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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1/15 16:15
철학없는 명작은 없죠.
명작들은 철학적 질문과 함께하고, 관객 각자의 삶의 잣대를 갖도록 해주죠. 하나같이 전부 인생의 나침반 같은 영화들이네요. (근데 크롬인데 사진이 다 짤렸습니다;;;)
15/01/15 16:24
진짜 끝장나는 영화들이네요. 이런 수업 있었으면 정말 너무 재미있었을텐데. 완전 제 스타일이에요.
여기서 본 건 유 돈 노우 잭 밖에 없군요. 나머지는 다 봐야하는 데 하고 좀 미뤄놨던 영화들. 10주년 친구들 영화제였나, 시네마 테크에서 델마와 루이스 하던데 볼까말까 생각중이에요.
15/01/15 16:53
앗. 사진이 안떴을 때는 지나쳤는데 데드맨 워킹도 봤네요. 숀 펜 진짜 죽여 패고 싶었는데.
저는 의도치 않게 수잔 서랜든 영화를 많이 보게 되네요;;;; 좋은 영화들에 많이 나온 명배우라 그런건지.
15/01/15 17:06
전부 사회적인 이슈를 소재로 만든 영화군요. 처음에는 뭔가 제3세계라든지 이름 모를 영화들이 많이 있겠거니 하고 읽었는데 의외로 뒤로 갈수록 봤던 영화도 꽤 나오고...솔직히 별 공감하며 본건 아니지만요...데드맨워킹 정도 제외하고...
15/01/15 17:42
수정하셨기에 수정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저런 수업이 가치관 형성을 돕거나 다른 가치관을 이해하는데는 큰 도움이 되리라고 봅니다. 나아가, 세상에 배워놔서 도움 안되는 게 어디있겠습니까.
15/01/15 18:14
세상에는 그런 정답 없는 일들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에 명작이죠.
공중파 9시 뉴스만 본다면 세상은 고민 할 것 없이 정부 말 잘 따르면 되는 곳이거든요;;
15/01/15 18:52
왜 이런 댓글을 다셨을까도 생각을 해보고 또 그럼 도움이 될만한 영화는 뭐가 있을까 생각도 해봤는데 영 모르겠네요.
도움되는 주제의 영화들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15/01/15 19:37
"정답"이란 애초에 있는 것인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긴 하지만 일단 이건 차치하고,
상식적인 수준에서 흔히 [정답이 없]다고 말하는 문제는 가치판단의 영역에 크든 작든 발을 걸치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고 이에 대해서 우리는 얼마든지 생산적인 논의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첫째, [타인에 대한 이해]의 깊이를 확보할 수 있지요.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근거에 기반해서 가치판단을 내립니다. 누구는 이 점이 중요하게 느껴지고 누구는 그 점에 대해서 개의치 않지요. 토론과 논란을 통해 직접 정면으로 부딪혀보지 않는 한 상대방의 입론의 근거가 무엇인지, 그에게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에 대해 알기 어렵습니다. 예컨대 여성차별문제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실제 여성이 되볼 수 없는 이상 남성들에게있어 여성은 끝 없는 미스터리이고 영원한 타자이지요. 따라서 지속적인 대화와 모색이 없이는 상대방에 대해 일말이라도 이해하기도, 상대방의 머릿속을 상상이라도 하기 어렵습니다. 예컨대 델마와 루이스 같은 경우는 선천적으로 물리력이 약하게 타고난 개체로서 누군가 나쁜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죽이거나 강간하거나 납치하거나 팔아넘길 수 있는 존재로서의 [여성]에 대해 생각하게 해줍니다. 아마 송파사랑님도 (만약 남성이시라면) 여성들을 많이 만나보셨을 테고, 그들이 송파사랑님이 보기에 이상하리만치 강력범죄에 관한 기사를 열심히 클릭하고 사회 안전망에 대해 민감하다는 걸 느끼셨으리라 믿습니다. 혹 기혼자시라면 송파사랑님보다 더 열심히 문단속을 하는 배우자에 대해 약간 의아하게 느끼셨을지도 모르겠네요. 이는 어지간한 경우엔 자위능력이 있는 남성 입장에서는 얼핏 이해가 안가는 현상이지요.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영화를 독해한다면 총기소유와 양성평등간의 상관관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여성의 물리력을 남성의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때에 따라서는 남성 이상으로 끌어 올림으로서 생기는 어떤 가치관의 변화에 대해서요. 또 해당 영화를 보고 느낀 점에 대해 이야기하는 여성 학우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남성과 전혀 다른 존재로서의 여성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질 수 있지요. 둘째, [자신에 대한 이해]의 깊이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어떤 재현된 현실 (그게 영화든 소설이든 개콘이든)을 보았을 때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대단히 즉각적인 감정적 반응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이 반응은 해당 컨텐츠가 그 사람 마음속의 특정한 포인트를 효과적으로 자극했기 때문이지요. 예컨대 현역 군인들은 상명하복에 관련된 개콘 코너가 나오면 숨이 멎을 듯이 웃습니다. 자신들이 현재 처해있는 사회적 문맥이 그런 개그 코드에 대한 민감성을 높여주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전역하고 1~2년 정도 지나면 그런 코너를 보고도 그저 하하하 소박하게 웃을 뿐이지요. 싱글맘 밑에서 자란 한 친구는 엄마에 관련된 컨텐츠를 보면 정신을 못차립니다. 펑펑 울든 분노하든 여러모로 더 강한 반응이 나오지요. 이처럼 [특정 포인트]에 대한 민감성은 대개 자기 자신은 모르고 남이 보기엔 더 잘 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성을 안해보았기 때문이에요. 예컨대 개콘 보고 신나게 1시간 웃고 나서 내가 어떤 포인트에 민감하게 반응해서 웃었는지 두 시간을 반추해보는 일은 보통....안하지요 -_-; 하지만 옆사람이 보기엔 반성이고 나발이고 그냥 명백하게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야 아까 보니까 너 그 코너에서 어떤 포인트가 나올 때마다 죽을 것처럼 웃더라] 하구요. 따라서, 흔히 말하는 가치판단의 영역에 걸쳐있는 문제들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은 자기 눈에는 은폐된, 하지만 남에 눈에는 잘 보이는 자기 마음의 지형도를 확보하는데 큰 도움을 줍니다. 그리고 때로는 그 지형도의 오작동을 파악하고 수선함으로서 내 가치판단의 건전성을 제고할 수도 있구요. 뭐 여러가지 이야기할 거리가 더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일단 당장 생각나는 건 위의 두 가지 정도네요. 송파사랑님의 의문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15/01/15 21:18
남이 정해주는 지침에 순종하며 살 거 아니면 정답없는 이슈에 대해 고민하는 거야말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그걸 부정하는 삶이야말로 답이 없는 거죠
15/01/15 17:39
와 잘 봤습니다! 본 영화는 기억이 나서 좋고 안본 영화은 한번씩 보면 되니까 더 좋네요!
다큐도 꼭 올려주시면 좋겠습니다!
15/01/15 18:11
아무래도 같은 학교이신 것 같네요...
다큐론은 기억이 잘 안나지만 그 최초의 다큐(제목이 생각안나네요 ㅠㅠ)랑 북극의 아누크?? 이거랑 햄버거만 30일 먹는거랑(왜 자꾸 제목이기억나지않을까요....) 식품의 대량생산에 관한 관찰자적 다큐와 00적(이것도 생각안나네요)다큐 등 이 있었던 것 같네요. 전 해당학기에 두 과목을 동시에 수강하느라.... 몸이 녹는 줄 알았습니다.
15/01/15 18:24
실제 킨제이 보고서에 관한 건 최근에 와서 오류가 굉장히 많다고 들었었는데.. 정확한 정보를 알기가 어려워서 갑자기 좀 궁금해 졌네요. 실제 킨제이 박사에 대한 세간의 평이 현재 정말로 안 좋은가요 ?? 영화도 본지 제법 오래되서..
15/01/16 01:31
세편 본 영화네요..(밀양. 브로크백마운틴. 데드맨워킹) 그중에서 가장 저에게 임팩트 있었던건 밀양입니다 기독교 신자인 어머니 밑에서 자라서 거의 20년의 세월을 기독교 생활을 하다가 개인적인 사상의 변화로 종교에 회의를 느끼고 떠났는데..
밀양은 시간적으론 짧지만 저와 거의 유사한 변화의 양상을 보여줘서 매우 흥미있게 봤던 영화입니다 못본 영화들도 챙겨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감사합니다
15/01/16 02:42
개인적으로 이창동감독님을 무지 존경하고 그의 영화를 빠짐 없이 보았지만, 그의 영화를 보고 난 뒤의 후폭풍은 참 감당하기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너무 아픈 우리의 현실을 너무 무덤덤하고 리얼하게 보여주는 것 같아서 항상 불편하고 힘이 듭니다...그래도 그 분의 다음 작품을 목놓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15/01/16 02:40
데드맨워킹, 킨제이, 주노, 밀크, 밀양, 브로크백, 델마/루이스, 바그다드 카페를 보았습니다. 정말 다들 주옥같은 작품들입니다. 특히 저는 주체적 여성이라는 관점에서 주노/델마/바그다드에서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가족들이 저 빼고 모두 여성이라서 그 문제에 대해서 관심이 많습니다. (그러고보니 현재 보스도 여성이네요...이전 보스도...아마조네스에서 살고 있습니다) 특히 주노는 진짜 무거운 주제를 엄청 유쾌하게 다루고 있는데요, 안 보신 분들은 꼭 보세요. 특히 (철딱서니 없는) 남친/남편이라면 여친/아내와 보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두 번 보세요...엘렌 페이지가 무지하게 러블리한 것은 덤입니다.
15/01/16 14:35
지난 학기에 영화를 매주 보고 토론하는 여성학 수업을 수강했는데
어째 수업에서 다룬 주제의식은 비슷하면서 하나도 안 겹치는 게 신기하군요 크크 성소수자, 여성성, 양성평등 문제 말고도 약자의 연대나 계급갈등 문제도 나왔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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