합니다. 당장 쳐 죽여서 원한을 갚지는 못할망정 적어도 자신을 속이고 싶진 않거든요. 잊지 못할거 뻔히 아는데 잊자, 잊자 하고 자기 속이는거. 그러다 보면 나아지려니, 하고 살아가고 있고 많이 나아지긴 했습니다만, 오늘도 목욕탕에서 목욕하면서 이 개놈들을 어떻게 씹어 죽일까, 그 생각하면서 목욕했습니다.

대책없는 이야기로 보이겠지만, 하여튼 저는 그렇게 버텨간다, 그런다는거 말씀드리고 싶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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