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6/02/20 11:00:40
Name 성동구
Subject [일반] 말 끊는 사람.....
어제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창들을 만났습니다. 자주 보는 동네 친구도 있었고, 정말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도
있었어요. 근황이나 묻고, 불금이었으니까 술이나 한잔 하면서 웃고 떠들면서 노는데 자주 보는 동네 친구
한 놈이 계속 사람 말을 잘라 먹으니까.... 대화하다가 짜증나더라구요.

사실 얘가 대화 할때 말 잘라먹는거 알고는 있었는데, 보통 이렇게 여럿이서 못 만나고 둘이서 만나는 경우가
많아서 크게 신경 쓸 정도는 아니었는데 어제처럼 여럿이서 만나니까 그 안 좋은 버릇의 진가가 드러나더라구요.


보통 패턴이 이래요. 우리중에 누가 화제 A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서 그 이야기 하려고 하면 그냥 거기서 과감하게
들어와서 A랑 관련된 연결고리로 본인 이야기를 한참합니다. 둘이서 술 마실때는 그냥 들어주고, 제가 하려던 얘기를
진행하면 됐는데, 사람이 많아지니까 그게 안되더라구요.

또 제가 이야기를 꺼냈을때 아는 얘기면 스포일러를 해버립니다.

제 친구중에 '상도'사는 아이가 있는데, 만취한 상태로 택시 탔다가 말을 잘 못해서 국제 신도시 '송도'까지 갔던 아이가
한명 있어요.

어제 택시 이야기가 나와서 제가 위에 이야기를 해주려고 "내 친구중에 상도동 사는얘가 있는데...." 까지 말 꺼내니까
여기서 또 다시 과감하게 들어와서 "크크크크 아 그거 크크크크 야 근데 종로에서 인천 송도까지가면 택시비 많이 나오지 않냐?"
이런식으로 중요한 부분을 다 말해버리니까, 제가 할 말이 없어지더라구요.



어제 다른 친구들도 이를 인식하고 있는지 오랜만에 만난 친구중에 한 명이 "걔는 우리가 말하는걸 싫어하나봐, 무슨 말을 못 꺼내겠어."
라고 저한테 귀뜸하더라구요. 저도 어제 간만에 짜증이 나서, 다음에 만나면 진지하게 [경청]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설명해줘야겠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6/02/20 11:08
수정 아이콘
이런 경우 보통 그 친구분은 본인이 그렇다는 걸 모르고 있을 확률이 높아요.
너무 '경청' 이라고 하면서 진지하게 다가가면 그쪽에서도 반감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친구니까 친근하게 다가가서 기분좋게 설명해 보시면 더 효과가 좋을 것 같아요.
당시의 감정이 들어가서 감정적으로 설명하지 않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같아요를 몇 번을 말하네요..
모어모어
16/02/20 11:46
수정 아이콘
그런 친구들이 의외로 많더라구요. 제 친구는 자기가 그런지 모르고 다른친구가 자기이야기만 해서 짜증난다는 이야기를 할때 답답했네요.
16/02/20 12:09
수정 아이콘
저는 상사중에 그런분이 계십니다. 지금은 다른부서이지만..
심지어 회의시간에 본인이 질문해놓고, 그 질문을 대답하려고 하면 그 대답을 끊고 자기 할말만 하시는..
Petrus님께서도 언급하셨지만, 그러한 성향이 있다는 걸 본인만 모르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CoMbI COLa
16/02/20 12:21
수정 아이콘
제 친구 중에도 저런 애가 있는데, 사실 일종의 말투가 되어버려서 말을 아예 안하면 모를까 못 고치더라고요.
그래서 모임에 나가서 평소에 절반만 말하고 꾹 참으라고 하니까 정말 괜찮은 녀석이 되었습니다. 문제는 본인 자신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네요.
어쨌든 동창회 같은 모임에서는 아직까지는 스스로 자제하고 있습니다. 친구들도 인정하고 있고요.
16/02/20 12:26
수정 아이콘
이런분 완전 질색이에요.
달걀껍질
16/02/20 13:00
수정 아이콘
이거와 더불어 무슨 주제만 나오면 일단 무조건 Negative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질색입니다. 뭐든지 일단 부정적인 말이 튀어나와요. 본인은 모르겠죠?
Fanatic[Jin]
16/02/20 13:34
수정 아이콘
본인은 모를겁니다...

본인의 나쁜습관을 본인은 몰라요.

저도 제가 자면서 코를 판다는걸 최근에 와서야 알게되었죠.

어쩐이 아침에 코피가 종종난다 했는데...몸이 안좋은가 걱정을 괜히 한거였어요 크크크
메모네이드
16/02/20 20:16
수정 아이콘
악 크크크 아무 생각 없이 읽다가 엄청 웃었네요.
손 조심 하세요! 크쿠
16/02/20 13:41
수정 아이콘
헐 님 저임?? 제 동료 중에 똑같은 분이... 여자분인데 기본적으로 말이 엄청 많은데다 말 욕심이 많아서 제가 뭐 얘기하고 싶어서 "오늘 오다가 무슨 일이 있었는데..." 하면 그거와 관련된 자기 얘기를 한 십분 합니다. 다른 사람이 중간에 끼어들려 하면 목소리를 한 톤 높이고 속도를 한 단계 올려서 원천 차단하죠. 그러면서 남의 얘기는 엄청 잘 끊습니다.
심지어 그냥 인삿말로 오늘 의상 예쁘시네요. 한 마디 건넨건데 사람 붙잡아놓고 자기가 오늘 입은 옷의 사연에 대해 한 이십분을 얘기합니다. 나겜의 홀스 형처럼 구간반복기능 장착이라 한 말을 다시 한번 되풀이하면서요.

문제는 내용이 재미도 없습니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본인 스스로는 본인이 되게 재밌는 줄 안다는 거...

게다가 말하는 거 자체를 좋아하는 분이라 듣는 거는 지루해하는 것 같은데 그게 다 티가 나요. 딴 사람이 얘기하는 타이밍에는 딴 데 쳐다보면서 건성으로 응응하다가 그 말에 대한 대꾸도 없이 전에 하던 자기 얘기를 이어가죠. 아마 제가 얘기하는 동안 또 자기가 할 얘기만 생각하는 듯.

저도 제가 이렇게까지 상세하게 그 분 특징을 파악하고 있는지 몰랐는데 은근히 스트레스 많이 받았나보네요. 요새 같이 일하는 거의 유일한 동료라...덜덜...
16/02/20 13:41
수정 아이콘
성동구님이 더 큰 목소리로 크게 내질러 버리는 방법은 안될까요?
얄미운 사람이네요~
This-Plus
16/02/20 15:50
수정 아이콘
저는 제 말 자르는 건 그냥 그러려니 하는데

제3자 입장에선 쿠사리를 대놓고 주는 편입니다.

'아 XX씨가 지금 이야기하고 있잖아요. 좀 들어요! 좀'
16/02/20 16:09
수정 아이콘
이게 모양세가 좋죠.
16/02/20 17:25
수정 아이콘
말 잘라먹는 타입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요.
말귀를 빨리 알아듣는 경우도 있습니다.
서두를 꺼냈더니, 아, 그 이야기! 하는 경우 말이죠.
만약 이런 경우라면,
'내용을 전달하는 것만 중요한 게 아니라, 말을 하는 과정 그 자체에 즐거움이 있는 것이니, 상대방이 말을 하고 있을 수 있도록 내버려두기도 하라'고 이야기하면,
금방 알아들을 겁니다.(어쩌면 너무 빨리 알아듣고 또 말이 끝나기도 전에 수긍할지도...;)
경청은 노력과 훈련이 필요합니다.

반면, 상대 이야기는 관심 없고, 다른 이야기(라 쓰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에만 집중하는 사람은 경청이 뭔지 이해를 못하니 말해도 소용 없고요.
타이푼
16/02/20 17:49
수정 아이콘
했던얘기를 또 하는사람이 있는데요. 그런경우에도 또 들어줘야 할까요?
그게 한두번이 아니면요?
16/02/20 18:31
수정 아이콘
이야기를 반복하고, 중언부언하는 경우도 꽤 있죠.
누구나 말을 잘하는 건 아니니까요.
적당히 끊기 혹은 끊지 않고 들어주기. 사안별로, 경우에 따라, 사람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원칙만으로 살아가긴 힘들겠죠?
말머리
16/02/20 21:20
수정 아이콘
같이 일하기에는 좋을듯요. 말귀를 빨리 알아듣는다는건 이해력이 좋다는 뜻도 되니
16/02/20 18:18
수정 아이콘
저는 반대로 제가 말을 하고싶어하는 쪽이긴 한데...싫어할거 같아서 숨 한번 크게 쉬고 억누르긴 합니다;; 간혹 조절 안되서 튀나오면 너무 후회가 되기도 하네요..유유
티타늄
16/02/20 21:12
수정 아이콘
제가 글에 나오는 친구분 같은 사람인것 같네요. 반성하고갑니다. 평소 제 행실을 돌이키보면 정말 저만 몰랐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16/02/21 01:48
수정 아이콘
그런 사람들 보면, 본인은 오히려 다른 사람 얘기 놓치지 않고 거기에 맞는 주제로 이야기 이어나가는 좋은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더군요.
그게 잘 고쳐지지는 않을 수도 있는데, 말해보면 나름 당사자는 반성하고 고치려고 노력할 수도 있을 겁니다. 서로 다른 모임에서 두어번 정색하고 하는 지적을 당하면 아 내가 문제는 문제구나 할 수도...
그러니 한번 진지하게 말씀해보시는 거 나쁘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미 다른 곳에서 지적을 당해봤을 수도 있고, 또 이번이 첫 지적이라면 정색할 수도 있지만 조만간 다른 곳에서 또 지적을 당하면 친구분도 깨닫는 게 있을 것 같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3715 [일반] 안철수 의원, 정말 정치감각 없네요. [142] 에버그린15366 16/02/24 15366 20
63714 [일반] 더불어민주당 컷오프 국회의원 10명이 공개되었습니다. [119] 어리버리14186 16/02/24 14186 0
63713 [일반] 이 멋진 세계에 축복을!(この素晴らしい世界に祝福を!, 2016) [24] 일각여삼추7086 16/02/24 7086 0
63712 [일반] [도쿄 먹부림] 2.여러가지 먹을거리들 (데이터다소주의) [15] 豚6926599 16/02/24 6599 9
63711 [일반] 초등교과서에서 위안부용어와 사진이 삭제된다고 합니다. [49] 윤소희7757 16/02/24 7757 4
63710 [일반] [야구] 'SNS 논란' 장성우, 벌금 700만원 최종 선고 [22] 이홍기6833 16/02/24 6833 0
63709 [일반] 류준열 측 "일베 논란? 절대 아냐..곧 공식입장 밝힐 것" [264] 자전거도둑17731 16/02/24 17731 5
63707 [일반] 영화 귀향 무료관람 하세요. 금요일 강남 메가박스 선착순 400명 [37] 쪼아저씨5427 16/02/24 5427 7
63706 [일반] 필리버스터와 총선, 그리고 대중운동. [7] 글자밥청춘6587 16/02/24 6587 20
63705 [일반] 더불어민주당의 필리버스터... 각 계의 반응 [159] 에버그린19100 16/02/24 19100 20
63703 [일반] 큐브엔터테인먼트의 걸그룹 CLC가 7인조로 개편된다고 합니다. [15] 헤글러5971 16/02/24 5971 0
63702 [일반] 태민/레이디스코드/진실xTablo/Astro/포텐 MV, 첸x펀치/에디킴/우주소녀 티저 공개 [12] 효연덕후세우실4153 16/02/24 4153 0
63701 [일반] [UFC] 안요스 부상, 맥그리거와의 타이틀 경기 취소 [19] 샤르미에티미4542 16/02/24 4542 0
63700 [일반] 롯데마트 라미 사파리 만년필 [25] Zelazny9950 16/02/24 9950 0
63699 [일반] 웃으며 변기를 치우다. [14] 헥스밤5945 16/02/24 5945 41
63698 [일반] 출사 : 삼국지 촉서 제갈량전 05 (2. 형주에 바람이 불어오다) [37] 글곰4983 16/02/24 4983 63
63697 [일반] 96년생 여자아이돌 단상 2016.ver [19] 좋아요6643 16/02/23 6643 2
63696 [일반] [일드 리뷰] 실연 쇼콜라티에(2014) - 프로 짝사랑러를 위한, 취향저격 판타지 [41] Eternity10490 16/02/23 10490 5
63694 [일반] [잡담] 걸그룹과 함께하는 출근, UFC와 함께하는 퇴근... [17] 언뜻 유재석6096 16/02/23 6096 12
63691 [일반] 정부, 역대 최초로 대통령 어록집 발간 [119] Endless Rain13376 16/02/23 13376 10
63690 [일반] 나만이 없는 거리(僕だけがいない街, 2016) [28] 일각여삼추8315 16/02/23 8315 3
63689 [일반] 한국 국회에서 진짜 오랜만에 필리버스터가 일어날거 같습니다. [140] 어리버리18908 16/02/23 18908 6
63688 [일반] 정의화 의장, 오늘 ‘테러방지법’ 직권상정…국가비상사태 간주 [66] 하루일기10064 16/02/23 10064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