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걸그룹 덕질러라고 하긴 하지만 아주 단편적인 정보와 썰 정도를 제외하면, EXID라는 팀을 제대로 접한 것은 많은 분들이 그러하듯이 전설의 파주 직캠 때부터였습니다.(그렇다보니 인물별 포커싱 글을 못쓰는 것이기도 하죠-_-. 그때그때 팀이 어떠했는지, 멤버들은 또 어떠했는지 실시간으로 못따라갔으니까)
<네 그러니깐 바로 이거요>
근데 하나 재밌는 것은 이 위아래의 역주행이 시작하고, 비단 직캠 뿐이 아니라 순수히 노래를 집중해서 듣기 시작하면서부터 그냥 머리 속에 스쳐지나가기만 했던 개념 하나가 좀 구체적으로 정리가 되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씨스타의 나혼자, AOA의 짧은 치마 활동이 좀 이런류의 생각에 단초였던거 같은 기분>
뭐 대단한 것은 아니고 사실상 대중적으로 비주얼멤버와 노래잘하는 멤버 정도의 구분만이 있을 뿐인 걸그룹의 포지션 부분에 있어 이 둘을 이어주고, 둘이 채우고 남은 공간을 잘채울 수 있는 다른 포지션 하나. 농구로 치면 포인트가드의 존재가 하나 더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었죠.
<다른 특급 PG들은 자주 등판하니깐 맨날 저평가 받는 송태섭 사진 한 장 빠박>
센터>
이 팀에서 보컬을 맡고 있는 4인은 아시다시피 보컬격차가 좀 있습니다. 솔지양이 가장 낫고 정화양이 가장 낮죠. 근데 심지어 보컬의 음색은 (솔지&혜린) 한묶음, 하니, 정화 이렇게 상당히 차이가 심합니다. 보컬색이 뚜렷한 것은 장점이지만, 이런 각기 튀는 음색을 어떻게 조합시킬 것인가는 프로듀싱하는 입장에선 고민이 아니라 할 수 없는데, 이부분에 있어서 LE양이 스캣으로는 래핑으로든 부드러운 연결이 가능하도록 도와줍니다. LE가 없다고 생각하고 이 네명을 조합한다 치면
프로듀싱이 어려운건 둘째치고 각 멤버가 자기가 능력을 최대한 잘 발휘할 수 없는 영역에서도 힘을 소모해야 했겠죠.
2)컨셉조정력
<쫌 흑역사스럽지만 데뷔곡이자 EXID의 인삿말인 후즈댓걸의 작사가이고, 끝맺음말이자 팬클럽 이름인 '레고'가 그녀의 버릇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니. 의도한건 아니겠지만 큰부분부터 사사로운면에서까지 팀의 컨셉에 상당히 영향력을 행사하는 멤버인 셈이죠>
매우 특이한 음색에 실력파 래퍼, 그리고 프로듀서까지 겸한 입장이다보니 EXID의 음악에는 LE양의 색이 매우 진-하게 들어가있죠. 근데
이것이 나쁜게 아닌 것이 하나의 팀으로서 소비자 대상 소구를 위한 한점돌파력을 만들어줍니다. 컨셉이 밀집되지 못해 흐지부지되어 망하는 경우가
정말 많은 것을 보면 중심잡고 진한 컨셉을 만들고 느끼게 할 수 있는 멤버는 무엇보다 소중하죠. 얻고 싶다고 얻어지는게 아니니까요.
3)공간장악력 : 좀 돋는 표현이긴 하지만..-_-a 이 부분은
이 영상 보면 아마 이해가 되실텐데. 이 위아래라는 노래에서 LE양 목소리가 빠지면 얼마나 심심해지고 구멍이 많이 발생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곡의 구성자체가 그러하기도 하지만, 노래라는 공간을 LE라는 사람이 얼마나 꽉채울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임은 부정할 수 없는 셈이죠.
4)설계력
히트곡인 위아래와 아예의 작곡가는 신사동호랭이긴 하지만, 프로듀싱의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로 작사를 빼놓을 수 없는데. 바로 이부분을 LE가
담당하고 있죠. 이름대면 알만한 노래의 작사가로서 이미 그 재능을 인정받고 있는 LE양인데, 개인적으로는 작사 뿐이 아니라 작곡의 설계에도 제법
참여할 것으로 봅니다. 왜냐면 위아래고 아예고 각 멤버들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고 희석시킬 수 있도록 설계 되어있는데, 이게 팀원 시각에서
누군가 프로듀싱하지 않고서야 이럴 수 있나 싶거든요. 특히 정화양의 경우 단연코 보컬4인 중 가장 튀고, 또 EXID활동에 있어 어울리지 않는 음색을
가졌다고 할 수 있는데(보컬실력도 더 쌓아야하고) 그런 정화양의 단점이 잘 드러나지 않게, 그녀에게 어울리는 파트가 배당되는 모습을 보면
어느 정도 근거 있는 확신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프로듀서고 팀원이고 정말 편해지죠.
5)결정력 : 농구에서도 포인트가드가 기본적인 룰수행 외에 득점력까지 보유하고 있으면 고평가를 받게 되는데
그 스스로가 적극활용해야할 에이스카드인 LE는 킬링파트라고 할만한 부분에서도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줍니다
<산왕에 비유하면서 이명헌 얘기를 좀 했지만- 위아래와 아예 활동만 보면 영락없는 LE정환이네요-_-a>
4. 그래서 그런 포지션이 있다 치고. 하고 싶은 말은 뭔가.
아주 간단한 것이, [이런 포인트가드를 맡아줄 사람]이 있는 팀이라면, 어느타이밍엔가는 뜰 확률이 있고, 그렇게 올라온 힘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오래갈 수 있을 것이다-라는 얘기입니다. 물론 팀을 캐리하는건 비주얼에이스이거나 메인보컬(혹은 예능캐릭)이지만, 이들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음원적인 측면에서나 팀의 브랜드 측면에서 힘이 올라오지 않거나 올라온 힘이 스물스물 빠지는 경우도 적지않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런 점을 커버하고 오래오래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바로 이 제 3번 포지션 포인트가드가 아닐까 합니다.
허나 근데 포인트가드라 칭할만하려면 정말로 에이스급 능력이 있어야 되는 것이라,(실력이 없으면 가드는 커녕 이도저도 아닌 것이니) 마치 포인트가드의 정의가 슬램덩크에 나오는 슈퍼포인트가드들 마냥 되는 느낌도 없잖긴 해서 좀 더 이쁘게 정리하려면 고민을 더해야될 것같네요.
아마 갠적으로 굳이 아이돌들끼리는 구분을 짓는 '리드보컬'과 '메인보컬' 중 리드보컬이 바로 이 역할을 상정하고 만든 개념이 아닐까 하는데, 솔직히
제대로 지키는 곳 몇군데 못본거 같아요-_-)a
3. 이 분야에 속하는 아이돌~이라고 생각하는 친구들(이거나/일거거나)
1)씨스타 효린 : 물론 메인보컬이고 리더고 하는 위치가 있지만. '나혼자'때 그녀의 스캣이며 뭐며 그것은 정말 제가 생각했던 그런 포인트가드의 모습이라 할만 했습니다. 실상 여자아이돌로 농구팀 만들 때-라는 유머에서 효린양을 포인트가드자리에 삼은건 이정환을 효린양에 비유해서 한 것이기도 합니다.(리더에 득점력 좋고 완전 까맣고)
2)AOA 지민 : 길게 얘기할 것없이 [짧은 치마]의 반은 지민양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민양 아니었음 절대 짧은치마 그렇게 못나왔을거에요.
뭐 약간은 LE양 생각하듯이 그녀를 이 포지션이다-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긴 하지만 노래가 감칠맛나게, 또 부드럽게 이어지게하는 역할로서 그녀와 그녀의 랩은 무척 소중하다 할만합니다. AOA에선 지민양 빼면 그나마 유나양 정도?(그래 기용하고 있진 않지만)밖에 떠올릴 사람이 없네요.
3)에이핑크 김남주 : 몇몇조건이 안맞기는 하지만 비주얼보컬 3인방과 메인파트를 맡는 93라인 사이를 부드럽게 연결해주고, 보컬로 에이핑크의 청순컨셉에 힘을 실어넣고, 메인보컬들이 나서기 애매한 고음파트의 소화하는 등등 분명 에이핑크에서 누가 포인트가드냐-라고 하면 이친구를 첫손에 꼽을만합니다.아직 그렇게 단독으로 주목받은 적이 없을 뿐 여러모로 에이핑크의 살림꾼입니다. 정말 중요한 친구이에요.
4)러블리즈 케이 : 이 친구는 좀 약간의 희망사항이자 울림에 제안하고 싶어서 선정한건데. 얘기인 즉슨 [아예 케이에게 메인을 몰아주던가 아니면 진에게 맡기고 케이에게 이 룰을 줘라]라는 겁니다. 공평성에 무게를 두는건 좋지만 이제 러블리즈도 슬슬 멤버별로 각각 힘을 안배해서 푸쉬할 시기가 아닐까 하는데, 메인보컬급 재능을 지녔고 그외에도 매우 높은 포텐셜을 가진 친구지만 아직 울림에서 이친구의 세일즈포인트를 못잡은 느낌이거든요-_-a. 갠적으로 거의 보컬재능으로는 동급으로보는 유주양은 차세대 아이돌 메인보컬이다 그러면서 나름대로 자기포지션에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데 케이양은 아직 좀 그런거하고는 거리가 멀다보니. 아예 킬링파트를 몰아서 캐리하도록 만들던가 아니면 케이를 중심으로 노래와 무대구성을 조립하는 것이 케이본인에게도 그렇고 러블리즈 전체적으로 이친구는 이 파트, 저 친구는 저 파트 이렇게 좀 가독성있게 구분지을 수 있는 효과를 가져다주지 않을까 하네요. 물론 혼자서지만 [러블리즈의 윤대협]이라고 미는 친구인 만큼 포인트가드로서의 자질도 충분히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넵 팬심
4. 글을 마치며
실상 걸그룹 덕후라고는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걸그룹 포지션 덕후’. 그러니깐 각각 개별멤버의 능력이 뭐고, 뭐가 장점이고 단점인데 이것들이 하나의 팀으로서 조립되어 어떤 그림이 만들어지는가-를 중점적으로 보는 입장에서 저의 이 ‘포인트가드론’에 완벽하게 딱맞는 LE양은 이래저래 고마운 존재라 할법 합니다. 쓸데 없이 이런데에 잉여력을 쏟는 타입인지라 뭔가 떠오를 듯 떠오를 듯한데 정리가 잘안되면 겁나 집착하는 스타일이거든요. 크게 별내용이라 하긴 어렵지만 어쨌든 아 그런가보다-하고 시원하게 머리 비울 수 있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이자리를 빌어 LE양에게 심심한 감사의 말 전하고 싶습니다.(물론 LE양이 피지알을 할진 모르겠지만-_-)
아무튼 이상 글 마치겠습니다. 다음에도 이만큼 자유롭고 쓸데없는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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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EXID가 다른 걸그룹과는 차별화된점이라 할수 있다면, 바로 LE의 존재죠. 작사작곡 능력뿐만 아니라, 노래에서의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랩핑이라든가... 그리고 EXID 노래에 나오는 모든 추임새를 LE가 다 담당하고 있죠... 분명 나중에 유능한 프로듀서가 될 가능성이 보입니다. 정성어린글 잘봤습니다.
생각해보면, 좋아요님이 말씀하신 팀 내 "포인트가드"로써의 역할을 맡은 가수가 꽤 있었습니다.
서태지지를 위시한 소위말하는 싱어송 라이터들이 그러했고, 빅뱅의 GD라던지, 2NE1의 CL이라던지...그 예가 꽤 있죠. 확실히 이 "포인트가드"가 있는 팀이 강한 팀이라고 봐요.
그런면에서 김건모는 뭐랄까...매직존슨의 느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