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너의 이름은의 상영관에서 기본적인 에티켓을 지키지 않는 오타쿠 계층, 이른바 혼모노라고 불리는 이들의 목격사례가 많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저도 정상관람이 불가능할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진행중 수시로 자기들끼리 킥킥거리는 무리들 바로 앞에서 보다보니 영 거슬리더라구요. 다른건 몰라도 클라이막스 부분에서까지 그러고 있으니 기분이 확...

그런데... 이런 민폐사례가 왜 덕후들이 모이는 영화들에서만 발생할까요? 당장 라라랜드 상영관에서 노래 따라불렀다는 사례는 인터넷에서 본 기억이 없는데, 왜 겨울왕국, 마마마, 러브라이브, 너의 이름은 같은 애니메이션 작품들만?(이건 단순히 제가 본적이 없어서 이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경험에 의거하여 나름대로 생각해본 결과, 이유는 크게 두가지인 것 같습니다. 첫째는 오타쿠라는 취미의 사회적 고립성, 둘째는 최근 트위터등에서 나타나는 문제인 자체적인 폐쇄성입니다.

일단 애니메이션 감상이라는 취미는 사회성이 부족한 사람이 빠지기 정말 좋은 취미입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사회성이 부족한 사람은 최소한 취미의 영역에서는 그것을 극복하려고 하기보단 자신이 편한 취미를 찾기 마련이고, 그렇게 찾다보면 혼자 할 수 있는 취미중 돈도 적게들고(불법 여부에 따라서 아예 돈이 안들 수도 있고) 접근성도 집에서만 하는게 가능한 애니메이션 감상이 최적의 요건중에 하나가 되죠.

이런 연유로 오타쿠 커뮤니티에서는 심심찮게 혼모노들이 나타납니다. 본인의 신상을 아예 말도 안되게 과장되게 말한다던가, 본인의 최애작품은 성역취급하면서 남 최애는 까내리는걸 서슴치 않는 내로남불식 취존같은 케이스 말이죠.

물론 이정도의 어그로는 다른 커뮤니티에도 있습니다. 그럼 왜 특히나 이들이 애니커뮤니티에서 문제가 되는가? 그것이 두번째로 언급한 폐쇄성입니다.

오타쿠라는 취미는 냉정하게 말해서 사회에서 비난받는 취미죠. 저도 그냥 애니본다는 이유만으로 여러 안좋은 소리 들어봤고, 그런것에 노이로제가 쌓여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짤방으로 돌아다니는 오타쿠 한글자 썻다고 과민반응으로 엄청나게 부들부들하는 것도 이런 이치입니다. 노이로제가 쌓여있다보니 그런 단순한 키워드에조차 과민반응을 하게 되는 것이죠.

문제는 이들이 서로 모였을 때인데요. 사회에서 괄시받고 무시받고 등한시하되던 오타쿠들은 서로가 모인 자리에서는 최소한 표면적으로는 서로 무한의 물빨을 하게 됩니다. 뭔짓을 해도 본인만 안건드리면 다 박수쳐주는거죠. 그래서 위에 말한 신상 뻥튀기도(그것이 무슨 집에 미소녀 메이드가 수십명이 있고 어쩌고 하는 내용이라도) 일단 믿어주고 와 대단하시다 부럽다 해줍니다. 요즘엔 저정도 허풍은 안통할지도 모르지만 어째든 기본 요지는 그렇습니다.

그렇다보니 이들은 가뜩이나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할 일도 인터넷 커뮤니티가 90% 이상인데, 거기에서 뭘 했다고 해도 왠만해서 비판을 받지 않으니 정말 기본적인 사회적 합의를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외부 커뮤니티에서 까여도 본인이 가장 믿는 활동 커뮤니티에서 실드를 쳐주면 외부의 비판을 그저 나를 공격하려는 찌질이들의 비난이라고 생각하게 되구요.

이런 이유때문에 유독 오타쿠 계층에서 이런 일들이 발생하지 않나 싶습니다. 당연히 모든 커뮤니티가 저런것도 아니고 모든 오타쿠들이 저렇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대다수의 분들이 룰을 잘 지키고 있을거에요.저도 오타쿠니까 충분히 잘 알고 있지요.

하지만 혼모노라고 올라오는 사례는 제가 본것 내에서 10건이 채 안되고, 보지 못했거나 인터넷에 올라오지 않은 경우를 다 따져도 100건 전후였겠죠. 그 정도 양의 혼모노를 생산할 무개념 커뮤니티는 충분히 있습니다. 항상 문제는 소수의 무개념이고, 이들만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주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결론은 저런 케이스는 아주 극히 일부분일 뿐이고, 대다수 사람들은 조용히 영화 관람하고 오니까 덕후들 너무 미워하지 마세요(...) 더쿠들 차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