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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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4/21 23:48:09
Name Lately
Subject [일반] 안녕하세요? 14년만에 처음 인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처음 글을 쓰려니....많이 어색하네요...

회사 동료분과 술을 거하게 먹고 글을 쓰려니, 맞춤법과 글에 내용이 규정에 어긋나는 것은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__)

제가 PGR21을 알게된 지가 벌써 14년이 되었네요...

처음에 프로게이머를 꿈꾸며, 포모스와 PGR21. YGOSU를 탐색하던 학창시절이 생각나네요...

제 인생의 절반을  PGR21과 함께 하였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대학교에 입학하고, 군대에 다녀오고, 대학교를 졸업하고, 회사에 취업하고.....

일상의 일부분을 차지하던 PGR21은 스타크래프트 커뮤니티 사이트가 아닌, 일상의 일부분이 된 것 같아요....

14년동안, 글을 올린적도 없고(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눈팅만 하면서 지내왔지만...

오늘은 PGR21 회원분들께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용기를 내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지난 4년간 사귀었던 여자친구와 헤어졌습니다....

이러한 사적인 이야기를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리다는 것이 창피할 수도 있지만..

어쩌면...PGR21이기 때문에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 PGR21 회원분들은 진심어린 위로와 충고와 조언을 아끼지 않을 것 같아서요....

그녀를 처음 만난 건, 대학교 3학년 때입니다...

그 전 여자친구와 헤어짐의 아픔을 겪었기 때문에, 한창 연애에 관심이 없을때 였어요.....

그녀는 저에게 먼저 다가왔습니다..

사실 얼굴도 못났고 키도 작고 성격도 비뚤어진 저에게 호감을 느꼈다는 것 부터가 진심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사귀고 난뒤에 듣고보니 무관심한 모습과 남자다운 분위기에 마음이 움직였다고 합니다...

그녀는 20살의 어여쁜 여자였으며, 저에게는 과분하게도 아름답고 소중한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여러번 헤어짐의 아픔을 견뎠던 터라, 마음을 쉽게 열지 못했습니다.

호감이 있으면서도....좋아하면서도 섣불리 교제를 할 수 없었던 그 당시의 심정은 뭐라 표현하기가 어렵네요...

하지만 믿음이 없는 감정을 이끌고 그녀와의 만남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오래가지 못할 거라는 생각으로 가볍게 시작하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1년동안은 그녀가 저에게 최선을 다했고, 저는 사귀면서도 마음을 주지 못했습니다...

또다시 헤어짐의 상처를 두려워해서 마음의 장벽을 치고, 적당한 거리를 두며 교제를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서도 그녀는 항상 저에게 사랑을 주었습니다...

사랑이란게 복잡한게 아니였습니다... 조건없는, 상대방을 위하는 마음....

그 후, 1년은 그녀에게 서서히 마음을 열게 되었습니다..

이 여자는.... 삶의 전부를 공유하고, 함께할 수 있다는 마음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하였습니다...

그후, 1년은 그녀와 제가 마음이 통하는 행복한 시간이였습니다..

이러한 시간을 갖기에 2년이란 시간이 걸렸다는 것이, 미안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진심을 다해 사랑했다고 느껴집니다...

그 후, 1년은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었던 것 같습니다...헤어지지 못해 사귀는 것처럼.....

그리고 저희는 헤어졌습니다...

사실 갑작스런 이별이 아니라 큰 충격이 없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녀의 마음이 떠났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고, 저 또한 그녀의 변화를 되돌리려 했지만 역부족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죽을만큼 힘드네요....

영화를 봐도...그녀와 봤던 영화의 속편이고..

밥을 먹어도....그녀와 같이 먹던 음식이고...

여행을 가도...그녀와 같이 갔던 장소고....

음악을 들어도....옷을 입이도...신발을 신어도....아침에 눈을 뜨고...일을 하고....잠이 들어도...

온통 그녀의 흔적과 기억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길을 걷다가...멍하니 서서 눈물이 나는 저를 보면서 이러면 안되는데 하며 생각에 잠기네요...

마지막 이별통화는 행복하라며 그렇게 보냈는데....

제 마음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왜 몰랐을까 눈물이 납니다...

정말 저에게는 두번다시 만날 수 없는 사랑하는 여자입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떠나보내야한다는게..... 이제야 알 수 있을 것 같네요....

평생을 함께할 거라 생각했는데...

이제는 평생 볼 수 없게 된 그녀에게...

참 고마웠습니다..

오늘 우연히 그녀의 SNS를 보게 되었는데..

잘 지내는 것 같아서 진심으로 다행입니다..

저 또한, 그녀의 마지막 말 처럼

행복하게 잘 지내야 겠지요...

쉽지 않은 일이지만....저에게는 정말 특별하고 소중하고 진심으로 사랑했던 여자였기 때문에 더욱 힘들겠지만...

웃어보려 합니다..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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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풍기
15/04/22 00:23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저도 일년간 만난 사람이랑 한달째 이별중입니다 처음 2주 정도는 죽을만큼 힘들지만 3주째 되니 왠지 짬뽕이 땡겨 먹으로 갔었습니다
그때 머리속에서 느껴지는 감정이 걔 없어도 배도 고프고 먹고싶은거 찾아서 먹는구나 천천히 지워 지워집니다 그래도 아직은 사진들은 차마 못지우겠네요 그 시절에 저와 그녀는 행복했었으니까요 힘내세요 시간이 약입니다
15/04/22 01:04
수정 아이콘
뭐라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시간이 약이더군요
절절한 사연에 대해 무슨 합당한 위로를 드릴 수 있겠습니까만 그저 힘내시라는 나약한 말을 보태봅니다
유가네
15/04/22 01:40
수정 아이콘
저 또한 이별을 극복하고 있는 사람으로써 Lately님이 힘내시길 바랍니다. 저는 이백일 조금 넘게 사귀다 헤어졌습니다. 좋지 않게 헤어지고, 또 다시 사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사람인데도 평소에 자주 생각나고 어제는 꿈에서까지 나왔네요... 저 정말 꿈을 평소에 안 꾸는 사람인데 꾸고 정말 마음이 뒤숭숭했습니다... 저와 사귄 그 사람도 지금 다른 사람과 행복하게 지내는 것 같습니다. 저만 이 이별을 극복하면 될 것 같은데 저도 잘 안 되어서 힘드네요... 저는 무언가를 할 때마다 생각도 나고 외롭고 요즘 행복하게 지내지 못하는 것이 제일 힘든 것 같습니다. 저의 첫 연애이기도 한데 너무 열심히 사귀었던 과거가 현재의 제 발목을 잡고있네요.. Lately님도 저도 힘을 내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연날리기
15/04/22 01:56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진심을 응원합니다
잭윌셔
15/04/22 01:57
수정 아이콘
최근 비슷한 경험이 있었던 저로서도 남일 같지 않네요. 힘내시길 바랍니다. 시간은 흐르고, 상황과 사람은 어떻게든 변하기 마련입니다.
15/04/22 11:23
수정 아이콘
시기가 시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얼추 계산해보니 3년차가 아마 서로 바쁘고 힘들었을 시기인것 같은데, 혹시나 미련이 있으시다면 찾아도 가보고 할수 있는만큼 해보셔요.
술은 조금만 마시고요.
결국 또다른 사랑은 찾아옵니다.
노래한곡 추천해드릴게요.
Spiritualized -Ladies and Gentleman we're floating a space
Scarecrow
15/04/22 16:08
수정 아이콘
어떤 위로의 말도 글쓴님의 마음을 달래 드리긴 힘들 것 같습니다.

이별의 아픔이 만난 시간에 비례한다면 정말 죽을 만큼 아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최근에 이별해서 간혹 멍할 때가 있네요..

우선 시간이 약이다 이런 말은 충분히 들으셨을테니...

그냥 아프실 때 충분히 아프시길 바랍니다.
저도 처음에는 잊어보려 애쓰고, 자꾸 마음에 들어오는 그녀를 밀어버리려 했는데

이제는 그냥 오면 오는구나, 가면 가는구나 합니다.
아픈 만큼 사람이 발전이 있다면 충분히 아파보려고요.

그러다보니 지금은 처음보다 많이 나아졌네요.
그저, 이별에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힘내시고, 끼니는 꼭 챙겨드시길 바랍니다.
15/04/23 02:24
수정 아이콘
cause this time could mean good goodbye....

Stevie Wonder- lately

/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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