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팬들이 흔히 하는 농담들 가운데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고 합니다.


질문: "리버풀 항구에 정박하지 않는 배는?"

답: "프리미어십 (Premiership)"


다분히 라이벌 리버풀을 조롱하기 위한 이 농담은 그러나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합니다. 1990-1991년 시즌부터 잉글랜드 프로축구가 프리미어리그로 개편된 이후로 리버풀은 단 한 차례로 리그 정상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리그 2위를 한 것도 두 번 (2001-2002시즌과 2008-2009시즌) 뿐이었습니다. 최근에는 빅4는 고사하고 챔스권에서도 탈락하면서 6-8위 권에서 맴돌고 있는 실정이어서 잉글랜드 프로축구 최고 명문이라는 자존심은 이미 빛이 바랠 대로 다 바랬고 이빨 빠진 호랑이 정도로 치부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사실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하기 전 풋볼리그 퍼스트디비전 시절에는 리버풀은 리그 우승 18회로 잉글랜드 최고의 명문 팀이었습니다. 그때까지 맨유는 일곱 번 정상을 밟고 있었습니다. 리버풀이 맨유의 우승횟수에 2를 곱한 것보다 더 많은 우승 횟수를 기록하고 있었지요. 하지만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한 이후 24년 동안 맨유가 무려 13번을 우승하는 동안 리버풀은 오지 않는 프리미어십을 하염없이 기다리며 맨유 팬들의 조롱을 온 몸으로 감수해야만 했습니다.

그랬던 리버풀이 이제 중요한 경기를 앞두게 되었습니다. 올 시즌 리그 우승의 향방을 가늠할 일전...바로 맨시티와의 결전이 이제 며칠 앞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맨시티는 현재 리그 테이블에서는 3위 자리에 올라 있지만 리버풀보다 두 경기를 덜 치렀기 때문에 승점 6점을 더한다면 승점 76점이 되어서 같은 경기수의 리버풀 (승점 74)보다 승점이 더 많게 되어 사실상의 1위 팀이라고 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맨시티는 비기기만 해도 한결 유리한 고지에 오르게 되지요. 리버풀로서는 승리 말고 다른 답안지는 없는 상황입니다. 맨시티를 잡는다고 해도 또 첼시가 기다리고 있기도 하고 24년만의 우승까지는 한 발짝만 잘못 디뎌도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험로만이 있을 뿐이지요.

분위기는 양 팀 다 좋습니다. 리버풀은 리그 9연승을 달리고 있고 맨시티는 7경기 연속무패 행진 중입니다. 맨시티의 폐예그리니 감독은 "비기기" 작전은 없다면서 승리를 위한 전술 운용을 언급하고 있으며 리버풀의 로저스 감독은 "우승에 대한 압박은 맨시티가 더 받고 있다"면서 응수하고 있습니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대의 빅 카드가 될 리버풀 대 맨시티...과연 누가 웃을 것인지?...24년 된 리버풀 팬들의 한은 과연 풀릴 수 있을 지...벌써부터 기대가 되네요...





리버풀 예상 스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