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7/01/18 16:53:25
Name 카발리에로
File #1 https_%2F%2Fpbs.twimg.com%2Fmedia%2FCutC2k1VMAEHbQr.jpg (140.8 KB), Download : 62
Subject [일반] [너의 이름은] 2회차 관람 후 느낀 점 (스포 약간?)


개인적으로 저는 해피 엔딩으로 끝나지 않는 작품들을 매우 싫어합니다. 현실에서 안타깝고, 슬픈 이야기와 결말을 이미 너무나 많이 봐왔던 탓에 그런지는 몰라도, 소설이나 애니에서 혹시나 그 작품이 새드 엔딩이다, 결말이 어둡다 같은 평가를 들은 작품은 아무리 주변인들이 걸작이니 대작이니 해도 영 손이 가지 않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새로운 신작을 내놓는다 했을 때, 기대보다는 불안한 마음이 컸습니다. 예전에 실수로 초속 5cm를 사전 정보 없이 봤다가 멘탈에 오랬동안 타격을 받았던 적이 있거든요.

다행스럽게도 이번 [너의 이름은]이란 작품은 제 취향에 딱 맞아떨어졌습니다. 다소 작위적이지만, 그렇기에 결국은 애니메이션답게 느껴지는 전개와 서서히 클라이막스로 향하는 이야기. 황혼이 지는 곳에서의 재회와 이별. 그리고 결국에는 꿈이 되어, 서로의 기억에서 모두 잊혀졌다고 생각했지만, 마지막의 재회에서 피어나는 자그마한 새로운 이야기의 씨앗.

도시의 미남을 동경하던 시골의 소녀와, 그 소녀를 구하기 위해 먼 길을 떠났던 소년은 10년, 7년이라는 시간 끝에 다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당신의 이름은"이라는 대사로 막을 내리는 영화의 장면에서 우리는 수많은 궁금증을 가지게 됩니다. 과연 그들은 서로가 교차했던 그 날의 시간들과 기억을 다시 되찾을수 있을까요. 영화는 모든 것을 밝혀주지는 않은 채로 끝나지만, 긴 시간을 돌고 돌아 마침내 자신들의 잃어버렸던 무스비를 만나게 된 그들의 마지막 모습을 보면서, 저는 그들이 앞으로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 직전에 있었던 몇몇 익숙한 장면(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초속 5cm를 본 사람들을 위해 넣었다는)들을 보면서 철렁하기도 했고, 세월호 사고도 이 작품의 제작에 영향을 줬다는 인터뷰를 어제 본 터라 오늘 아침에 조조로 보는 내내 온갖 감정이 교차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친구가 말하기를 이번에 정발된 너의 이름은 소설본이나 외전을 보고 나면 영화 내 숨겨졌던 장면들에 대해 이해할수 있다고 하더군요. 덕분에 오늘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책을 두 권 샀습니다. 모두 읽고 나면 3번째로 영화관에 갈 생각입니다. 그 때가 아마 이 작품을 보는 마지막일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이 영화가 영화관에서 내려오기 전까지 계속 영화관에 가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처음으로 영화 감상글을 써보는 거라 약간 두서 없어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7/01/18 17:19
수정 아이콘
저도 초속5cm를 봤을땐 사전 지식없이 봐서 벙쪘었죠....
그래도 언어의 정원부터는 좀 유해지더니 너의 이름은에 와서는 행복전도사가 됐네요 하하하

그래도 제 지인은 후반부에 엄청 답답했다고 하더군요
전작들에서 꾸준히 당해서 그런지 저는 내성이 생겼나봐요
17/01/18 17:24
수정 아이콘
지인 분께 필히 초속5cm를 추천해주세요.
부평의K
17/01/18 17:25
수정 아이콘
혹여라도 헤어졌을때 보면 힐링되는 작품이라고 해 주시면 더 좋을거 같지요?
저 혼자 죽을수는 없으니.
우리는 하나의 빛
17/01/18 17:36
수정 아이콘
그러다가 첫 댓글 님께서 가실수도..
마파두부
17/01/18 17:31
수정 아이콘
혜성 낙하할때 "그냥 집에 가만히 있으래", "가만히 있으면 되는거야?" 라던 그 대사가 왜 그렇게 가슴을 저리게 하는지 참..
우리는 하나의 빛
17/01/18 17:34
수정 아이콘
어느 정도 보셨을테니 쓸수있지않을까 생각합니다만, (물론 아직 안보신 분들께는 스포일러입니다..)


저는 살짝 멘탈에 금이 갈뻔했던 장면이 두번 있었습니다.
이 애니메이션에 대해 사전에 내용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이 갔기 때문에(남녀가 몸이 바뀐다 정도 외의).
첫번째는, 여주인공 미츠하가 사는 곳인 이토모리 마을이 타키의 시간대에서 3년 전 시점에 이미 없어졌다는 것이 나온 장면이었고
두번째는, 황혼 때 주인공들이 서로 잊지말자며 손바닥에 이름을 써주다가 펜이 떨어지는 장면이었습니다.
두 곳에서 '감독 이 개XX' 하는 생각이 들었었네요.

2.5회(?)정도 보다보니 갈수록 이전에 못알아챘던 곳들이 조금씩 눈에 들어옵니다.
제 경우는 아마도 상영관에서 내릴때까지 주말이면 영화관을 찾을 것 같습니다.
부평의K
17/01/18 17:42
수정 아이콘
...저는 초속5CM 떄문에 그런지 몰라도 '줄곳 무언가를 찾고 있다'와 눈내리는데 걸어가는 타키 모습을 보면서
초속5CM 타카키가 계속 떠올라서 이 개XX를 외쳤습니다.

하긴 본인이 여자에게 인기가 없어서 엔딩을 그렇게 만들었다니... 하...
카발리에로
17/01/18 17:54
수정 아이콘
감독이 초속 5cm 본 사람들 헌정으로 그 장면을 넣었다고 오피셜로......
부평의K
17/01/18 17:54
수정 아이콘
알고는 있지만 이게 헌정인지... 받아라 빅엿인지...
깜디아
17/01/18 17:59
수정 아이콘
미츠하: 있잖아, 초속 5km래.
타키: 응? 뭐가?
미츠하: 혜성이 떨어지는 속도.
키스도사
17/01/18 18:48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소설보다는 외전이 더 재밌더라구요. 특히 1부랑 4부는 영화에서도 다뤘으면 더 좋았을 꺼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외에도 나무위키에 영화속 숨은 복선이나 이야기들 정리가 되게 잘되어있어서 여기 참고해보셔도 좋을 듯합니다.
https://namu.wiki/w/%EB%84%88%EC%9D%98%20%EC%9D%B4%EB%A6%84%EC%9D%80./%EC%A4%84%EA%B1%B0%EB%A6%AC%20%EA%B4%80%EB%A0%A8%20%EC%A0%95%EB%B3%B4
지탄다 에루
17/01/18 20:37
수정 아이콘
외전은 어디서 볼 수 있을까요?
1회차 봤을 때랑, 2회차 봤을 때랑 느낌이 다르더라구요.
1회차 때는 스토리에 몰입해서 정신없이 보느라 둘의 사랑 얘기에는 집중을 못 했는데, 2회차에서부터는 엄청나게 달달하더라구요.
카발리에로
17/01/18 20:58
수정 아이콘
시중에 소설로 판매합니다. 영화 본편을 소설로 낸거랑, 영화의 다른 인물들 위주로 진행되는 외전 이렇게 두 권이 있는데, 본편도 자세하지만 외전이 특히 내용이 좋다더라구요. 본편에서 잘 드러나지 않은 이야기들을 다룬다고 합니다.
지탄다 에루
17/01/19 12:59
수정 아이콘
오옷 이미 정발 되었군요. 감사합니다. 사 봐야겠네요.
그나저나 카발리에로라니 추억 돋는 닉네임 이십니다 하하하..얀..... 로냐프...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0092 [일반] 브랜드 운명을 바꾼 위대한 광고들 [67] 설탕가루인형9702 17/01/19 9702 21
70090 [일반] 개신교인입니다 [296] 랑맨13704 17/01/19 13704 12
70089 [일반] 방송, 정치 관련 단신 모음 [26] The xian8230 17/01/19 8230 12
70088 [일반] 반기문 “일본이 이틀에 한 번 꼴로 머리 숙이고 사과할 필요 없어” [54] ZeroOne13163 17/01/19 13163 17
70087 [일반] 문재인 전 대표의 일자리 공약 [99] 박보검10242 17/01/19 10242 20
70086 [일반] 영어 [-1 N +1], 한국어 [-3 N +3]... [30] Neanderthal6281 17/01/19 6281 5
70085 [일반] 탄핵되어야 마땅한 부장판사 [57] 사악군13755 17/01/19 13755 64
70084 [일반] 오늘자 리얼미터 결과 [91] Lv312712 17/01/19 12712 8
70082 [일반] 이재용 구속영장 기각 [103] 어강됴리16073 17/01/19 16073 1
70081 [일반] 내가 동의할 수 없는 것들..... [187] Sith Lorder12861 17/01/19 12861 68
70080 [일반] 반기문, 성소수자, 개신교, 그리고 대선. [47] jjohny=쿠마13538 17/01/18 13538 23
70079 [일반] 여러분의 인생을 흔들었던 노래는 무엇인가요? [113] 시그니쳐 초콜렛6735 17/01/18 6735 2
70078 [일반] 문재인 후보, 도저히 지지할 수 없다. 내년 개헌은 안된다. [177] 이순신정네거리13001 17/01/18 13001 4
70077 [일반] 중국 사법부 수장, "사법부 독립은 서양의 잘못된 사상" [124] 테이스터10525 17/01/18 10525 7
70076 [일반] 심판 매수 전북 현대,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 출전권 박탈 [56] 삭제됨8891 17/01/18 8891 7
70075 [일반] 내일 밤부터 중부지방 폭설 예보가 있습니다. [24] 자전거도둑8323 17/01/18 8323 3
70074 [일반] 박유천 고소녀 실형, 김현중 전여친 사기미수 등 기소 [52] Marcion10827 17/01/18 10827 2
70073 [일반] 내 돈 내놔 [68] 말랑9628 17/01/18 9628 3
70072 [일반] 빅 데이터가 지구에 평화를 가져다 줄 수 있을까? [9] 라방백5405 17/01/18 5405 2
70071 [일반] 반기문 “광주는 이 충무공, 이 충렬공 탄생한 곳?” [125] ZeroOne11932 17/01/18 11932 3
70070 [일반] [너의 이름은] 2회차 관람 후 느낀 점 (스포 약간?) [14] 카발리에로5573 17/01/18 5573 4
70069 [일반] 비교되는 두개의 횡령 [38] Rein_118061 17/01/18 8061 0
70068 [일반] 한국식 나이셈법의 이유... [49] 도너기9209 17/01/18 9209 2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