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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06/17 13:49:43
Name 마술사얀
Subject [일반] 나이트 샤말란.. 그리고 더 해프닝(스포일러 포함)
The happening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여섯번째 이야기 The happening 을 들고 찾아왔다.

이 영화는 그동안의 샤말란 감독의 작품들과 놀라울 정도로 거의 동일한 문법으로 이야기를 꾸려가고 있다.
초자연적 현상의 중심에서 우리이웃과 같은 평범한 사람이 휘말리며 가족간 사랑을 재확인한다는 플롯은
자칫 유치하게 흐를 수 있는 영화의 위험을  솜씨좋게 제압해내는 역량을 이번 영화에서 다시한번 과시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자기가 자기를 공격한다는 사실이 얼마나 공포스러운지 영상을 통해 충격적으로 보여준다.
그것은 이제껏 타인에 의한 상해에 대한 공포에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진 관객들에게 새로운 공포를 안겨준다.
그답지 않은 과격한 연출은 그 공포감을 극대화시키는데. 이를 위해 샤말란은 처음으로 청소년불가등듭의
영화를 만들었다.
공사장 집단자살신은 매우 영리하게 연출했는데. 첫번째 인부가 추락했을때. 그 인부의 이름을 부름으로서
사물이나 이름없는 흔한 타인이 아니라 동료가 죽었음을 관객에게 인식시킨후 바로 잠시후 갑자기
그렇게 이름가진 동료 수십명이 옥상에서 스스로 떨어지는 장면을 올려다본 시각에서 잡아낸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라
부를만 하다. 제임스 뉴튼 하워드는 이번에도 샤말란과 손잡과 음악을 맡았다. 영상을 압도하지 않으면서
최대한 효과적으로 공포감을 증폭시킴으로 특유의 음악의 존재감을 교묘히 유지시키는 역량을 발휘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아쉬운건. 그동안 메인플롯에 가족사랑이라는 가치가 튀지 않고 절묘하게 녹아들어간 능숙함이
이번에는 다소 아쉬웠다. 마크 윌버그의 호연에도 불구하고 대재앙속에서 수시로 아내와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는 주인공은
쉽게 공감되지 않았으며 샤말란의 착한 감독 컴플렉스(?)가 지나치게 드러나는게 아닌가란 느낌이 들었다.

차라리 곁가지를 쳐내고 묵직하게 대재앙에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아쉬워 하는건 지나친 욕심일까.
그럼에도 샤말란은 자아도취로 미끌어져 내려가던 상황에서 일단은 성공적으로 제동을 한것 같다.
식스센스, 언브레이커블 이후로 자기복제와 함께 과격해지는 샤말란 세계관이 폭주를 멈추고 나름대로
다시 대중성을 확보했다는데 안도를 느낀다.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위치는 다른 동급의 감독들과 그 좌표를 달리한다.
CG 로 두들겨 부수면서 익살을 섞는 흥행영화의 공식을 단호히 거부하며 특유의 진지함으로 관객들의 진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그것은 낯섬과 신선함이 묘하게 섞여 관객과 평단의 고른 지지를 확보하는 가장 중요한
힘이 되었다.

식스센스라는 충격적인 영화로 화려하게 데뷔한 그는 그만한 댓가를 치러야 했는데. 후속작에 대한 사람들의
반전의 기대가 바로 그것이다. 정작 본인은 단지 평범한 시나리오를 쓰는게 싫었으며. 사람들이 예상하는
결말을 만들지 않았을뿐이라고는 했지만. 다시한번 브루스 윌리스와 손잡은 차기작 언브레이커블에서 관객의 허를
기가 막히게 찌르는 반전을 다시 한번  구사함으로서 반전영화의 선두주자란 이름의 굴레로 스스로 걸어들어갔다.
주목할만한건 그러한 면에서 이번 The happening 은 그 극단의 대척점으로 위치를 옮겼다는것이다.
이제 저에게 반전만을 기대하지 마세요라고 하듯. 스필버그의 우주전쟁류의 결말로 영화를 매듭짓는 초강수를 둔다.
일반적인 상업영화의 공식은 따르기 거부하면서도 평단대신 대중의 지지를 원하는 이 노련한 감독이
스필버그조차 실패한 허무한 결말이라는 위험천만한 노선을 그대로 답습한 이유는 오만함일까 자신감일까.
한가지 분명한건 샤말란 감독은 그동안 영화를 통해 스스로 하고 싶은말이 오히려 반전이라는 오락장치에 가려져 버리는데
대한 불만을 언론을 통해 토로해왔다는것이다.
우주전쟁식 결말이 과연 오락영화에서 합리적 선택인지는 크로버필드, 미스트 등을 통해 이제 나름 해묵은 논쟁이 되었기 때문에
다시 한번 불을 지피는것은 불필요한듯하다. (그러고 보니 한국영화는 잘 선택하지 않는 결말인것 같다)
영화 전체적으로 샤말란 문법을 최대한 따르면서도 정작 결말을 가장 샤말란답지 않은 결말에 대한 해석은 각자의 몫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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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병기캐리
08/06/17 13:56
수정 아이콘
음. 사람들은 죄다 반전을 기대하고 볼텐데.....

다들 나오면서 "뭐야 이거? 식스센스 감독이라매! 반전없는데?" 이럴듯.
망고샴푸
08/06/17 14:02
수정 아이콘
반전을 기대했건 안 했건..
영화 자체가 너무 말랑말랑하고 기본 줄거리가 부실해요..
그냥 제느낌입니다 -_-..
08/06/17 14:14
수정 아이콘
반전을 기대했건 안 했건..
영화 자체가 너무 말랑말랑하고 기본 줄거리가 부실해요..
그냥 제느낌입니다 -_-.. (2)
사냥꾼의밤
08/06/17 14:45
수정 아이콘
샤말란 감독 차기작이 블록버스터라는데....기대가 안되네요
지유아빠
08/06/17 15:18
수정 아이콘
솔직히 완전 실망한 영화입니다. 간만에 돈 아까운 영화였어요.(제 느낌)
SimonSays
08/06/17 15:39
수정 아이콘
유명감독의 작품이었다는 선입관이 없어서였을지..
전 매우 좋았습니다.
충분히 공포스러웠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습니다.(실제 상영시간도 짧더군요.)
그리고..
'이게 다 외계인 때문이다' 가 아닌 것이 너무 좋았습니다.
TheOthers
08/06/17 15:54
수정 아이콘
만들다가 말았던데요 뭐 사채업자한테 쫓기기라도 했나요?
후루꾸
08/06/17 16:24
수정 아이콘
구성?결말??메세지??? 글쓴님의 뜻은 충분히 알겠습니다만 저는 별로 해석하고 싶지도 않군요..
그것들이 영화가 주는 재미 자체 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상업영화의 목적은 오로지 대중에게 재미와 감동을 파는 것 아닌가요.

일단 2008년도에 극장에서 본 영화 중에 최악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솔직히 비평하고 싶은 생각조차 안듭니다.
샤말란 감독의 이름 때문에 더욱 실망했지만 감독 이름을 빼더라도
이렇게 충격과 공포 수준으로 용두사미인 영화는 참 오랫만이네요.
08/06/17 19:23
수정 아이콘
굉장히 인상깊고 재밌는 영화였습니다.
나이트 샤말란 영화 특유의 그 긴장감은 이 영화의 시작이자 끝인 것 같습니다.
글쓴이 말대로 나락으로 떨어지던 나이트 샤말란이 바닥을 치고 올라온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군요.
율리우스 카이
08/06/17 21:03
수정 아이콘
휴오! 악평과 호평이 극렬하게 대비되는 영화군요!

특히 보통 다른 관점에서 영화를 보기 때문에(예를들어 볼거리중시/내러티브중시) 호오가 갈리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영화의 호오가 갈리는 이유는 왜그런지조차 잘 모르겠네요. 그런면에서 특이한 영화인듯?
한국인
08/06/17 21:45
수정 아이콘
식스센스가.....너무나도 우리에게 많은 충격을 주었죠..
동시에..'샤말란의 영화는 무조건 반전이 있을것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보게되고 말이죠.
VoiceOfAid
08/06/17 23:16
수정 아이콘
반전이 없는지 알고 봤는데도 좀 실망스럽더군요.
오프닝의 충격이 상영시간내내 이어지길 바랬는데 중반이후 긴장감이 떨어지더군요.
그러다보니 쓸데없는 곁가지나 나오고....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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