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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5/01 15:46:17
Name 주먹쥐고휘둘러
Subject [일반] 13/14 UCL 4강 2차전 레알 마드리드vs바이에른 뮌헨
강한 압박으로 상대를 밀어붙이면 자연스레 상대는 자기 진영으로 모여들게 됩니다. 그러면 패널티 박스 주변은 자연스레 고밀도의 공간이 되어버리죠. 이런 공간을 뜷고 골을 넣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바르샤에는 다른 팀들이 엄두를 못낼 부분전술과 메시라는 축구초인이 존재했었고 그랬기 때문에 그런 고밀도의 공간에서도 골을 넣고 상대를 제압할 수 있었습니다.(저 부분전술을 가능케 하는데는 끊임없이 빈공간을 찾아 들어가는 이니에스타가 있기 때문인데... 여기에 대해선 일단 넘어가겠습니다)  

그러나 뮌헨은 좀 다릅니다. 뮌헨은 리베리-로벤, 좌우 측면 날개의 속도와 상대 풀백을 박살내는 파괴력, 하비 마르티네즈, 슈바인슈타이거를 중심으로 힘과 기술을 적절하게 갖춘 중원이 최대 강점인 팀입니다. 그러나 과르디올라 감독은 리베리와 로벤의 속도를 죽이는 쪽을 택했고 하비 마르티네즈를 센터백으로 기용하며 뮌헨의 중원에서 힘과 높이라는 요소를 더해주고 사냥개로 뛰어줄 선수를 스스로 제거해버렸습니다.

지난 시즌 하인케스 감독이 이끌던 뮌헨과 비교하면 극과 극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지난 시즌 뮌헨은 그야말로 팔색조와 같은 운영을 선보인바 있습니다. 유벤투스를 상대로는 전방에서 부터 강하게 압박을 가해 피를로를 봉쇄하고 윙백 하나에 의존하는 유벤투스의 측면을 사정없이 후벼판 반면 바르셀로나를 상대로는 전체적인 라인을 뒤로 물린뒤 로벤과 리베리까지 적극적으로 수비가담시키고 신체적 우위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며 패널티 박스 주변에서 만들어가는 바르셀로나의 부분전술을 차단한 뒤 빠른 역습을 통해 바르셀로나를 공략했습니다.  

기술적인 접근이 필요할땐 기술적인 운영을, 상대가 방어선을 구축하고 틀어박힐라 치면 힘을 이용해 방어선을 깨부수고 들어가는 뮌헨의 플레이는 흡사 전성기 최연성의 여우같은 플레이를 연상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시즌 뮌헨에게 이런 유연함을 찾아보기란 어려웠습니다. 괜히 베켄바우어가 4강 1차전 이후 "상대가 찬스를 만드는데 있어서 점유율은 의미가 없다. 우리는 레알 마드리드가 오직 한 골을 넣은 것에 기쁨을 느껴야 한다” 고 말한게 아니었죠.

사실 상대적으로 힘과 높이에서 딸리는 바르셀로나 선수들을 가지고 경기를 난타전 양상으로 끌고가는건 일종의 자폭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뮌헨과 같이 기술적인 축구 뿐만 일종의 농구처럼 공수전환 해가며 주도권 싸움을 벌여도 밀릴게 없는 팀을 가지고 굳이 팀의 장점을 죽여가면서까지 그런 축구를 해야 했나 하는 의문을 지울수가 없습니다.

어찌보면 참으로 아이러니컬한 일입니다. 바르샤 풋볼을 말 그대로 깔끔하게 깨버린 팀이 바르샤 풋볼의 정점을 감독으로 데려와서 이렇게 깨질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어쩌면 우리는 과르디올라식 방법론의 종말을 목격한건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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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5/01 15:51
수정 아이콘
중거리슛 공간이 나와도 패스패스 넣는거보고 응원하는 팀은 아니지만 참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더라요...
MLB류현진
14/05/01 16:03
수정 아이콘
뮌헨의 로벤과 리베리가 한시대를 풍미한 메시보다 급이 낮기때문에 실패한거라고 봅니다.
창조성 부분에서 다소 떨어지는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메시는 말그대로 무에서 유를 창조할수있는 플레이어였죠.
물론 사비와 이니에스타가 있었기에 가능한 얘기였지만요..
주먹쥐고휘둘러
14/05/01 17:49
수정 아이콘
리베리나 로벤, 둘 다 경기양상을 뒤집어 놓을 수 있는 기량의 선수들입니다.

급이 낮다기 보단 메시와는 사용법이 다른 선수들이고 감독이 활용을 잘 못한거죠.
크리슈나
14/05/01 16:03
수정 아이콘
뭐 레알이야 티키타카가 몸에 배인 바르사랑 항상 싸워왔으니까 공략이 가능했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선수비 후역습이 가능한 탄탄한 수비진과 파괴적인 양날개를 가지고 있는 팀이 레알이니까요.

제 개인적으로는 뮌헨이 그냥 옛날 펩의 바르사의 카피로 끝날지,
아니면 여기서 뭔가 이전 바르사랑 다른 최종진화 버전의 펩팀이 될지 좀 궁금하기도 합니다.

예전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걸 알아봐야 뭔가 변화가 있지 않겠습니까?
이번에 한계를 느꼈을테니 다음 시즌의 뮌헨이 어떻게 나올지...
아마도 변화가 없다면 정말로 펩 전술의 내리막을 보게 될지도 모르죠.

(수정) P.s. 하지만 변화가 없다해도 뮌헨을 때려잡을 수 있는 팀은 얼마 없겠죠.
14/05/01 16:16
수정 아이콘
클래식 윙어를 양쪽쌍으로 가진 팀스쿼드를 가지고 자기전술을 고집한 펩의 전술적 실패라고 밖에 설명이 안됩니다

자신이 가진 선수진의 장점이 명확한데 축구잘하는애는 뭘시켜도 다 잘할거다 라고 생각한건지;;

그래놓으니 레알한테는 그저 평범한 상대에 불과했던거죠
14/05/01 16:17
수정 아이콘
자신의 철학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모습이었죠. 다른 방안을 모색하기보다 현재 철학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 자꾸 변칙적으로 선수 기용해 필드 곳곳에서 숫자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고, 공을 더 빨리 돌리기 위해 미드필더 성향 선수들을 더 기용하고.. 자기 철학으로 역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의 성공을 거둔 양반이니 과연 그 성공에 자기가 무너질지 아니면 변화를 줘가며 잘 헤쳐나갈지 지켜보는 것도 재밌겠네요. 워낙 똑똑한 양반이니 잘 할거라고 생각합니다만.
wish buRn
14/05/01 16:29
수정 아이콘
1년차니까요. 올해 쓴맛을 많이 봤으니 내년엔 더 나아지겠서니 생각합니다
동네형
14/05/01 16:46
수정 아이콘
모예스가 에버튼 빨인지
펩이 바르샤 빨인지..

좀있으면 결판 나겠죠
14/05/01 17:16
수정 아이콘
솔직히 펩이 비난받을만 한가는 잘 모르겠습니다. 지난 시즌 트레블한 팀이긴 하지만 이번 시즌에 달성한 리그우승, 챔스4강, 포칼컵 최소 준우승이 나쁜 성적이라 생각하긴 어렵고, 더구나 리그우승 확정 전까지는 완성형 팀이라고고 평한 전문가들도 많았으니까요.
경기력 면에서도 챔스 4강 2차전에서 세트피스에 의한 3실점이야 티키타카가 원인이 되는, 즉 필드전술로 인한 실점은 아니었기도 하고, 기록면에서 봐도 유효슈팅도 꽤 많았죠.
저는 이번 뮌헨의 4강 패배가 지난 시즌 챔스우승과 조기 리그우승로 인한 선수들의 목표의식 상실과 맞물려 팀리듬이 좋지 않을 때 열렸다는게 더
컸다고 생각합니다. 2차전에서의 첫실점 후 전체멘붕도 컸고요.
즉, 다른 팀들이 챔스 2연패를 못하는것과 같은 이유로 탈락했을 뿐, 펩의 전술은 문제 없으니 펩이 통솔하에는 앞으로도 수년간은 세계최강급의 팀으로 남아있을것으로 생각합니다. 생각대로 흘러간다면 상대감독이 누가되던 두손두발 다 묶어버릴 수 있는 무서운 사람이니까요.
긴토키
14/05/01 17:50
수정 아이콘
유프하인케스가 작년에 정말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줘서 그렇지 바이에른 뮌헨 이름값에 맞게 충분히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윗분말씀대로 리그우승 조기확정에 챔스4강 포칼결승진출이면 엄청난업적아닌가요? 사실 선수단 면면도 지는게 말도안된다고 생각될정도였던 펩르셀로나 시절보다는 약간 못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구요 물론 구스타보 팔고 티아고 중용한거나 하비마르티네즈 배척한거 등등 선수단 활용하는 측면에선 맘에 안들수 있는부분이 분명 있긴하지만 정작 중미람이나 티아고나올때 뮐러크루스제로톱할때에 뮌헨경기력이나 퍼포먼스가 젤 좋았던것도 사실이죠
이번엔 안첼로티가 멋지게 승리했지만 다음번엔 그반대로 안첼로티가 질수도 있는일입니다 벌써부터 망했다, 펩은 실패했다 얘기나오는거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봅니다
14/05/01 17:54
수정 아이콘
하인케스가 대단한 감독이었던 것으로 하죠. 크
psiloveyou
14/05/01 17:58
수정 아이콘
레알의 잘되는 날 뮌헨은 안되는날이었다고 봅니다 레알 바르샤 뮌헨정도 되는팀이 이기고지고 하는건 당연하다고 봅니다
도라귀염
14/05/01 18:11
수정 아이콘
10백 VS 티카타카 그만 좀 봤으면 좋겠네요 레알쯤 되는 팀이 10백 하는거나 뭔헨쯤 되는 팀이 티카타카 하는거나 닭이 먼저니 달걀이 먼저니 잘 모르겠고 재미가 없는게 사실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밌게 본 축구경기가 2006년 월드컵 결승 이탈리아 대 프랑스 전인데 그떄와 같은 명경기는 원래 보기가 쉽지가 않은건가요?
honnysun
14/05/01 18:11
수정 아이콘
결과론적인거아닌가요?
그전까지만 해도 뮌핸 누가잡냐고 했눈데
14/05/01 18:24
수정 아이콘
리그야 뮌헨이 거의 유일한 분데스의 바잉클럽이라는거 생각하면 먹는게 당연한 느낌이라 리그 우승을 엄청난 성과라고 하긴 좀...

챔스 4강이나 포칼은 충분히 대단한 결과긴 하지만 epl동네북이었던 맨유 상대로도 썩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 했고, 부상으로 신음한 도르트문트에게도 맞대결에서 대패, 거기다 아무리 상대가 레알이라지만 홈에서 4:0이니 비판이 나오는 것도 감수해야죠.

개인적으론 뮌헨 스쿼드 가지고 굳이 티키타카에 집작할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을 계속 하긴 했는데 뭐 다음시즌에 티키타카를 완성해서 보여줄지 아니면 티키타카에 매몰되서 선수단의 다른 강점을 활용하지 못 하고 무너질지 흥미롭긴 합니다.
14/05/01 18:58
수정 아이콘
펩이 실패라고 생각하지만.. 결과론적이라고 봅니다. 뭐 거의 그런식으로 평가 되지만요.

셋피스도 전술 지시가 있었다는데.. 정확히 공략되는 것도 참 대단하더군요.


뮌헨은 분명히 타격이 좀 많다고 봅니다. 리베리는 뺨까지 때리고 멘탈이 아주 박살 났을 듯...
최종병기캐리어
14/05/01 20:16
수정 아이콘
흔한 FM초보들의 오류

뮌헨 - 바르샤 쿼드러플 전술이라고 다운받아서 적용했는데 안되네?
맨유 - 맨유 쿼드러플 스쿼드라고 다운받았는데 안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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