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6&oid=433&aid=0000004246

디스패치에서 이런 류의 취재도 하는군요.

보면서 묘한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굳이 상추에게 엄청난 특혜를 줬을 것 같지는 않고, 분명히 입대 전에 공익대상자였을 만큼 몸에 안 좋은 부분이 있었으니 아프다는 건 진짜겠죠.

기사에서도 군의관이 아주 당당하게 '적법한 절차를 거쳐서 입원하게 된 것' 이라고 못 박고 있었고요.

군대 다녀오신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일반병들은 아무리 아파도 어지간하면 저렇게 장기 입원을 시켜주지 않습니다.  팔다리가 부러져 거동이 불편해도 깁스를 한 채 부대로 돌려보내고..보통은 배차 문제나 여러가지 일정 문제로 인해 아예 사단급 이상의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보는 일 자체가 요원합니다.

제가 훈련소에 있을 때 의무대에 팔 전체에 종양이 생겨 수술 후에도 통증으로 잠을 못 이루는....짬밥 200일짜리 훈련병이 있었습니다;;  훈련소를 수료해야 이등병이건 일병이건 계급이 인정되는데 훈련병인 채로 아파서 일병 짬밥이 되도록 자대배치 수순을 못 밟고 있으니 군 행정상으로 훈련병인거죠.

이런 사람인데도 군병원에서 물리치료 말고는 더 해줄 게 없으니 더 이상 입원시킬 수 없다.  가끔씩 물리치료나 받으러 와라 이래서 입실 중에 쫓겨났습니다.  그리고 훈련연대 의무대에 명물 취급 받으며...수시로 찾아오는 통증을 견디면서 시간을 까먹고 있었죠

그리고 제가 병장일 때 본부/포반에 들어온 막내 역시 몸이 많이 아팠습니다.  의병제대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병을 입증하기 위한 이러저러한 검사와 절차를 밟고 제대심사를 받아야 해서 시간이 필요했죠.  훈련은 커녕 일상생활도 허덕일 정도였는데 입실을 안 시켜줘서...결국 행보관님이 CCTV감시병 이라는 듣도보도 못한 보직을 중대에 마련하여  하루종일 행정반에 앉아있게 했습니다.

제 선임은 무리한 행군으로 무릎에 물이 찼는데 검사 받으려면 한달 반 뒤에 오라 그래서 진료를 포기했고요(두 달 뒤에 전역이었음) 굳이 제 선임이 아니더라도 박격포 좀 쏴봤다, 강원도 전방에서 GOP 철책 좀 돌아봤다 하시는 분들 중에 무릎 허리 다 나간 분들이 꽤 있을테고, 그 중에 진료나 입실 조치를 받아본 분은 극소수일테죠.

자세한 내용은 알려진 게 없으니 상추가 얼마나 아픈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무슨 의료기록 조작을 하진 않았을테고 최소 입실할 만한 명분은 있으리라 칩시다.  아픈 사람을 입원 시키는 건 옳은 일이고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병들은 이 '옳고 당연한' 조치를 받지 못합니다.  

상추가 '정당한 절차에 따라' 치료를 받고 있다는 사실은 많은 장병들이 어떤 대단한 특혜나 혜택이 아닌 고작 '정당한 절차에 따른 치료' 조차도  못 받고 있음을 두드러지게 하는 것 같아 기분이 씁쓸합니다.

특혜는 아니지만, 형평성의 문제는 분명히 있는 거겠죠.