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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12/23 15:44:56
Name 소오강호
Subject [일반] 신앙과 명상의 분리
오늘 날의 명상은 별난 사람들의 문제가 아닌, 대중적 현상입니다. 대학, 기업, 공공기관에서 명상 관련 강의가 종종 열리고 있으며, 명상 센터를 마련하기도 합니다. 또한 학계에서는 명상의 효과를 입증하는 논문이 매년 무수히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 글은 오랜 기간 명상에 깊은 관심을 가진 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던 저의 작은 회고록입니다. 그간 명상계에 사이비가 많다는 글을 가끔 남기긴 했으나 체계적인 서술을 하진 않았는데, 이번 글에선 사이비 단체를 소개하기 보단, 신앙과 명상을 분별하는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저는 명상을 처음 접할 때 명상이란 종교가 아닌 순수한 정신 수련이라고 생각했으며, 지금도 명상은 이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명상 단체는 교묘하게 사람들에게 어떤 신앙을 주입하며 신흥 종교로 변질되었고, 종교가 아닌 순수한 정신 수련으로서의 명상을 찾기가 매우 힘들어졌습니다. 이 글이 순수한 명상에 관심을 지닌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명상은 크게 지성적 명상과 신앙적 명상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신앙적 명상은 '상상'에 의존하는 명상이며, 대표적으로 내면에 '진아'(대아, 우주심, 일심, 일자)가 있다는 판타지를 전제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상념'에 집중하는 명상으로, '지각'이 아닌 '신념 강화'에 속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탐구하는 것이 아닌 가설적, 공상적 믿음에 도취되는 것입니다.

(명상과 종교 최면의 원리 : http://blog.naver.com/wholesavior/220036846693 신비체험을 분석해보면 각 종교 및 단체가 지닌 사상에 맞춰 수행자의 체험이 분류되고, 체험의 내용은 그들이 믿고 따르는 사상과 유사한 것으로 보아, 체험이란 '사유'라는 토대 위에 덧씌워진 감성임을 알 수 있습니다.)

'진아론'을 풀이하면 이렇습니다. '우주 전체가 텅빈 진공이고, 모두가 진공으로 동일하기 때문에 한마음이고, 모든 존재는 바다와 물방울의 관계다. 이것을 믿고 수행하면 이 이치를 직접 깨닫는다.' 그런데 현대과학이 우주 공간의 대부분이 비어있다는 것을 밝힌 것은 사실이지만, 어디까지나 '대부분'입니다. 만약 100% 비어있다고 '가정'하더라도 비어있는 모든 존재를 통솔하거나 포함하는 일자(일심)가 있다는 논리가 성립되진 않습니다. '모든 존재를 포함하는 일자가 있다.'는 전제부터 논증해야, 그 다음 문제인 '일자를 자각할 수 있는가'의 문제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일자가(一者, 진아, 신) 존재할 것이라는 추론은 어느 정도 그럴 듯한 구석이 있고, 생노병사에 시달리는 인간이 의지하고 싶은 달콤한 상념이지만, 이를 논증하기 전까진 '사실'이 아닌 '신앙'의 영역에 속합니다. 고대 시절에는 토테미즘이나 일자에 대한 주먹구구식, 선언식 주장도 철학에 속할 수 있었으나, 사상이 발전된 오늘 날의 입장에서 이런 주장은 철학이 아닌 신앙의 영역에 속합니다. 또한 이런 믿음은  '있는 그대로'가 아닌 '믿고 싶은 이상'에 불과하기 때문에 심리적 괴리감 및 지성적 완고함을 야기하기 십상입니다.


불생불멸의 '일심, 진아, 여래장'에 대한 사유는 동양 뿐만 아니라 서양에서도 가장 고전적입니다.

" 결코 생겨나지 않은 그것은 또한 사라지지도 않으며, 전체이자 유일한 것으로서 미동조차 하지 않으며 끝이 없다. 또한 언젠가 있었다 거나 있을 것도 아니니, 이는 매번 전체로서 '있기' 때문이다. '하나'이자 함께하는 것으로서 이를 도대체 너는 그 어떤 원천으 로 따져볼 것인가? 도대체 어디서 자라났다고 볼 것인가? 나는 네가 '있지 않은 것으로부터'라고 대답하고 생각하는 것을 용납하 지 않을 것이니, 그것은 앞서 '있지 않음'이란 도무지 언표할 수도 말할 수도 없겠기 때문이다."

-파르메니데스(BC 515~ BC 445의 그리스 철학자)

이런 사유는 동서양 고대 철학의 주요 사상이었으며,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두번째로 유아적인 철학입니다.(첫번째로 유아적인 것은 토테미즘, 인격신)

그런데 붓다와 나가르주나는 고대 철학자이면서도 '사실'의 영역에서 출발하는 철학 및 명상을 제창했으며, 이것이 그들의 위대함이고, 이것이 신앙이 아닌 지성적 명상이며, 오늘날 대부분의 철학과에서 붓다의 사상을 가르치고 그가 최고의 철학자로 뽑히기도 하는 이유입니다.

'주관과 객관의 관계를 비롯한, 모든 존재는 연기적으로 존재한다.' 이는 누구나 경험적, 지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실입니다.(또한 현대과학은 주체가 객체를 지각하기까지 수많은 과정을 거치고, 이를 통해 물자체가 변천되는 과정을 면밀히 밝혀냈습니다.) 철학을 통해 '해체-연기-관계'를 탐구하는 것이 '중관학'이고, 명상을 통해 이를 탐구하는 것이 '위빠사나'입니다. 이번 글의 주제는 명상이므로 위빠사나 이야기로 넘어가겠습니다.

현대 심리학은 명상의 실효성을 무수히 입증해오고 있는데,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21&contents_id=6990 , "중국의학에서 사용하는 전형적인 명상 훈련, 즉 호흡 훈련, 자세 균형 훈련, 신체 자각 훈련을 단 5일간 실시하는 것만으로도 실행 기능과 레이번 누진 행렬 과제의 수행이 향상되었다는 결과도 있다. 이 연구를 수행한 사람들이 존경 받는 신경과학자 탕 이유안과 마이클 포스너가 아니었다면 의구심을 품었겠지만, 나는 명상의 효과에 대한 이들의 연구결과를 믿는다."-리처드 니스벳)

실험에서 사용되는 명상기법은 대부분 '신체 지각 훈련'이며, 위빠사나에 대한 간명한 정의가 바로 '순수한 신체 지각 훈련'입니다.(극히 일부의 주장이지만, 위빠사나의 핵심은 신체 지각이 아닌 '계정혜를 따르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분도 존재하기에, MBSR이 '순수한 신체 지각 훈련'에 보다 가깝지만, 이번 논의에선 생략합니다.) 신체 지각 훈련을 통해 자아란 신체가 지닌 하나의 부속품에 불과하다는 것을 지각할 수 있고(인지과학이 밝혀내고 있는 사실에 부합), 이를 통해 부속품이 일으키는 심리적 문제에서 해방되기도 합니다.


위빠사나는 현실의 속박을 어떤 환상 속으로 도피함으로써 잊는 것이 아니라, 현대 의학처럼 과학으로 접근한다는 것이 '상상적 명상'과 확연히 구별되는 특징인 것입니다. '상상적 명상'이 '내안에 신이 있다.'와 같은 상상을 믿는 것이라면, '지성적 명상'인 후자는 '심장 박동이 뛰고 있다.'와 같은 객관적 사실을 인지하는 것입니다.

이런 훈련이 주는 효과는 '자아로부터의 자유'이며(상상은 자아에 속합니다.), 세상을 처음 만나는 듯한 창조적 상태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항상 보던 사물과 세계에서 새로운 측면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상태는 지속적이지 않고, 아무 때나 쉽게 가져다 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구글의 명상지도자 차드 멍탄은 호흡을 잠시 관조하는 멘탈 트레이닝이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것과 같으며, 호흡을 10회 관조하는 것이 아령을 10번 드는 것과 같다는 재밌는 비유를 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령을 10번 드는 행위로는 운동의 기본적 효과도 느낄 수 없고, 시간 낭비에 불과한 것처럼, 명상도 최소 10분 정도는 좌선을 해야 효과 체험이 가능합니다.(차분하고 명료해지는 느낌) 물론 틈틈히 계단을 오르는 등의 생활운동이 가능하듯, 생활명상도 무시할 순 없습니다. 이것이 신앙이 아닌 사실로서의 명상입니다. 동국대 김성철 교수와 타쿠앙 선사의 부동지신묘록에 등장하는 명상의 효능은 이에 대한 훌륭한 부연 설명이 될 것입니다.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이 확고한 사실로서 성립하려면, 10분 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동일인이고, 어제의 나, 작년의 나, 10년 전의 내가 지금의 나와 동일인이어야 한다. 그런데 위빠사나 수행을 통해 우리는 단 한 순간도 동일한 순간이 없음을 철견하게 된다. 매 순간 몸과 마음에서 일어난 모든 현상은 사라진다. 거꾸로 매 순간 몸과 마음 모두에서 새로운 현상이 일어난다. 모든 현상이 사라지는 순간 그대로가 모든 현상이 일어나는 순간이다. 발생하는 순간이 그대로 소멸하는 순간이다. 생이 곧 멸이다." -김성철

"위빠사나 수행에서는 내가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마음을 집중하게 한다. 집중이랄 것도 없다. 숨을 쉬든, 걸음을 걷든, 밥을 먹든 그때 그때 일어나는 신체 감각에 나의 마음을 그냥 그대로 일치시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뇌가 몸에 순종하게 만드는 것이다." -김성철

"의식이 매어있지 않고 자유로우니 어떤 움직임에도 즉각 그에 가장 알맞은 대응을 할 수 있다. 예컨대 모든 운동에서 말하는, ‘어깨 힘빼기’의 지극(至極)이다. 천수천안(千手千眼)의 관음(觀音)은 마음을 하나의 대상에 뺏기지 않기에, 천(千)의 적을 상대하더라도 능히 막아낼 수 있다. 이것을 무심(無心)의 경지라고 한다. 만일 하나의 대상에 마음이 가면 틈이 생겨, 그 다음 차례의 칼에 맞게 된다." -부동지신묘록

p.s1 : 진아(여래장) 사상에 대해 최대한의 예우를 갖춘 긍정적 해석은 이렇습니다.

"여래장 사상은 무아와 공에 대한 집착으로 야기된 허무주의적 불교관을 타파하기 위한 대(對)-시대적(時代的) 방편시설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여래장사상을 체계적으로 설명하는 <보성론> 도입부에서도 이런 식으로 설명합니다. 여래장 사상을 방편이 아니라 어떤 실체로 이해하는 수행자에 대해서 강 교수님의 지적은 구구절절 옳은 말씀입니다."-김성철

여래장의 초기 의미는 '부처가 될 수 있는 씨앗'이란 의미였으나, 이것이 결국 붓다가 면밀히 부정했던 '진아, 아트만, 일심' 사상으로 변질되고 맙니다. 중국 선사들이 그토록 '살불살조'를 외친 것은 진아 사상, 기복 신앙으로 변질된 불교에 대한 처절한 저항인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여래장-일심 사상은 불교의 본질을 왜곡했으며, 붓다가 부정한 실체관을 선종의 정신 깊숙한 곳에 심어버린 치명적 독극물이 되었습니다. 여래장-일심 사상은 기복 불교로서의 가치는 있으나, 선종의 정신에는 위배됩니다.

p.s2 : 중관, 위빠사나는 '해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해체의 방식도 극도로 단순하기 때문에(현대 철학과 비교시) 삶의 모든 영역을 설명해주진 못 합니다. 삶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거친 세상을 헤쳐나가는 힘', '생성의 힘'을 탐구하기 위해선 다른 철학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p.s3 : 신앙적 명상 단체들은 상식 이하의 유아적인 행태를 드러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나신교'(내가 신이다.) 교리의 부작용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엽기행각정신수련원(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1&aid=0003030418),

붓다필드(http://news.donga.com/3/all/20130218/53104303/1,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262&aid=0000001231)

D,M단체의 사례가 (http://blog.naver.com/wholesavior/220140357607) 대표적입니다.

최근 겪은 사례는, 얼마전 서울대에서 명상과 리더십을 주제로 강의한 성공 경영인이 운영하는 명상 단체입니다. 관련 홈페이지에 오랜만에 가봤더니 옛날과 똑같은 소리가 앵무새처럼 되풀이 되고 있었고, 예전에는 잘 몰랐으나 견문이 넓어진 지금 보니 확연한 상식 이하의 단체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명상이 안 되는건 수행자가 저학력이거나 인생의 실패자라서 그런 것이라는 주장, 다른 수행법은 모두 틀리고 자기가 만든 수행법만이 최상의 진리라고 주장하는데 정작 그 수행법이 무엇인지 살펴보면 전통적 수행법과 하등의 차이가 없음, 오프라인의 경험에 의하면 해당 단체의 수행자들은 마스터가 제시한 비싼 명상 프로그램을 단계 별로 모두 이수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을 강하게 지님, 마스터는 영적인 타임머신을 타고 중세 유럽으로 여행을 갈 수도 있다고 주장) 이런 단체는 사회적 공신력이 있는 지위에 있고, 얼핏보면 전부 좋은 말이기 때문에, 명상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이런 단체를 접하면 자기도 모르게 신앙적 교리에 조금씩 스며들게 됩니다. 이것이 명상을 가장한 신흥종교의 무서움입니다. 아마 지도자 자신도 스스로에게 속고 있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한국에 '순수 명상 단체'가 존재한다면 MBSR 정도입니다. 명상은 현대 사회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면서도, 동시에 위험성을 지니고 있으니, 진흙에서 진주를 발견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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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das Pain
14/12/23 16:23
수정 아이콘
분리에 대한 문제의식이 겹쳐지는 지점이 있군요.
흰코뿔소
14/12/23 16:34
수정 아이콘
불교 기반으로 명상을 논하시는 것 같아서 말씀드리자면 불교 경전을 읽지도 않고, 아는 바도 없고, 경전에서 말하는 경지에 닿지도 못하고 행하는 명상은 말씀하신대로 판타지 세계에서 혼자 허우적 댈 가능성이 지극히 높습니다. 사실 불교에서는 명상을 수행법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전생에 깨닫기 직전까지 수행을 하고 이번 생에 태어난 경우가 아니라면 말이죠. 부처님의 마지막 말씀은 법등명 자등명입니다. 어디까지나 모든 수행은 경전 기반으로 행해져야 합니다.
좀 자극적인 비유를 들자면 똥물을 아무리 명상이니 뭐니 휘저어봐야 똥물이지 똥물을 버리지도 않고 맑은 물을 만들 수 있을리가 없죠.

그런 의미에서 본문의 제목이 신앙와 명상의 분리인데, 애초에 명상은 불교와 완전히 분리되어 다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아에 대해서 너무 심각한 오해가 있어서 어떻게 말씀드려야할지 모르겠지만, 진아는 불교의 궁극적인 목표이며, 부처라 칭하는 자아이기도 합니다. 석가모니 부처가 부정한 적도 없으며, 신과는 명백히 다른 개념입니다. 불교를 기준으로 신은 엄연한 중생입니다. 진공 또한 우주가 비어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그 시작과 끝을 알게 되면 진공을 알게 되었다고 칭한다 알고 있습니다.
소오강호
14/12/23 17:14
수정 아이콘
붓다가 부정한 진아 : http://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wholesavior&logNo=220157399684

아트만을 긍정하는 종정 스님 : http://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wholesavior&logNo=220024582139

대표적으로 한마음선원을 보시면 진아=범신론=주인공임을 알 수 있습니다. 대중 불교에선 이런 사상이 보편적입니다.

그리고 불교를 신앙으로 보는 사람이 있고, 불교의 핵심은 그렇지 않다고 보는 사람도 많습니다. 님께서는 전자에 속하시네요. 저는 이런 의미에서 위빠사나 역시 종교성에서 완전히 자유롭진 않다고 보고 MBSR을 긍정합니다.
흰코뿔소
14/12/23 17:37
수정 아이콘
다른 종교와 마찬가지로 신을 믿고 따르는 것을 신앙으로 본다면 불교는 신앙이 아닙니다.
불교의 핵심은 모든 고통을 벗어난 부처가 되는 것이지 신앙이니 아니니 따질 이유나 필요가 있는가 여유가 있는가 싶습니다.

역대 종정들의 이야기와 충돌해봐야 별로 의미는 없겠네요.
물아일체가 불교의 궁극이라면 불교는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줄 수 없습니다.
無識論者
14/12/23 17:19
수정 아이콘
기독교에서 성경 강조하는 걸 보는 것 같네요. 진아에 대한 오해니 뭐니 해도 자기들만의 주장일 뿐이죠.
흰코뿔소
14/12/23 17:39
수정 아이콘
기독교의 성경은 어떻게 저작 편집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불교의 경전은 부처님의 제자들에 의하여 편찬되어 직역만되어 지금까지 2500년간 그대로 부처님의 설법이 이어져온 기록입니다. 종교가 경전을 잃으면 어디에 그 뿌리를 둘까요?
無識論者
14/12/23 18:11
수정 아이콘
평소 종교(특히 기독교) 관련해서 굉장히 시니컬한 관점을 고수해온 분으로 알고 있는데, 불교 관련해서는 영 딴판이길래 이번에는 제가 좀 따라해봤습니다. 부처 자신이 아닌 제자들에 의해 편찬되었다는 걸 잘 알고 계시니 그 과정에서 개개인의 해석이나 관점이 들어가고 기억의 오류 등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아시겠지요. 말씀하시는 걸 보니 불교 신자인거 같은데 님은 불교의 윤회 사상 등을 진리라고 믿고 있겠지만 저같은 사람에게는 기독교의 그것처럼 뜬구름 잡는 소리라는 것만 아시면 됩니다. 진아 얘기도 마찬가지고요.
소오강호
14/12/23 18:49
수정 아이콘
불교에는 윤회 사상을 비롯하여 종교적 특징이 분명히 있죠. 이런 사상을 믿는 것이 바로 신앙입니다.
흰코뿔소
14/12/23 20:24
수정 아이콘
불교는 이러이러하니 믿어라에서 끝나지 않고 이러이러하며, 이러이런 일들을 행하면 그것들이 사실임을 알 수 있으니 그 경지에 올라서 확인해 보아라 입니다.
jjohny=쿠마
14/12/23 20:58
수정 아이콘
그거야 뭐 어느 종교나 다를 게 있겠습니까마는...
흰코뿔소
14/12/23 20:23
수정 아이콘
제가 시니컬했던 포인트는 기억 하시나요? 지금 님이 따라하신다고 걸은 태클을 보니 제가 기독교나 다른 종교에 대해서 짚었던 포인트를 전혀 이해도 기억도 못 하고 계신듯 싶습니다. 그리고 님이 불교에 대해서 뜬구름 잡는 얘기 같던 아니던 관심도 없습니다. 본문에 진아에 대해서 오류가 있어서 불교 신자의 입장에서 짚고 넘어갔을 뿐입니다.

불교의 경전은 부처 사후 바로 다음 해에 제자 500여명이 모두 모여서 서로 들은바를 교차점검하여 최대한 그대로 기록하고자 노력하였으며 따라서 개개인의 해석이나 관점, 오류는 최대한 배제되었습니다. 또한 만일 본인이 왜곡하여 들은바가 있어서 후대에 잘못 전할 경우를 우려하여 불교의 모든 경전에는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고 붙여둡니다.
소독용 에탄올
14/12/23 20:30
수정 아이콘
상좌부 경전과 대승경전 문헌들 사이에 존재하는 '시간간격'은 해당하는 '가설'이 설득력을 가지기 어렵게 합니다.
피들스틱
14/12/23 18:15
수정 아이콘
기독교의 경전도 마찬가지입니다.
흰코뿔소
14/12/23 20:25
수정 아이콘
구약성서는 그 원전이 모호합니다.
소독용 에탄올
14/12/23 20:25
수정 아이콘
경전의 편찬과 번역을 통한 '경전' 혹은 핵심적인 '도그마'의 생산은 특정시기에 '완료'되는 일이 아니라 '종교'가 유지되는 동안 지속되는 과정입니다.
이 재구성 과정에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요.
암송을 통한 결집->각 국가간 전승이후 재결집이 수차례 이루어졌고,

종파가 나뉘어질 때마다 '새로운 견해'들이 발굴되거나 해석형태로 자리잡는것은 '경전'해석과 종교에 있어서 '흔하게 관찰되는 일'이지 그 자체가 어떤 흠이나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흰코뿔소
14/12/23 20:33
수정 아이콘
종교에 대한 관점이 저랑 다르신데, 제가 생각하는 종교는 이 세상의 진리를 알려줄 수 있어야 합니다.
하다 못해 삶의 목적, 인생의 의미 정도는 알려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것은 세상이 변한다고 바뀔만한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그 뜻이 변한다는 것은 애초에 그 종교가 진리를 품고 있지 않다는 얘기거나, 후대의 해당 종교의 추종자들이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하여 멋대로 해석하는 경우라고 할 수 있겠죠.
소독용 에탄올
14/12/23 20:38
수정 아이콘
사실 좀더 앞쪽 부분에서부터 관점차이가 있는듯 하네요.

제 입장에서 "삶의 목적"과 "인생의 의미"는 세상이 변화하면 바뀝니다.
역사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수행되는 '구성'이 이루어지는 사회가 변화를 경험한다면 당연히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삶의 목적이나 인생의 의미를 알려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종교'의 가르침은 시간의 흐름 그리고 사회의 변화에 따라서 바뀔 수 있고, 바뀌어야 합니다.

또한 모두에게 동일한 방식으로 특정한 '삶의 목적'이나 '인생의 의미'를 일깨워 주는 일 역시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이 둘은 사회를 구성하고 서로관계하는 개인들 각각에 있어 다양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 개인사이에 존재하는 다양성은 '사회'가 비교적 균질한 조건이라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일 수 있지만,
사회가 분화되면 분화될 수록 더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특정'한 시기에 비교적 보편적으로 적용가능하던 가르침은, 얼마든지 다른 '시기'에 다른 조건을 가진 사회에 있어 보편적이 아닐 수 있습니다.
흰코뿔소
14/12/23 20:50
수정 아이콘
나라, 시대, 인종뿐만이 아니라 심지어 지구인, 외계인, 동물 등의 존재에게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는 삶의 목적이나 의미를 불교에서 알려줍니다. 믿으실지 안 믿으실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배웠습니다.
소독용 에탄올
14/12/23 20:57
수정 아이콘
목적이나 의미 자체가 '사람'이 '사회'내부에서 발견하거나 부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저에게 있어서 해당하는 '견해'는 수용가능한 것은 아니겠지만,
그러한 견해가 있고, 그러한 견해를 가지고 계신 분들이 상당한 숫자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해당하는 견해를 가지고 계신다는 전제하에 위에 말씀하신 사항들을 통해 의도한 바를 부분적이나마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그에 감사합니다.
소오강호
14/12/23 22:03
수정 아이콘
불교학계와 불교신자들의 견해는 대단히 상반된 경우가 많더군요. 학계에서 정설인 사실도 완강하고 모멸차게 부정하는 신자들을 종종 봅니다.
흰코뿔소
14/12/23 22:24
수정 아이콘
불교에 대해서 공부하는 학자와 불교 수행으로 부처가 되고자 하는 이들 사이에 견해는 충분히 다를 수 있습니다. 수행을 하지 않고 천년 만년 공부를 해도 부처가 될 수 없으니까요.
14/12/23 22:27
수정 아이콘
단순히 불교학계와 불교신자의 견해가 상반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면 오해의 여지가 있습니다. 각 종파들간의 믿음과 교리 해석상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딱히 학계와 신자의 견해가 다르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소오강호
14/12/23 22:36
수정 아이콘
예컨대 붓다가 윤회를 주장한 사실이나, 대승경전이 붓다가 전한 이야기가 아님은 학계에서 만장일치인데, 신자들은 완강히 거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사례가 상당히 많아요.
14/12/23 22:58
수정 아이콘
대승경전이 창작이라는 사실을 신자들이 거부하는 게 아닙니다. 창작이지만 대승경전을 불교의 발전된 형태로 보고 이를 소의경전으로 삼기때문에 믿는 것입니다. 결국 종파에 따른 다른 견해로 봐야 합니다. 간혹 대승경전이 창작이다라는 그 자체를 믿지 않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무시해도 되는 정도로 소수구요.

그리고 붓다가 윤회를 부정한 것은 힌두교식 아트만의 윤회입니다. 붓다가 윤회에 대해 말한 것은 경전에 무수히 등장합니다. 그냥 윤회를 주장하지 않았다라고 얘기하면 또다른 오해가 생길 수 있습니다.
소오강호
14/12/23 23:57
수정 아이콘
제가 한 이야기는 붓다가 윤회를 주장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객관적 사실도 안 믿는 신자분들 많습니다. 사실 이정도 사실을 알려면 불교학을 조금이라도 공부해야 하니까요.
14/12/23 23:12
수정 아이콘
1. 미국에선 기업에서 명상 가르치다가 망한기업 하도 많아서 이제 명상은 썩은 떡밥
2. 왜냐면 사회생활과 명상은 양립이 불가능한데도 직장인들이 다들 낚여서 퍼덕퍼덕 명상하려면 직장그만두고 해야한다는걸 이제 다 알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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