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6/12/31 14:41:26
Name 물탄와플
Subject [일반] 2016년, 나와 함께한 노래들
안녕하세요, 물탄와플입니다.
잉여력 포텐이 폭발하던 시즌에 제가 좋아하는 인디가수 글을 미친듯이 내뱉다가, 갑자기 또 바빠져서 전혀 다음 소개글을 못쓰고 있었네요.
너무 늦지 않게, 끊기지 않게 글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오늘은 특정 가수를 소개하기 보다, 2016년 한해동안 저와 함께한 노래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플레이리스트는 아무래도 저의 삶과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기 때문에, 노래를 소개해드리면서 제 이야기도 같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격변의 한 가운데를 걸어가는 한 해였습니다. (국가적으로도 마찬가지였지만요... 내 4분기 돌려내라)




장범준 2집 수록곡 '그녀가 곁에 없다면' 입니다.
오랫동안 만나던 여자친구와 원거리 연애를 하게 되면서, 참 많이 들었던 곡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짧은 시간이겠지만 저에게는 참 긴 시간이었습니다.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다는 것이 이렇게 힘든건가, 그렇게 떨어져 지내면서 여자친구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이 노래가 대변해주었습니다.

[떨어져 있어도 난 너를
이해하고 믿어주며
영원히 널 닮아가며
너만을 사랑해야지]







네, 그리고 헤어졌습니다. 여친이 귀국하고 돌아오고 거의 바로 헤어졌습니다. 떨어져있는 시간동안 서로가 어느 정도 예감을 하고 있었습니다.
몸이 떨어져 있던 시간이 길어서였을까요, 제 삶의 패턴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똑같이 출근하고, 퇴근하고, 공부했지만.. 지나는 길에서 묻어나는 기억에 갑자기 무너지는 마음과 감정은 어찌할 수 없었습니다. '깊이 아래로' 가라앉아 버리곤 했습니다.

그래서 어반자카파의 '널 사랑하지 않아'를 맨 처음 들었을 때와, 이별 이후에 들었을 때 저에게 닿는 의미가 달라졌습니다. 단순히 같은 가사를 반복하던 뻔한 노래에서, 널 사랑하지 않는다며 끊임없이 되뇌이는, 진심이라고 자신에게 이야기하며 절규하는 이야기로 말이죠.

[우리 자주 걷던 길 위에요
다시 꽃이 피는 계절이죠 시간 참 빨라요
그댄 아마도
아직 추워할 거야
추위에 약하던 모습 지금도 나는 기억해요]


그렇게 저의 첫 연애를 끝내고 있습니다.




이별 전후 수개월동안, 저는 제 마음과 감정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일에 무던해지고자 노력했습니다. 일적으로는 작년부터 준비하던 중요한 발표가 있어서 좋은 마무리를 하기 위해 제 일에 매진하였습니다. 그런다고, 무던해질 일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무튼 어찌어찌 발표는 끝나게 되었습니다.

[아무런 표정 내가 짓고 있지 않아도
슬퍼 보이지 않는 건 도대체 왜일까
더 이상 어떤 모든 일 앞에서도
아무렇지 않기 때문일까]



그리고, 2017년에는 지금 속한 곳을 떠나 한동안 백수로 지내게 되었습니다. 오묘한 기대감과 긴장감을 동시에 가지고 연말을 맞이했습니다. 1년 전의 저는 지금의 저를 예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슬슬 결혼준비를 생각하고 있었을거고, 당연히 지금 속한 곳에서 몇 년은 더 있을 거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겠지요. 이후의 안정적인 삶을 꿈꾸고 있었을겁니다. 하지만 저는 관계에서도, 일에서도 다시 광야에 서게 되었습니다. 내년은 또 어떤 해가 될지, 제가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 예상도 안되네요.

아래의 노래들은 2016년 힘든 시기를 지나는 저에게 힘이 되어준 노래들입니다. 피잘러 분들께도 힘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2017년은 우리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인디가수
(1) 안녕하신가영 : https://pgr21.co.kr/?b=8&n=68469
(2) 랄라스윗 : https://pgr21.co.kr/?b=8&n=68505
(3) 볼빨간 사춘기 : https://pgr21.co.kr/?b=8&n=68535
(4) CHEEZE : https://pgr21.co.kr/?b=8&n=68559
(5) 스웨덴세탁소 : https://pgr21.co.kr/?b=8&n=68602
(6) 가을방학 : https://pgr21.co.kr/?b=8&n=68616
[번외] 2016년, 나와 함께한 노래들 : https://pgr21.co.kr/?b=8&n=69730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됴딤됴딤
16/12/31 15:20
수정 아이콘
와 저랑 너무 비슷한 일을 겪으셨어요
어제 제가 술마시고 쓴 글인줄 알고 식겁했네요 크크
물탄와플
16/12/31 16:58
수정 아이콘
사람 일이라는게 다들 비슷하게 겪는가 싶습니다. 근데 그게 내 일이 되니깐 더 힘들었던거 같구요 흐흐
됴딤됴딤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새해에는 행복하세요 :)
잠수병
16/12/31 15:26
수정 아이콘
올해 추천해주셔서 알게된 노래 참 많이 들었습니다. 새해엔 행복한일 가득하시길..
물탄와플
16/12/31 16:58
수정 아이콘
좋아하는 가수 영업하려고 글 쓰기 시작한건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읽어주셔서 개인적으로 정말 감사하고 있습니다.
잠수병님도 새해에는 올해보다 더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러블리즈
16/12/31 15:32
수정 아이콘
저에게 2016년 노래 한곡만 뽑아봐라 하면 "박효신 - Home" 일 것 같습니다.
물탄와플
16/12/31 16:59
수정 아이콘
사실 home을 맨처음에 음원으로 들었을때는 그냥 좋다 정도였는데.. 유스케에서 저 무대보고 오랜만에 가슴이 벅차오르는 걸 느꼈습니다 흐흐
16/12/31 18:32
수정 아이콘
좋은노래감사합니다!
물탄와플
16/12/31 22:13
수정 아이콘
사실 이 글 쓰게 된게 밑에 계피님이 쓰신 글 덕분이에요 흐흐 이별 앞으로 듣다보니 확 먹먹해져서.. 감사합니다 :)
하고싶다
16/12/31 21:10
수정 아이콘
케이다 케이
케다보면을 여기서 볼줄은 몰랐네요
물탄와플
16/12/31 22:14
수정 아이콘
케이! 케이! 걸스피릿 보면서 케이가 욕심이 많다는걸 느꼈어요. 잘 자라서 나중에 꾸준히 솔로 앨범도 내줬으면 바람이..!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9749 [일반] 로드리고 두테르테, 만약 중국이 해양자원을 훔쳐간다면, 중국과 맞설 것이다. [9] 테이스터8029 17/01/01 8029 1
69748 [일반] 다들 버킷리스트는 생각하셨나요? [34] 일격5017 17/01/01 5017 1
69747 [일반] 안철수 "(국민의)당이 실망스럽다" [130] ZeroOne14218 17/01/01 14218 2
69746 [일반] 민주당 내부 총질 상황과 손혜원 의원님의 정치입문 이후 이야기 [109] Lv312480 17/01/01 12480 23
69745 [일반] 연애는 자기 멋대로 하세요 [29] 니드10011 17/01/01 10011 25
69744 [일반] [연애가 필요한 시간] 증명의 프레임 [24] Eternity8590 17/01/01 8590 14
69743 [일반] 새 해 복 많이 만드세요 [13] 디군4434 17/01/01 4434 4
69742 [일반] 외딴 곳에서 보내는 2016년 마지막날 - 한 해를 되돌아보며. [9] KOZE4565 17/01/01 4565 1
69741 [일반] Everybody 치킨의 해 [30] 박루미8992 17/01/01 8992 10
69740 [일반] 진퇴양난에 빠진 조윤선 장관 [18] 어리버리15155 16/12/31 15155 3
69739 [일반] 명탐정 코난 애니 2년 정주행하여 따라잡았습니다. [20] style7718 16/12/31 7718 0
69738 [일반] 명태조 주원장 "나도 때때로 관대한 사람이다!" [28] 신불해18708 16/12/31 18708 50
69737 [일반] 손학규, 참 아쉬운 양반입니다. [53] Jun91110956 16/12/31 10956 3
69736 [일반] 2016년 문화생활을 총정리해봅니다. [2] Googlo4718 16/12/31 4718 0
69735 [일반] 스물아홉 마지막 날, 남극으로 떠난 이야기(스압/데이터) [103] 살려야한다12201 16/12/31 12201 79
69733 [일반] 연말 마지막 여론조사 모음 [80] 마빠이11781 16/12/31 11781 5
69732 [일반] 문재인 "집권하면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즉각 재개" [410] ZeroOne17824 16/12/31 17824 24
69731 [일반] 로그 원, 개인적인 감상 [29] aDayInTheLife5772 16/12/31 5772 2
69730 [일반] 2016년, 나와 함께한 노래들 [10] 물탄와플4365 16/12/31 4365 0
69729 [일반] 아직도 석기 시대에 사는 사람들... [30] Neanderthal12732 16/12/31 12732 3
69728 [일반] [짤평] 2016년 올해의 영화 [118] 마스터충달15378 16/12/31 15378 30
69726 [일반] 최근 자주 듣는 노래들 [4] 계피4241 16/12/31 4241 5
69725 [일반] 계란 유통상들은 정말 폭리를 취하고 있을까? [86] 삭제됨12888 16/12/31 12888 1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