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터의 세상읽기]2008_0603
이 세상엔 수많은 일들이 발생합니다. 또한 수많은 정보도 생겨나고 소멸되죠. 우리 앞에는 너무나 많은 일과 정보들이 있어, 그것을 모두 수용하기가 힘듭니다. 그래도 가끔 한번 정도는 생각하고 싶은 일들, 같이 이야기 해보고 싶습니다. 아주 편하게... 이 세상읽기는 정답이 없습니다. 또한 누구의 말도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습니다. 다만 바쁘시더라도 한번 쯤은 생각해 볼 만하다는 것. 이것으로 족합니다.
1.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판매 불가?
정부가 결국 국민의 목소리를 일단은 듣는 척을 했습니다.
농림식품수산부 장관의 고시 관보 게재를 당초 예정했던 3일에서 일단 연기했고, 미국과 물밑 조율이 이루어지고 있어 향후 어떤 결과를 도출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대통령수석비서관 회의에서도 재협상 이외에는 어떤 카드도 없다는 말이 나왔다는데요, 아직도 미국과 재협상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말을 하면서 다만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를 검역해 30개월 이상인지, 이하인지를 고시함으로써 30개월 이상 쇠고기는 국내에서 실질적으로 팔릴 수 없도록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농식품부가 장관 고시의 관보 게재 연기를 요청함에 따라 인쇄를 끝낸 3일 자 관보의 제본 작업을 중단했습니다. 이에 앞서 이명박 대통령은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 정례회동을 했는데요, ‘쇠고기 정국’과 관련된 민심수습 방안을 건의 받고 각계 원로를 두루 만나 여론을 들은 뒤 민심수습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합니다.
결국 현 정부는 한 발짝 물러서서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수입을 전면 검토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취소가 아닌 당분간 유보상태라는 어중간한 말을 하여 ‘쇠고기 정국’을 정면 돌파하는데는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벌써 내일 있을 재보궐 선거용이라는 비난과 명확하지도 않고, 또한 미국의 입장이 떨떠름한 상태여서 향후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는 예상하기 힘듭니다만, 한가지 명확한 건 정부의 방침이 국민을 만족할 만한 정도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결국 정부는 이번 일을 계기로 국민의 지탄을 받으면서 미국과의 관계도 악영향을 미쳐 양쪽으로 욕먹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이런 일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하지만, 되풀이할 가능성은 아주 농후해 보입니다.
2. 산업은행 민영화 시작
한국산업은행이 결국 민영화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어제 한국은행을 12월에 투자은행(IB)으로 육성할 ‘산은지주회사’와 정책금융을 맡을 ‘한국개발펀드(KDF)’로 나누고, 정부는 산은지주를 내년 중 주식시장에 상장해 내년부터 지분 49%를 2010년까지 팔아 중소기업 지원에 활용하고 나머지 51%는 2012년까지 금융회사, 연기금 등에 매각해 민영화를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산은지주는 산업은행 등 4개 자회사를 두게 되고 산업은행의 정책금융 기능과 현대건설 등 구조조정기업의 지분, 현물 출자된 한국전력공사 등 공기업의 지분은 KDF의 자산으로 이전돼 산업은행의 총자산은 120조 원 중 약 20조 원이 KDF로 넘어가 가게 됩니다. 또 정부는 산은지주의 지분 49%를 내년 1월 KDF에 추가 출자해 중소기업 지원에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결국 현 정부의 민영화 산업의 첫 삽이 떠졌는데요, 산업은행 민영화에도 많은 문제점이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가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점이 이 대통령 임기 내에 산업은행 민영화를 마무리 짓겠다는 것인데요, 이미 이런 방침을 결정하고 민영화를 시작함에 따라 과거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처럼 인수할 곳에 주도권을 빼앗길 가능성이 매우 농후 해 보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협상에서 아마추어리즘을 여실히 보여줬던 현 정부가 성과위주의 정책으로 인해 산업은행 민영화를 이 대통령 임기 내에 마무리 짓는다는 말도 안 되는 무리수에 산업은행을 매각하려는 대상에게 큰 선택권을 주는 꼴이 될 것입니다.
또한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순수한 경제적 잣대를 통한 지분 매각은 힘들어 보이고 측근 인사 배치 등의 문제가 산재해 쉽게 풀어질 숙제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현 정부는 다급하게 진행하려고 합니다.
3. 물가상승 폭발, 내수경기 악화
이명박 정부의 당초 목표였던 내수경기 활성화는 취임 100일을 맞는 현 시점에서는 여지없이 붕괴되었습니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가 7년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하면서 국민이 쓸 수 있는 돈은 오히려 줄어들었고, 이로 인한 내수경기는 급속하게 위축되고 경제성장률은 하반기로 갈수록 떨어질 것이 뻔해 보입니다.
바로 스태그플레이션이 우려되는데요, 무역수지는 그나마 환율 덕분에 반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그다지 희망적이지는 않습니다.
어제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5월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9% 올라 2001년 6월(5.0%) 이후 7년여 만에 최고를 달성했습니다. 원인으로는 원유, 금, 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물가상승을 주도했고, 이로 인한 각종 공산품 가격이 줄줄이 인상했던 것이 주요 원인이었습니다.
특히 정부가 집중적으로 관리하겠다던 생필품 52개 중 28개 품목의 가격이 4월보다 오른 것으로 밝혀져 정부의 경제정책이 실패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국제경제 환경이 악화와 전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라는 두 변수를 그대로 떠안고 시작해 당초 목표를 달성하기가 어려웠다는 정부의 핑계는 그다지 설득력이 없어 보입니다. 뻔히 예상했던 국제경제의 불안한 요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내수경기 활성화에 과욕을 부려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는데요, 특히 고환율 정책을 고수한 정부와 이에 대응한 한국은행 간의 갈등을 봐도 얼마나 편협하고 성과 위주의 경제정책을 시도했는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경제 전문가들은 지금 시점에서는 성장 위주의 정책보다는 물가안정과 환율안정, 장기적 발전을 위한 기반 형성이 시급하다고 말하지만, 정부가 과연 그 말을 그대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입니다.
경제 신호에 빨간 등이 켜져 있는데 신호위반을 하며 과속을 하는지 우리는 면밀히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4. 오결디(오늘의 결정적 한마디)
낭만토스님께서 제안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포인트 5점 드립니다.(누적포인트 10점)
엔간하네
저번 주말...그러니깐 집회가 과열되고 진압이 시작한 주말이었다.
도로점거 첫날 종로 쪽을 지나가다가 휘말려 집회를 했지만 다음 날은 사정이 있어 인터넷 중계를 보고 있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쭉 친구인 녀석한테 메신저 쪽지가 왔다.
'이 새벽에 뭐하냐?'
'아 시위 중계 보고 있어'
'시위? 뭔 시위?'
'지금 촛불집회 한창이잖아! 몰라?'
'이 새벽에?'
'그래 지금 온 나라가 난리인데 -_-;;'
'엔간하네'
5. 오늘의 솨진
”누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