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엄청나게 긴 소설로 2시간 안쪽의 영화를 쪽박 안나게 만드는 방법에 대해 써 볼까 합니다.
어린시절 저는 TV영화를 많이 보았었습니다.
당시 주말에는 나름대로 좋은 작품이라 평가되던 세계각국 영화들이 주말의 명화, 명화극장등으로 더빙이 되어서 방영되었고 다양한 장르의 영화와 계절에 맞는 영화들이 편성되었었습니다.
저는 거의 한주도 거르지 않고 무수하게 많은 작품을 보았지만 지금 제 머리에 남아 있는 작품은 많지가 않습니다. 당시 저는 어리기도 했고 매체가 발달하지 않은 시절이라 어떤 작품이 대작인지 또 인기 있는 영화였는지 전혀 배경없이 영화를 보아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명작이나 대작으로 꼽히는 영화 장면만이 제 머리에 남아 있는 것을 보면 훌륭한 작품은 사람 마음에 깊은 뭔가를 남기는 모양입니다.
어린시절 봤지만 기억에 남는 작품중 하나를 꼽으라면 저는 주저없이 아놀드 슈왈츠네거 주연의 "코난"을 꼽습니다.
원제는 코난 바바리안으로 영화의 인기로 뒤에 코난 디스트로이어 라는 속편이 제작되기도 하였죠.
영화 코난은 소설과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가지고 있으며 생각 외로 방대한 세계관을 기반으로 합니다.
하지만,,,,,,.
영화 코난의 스토리는 매우 단순하고 명쾌 합니다.
초등 4학년 때 배우는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 의 5단계 구성을 완벽히 따르고 있습니다.
1. 발단- 아버지 칼만듬. 부족 대장장이의 아들로 엄마와 아빠와 행복함. 그런데 갑자기 사굡단 우두머리가 되기전 뱀두목 등장 아버지 죽이고 칼빼앗고 그칼로 어머니 죽임.
2. 전개- 코난은 졸지에 고아에 노예되서 맷돌 밀기 시작함. 다리통이 굵어지며 같이 밀던 노예들은 하나둘 죽어나감. 어느덧 성인이 된 코난은 이제 혼자 맷돌을 밈. 다리통이 굵어진 코난은 탈출성공하고 행운으로 고대 왕의 보검도 얻음. 자유를 얻은 코난은 모험을 하며 친구에 애인도 생김.
3. 위기- 강한 힘에 우군도 생기고 거칠것이 없는 코난은 복수 할려고 뱀머리 왕한테 쳐들어가다 실패하고 애인은 뱀 화살 맞고 죽음.
4. 절정- 적 본진에 쳐들어가 뱀 보스와 대결을 펼침. 코난은 먼저 적의 꼬붕들 과거 부족을 몰살시킨 적들을 말뚝과 둔중한 무기로 덫으로 유인해 하나 하나 죽이고 드디어 인간의 몸으로 훨씬 강해진 뱀보스를 상대함.
5. 결말- 뱀보스는 한낱 인간인 코난을 상대하며 여유를 부림. 그리고 같이 이 모든 향락을 누리자고 꼬시나 코난은 넘어가지 않고 자신의 보검으로 원수 뱀보스를 죽임. 복수에 성공한 코난은 새로운 모험을 떠남. 끝
단순한 복수극은 5단계의 구성을 따르며 완벽히 마무리 됩니다.
얼마전 퇴마록의 영화화 소식이 들렸습니다.
마지막으로 퇴마록을 읽은지 15년이 훨씬 넘어가고 있지만 당시 느꼈던 퇴마록의 소설적 결점들은 과거 명화극장의 기억처럼 제 머리에 남아 있습니다.
명작이 기억에 오래 남듯 명작속에 결점도 기억에는 오래 남는 모양입니다.
퇴마록 작중의 인물들는 살인을 피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며 이런 상황하에서 숭고한 전투가 무척 어렵다는 것을 설명 하기 위해 소설 속 수명의 주인공들은 수십 수백번을 비슷한 말과 생각을 내뱉습니다.
이 대목 퇴마록을 까는 제 돌직구에 화를 내실 팬분들도 많겠지만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 두번이지 작가 이우혁씨의 퇴마록은 는 지나칠 정도죠. 개인적인 평가 입니다만 창의적인 부분과 대중성에서 충분히 훌륭한 소설이지만 퇴마록은 그만큼의 약점이 있는 소설입니다.
더구나 망작이었던 이전의 98년작 영화 퇴마록은 한술 더떠서 훨씬 파괴력이 큰 대사로 닭살 돋는 소설속 지문을 여과 없이 내뱉는 만행을 저지르고 말지요.
아아악 내 손 발!!! 시공이 오그라 들고 있어!!!!!
코난은 어떤 설명도 하려하지 않습니다. 코난의 성장은 다리가 굵어지는 것으로 애인이 죽어도 울지 못하는 무표정으로 복수심을 그리고 뱀 보스와의 결전에서 좌절한 표정으로 희망과 격정 그 모든 설명을 대신했습니다.
수많은 인물 뒤에 자리한 그 무수한 배경과 세계관에 대한 설명을 따로 하려 하지 않고 충실히 발단 - 전개 - 위기 - 절정 - 결말을 따를 뿐입니다.
무뚝뚝한 코난과 의외로 대사가 적은 조력자들은 수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람들에게 더 많은 생각과 감동을 선물합니다.
소설과 달리 영화는 2시간 내외로 모든것을 완료하여야 하기에 영화는 표현이 좀 더 압축적이고 직설적이되 절대 소설처럼 돌직구를 날려서는 안되는 법입니다.
예를 들어 퇴마록 소설에서는
"살인은 안되!"
이 한마디가 열번 스무번이 쓰여도 그런대로 이해되지만 영화에서는 두번만 다른 입을 통해 돌림 노래가 되면 영화는 그 순간 바로 망작이 되어 버리는 것이고, 영화는 2시간 전후로 결판을 내야 하기에 긴 활극 소설의 영화화에선
1. 연출역량이 안되면 다중 주인공은 절대 불가, 주인공 1명의 성장에 절대 집중 할것(판타지 소설에 자주 나오는 뜬금포 조연물 절대 노노)
2. 소설의 완성도가 낮고 주제의식이 드러난 지문이 과밀할 경우 영화 시나리오 작가와 감독은 절대 그 지문을 돌림노래 하지 말라. 코난은 방어리에 가까운 대사와 우람한 몸과 굵어지는 다리통으로 해냈다. 그런게 훌륭한 연출이다. (98년작 퇴마록의 시공의 오그라짐이 타산지석)
3. 단순 액션 영화 만들땐 연출력 자랑질 할려고 시간 구성 섞지 말라. 관객들은 편히 볼려고 영화관에 온 것이고 네가 머리좋다고 꾸민 꼬은 구성 보며 감독이 재미 없는 영화 만드는 머리 나쁜 둔재라 욕한다. (회상장면도 적을 수록 좋다.)
의 축소와 압축 그리고 단순함과 직진성의 요령을 살려야 합니다.
이런 요령을 살린다면 신 퇴마록도 영화 코난 같은 명작이 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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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였던 코난은 주인이 술김에 풀어줌. 자식 마니 컸네. 함 니혼자 잘 살아봐라.
첫번째 레이드는 공주 구하기. 공주가 이쁘긴 했는데 첫번째 여친이 워낙 카리스마가 쎄서 눈에 안들어옴.
심지어 유령이 되어서도 남친을 구해줌. (Do you wanna live forever?)
공주가 삐져서 보스방까지 직통 루트 열어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